이번엔 조금 더 미묘한 문제인 터치 인터페이스에서 리듬 게임의 조작체계에 대해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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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 먼저 위에서 아래로 노트가 떨어지는 기본 형태의 탭소닉입니다. 안쪽으로 기울어져있는 부분에선 기타 히어로의 영향이 보입니다. 그냥 콘솔에서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갖다 놓았는데, 덕분에 가장 중요한 판정 영역이 손가락에 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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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이 터치를 활용하는 부분은 바로 이렇게 좌우로 비벼주는 롱노트 입니다. 기존의 콘솔 / 아케이드에선 불가능한 조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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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루브 캐치는 노트를 고정시키고 판정 영역 이동시키면서 터치 영역을 분리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화면상에 보이는 흰색 선이 위에서 아래로 계속해서 내려옵니다. (아래쪽 끝에 닿으면 다시 위에서 나타납니다.) 노트난 나왔다가 사라지지만 그 위치가 고정이구요. 하단에 보이는 작은 동심원들 4세트가 터치 영역입니다. 판정이 터치에 가리지 않는다는 점은 훌륭합니다만, 하단으로 사라졌던 판정선이 다시 위로 올라오는 부분에서 좀 어색합니다. 그리고 아직 완전히 콘솔 / 아케이드의 영향에서 벗어나진 못한 것이, 동시에 4개의 입력을 요구하는 노트들이 가끔씩 있습니다. (어떻게 누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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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 치 영역을 없애고 화면의 노트를 직접 터치하는 모드도 있습니다. 예전 DJ MAX Technica에서 봤던 것과 유사하죠. 기본적으로 화면이 작아서 손가락이 당장 눌러야 할 노트는 물론이고 다음에 올 노트까지 가린다는 문제가 있는데, 노트마저 이 조작에 최적화된 형태가 아닙니다. 왠만하면 봉인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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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트에 박자를 맞춰 터치하는 것이 아니라, 접시를 들고 있는 펭귄을 잡고 좌우로 끌어서 떨어지는 딸기를 받아내는 모드입니다. 우선 뭔가 음악이 나오긴 하는데 박자를 맞춘다는 느낌이 전혀 없고 결정적으로 펭귄의 움직임에 가속/감속이 있어 손가락의 움직임을 따라오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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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을 좌/우로 움직여 딸기를 받아내는 건 동일한데, 손가락이 아니라 중력센서를 활용합니다. 아이폰을 좌/우로 기울이는 거죠. 위의 펭귄 기본 모드보다도 조작감이 나쁩니다. 저혈압 환자에게 추천합니다.

이 렇게 쓰고 보면 굉장히 재미 없는 게임같아 보이는데, 기본 모드로는 상당히 할만합니다. 박자 맞춰서 터치하는 기본 손맛이 살아있는데다 음악이 좋습니다. (추가곡은 대부분 돈주고 사야 합니다만 무료곡들 중에도 좋은 곡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로 화면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전 스마트폰 만큼은 가로로 하는 게임이 어색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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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tus 역시 DJ Max Technica 처럼 판정선이 이동하는 가운데 노트를 직접 터치하는 형식의 게임입니다. 그루브 캐치와 다른 점은 판정신이 위->아래->위로 계속해서 반복한다는 점이죠. 문제는 노트가 나타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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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DJ_Max_Technika_3_gameplay_screenshot.jpg)

DJ MAX Technica는 아예 화면을 위/아래로 쪼개서 판정선이 없는 화면을 지우고 거기에 노트를 새로 그리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당시엔 그 이유를 몰랐는데, 하나의 화면에서 직접 터치를 구현하니 왜 그렇게 둘로 쪼갰는지 이해가 가더군요. 그나마 그루브 캐치에선 판정선이 위에서 아래쪽으로만 내려오므로 판정선이 지나간 뒤에 노트가 새로 생겨나도 당장 눌러야 할 노트와 다음에 눌러야 할 노트가 헷갈리는 일이 없습니다. 반면 Cytus는 위에서 아래로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상단과 하단에선 이 노트가 지금 눌러야 할 노트인지 다음에 눌러야 할 노트인지 상당히 헷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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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로 모드 게임이라 가뜩이나 상/하가 짧으니 노트 전환이 잦은데 누르고 있기만 하면 되는 롱노트(上)과 판정선을 따라 비벼야 하는 롱노트(下) 둘 다 존재합니다. 그것도 딱 헷갈리기 좋은 모양으로 말이죠. 아트 스타일과 음악이 상당히 괜찮고, 눌러야 할 노트를 제대로 누른다면 리드미컬한 손맛이 일품인 게임입니다. 그 손맛 느끼기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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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소닉 링스타는 별도의 판정선을 두지 않고, 2차원으로 움직이는 노트가 판정 영역과 겹쳐질 때 그 판정 영역을 터치하는 형식의 게임입니다. 터치를 누르는 그 결정적인 순간 손가락이 그 판정 영역을 가려버립니다만, 판정선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기 때문에 화면 여러 곳으로 판정 영역이 분산되어 Cytus나 그루브 캐치의 터치 모드 처럼 손가락이 다음에 눌러야 할 노트를 가리는 문제는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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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스타는 타이밍을 맞춰 터치하는 기본 노트 외에 해당 타이밍에 정해진 방향으로 밀어내는 노트(上), 누르고 있어야 하는 롱 노트, 누르면서 노트를 따라 움직여야 하는 비비기 노트(下)가 있습니다. 노트만 봐도 뭘 해야할지 알기 쉽도록 잘 구성되어있습니다. 또한 정해진 방향으로 밀어내면 화면이 실제로 그쪽으로 움직이는 등 노트의 움직임이 화면과 연동된다는 점이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리듬액션 게임 중 이렇게 역동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게임은 처음 봤네요. 건드려야 할 것들을 직접 건드린다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굉장히 잘 활용한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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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지막으로, 개인적으로 모바일에 가장 최적화된 리듬 액션게임이라 평가하는 그루브 코스터 입니다. (사실 이 게임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포스트를 쓴 것이기도 합니다.) 흰색 동심원들이 노트이며, 녹색으로 빛나고 있는 것이 판정 영역입니다. 판정 영역이 흰색 선을 따라 이동하는 가운데 이 영역이 노트와 겹쳐질 때 화면 아무곳이나 터치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 타이밍은 노트의 맨 바깥쪽에 있는 원이 안쪽으로 좁혀와서 그 다음으로 먼 원과 합쳐지는 타이밍과 일치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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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커가 타고 이동하는 흰색 선은 고정되어있지 않고 3차원 공간 상에서 자유 자재로 휘어집니다. 그리고 노트의 타이밍은 박자에 아주 기가 막히게 들어맞습니다. 여기에 보이지 않고, 무시해도 페널티를 받지 않지만 타이밍이 맞으면 보너스를 주는 애들립 노트까지 덧붙여져서 말 그대로 그루브 코스팅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심지어 노트 마저도 박자에 맞춰서 날아오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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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다가 노트의 종류 또한 터치에 최적화되어있고 시각적으로 잘 표현되어있습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누르고 있어야 하는 롱노트, 스크래치 하듯이 손가락을 댄 채로 좌우로 비벼야 하는 비비기 노트, 해당 방향으로 튕겨내는 노트입니다. (연타 노트도 있는데 이건 못찍었네요.)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두 한손으로 가능한 조작입니다. 세로화면 + 한손조작 + 화면 아무 곳이나 터치. 제가 모바일 게임에서 가장 좋아하는 요소들이 다 모여있는 것이죠.

당초 유료 다운로드 버전으로 출시되었습니다만 곧 무료 다운로드 + 추가곡 구매의 그루브 코스터 제로 버전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제로 버전도 무료곡을 많이 줍니다. 타이토에서 제작한 것이라 알카로이드 같이 자사의 게임 음악들을 사용한 스테이지는 추억이 방울방울 돋습니다만, 곡 자체의 퀄러티는 그루브 캐치나 Cytus보다 다소 약하다는 것이 흠입니다.


by 고금아 2013. 5. 24.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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