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가두농구

얼마전에 텐센트 신작 게임이 사전 예약자만 무려 600만명을 모집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최근 넷이즈 음양사의 성공으로, MMORPG 뿐만 아니라 RPG에서도 밀려난 텐센트가 아주 제대로 칼을 갈았다 싶었는데 찾아보니 RPG가 아니더군요. 농구 게임이었습니다. 이름하여 가두농구(街头篮球)! iOS에선 Featured를 받고 20위에 랭크되어있습니다.


홈페이지 방문하니 낯익은 음악이 흐릅니다. 네 2000년대 초반 인기 있었던 스트릿 농구 게임인 '프리스타일'을 모바일로 옮긴 게임입니다. 뭐 사실 타이틀 화면의 그림풍과 FreeStyle 문구만 봐도 알 수 있지만요. JOYCITY는 IP만 제공하고 제작은 중국 아워팜에서 했다는군요. MMORPG가 차트 상위권을 완전히 채우고 있는 이 시점에서, 텐센트가 대대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 것이 스포츠 게임이라는 점이 참 의아하긴 합니다만, 뭐 원래 판을 흔드려면 모험을 해야하는 법이겠죠. 일단 게임을 시작해보았습니다.

아참, iOS 다운 경로는 여기(중국 앱스토어 계정이 필요합니다.)AOS 다운 경로는 여기 입니다.



1. 말 그대로 프리스타일 모바일

대략 1~2시간 정도 플레이 해보았는데요. 게임은 뭐 그냥 모바일 버전의 프리스타일입니다. 좌측 하단의 가상패드로 캐릭터를 이동시키고, 우하단에 버튼으로 액션을 사용합니다. 위 스샷은 공수 교대 중이라 아이콘이 안나옵니다만 슛(수비시엔 블락), 패스(수비시엔 가로채기), 돌파(수비시엔 가로막기) 버튼이 나옵니다. 기본적으로 실시간 3:3 멀티 플레이가 게임의 주가 됩니다.


싱글플레이 모드도 2가지가 있는데요, 훈련장은 말 그대로 그냥 AI 상대로 연습하는 모드이고, 커리어 모드가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싱글플레이 모드에 해당합니다.


낯익은 지도 + 3별 + 누적 별 보상이 나와서 이것도 나루토 / 드래곤볼 처럼 막 파밍하고 그런 게임인가 잠깐 의심했습니다만, 실제로는 한번 클리어하고 나면 다시 클리어할 이유는 없는 구성입니다. 각 스테이지를 처음 클리어할 때, 그리고 각 지역의 별을 일정량 이상 채울 때 주는 보상은 있지만 딱히 반복해서 어떤 아이템이 드랍된다거나 하는 시스템은 아닙니다. 당연히 소탕 같은 것도 없지요.


커리어 모드는 기본적으로 '튜토리얼을 겸한 미니게임'의 형식으로 시작합니다. 위 스크린샷 처럼 볼을 계속 쏴 올리면서 봇과 리바운드 경쟁하기, 봇과의 1:1을 만들어놓고 제한 시간 내에 n번 블록하기 등의 미니 게임 형식으로 게임의 조작을 알려줍니다. 일단 여러 스테이지가 있고, 게임 형식을 띄고 있는 데다 점수를 2배로 주는 녹색 공 등과 같은 요소가 있어 튜토리얼인데도 도전적이고 잼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미니 게임은 금방 지나가고 결국은 봇과의 3:3 매치가 이어집니다.


봇과의 3:3 매치는 그냥 말 그대로 봇전일 뿐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스테이지별로 상대 팀의 구성은 정해져있고, 플레이어는 자신이 가진 캐릭터 중 3명을 조합해서 경기에 임합니다. 4점차 이상으로 이기면 별 2개를, 8점차 이상으로 이기면 별 3개를 줍니다. 아직 초반이라 그런지 아군도 적군도 봇 AI가 떨어져서 특별히 재미있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팀 메이트가 동료가 못해서 / 공을 안줘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었습니다만.


게임의 중심이 되는 것은 역시 3:3 실시간 PVP입니다. 커리어 모드에서의 봇전도 결국은 PVP의 보완재 내지는 대체제라고 볼 수 있겠죠. 기본적으로 PVP는 일반 모드와 랭킹전으로 나뉩니다. 전자는 쉽게 말하자면 빠대, 후자는 경쟁전에 해당하겠네요.


그 외에도 능력치 보너스를 주는 의상이라거나, 액티브 스킬을 장착한다거나, 능력치 성장시키는 등 프리스타일에 있던 것은 다 있습니다. 이건 그냥 말 그대로 봇전을 추가한 프리스타일의 모바일 버전입니다. 제가 프리스타일을 아주 초반에 하다 그만둬서 그 뒤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특유의 끈적거리는 듯 하면서도 묘하게 미끄러워 불쾌한(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조작감까지 정말 프리스타일 그대로에요. PC버전 프리스타일과 달리 언제든 어디서든 플레이할 수 있지만, 조작계가 부정확하고, 네트워크가 더 불안정 상태에서 손발 안맞는 사람들과 게임 뛰고 있으니 내가 이러려고 폰으로 게임하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웠습니다. 게임 자체는 전혀 새로울 것도 신기할 것도, 특이할 것도 없었습니다만 수익구조 쪽은 상당히 흥미로운 구석이 보이더군요.


2. 유료 젬과 무료 젬의 명확한 구분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화폐가 3단계로 분리되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스크린샷을 보시면 좌측은 골드, 가운데는 '젬' 입니다. 그런데 타 게임과 달리 화폐가 하나 더 추가되어있습니다. 바로 저 C가 유료로 구입하는 화폐입니다. 이제까지 제가 봐온 중국 게임들은 대체로 유료 젬과 무료 젬을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돈을 주고 사는 젬도 젬이고, 게임 중 보상으로 받는 젬도 젬이었죠. 함께 쌓이고 함께 소모되는 형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두농구에선 이 둘이 구분됩니다. 젬은 (주로 1회성이지만) 게임 중 보상으로 지급될 수 있지만, 유료젬은 반드시 현찰을 내고 구매해야만 합니다. 또한 유료젬으로는 무료젬이나 골드를 구매할 수는 있지만, 무료젬으로 다른 화폐를 구매할 수 없습니다. 골드 또한 마찬가지구요.


결정적으로 이 둘은 사용처가 완전히 구분됩니다. 무료젬은 주로 가차를 돌리는데 사용됩니다. 위쪽 스샷을 보시면 1가차에 400 무료젬, 5연가차에 1888 무료젬이죠. 상점에서 유료젬을 무료젬으로 바꿔서 다시 무료젬으로 구매할 수는 있지만 유료젬으로 가차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그리고 가차에선 '룬'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각각의 룬은 정해진 능력치를 (아이콘이 어떤 능력치를 올려주는지 나타냅니다.) 정해진 만큼(아래 박힌 로마 숫자가 스탯 강도를 나타냅니다. 그냥 4성, 5성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올려주고, 룬을 박을 수 있는 소켓은 레벨 성장에 의해 개방됩니다. (물론 돈 내고 뚫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에서 가차로 판매하는 캐릭터는 유료젬으로 판매됩니다. 그것도 가차가 아닌 확정 상품으루요. 일부 캐릭터는 골드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만, 비용이 꽤나 비싸서 무과금으로도 확보할 수 있는 명목상의 가능성만을 제공할 뿐, 실제로 골드로 구매하기는 힘듭니다. 다른 유료젬 상품들도 모두 확정 상품인데, 앞서 언급한 골드, 무료젬 등의 화폐 외에 , 확성기나 닉네임 변경권, 경험치 증가권 등과 같은 소비재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아바타 의상 또한 가차가 아닌 확정 상품으로 판매되는데, 두 화폐가 같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같은 아이템을 무료젬으로 살 지 유료젬으로 살 지 고르는 형식이 아니라, 무료젬을로만 판매하는 아이템과 유료젬으로만 판매하는 아이템이 완전히 구분되어있습니다.


3. 타 게임에서 젬을 구분하는 사례


유/무상젬을 이렇게 구분하는 경우는 이번에 일본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일본 시장에서 흔히 봤는데요, 일본의 경우 법적으로 유상으로 구입한 통화와 무상으로 획득한 통화를 구분해서 기록해야하는 의무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사용되지 않은 유상젬 가액의 일정 비율을 공탁해야하는 의무도 있구요. 그래서 가급적 유상젬을 빨리 털어버리기 위해 - 그리고 유상젬 구입을 유도하기 위해 - 유상젬 전용 상품을 내기도 합니다. 위 스크린샷의 데레스테가 그 예일텐데요, 1가차 250젬 10연가차 2500젬인데 그 위에 1일 1회 한정 1가차 유상 60젬 상품이 있습니다. 1가차 10가차 상품 구매엔 유상젬/무상젬이 섞여서 들어가지만, 저 60젬 상품은 오직 유상젬만을 소모하도록 되어있지요. 유상젬을 소진시키고 매일 매일 재접속을 유도하는 전략상품입니다.

또한 세븐 나이츠나 HIT와 같은 한국 게임들도 젬 외에 유상 결제 시에만 추가로 지급하는 마일리지 화폐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메타 게임 구조상 가차의 매력이떨어져 가차 구매를 위한 젬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게임상 필요하지만 사실상 획득이 불가능한 재화를 이 마일리지 화폐로만 구매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매출을 발생시키는 구조로 이 마일리지를 미끼로 원치 않는 젬을 강매하면서도 젬의 양으로 매력적인 덤이 붙은 상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한 것 처럼 느껴지게 하지요.

가두농구의 유료젬 무료젬은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모델과는 상이합니다. 일본처럼 (적어도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선) 법적으로 구분지을 의무도 없고, 유상젬만 표적으로 태우기 위해 구분한 것 치고는 유상젬 -> 무상젬 변환 과정이 지나치게 불편합니다. 그리고 한국 처럼 유상젬 상품이 게임적으로 아주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구요. 물론 부분적으로는 가두농구는 무료젬으로는가차만을 구입하게 하고 확정 상품은 유료젬으로만 구입하게 함으로써 무료젬은 효과적으로 태워버리고 유료젬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긴 합니다만, 그보다는 기본적인 게임의 틀이 다르다는 점에 기인하고 있다고 봅니다.


4. PVP 기반의 농구 게임의 수익 모델

데레스테건 세븐 나이츠건, 킹오파98UM이건 화영닌자건 간에 가차를 기반으로 동작하는 대부분의 게임들은 PVE 기반입니다. Pay-To-Win 이라고 해도 지불한 사람만 보너스를 얻을 뿐, 지불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떠한 피해도 끼치지 않습니다. 가차에 몇백만원 떄려받아 투명 드래곤을 뽑은 사람은 무료 가차에서 뽑은 꼬북이로 게임 하는 사람보다 앞서가겠지만, 꼬북이 사용자에게 피해를 주진 않습니다. 확실한 효용을 제공하되 비용을 끝없이 올려나가는 가차와 잘 맞지요.

하지만 가두농구는 PVP 게임입니다. 투명 드래곤이 꼬북이를 밟아 죽이면 꼬북이 사용자는 빈정상해 관둬버리고, 밟을 꼬북이가 줄어들수록 힘들게 뽑은 투명 드래건의 의미도 퇴색됩니다. 그래서 살 사람만 납득시키면 되는 PVE 게임과 달리 PVP게임의 Pay-To-Win 요소는 '살 만큼은 좋게, 관둘 만큼 기분 나쁘진 않게, 비용 대비 적정한' 선에서, 안 살 사람도 납득시켜야 하며 이런 관점에서 극소수의 사용자에게 고효용 고비용을 걷는 가차 보다는 확정 상품을 판매하는 쪽이 더 어울립니다. 유료젬 전용으로 판매중인 캐릭터들도 독특하고 매력적인 외형 + 약간씩 다른 능력치와 패시브 스킬을 섞어서 점점 더 강해지는 종적 분포가 아닌, 플레이 폭을 넓히는 횡적 분포를 따르고 있구요.

물론 모바일 RPG의 PVP에선 Pay-To-Win으로 하드코어하게 경쟁합니다만, 이런 경우 PVP는 최상위 '그들만의 리그'이기 때문에 전체 게임의 성립엔 위해를 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PVP 게임인 FPS 게임에도 가차를 접목하곤 하는데, 이 경우 가차의 1등상품이 확정가 상품보다 강하다고 해도 흔히 말하는 6성과 4성의 차이만큼 '절대로 못이기는' 수준으로 구성되지 않고, 영구재로 설정함으로써 절대 성능 효용 외에 추가 효용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래서 룬 가차를 제외한 가두 농구의 상점은 다른 모바일 게임 보다는 기존의 PC 온라인 프리스타일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있으면 도움 되지만 없다고 게임 못할 정도는 아닌 확정 가격의 상품들을 상점에 깔아놓고, 의상도 유료젬 의상과 무료젬 의상을 구분하고 있지요. 유료 젬 전용으로 팔고 있지요.

또한 가차가 중심인 게임은 어차피 가차가 흡수해주기 때문에 무료젬을 뿌린다고 해서 매출에 타격을 주진 않지만 확정 가격 중심인 게임은 무료젬이 매출을 갉아먹기 때문에 무료젬을 뿌리지 않거나, 무료젬의 용처를 제한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5. 핵심 고객을 핀포인트로 공략하는 가차

이렇게 쓰고 나면 가두농구의 가차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사실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어쨌든 부분유료화의 핵심은 지불할 능력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한계 만큼 지불받는 것이고 가차는 이에 최적화된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가두 농구는 이 가차를 꽤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모바일 게임의 가차에서 나오는 SSR, 6~7성 캐릭터들은 하나하나가 희소한 자원을 획득했다는 것 외에 밸런스 상에도 큰 비중을 가집니다. 그래서 모두가 최신 최강의 캐릭터를 노리지요. 가두농구의 룬은 각각 종류와 등급이 있긴 하지만 세븐나이츠, 데레스테의 캐릭터 처럼 유니크하거나 강력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종류의 룬이, 혹은 등급이 높은 룬이 여럿 모였을 때 어느정도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내지요.

유료 젬으로 캐릭터나 의상 등을 구매할 수 없는 무과금 사용자에게 무료젬 가차로 나오는 룬들은 캐릭터 / 의상에서 오는 차이를 어느정도 따라잡을 수 있는 완충재 역할을 해줍니다. 동시에 최상위 랭킹에 위치한 고과금 사용자 사이에선 이미 캐릭터/의상으로 전력이 평준화된 상태에서수집 / 조합에 의해 변별력을 만들어주는 요소가 됩니다.

유료젬 -> 무료젬 전환이 다소 불편하다고 말씀드렸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 입니다. 유료젬 보유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필요한 만큼만 변환해서 사용하기에 불편할 뿐, 대량으로 전환하기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1000젬 단위로 구매한다고 해도 1000젬씩 n번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위 스샷 처럼 1000 X n 젬을 일괄 구매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모바일 게임의 매출을 견인하는 상위 10% 10만원 단위로 지르고 1만젬 단위로 불사지르죠. 그런 패턴에선 그다지 불편하지 않습니다.

다만 캐릭터나 무기와 같이 즉각적으로 임팩트가 있는 물건이 아닌, '룬'이라는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에 보는 순간 '어머 이건 가져야 해' 하고 외칠 수 있는 직관적인 상품이 아니라는 점은 단점이 되겠습니다만, 그런 상품은 이미 캐릭터와 의상이 커버해주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깊게 파들어간 상위 사용자용 상품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6. 소비량 기반의 VIP 시스템

가두농구에서 눈에 띄는 또하나의 요소는 VIP 시스템입니다. 중국 게임 치고 VIP가 없는 게임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가두 농구는 상당히 독특합니다. 젬을 구매한 양이 아닌, 소비한 양에 기반해서 VIP 레벨을 메기거든요.

다른 게임들은 젬의 '구매' 혹은 '충전'을 조건으로 VIP 레벨을 책정합니다. '누적 100젬 충전하면 VIP 2레벨' '누적 200젬 충전하면 VIP 3레벨'과 같은 식이죠. 이는 초반에 매출을 발생시키지만 쓰지 않고 쌓아둔 잉여젬은 추후 운영에서 매출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 게임들은 VIP 레벨에 따라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VIP 레벨에서 스페셜 패키지를 '구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누적 300젬을 충전해서 VIP 3레벨이 되면 4성 마이가 포함된 패키지를 280젬이 판매하는 식이죠.

가두농구는 유료젬의 '구입' 혹은 '충전'이 아닌, '소비'를 조건으로 걸고 있습니다. 100 유료젬을 사용하면 VIP2레벨, 500 유료젬을 사용하면 3레벨과 같은 식이죠. 결과적으로는 젬을 구입해야하기 때문에 VIP 레벨로 매출을 발생시킨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젬을 소진시킴으로써 잉여 젬을 억제하고 매출을 발생시키기 유리한 구조입니다.


7. 좀 더 지켜봐야

한두시간 정도 짧게 플레이해보고 써내려간 짧은 감상이라, 제가 놓친 부분이 꽤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일단 실시간 PVP 게임으로 굉장히 독특한 시장(과 과금구조)를 열어가고 있는 게임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추후 좀 더 플레이 해보고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by 고금아 2017.01.10 05:49

오늘 소개할 게임은 드래곤볼 용주격투 입니다. 이번주에 막 출시되어 지금 중국 내 매출 5위를 찍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에서도 서비스 중인 드래곤볼 폭렬격전과 비슷해 보입니다. 중국 게임 치고는 특이하게 세로 스크린을 쓰고 있으며 타이틀 화면부터 스토리텔링 까지 굉장히 유사합니다. 심지어 손오공이 에네르기파를 쏴서 운석을 깨부수는 가차 연출까지도 굉장히 비슷해 보이지요.



하지만 알맹이를 까보면 폭렬격전과는 전혀 관계 없는, KOF98UM에 드래곤볼 스킨을 씌운 모습입니다. 아래 스크린샷을 보시죠.


정말 KOF98UM을 세로로 돌려놓은 구성이죠. 플레이어도 몹들도 3X2 행렬로 배치되고 앞 행의 3명부터 데미지를 받습니다. KOF98UM과 달리 플레이어가 아무런 입력을 하지 않아도 전투는 알아서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플레이어의 역할은 캐릭터의 기가 찼을 때 필살기를 써주는 정도입니다. (물론 자동 키면 그 마저도 알아서 돌아갑니다.) 플레이어의 역할이 거의 없다는 점에선 사실 블소 모바일과 유사한 형식이기도 합니다만 그보다는 훨씬 템포가 빠르고 박진감이 넘칩니다.



그 외에 특정 캐릭터 조합을 가지고 있으면 추가적인 보너스를 받는 부분은 KOF98UM에서도 선보였습니다만, 용주격투는 거기에 더해서 당장 파티 안의 캐릭터들이 조합에 의해 각 캐릭터가 공격할 때 다른 캐릭터가 도와주는 합체 공격이 발동되기도 합니다. 위 스샷의 경우, 크리링은 무천도사, 손오공, 18호까지 세명의 캐릭터를 추가로 도와줄 수 있습니다. 반면 사탄이나 셀 주니어 같은 경우는 아무에게도 지원 공격을 못합니다. 이 합체공격 때문에 KOF98UM 보다는 파티 구성에 있어서 약간의 전략성이 더해집니다.


 

 

눈에 띄는 컨텐츠로는 드래곤볼 모험 모드가 있었습니다. 주사위 굴려서 진행하다 보면 가위바위보나 에네르기파 대결 등과 같은 미니게임도 나오고 그러다 드래곤볼을 모으면 소원을 빌 수 있는 모드입지요. 드래곤볼의 컨셉을 잘 살려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성급 성장 시스템에서 약간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도탑전기류 게임에서 캐릭터 조각을 계속 끌어모아 캐릭터의 별 갯수를 늘리는 성급 성장은 가장 성장의 효과가 크지만 가장 주기가 긴 성장 컨텐츠였습니다. 위 스샷 보시면 인조인간 18호를 4성에서 5성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무려 100개의 조각이 필요하다고 나오죠. 하루에 조각 3개씩을 얻을 수 있다고 쳐도 33일이 걸립니다.아득하죠. 애초에 저빈도 고효과의 컨텐츠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100개를 모두 모으기 전까지 1개부터 99개까지는 캐릭터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점이 대륙 유저들의 개복치 멘탈엔 또 가혹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용주격투에선 다음 성급까지 필요한 조각 갯수를 일정 단위로 쪼개서 중간 단계에서도 약간의 성장을 주고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의 경우, 4성이 5성이 되려면 조각 100개를 20개 단위로 쪼개서 5 단계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4성과 5성 사이에 4.2성 4.4성 4.6성 4.8성이 존재하는 식이죠. 그래서 조각을 모두 완전하게 모으지 못한 상태에서도 보유하고 있는 조각에 대한 의미를 부여해 개복치가 죽지 않도록 관리해줍니다.

그럴 거면 애초에 성급 단위를 엄청 많이 만들고 성급 간에 필요한 조각의 수를 줄이면 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20개 단위로 1성씩 올라오고 한 20성 30성 까지 두면 되지 않느냐는 건데요... 기본적으로 별 갯수는 굉장히 불연속적인 큰 성장을 가져다줍니다. 스탯도 크게 오르지만 스킬이 새로 열린다거나, 캐릭터 그림이 바뀐다거나 하는 식으로 아주 큰 변화인 것이죠. (위 오공의 경우 1성일 땐 꼬마 오공이었는데 2성 되니 청년 오공으로 바뀌었습니다.) 부분 성장은 주기가 길어졌을 때 지루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레벨인 것이죠.


기본적으로 도탑전기 기반이긴 합니다만, 구석구석 살펴보면 도탑전기보다 발전된 디자인이 다수 존재합니다. KOF98UM만 해도 도탑전기 끝판왕인 줄 알았는데, 텐센트의 연구는 끝이 없어 보이는 군요. 그리고 게임의 완성도도 상당합니다. 스크린샷으로 보면 그래픽이 좀 구려보이고 어색해보입니다만 실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아주 그럴듯합니다. 이제 텐센트는 어떤 IP로도 아주 양질의 RPG 게임을 마구 양산해낼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by 고금아 2016.04.02 01:59

얼마전 트위터에서 재미있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여성 취향 게임이 중국에서 데뷔하자마자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었죠. 사실 제가 지금 중국에 있지만 모바일 게임을 거의 플레이하지 않는지라 관심이 없었는데 여성용 게임이 1위를 하고 있다고 하니 한번 찾아보게 되더군요. 바로 오늘 소개할 '기적난난' 입니다.



처음엔 텐센트에서 직접 개발한 줄 알았으나, 알고 봤더니 원래 일본 게임이더군요. Nikki UP2U 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으며 기적난난은 그 세번째 시리즈를 중국에서 현지화 한 것입니다. Nikki는 여주인공 이름으로, 중국에선 暖暖이라는 이름으로 현지화 되었습니다. 느→안↗느→안↗ 으로 읽으면 됩니다. 원래 알리바바 쪽을 통해서 출시하려고 했는데 틀어져서 텐센트를 통해 퍼블리싱 되었다는군요. 일본에서 인기가 어떠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중국에서의 반응은 좋은 듯 합니다. 출시 약 3주가 되는 2015년 6월 15일 현재 무료 게임 순위 9위에 올라있고 (11위에 전민돌격이 보이네요), Top Grossing 에선 5위에 올라와있습니다. 이미 유명한 몽환서유, 전민돌격, 전민기적(뮤 오리진), 도탑전기(도타 레전드) 바로 다음이네요. 안드로이드는 안쓰는지라 체크 못해봤습니다. 다만 저희 사무실 리셉셔니스트도 플레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여성들 사이에선 인기가 있는 걸로 보입니다.

공식 홈페이지로 뿅!

사실 저도 처음엔 그냥 여성용 게임이라고 하니, 그리고 그게 잘나간다고 하니 호기심으로 시작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니.. 이거 정말 무서운 게임이더군요. 재미있습니다. 정말로 재미있어요. 모바일 게임에 큰 흥미가 없어서 전민돌격이나 도탑전기도 지루해서 관둔 30대 중반의 남성 게이머가 이 게임에 아주 푹 빠졌습니다. 3주 남짓한 시간 동안 벌써 1500위안(27만원)이나 질러버릴 정도루요.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하긴 했는데, 한국에서 확인해보니 중국 앱스토어에만 올라와있는 건 둘째치고, 한국에서의 접속이 차단되어있더군요. 이렇게 훌륭한 게임을 혼자만 알고 있는게 아까워서 이번에 한번 소개해보려 합니다.

참고로 1편은 영문으로 앱스토어에 올라와있습니다. 일본 앱스토어는... 뭐 알아서들 찾아보세요..

영문판 바로가기


1. 게임의 기본 구조


게임은 기본적으로 캔디 크러쉬 사가나 애니팡 등과 같이 여러 스테이지가 연결된 형식입니다.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면 다음 스테이지가 열리고, 한 맵을 다 깨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방식이죠. 한번 도전할 때 마다 에너지를 소모하고 (당연히 에너지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고, 플레이어 레벨이 올라가면 상한이 올라갑니다. 단, 레벨이 오를 때 자동으로 채워주진 않습니다.) 클리어하게 되면 각 스테이지마다 정해진 아이템을 랜덤한 확률로 획득합니다. 위 예시의 경우, 7부 청바지와 스웨터를 얻을 수 있는데, 스웨터는 S급 이상을 받아야만 얻을 수 있군요. 에너지는 4점을 사용하는데 이는 노멀에 해당하는 '소녀' 난이도라서 그렇습니다. '하드'에 해당하는 '공주' 난이도에선 6점을 소모하며, 한 스테이지는 3번 까지 시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에너지와, 3번의 한도는 돈을 내면 풀립니다.) 입장해보도록 하지요.


스테이지에 들어가면 일단 간단하게 대화를 통해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풀 음성이 지원되지요. 간략하게 어떤 옷을 입어야하는지 이야기가 나오고, 대화가 끝나면 이제 옷을 입힐 차례가 됩니다. 각 스테이지마다 정해진 주제가 있고, 그에 맞춰서 옷을 입어야 합니다. 중요한 단어들은 대화씬에서 빨간 글씨로 설명이 되지만, 옷 입히기 화면에서도 상단의 '임무지시' 버튼을 눌러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스테이지의 경우 빨간 글씨는 '우아하고 성숙한 OL 풍'을 요구하고 있네요. 그리고 '간략'(简约)과 '우아'(优雅) 속성이 중요하다는 힌트를 줍니다.

의상은 기본적으로 헤어스타일, 원피스, 외투, 상의, 하의, 양말, 신발, 화장 이렇게 8종의 슬롯이 있습니다. 이 중 원피스와 상+하의 조합은 서로 배치됩니다. 원피스를 입으면 상/하의를 입을 수 없고, 반대로 상/하의를 입으면 원피스를 입을 수 없지요. 대부분의 양말은 기본 슬롯을 사용하지만 일부 덧양말은 다른 양말 위에 껴입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악세사리는 머리, 귀걸이, 목걸이, 손목, 소지품, 허리, 특수 이렇게 8개 종류가 있는데 머리와 귀걸이를 제외하면 아이템별로 장착되는 슬롯이 구분되는 경우가 있어서 복수의 아이템을 착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걸이 안에 목걸이와 목도리가 있는데 둘 다 착용할 수 있습니다.

각 아이템을 길게 눌러보면 아이템 별로 어떻게 생겼는지, 얼마나 희귀한지 (하트의 숫자가 희귀도를 나타냅니다), 해당하는 옷에 어떤 속성이 있는지를 표시합니다. 지금 스테이지에선 '간략' '우아'가 필요한데 예시의 스크린샷은 '활발' '귀여움' 이군요.

플레이어는 옷의 외견과, 표시되는 정보를 종합해서 니키에게 옷을 입힌 뒤에 게임에 들여보냅니다. 그리고 '옷 다 입혔음'('换好了)을 탭하면 의상 배틀에 들어가지요. 아까 도움말에선 2개의 속성만이 제시되었습니다만, 실제 배틀에서는 5개 항목에 대해 평가합니다. 그리고 점수를 쌓아서 총점을 비교하지요. (3번째 그림은 다른 배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만, 그냥 넘어갑시다.. ) 각 스테이지별로 어떤 항목에 대해 평가할지 다릅니다. 주제와 관련이 있지요. 여하튼 NPC보다 높은 총점을 획득하면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게 됩니다. 점수에 대해 S, A~D까지의 평가를 받고 경험치, 게임머니 그리고 확률에 따라 해당 스테이지의 아이템을 획득하게 되지요. 그리고 만일 다음 스테이지가 아직 잠겨있었다면 열어줍니다.

만일 NPC보다 점수가 낮으면 F 랭크를 받고 실패하게 되는데, 친절하게 이 스테이지를 깨는데 어떤 옷이 필요한지 알려줍니다. 6번째 그림을 보시면 꽃다발 악세사리, 헤어스타일, 신발을 추천하지요. 저 아이템을 클릭하면 해당 아이템을 어떻게 입수할 수 있는지도 알려주고 한번 더 클릭하면 바로 그리고 보내줍니다. 의상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이면 상점으로 보내주고, 강화로 얻을 수 있다면 강화 메뉴로 보내주는 식이지요.


입힐 아이템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입수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각 스테이지 별로 일정한 옷을 랜덤하게 주기도 하구요, 상점에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는 게임 머니로 구매할 수 있고 일부는 캐쉬로 구매할 수 있지요. 도전과제가 아이템을 주기도 하고, 있는 아이템을 [진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 있는 아이템의 색상을 바꿔 새로운 아이템으로 바꿀 수 있고([고급정제]), 여러 아이템을 모아서 새로운 아이템을 [제작]할 수도 있지요. 물론 가챠로 뽑을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가챠를 뽑을 때 마다 일정량씩 주어지는 점수로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도 있습니다.

진화, 고급 정제, 제작과 같은 메타 게임 컨텐츠는 후술하도록 하구요, 어쨌든 이 게임의 기본 구조는 제시된 주제와 힌트에 맞춰 옷을 입혀 나가는 일종의 퍼즐 입니다. 단, 스테이지 마다 정해진 기준에 의해 입혀놓은 아이템들을 평가해서 점수가 기준에 달하는지만 체크할 뿐 특정한 '정답'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공주' 난이도 역시 '소녀'와 동일한 주제가 제시되며 다만 더 높은 점수를 요구할 뿐이죠. 같은 특성의 옷이라면 희귀도가 높은 아이템이 더 많은 점수를 주긴 하지만, 컨셉이 맞지 않으면 점수가 낮게 나오거나 심지어 깎이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 파티'가 주제인데 5성 수영복 세트를 입히면? 그냥 꽝인 거지요. 그래서 부위별로 컨셉별로 특성별로 다양한 아이템을 갖춰야 하고, 그러기 위해 또 스테이지를 계속 깨 나가야 합니다.


2. 의상 아이템의 내부 구조

각 아이템들은 기본적으로 위 그림과 같이 5개의 특성과, 각 특성별 점수를 가집니다. 그런데 게임상에는 10종의 특성이 존재하지요. 서로 반대되는 특성들이 짝을 이뤄서 총 5쌍이 존재하며, 옷에는 각 쌍 마다 하나씩의 특성이 부여됩니다.

간약(简约)

화려(华丽)

 청순(青纯)

섹시(性感)

 활발(活泼)

우아(优雅)

 시원함(清凉)

따뜻함(保暖)

 귀여움(可爱)

성숙함(成熟)

각 스테이지마다 이 5쌍의 능력치 중 하나씩을 골라서 평가하게 됩니다. 아까 예시로 보여드린 OL 미션의 경우는 '간약'과 '우아' 만이 제시되었지만, 실제로는 그 외에 '섹시', '시원함' '성숙함'도 평가하는 거지요. 각 특성별로 현재 입고 있는 아이템의 특성치를 더하는데, 만일 반대되는 특성의 옷이 있을 경우 점수가 깎입니다. 예를 들어 위 OL 미션의 패션에다가 '간약' 속성이 있는 모자를 더한다면 전체 점수는 올라가겠지만 '화려' 속성이 있는 모자를 더한다면 오히려 전체 점수는 내려가겠지요. 그래서 특성이 맞지 않는다면 차라리 입히지 않는 것도 방법입니다. (헤어스타일은 디폴트가 존재하고, 상의+하의는 필수지만 나머지 아이템들은 반드시 입히지 않아도 됩니다.)

총 5쌍 10종의 능력치가 존재하기 때문에 각 슬롯별로 최소 32개(2^5)의 아이템은 있어야 모든 경우의 수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상/하의 대신 원피스만 입는다고 쳐도 총 5종이니 160개의 아이템은 필요하겠군요. 그런데 이 특성치들이 대립상을 제외하면 시스템 상 조합하는데 제약은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의상이다 보니 서로 자주 어울리는 조합이 있는 반면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섹시함'과 '성숙함'을 동시에 갖춘 아이템은 흔하지만 '섹시함'과 '귀여움'은 좀처럼 찾기 힘들죠.

또 5종 특성치가 필요한 대로 갖춰져있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엔 SS, S, A, B, C, D 순으로 메겨져있는 특성의 강도가 작용합니다. 당연히 강도가 높을 수록 높은 점수가 나올테고, 레어도가 높을 수록 강도도 높겠죠. 위 예시를 보시면 왼쪽의 원피스는 3성이라 S가 2개, A가 셋이지만 오른쪽의 옷은 5성으로 SS 1개, S 3개, A 1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 그럼 슬롯별로 능력치가 높은 32종의 옷을 갖추면 되느냐.. 거기서 끝난다면 참으로 해피하겠지요. 각 아이템은 위 10종 5쌍의 기본 특성치 외에, 별도의 '속성'이 옵션으로 붙을 수 있습니다. 능력치 하단에 붙은 잔꽃무늬(碎花)나 서양고전(欧式古典) 같은 것이죠. 옷에 따라 이런 속성이 없을 수도 있고 2개 까지 있을 수 있습니다. 위 예시는 둘 다 1개씩의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요.

어떤 스테이지들은 특정한 속성을 지닌 아이템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를 테면 수영복, 중국 현대풍, 중국 전통풍 같은 식이죠. 이런 스테이지들은 속성이 맞지 않으면 점수가 형편없이 깎이기도 합니다. 특히 공주 난이도로 가면 아주 얄짤없지요. 위 예시는 무려 '보헤미안'(波西美亚) 스타일의 옷을 요구합니다. 아예 능력치 힌트는 주지도 않아요. 도대체 보헤미안 스타일이란 어떤 걸까요.. 처음엔 어떤 옷인지 몰라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만, 사실 '보헤미안' 이라는 속성이 있더군요. 오른쪽 그림 처럼요. 각 부위별로 조합별로 능력치가 높은 32종을 구한다고 하더라도, 이 속성까지 감안한다면 필요한 아이템의 양은 또다시 기하급수로 늘어납니다. 현재 게임 상에 존재하는 아이템은 총 1964종입니다. 전 현존하는 모든 스테이지를 노멀-하드 공히 S로 전부 클리어했는데 942종의 아이템을 갖고 있는 걸로 나오는군요...


3. 불완전한 퍼즐인가 재미 요소인가

문제는 막상 옷을 입힐 땐 특성치와 속성치가 전부 보이진 않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일단 임무 지시에서도 5종 특성치 중 2개에 대해서만 힌트를 제공하고 있지요. 나머지 3종은 어떻게 알아내느냐.. 기본적으로 목표 지시문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겨울'을 언급한다면 겨울 속성과 따뜻함 특성이 필요함을 짐작할 수 있겠죠. 또 직접적으로 능력치가 힌트로 제시되지 않더라도 '숙녀'라는 단어가 들어가있다면 '성숙'과 '청순'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매번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 할 때 입을 옷 이라고 해서 반바지에 민소매를 입혔는데 정작 평가 항목엔 시원함이 아니라 따뜻함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죠. 이건 직접 옷을 입혀서 평가 화면을 보고 기억해야 합니다.

그나마 스테이지가 요구하는 5종 능력치를 알아내는 것은 아이템이 갖고 있는 능력치를 알아내는 것 보다는 훨씬 쉽습니다. 어쨌든 한번 배틀 들어가면 알 수 있으니까요. 옷에는 5종의 능력치가 있는데, 옷을 입히는 화면에선 항상 그 중 2개의 대표 능력치만 보입니다. 두번째 그림의 천사토끼 헤어스타일이 '활발' '귀여움' 특성인 것은 알겠지만 그래서 활발 / 귀여움의 등급은 어느 정도인지, 또한 나머지 특성은 어떤지 표시되지 않습니다. 도감에서만 상세 정보가 나오는데, 도감을 보려면 스테이지를 나가야만 하지요. 그리고 도감에서도 기본 목록 상에는 2개의 능력치만 보입니다. 탭 하면 네번째 사진과 같은 화면이 나오지만, 이 상태에서도 설명과 대표 능력치, 희귀도만 있지요. 상단의 [복장소개](服奘介绍) 옆에 있는 [상세속성](详细属性)을 눌러야만 나옵니다. 이 상세 속성을 보기 위해, 도감을 열기 위해, 스테이지를 나오게 되면 입혀놓았던 코디는 초기화 되지요. 그래서 플레이어는 옷들의 속성을 외워야 합니다. =_=...

이 게임은 퍼즐입니다. 그리고 잘 만들어진 퍼즐 게임은 플레이어가 필요로하는 정보를 명확히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지요. 플레이어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적절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결국 운 혹은 시행착오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되며 전제가 되는 퍼즐 자체가 성립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기적난난의 기본 게임 플레이는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퍼즐 게임으로 접근할 경우 말이죠.

사실 이 게임에서 필요한 정보들은 아이템의 모양을 통해 제공되고 있습니다. '상식'에 의존해서 말이죠. 왼쪽 그림은 사실 그냥 보기만 해도 중국 고전 풍입니다. 오른쪽의 구두는 중성적인 느낌을 주지요. 모든 특성들이 위 예시 처럼 선명하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오른쪽 신발은 중성풍 외에 영국풍(英伦)이라는 속성도 갖고 있는데, 이건 사실 좀 알아보긴 힘듭니다. 하지만 패션에 대한 '상식'을 지닌 사람들은 굳이 능력치를 보지 않더라도 이런 속성을 쉽게 캐치하더군요. 이제까지 2명의 여성에게 플레이를 시켜봤는데, 능력치나 속성 따윈 보지도 않고 - 말 그대로 정말 보지도 않고 - 그냥 슥슥 코디하는데 S랭크가 튀어나오더군요.. 열심히 도감에서 스크린 캡쳐해서 입혀도 B 맞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말입니다.

정보가 명확하게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 게임구조론 적인 측면에서 봤을 땐 큰 문제입니다만, 애초에 게임구조론이라는 것 자체가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일반적인 방법에 관한 것이죠. 재미만 있다면 사실 구조 따위 거슬려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이 느슨함이 없이 그냥 정보가 모두 한눈에 쉽게 공개되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이 게임은 주제에 맞춰서 옷을 입히는 게임이 아니라 목록을 뒤져가면서 원하는 아이템을 찾아내는, 검색기 시뮬레이터가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4. 비동기 PVP

플레이 컨텐츠로 PVE 외에 PVP도 준비되어있습니다만, 기본적인 형식은 PVE와 동일합니다. 주제가 정해지면 그에 맞춰서 옷을 입힌 뒤 상대 플레이어의 코디와 대결을 벌입니다. 상대 플레이어가 갖고 있는 아이템들을 랜덤하게 입히는지, AI가 지능적으로 코디하는지 혹은 그 플레이어가 해당 주제에 대해 사용했던 조합을 불러오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어쨌든 상대와 실시간으로 대결하는 형식은 아닙니다. PVE와 달리 상대가 갖고 있는 아이템을 상대해야하므로 난이도는 PVE보다 높습니다. 주제어만 제시될 뿐 능력치 힌트가 없다는 것도 차이점이죠.

각 판 마다 PVP 승점과 게임 머니, PVP 코인이 주어지는데 승패에 따라 양이 조금 달라집니다. PVP 코인의 경우 이기면 5점, 지면 3점을 얻는 정도로 승패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진 않습니다. 단, 매 주 단위로 획득한 승점으로 랭킹을 메기고, 랭킹에 따라 추가로 게임 머니와 PVP 코인이 주어지는데, 이 양은 제법 됩니다. 저같은 경우 보통 주간 보상으로 100개의 코인을 수령하는데, 이는 20판을 전승했을 때 얻는 것과 맞먹는 양이죠. 기본적으로 하루에 5판만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플레이 기회를 구입하지 않으면 모든 본질적으로 상위 랭킹에 오를 수 없습니다. 즉, PVP 코인은 무료로도 획득할 수 있는 자원이지만 돈을 내는 플레이어가 좀 더 많이 가져갈 수 있습니다. 간접적으로 말이죠.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PVP의 판정에 대해서는 상당히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도저히 결과를 납득하기 힘든 경우가 굉장히 빈번하게 발생하지요. 총 5종 능력치를 하나씩 채점하는 PVE와 달리, PVP에선 총합 5번 채점한다는 것은 동일하지만 같은 능력치가 여러번 채점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채점할 때 마다 점수가 달라요. 청순함을 처음 체크할 땐 5000-4000이었는데 두번째로 체크할 땐 6000-9000 이런 식으로 뒤집히는 경우가 상당히 잦습니다. 그런데 그 영문을 알 수 없단 말이죠. 게다가 컨셉과 무관하게 점수가 메겨지기도 합니다. 위의 예시를 보면 제시어는 '여름 이야기' 입니다. 왼쪽의 제 캐릭터는 컨셉에 맞춰서 입었는데 상대는 '여왕폐하' 컨셉으로 입고 나왔어요. 딱 봐도 쪄 죽을 것 같죠. 그런데 점수는 상대가 넘사벽으로 높습니다.

처음엔 이게 매우 분통터졌는데, 지금은 그냥 달관해버렸습니다. 승패에 따른 보상 차이가 큰 것도 아니니, 그냥   주제에 대해서 이전에 입었던 조합을 불러내서 내보내고 있어요.


5. 수집, 정제, 제작, 진화

PVE건 PVP건 기본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 아이템과 자원은 쌓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아이템의 경우 일단 하나를 얻고 나면 같은 아이템을 중복해서 얻을 필요가 없지요. 이 넘쳐나는 자원들을 소화시키고, 플레이어에게 스테이지 클리어 외에 다른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카드 게임들은 카드를 갈아 먹여서 레벨을 올리고 한계 돌파를 시키는 식으로 이를 풀어내는데, 이게 캐릭터 카드라면 모를까 옷에 옷을 먹여서 옷을 강하게 만든다는 개념은 아무래도 좀 애매하죠. 그래서 기적난난은 기본적으로 진화 시스템을 두고 있습니다.

진화의 기본 원리는 위의 스크린샷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템들은 같은 아이템을 일정 갯수 모으면 더 레어도가 높은 아이템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3성인 상해탄을 6개 모으면 4성인 상해일몽을 얻을 수 있고, 상해일몽 4개를 모으면 5성인 상해 연운몽을 얻을 수 있지요. 모든 아이템이 다 진화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일부 아이템만 진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 이 진화 아이템은 어떻게 모으느냐.. 여기에 엔드 컨텐츠가 걸려있는 거지요.

위 스크린샷에선 상해일몽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3가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캐쉬 가차, 게임 머니 가차, 그리고 진화죠. 상해 일몽 1개는 상해탄 6개에 해당하구요. 가차 없이 상해연운몽을 완성하기 위해선 상해탄 24개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상해탄은 하드 모드에서, 그것도 단 하나의 스테이지에서만 드롭되죠. 돈을 내지 않으면 하드 모드의 각 스테이지는 하루에 단 3번만 플레이할 수 있으므로 최소 8일이 필요합니다. 실제로는 상해탄이 드롭될 확률이 100%가 아니므로, 훨씬 더 많은 기간이 필요하겠죠.

상해탄-상해일몽-상해연운몽은 위 세가지 방법만이 존재하지만, 고급 정제나 제작으로 얻어지는 아이템들도 있습니다. 소녀 난이도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요.

고급 정제는 이미 가지고 있는 아이템과 색상이나 패턴이 다른 변종을 만들어냅니다. 위 스크린샷의 헤어스타일은 원래 빨간색에 가까운데, 흑색 염료와 제작 원료를 써서 같은 디자인에 검은색 버전을 만들어내지요. 일단 플레이어는 대상이 되는 아이템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없는 아이템의 변종을 만들어낼 순 없습니다. 제작 원료는 가지고 있는 다른 아이템을 (주로 중복된 아이템을) 분해해서 얻을 수 있는데 문제는 염료와 패턴입니다. 이들은 은색 별이 그려진 동전같이 생긴, PVP 코인으로만 구입할 수 있지요. 하루에 얻을 수 있는 PVP 코인의 최대 양은 5X5 = 25개 입니다. 흑색 염료가 8 코인이니 최대 획득량의 30%에 달하죠. 그나마 저 헤어스타일은 염료를 1개만 요구하는데 2개씩 요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주 피를 토하죠.

그나마 고급정제는 제작에 비하면 들어가는 품이 적은 편입니다. 제작에 비한다면 말이죠. 아이템 제작은 크게 3가지 요소를 요구합니다. 1) 제작비 2) 재료 아이템 3) 설계도. 사실 제작비는 무시해도 상관 없습니다. 하드 한판만 뛰어도 800씩 나오니까요. 재료 아이템은 좀 까다롭습니다. 일부 재료들은 상점에서 게임머니로 살 수 있는 데, 이런 행복한 케이스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루팅해야 하죠. 소녀 난이도에서 드랍되는 템이면 그냥 나올 때 까지 돌리면 됩니다. A 등급 이상으로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다시 옷을 입힐 필요 없이 그냥 체력만 소모하면 자동으로 돌 수 있고 템이 드랍될지 안될지는 여전히 확률에 달려있지만 직접 플레이하든 자동으로 돌리든 확률에 차이는 없습니다. 공주 난이도에서만 나오는 재료면 자동 진행을 끼고도 좀 골아프죠. 보통 나오는 스테이지는 하나, 많아봐야 둘이고, 하루에 3번씩만 돌 수 있으니까요. 가차에서만 나오는 재료는 그냥 포기하는게 편합니다.

그런데 재료를 모아도 또하나의 큰 난관이 존재합니다. 바로 설계도죠. 대부분의 설계도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동으로 얻습니다. 하지만 일부 설계도들은 PVP 코인으로만 구입할 수 있지요. 그런데 그 가격이 아주 무자비합니다. 위에 별의 바다(星之海) 설계도 가격 보이시나요? 무려 353 코인입니다. 한번도 지지 않는다고 해도 PVP 참가권을 구입하지 않으면 2주일이 걸리죠.. 아주 피눈물이 납니다. 특히 각 맵에서 메인 스토리 스테이지를 전부 S급으로 깨면 열리는 사이드 스테이지에서 바로 저런 무자비한 아이템들을 요구합니다. 결혼식 복장을 요구하는데 게임을 통틀어 웨딩 드레스는 단 한벌 밖에 없고, 제작템이며 설계도 가격이 160코인 이더군요.. 마지막 맵의 마지막 사이드 스테이지는 인도풍을 요구했는데 역시 위 아래 한벌 맞추는데 100 코인 이상 필요했습니다.

여하튼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기적 난난에서는 자원을 회수하고 재활용하는 컨텐츠로 진화, 고급 정제, 제작 이렇게 세가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각기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엮여 있습니다. A라는 아이템을 B로 진화시키기 위해선 A가 몇개 이상 필요한데, A는 제작으로만 얻을 수 있으며 A를 제작하기 위해선 C아이템 몇개와 D 아이템 몇개를 얻을 수 있는데 C는 고급 정제로만 얻을 수 있고 D는 다시 E 아이템을 진화시켜서 얻을 수 있는 식으로 말이죠.

애초에 가차로만 얻을 수 있는 재료들은 포기한다고 치더라도, 이게 제법 많은 시간과 자원을 잡아먹습니다. 이미 진행은 자동이기 때문에 딱히 재미는 없지만, 이미 모든 스테이지를 깬 상태에선 저거라도 하면서 에너지와 시간을 보내는 거지요. 하지만 사실 진화도 정제도 제작도 진짜 엔드 컨텐츠는 아닙니다. 끝판왕은 따로 있어요.


6. 세트

모든 아이템들이 세트를 이루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아이템들은 세트를 이루기도 합니다. 첫번째 스샷은 파티쉐 세트이고 두번째 스샷은 중국풍 현대 소녀 세트죠. 몇개의 아이템이 필요한지는 세트마다 다릅니다. 중국풍 현대 소녀는 헤어스타일, 상의, 하의, 신발로 총 4종만 요구했으나 네번째의 상해연운몽 세트는 머리, 원피스, 목도리, 양말, 신발, 머리장식, 귀걸이, 목걸이, 손목장식까지 무려 9개의 아이템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 구성품들을 준비하는 과정도 아주 각양 각색이죠. 이제까지 나온 모든 컨텐츠가 다 포함됩니다. 루팅, 구매, 진화, 제작, 정제 등등. 심지어 어떤 아이템들은 VIP 보상으로만 주어집니다. 두번째 스샷에 나온 저 1대여황 세트는 VIP 10단계에 도달하면 얻을 수 있지요.. 제가 지금 VIP 8등급인데 1천위안(17만원)을 써야 도달할 수 있습니다. 9등급은 3천위안(50만원)을 요구하지요. 10단계는 얼마나 요구할까요? 다행히도 아직 10단계는 서비스되지 않았습니다.

플레이어는 왜 세트를 완성해야 할까요? 일단 기본적으로는 예쁘니까 그리고 세트가 있으니까 겠죠.. 사람이 게임하는데 이유가 필요 없듯이 컬렉션을 완성하는데에도 사실 딱히 이유는 필요 없습니다. 세트를 쓰면 쉽게 깨는 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 예를 들어 의료인이 주제어인 스테이지는 간호사 세트나 의사 세트를 사용하면 하드에서도 쉽게 S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세트가 없다고 못깨는 판은 없습니다. 인도 컨셉을 요구했던 최종 스테이지도 전체 세트 구성품 중 딱 둘만으로 (상의와 하의) 클리어했어요.

문제는 세트의 보상이 다른 세트의 구성품과 연결되는 경우입니다. 세번째 스샷 보시면 보상으로 보석(캐쉬)을 준다고 되어있죠? 저건 아주 윤리적인 세트입니다. 도전과제 등으로 보석을 퍼줘서 공짜 현질에 맛들이게 한 뒤 현질을 유도하는게 어디가 윤리적이냐고 반문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진정한 악을 못보셔서 그래요. 진짜 악질적인 세트는, 다른 세트 아이템의 구성 요소를 줍니다. A세트 B세트 C세트 D세트를 모두 완성해야 E세트를 완성할 수 있다는 식의 구성이 존재합니다. 이게 진짜 엔드 컨텐츠 끝판왕이죠. 거기에 캐쉬/ 게임머니 가차 보상까지 끼어있으면 정말 언제 끝낼 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루에 캐쉬 가차 한번, 게임머니 가차 두번은 공짜로 돌릴 수 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돈을 한푼도 내지 않아도 모든 세트를 완성할 수는 있습니다. 이론상으론 말이죠.


7. 구조적 문제

기본 퍼즐 플레이도 재미있고, 장기 컨텐츠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우선, 컨텐츠가 짧습니다. 현질을 조금 하긴 했지만 단 3주만에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버렸거든요. 그나마도 첫 1주일동안 자동진행을 몰라서 매 판 옷을 일일이 입히지 않았다면 더 빨리 끝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모든 스테이지를 다 클리어하고 나니 할 게 없습니다. 정말로 없어요. 어차피 이제 모든 파밍은 자동 진행으로 돌아가지요. PVP도 입혔던 옷 다시 꺼내 입히는 건 딱 화면 두번 탭하는 걸로 끝납니다. 남은 건 수집 정제 제작 같은 메타 컨텐츠 뿐인데, 여기서도 사실 딱히 할 일이 없습니다. 다른 모바일 게임 같은 경우는 누굴 갈아서 누굴 키울까 정도의 고민거리라도 있는데, 기적 난난은 정말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선택할 여지가 없습니다. 기껏해야 어느 템을 먼저 제작해서 어느 세트를 먼저 완성할까 정도죠. 그나마도 하드 모드에서 각 스테이지를 딱 세번 돌 수 있으니 재료를 채워서 제작하고 진화하는 기쁨을 누릴 빈도도 높지 않습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그래서 템을 루팅하고 수집하고 정제하고 제작하고 세트를 맞춰도 그걸 쓸 데가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어차피 모든 스테이지를 S 등급으로 다 깨놓은 뒤에요. 뭐 스테이지 별로 점수에 따라 또 랭킹이 있긴 한데, 랭킹 높다고 해서 딱히 추가 보상이 있진 않지요. PVP에서 쓸모가 있으면 모르겠는데, PVP는 판정 자체가 이해가 안됩니다. 그러니 개인적인 수집욕 말고는 저 엔드 컨텐츠를 반복할 필요 자체가 없지요. 이게 그나마 일본에서 1년 정도 서비스 한 컨텐츠를 한방에 털어넣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서 빨리 이후의 컨텐츠를 보강하지 않으면 차트에서 순식간에 사라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모바일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소셜 요소가 전혀 없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텐센트에서 퍼블리싱한 만큼 QQ 플랫폼과 연결되어있고, 친구 등록도 가능한데 정작 친구로 뭔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어보입니다. 아 물론 제가 QQ 친구가 없기 때문에 못본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적어도 퍼드 처럼 모르는 플레이어와 어떤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주는 장치는 없었습니다. 뭐 어쩌면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의 차이일 수도 있겠네요.


8. 최종 평가

지금까지 기적난난의 구석구석을 살펴본 내용들을 한번 정리해보죠. 기본적으로 게임은 캔디 크러쉬 사가 처럼 연속되는 스테이지를 깨 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일정 시간에 따라 자동으로 채워지는 에너지를 소모해서 스테이지에 도전하게 되며, 성공하면 게임 머니와 경험치, 그리고 각 스테이지별로 지정된 아이템을 확률에 따라 획득하게 되죠. 플레이어는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템을 획득하며, 이렇게 획득한 아이템을 각 스테이지별로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서 장착시키는 것이 핵심적인 게임 플레이입니다. 일종의 퍼즐인데, 시스템이 제공하지 않는 정보를 플레이어가 채워나가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거시적으로는 획득한 자원들을 재가공해서 다른 아이템을 만들어나가는 컨텐츠가 있으며 이 부분이 장기적인 플레이와 현질을 유도합니다.

단순히 '여성 취향의 게임'이라고 부르기에는 꽤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그 재미가 오직 여성들에게만 어필할 거라고 생각되진 않아요. 왜 다들 프린세스 메이커 해보셨잖습니까. 제가 순정만화를 좀 좋아하긴 합니다만, 단지 그 이유로 30대 남성이 옷장을 열어놓고는 입을 옷이 없다며 상점에 가서는 현찰 털어서 옷을 사입히진 않을 거란 말이죠.

아쉽게도 지금 한국에선 접속할 수 없습니다만, 오히려 그래서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순전히 제 추측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한시라도 빨리 출시되어서 여성 취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보여줬으면 좋겠군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by 고금아 2015.06.16 04:48
| 1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