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대륙의 수집형 게임은 어디로 가는가?

확실히 최근엔 중국에서도 도탑전기에 기반한 수집형 게임들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안나오는 것은 아닌데 차트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는 않아요. 중복 캐릭터의 조각을 끊임없이 쌓아 성장하는 특유의 구성 때문에 신 캐릭터를 내도 육성이 힘들어 장기 운영에 불리하다는 점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설명드린 바가 있습니다.

 

일-중 수집형 RPG의 캐릭터 판매를 둘러싼 BM과 게임 디자인 비교 - 1

일-중 수집형 RPG의 캐릭터 판매를 둘러싼 BM과 게임 디자인 비교 - 2

 

그리고 도탑전기의 그런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다는 것도 소개드린 바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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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요즘 도탑전기를 베이스로 또다른 변주를 보이고 있는 게임이 있어 소개드립니다. 동명의 일본의 만화 /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 입학 시즌' (我的英雄学院 : 入学季) (이하 아카데미아) 입니다.

공식 홈페이지 iOS (중국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APK (공식)

 

 

1. 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오타쿠 게이머 아이돌이 홍보하는 게임

 

 

아카데미아는 천마시공에서 지난 10월 18일 출시(iOS 한정, 안드로이드는 10월 31일)한 최신 도탑전기류 게임입니다. 네. 뮤 오리진으로 유명한 바로 그 천마시공이죠. 뮤 오리진을 만들던 회사에서 갑자기 만화 원작 2D 수집형 RPG라니 참 놀랍긴 합니다만 사실 아카데미아가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지난 5월에 원펀맨 : 최강의 남자(一拳超人:最强之男)를 출시한 바 있거든요. 도탑전기를 기반으로 사이타마를 한 판에 한번만 쓸 수 있는 궁극기 내지는 소환수 개념으로 활용한 나름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만, 그 외에 디자인적으로 (특히 도탑전기의 문제 극복에 대해) 눈에 띄는 차별점이 없어 딱히 포스팅을 남기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나온 아카데미아는 상당히 재미있는 해법을 내놓았네요.

 

사실 개인적으로 아주 크게 기대한 작품은 아닙니다만... 아니 왠걸 중국 최고의 걸그룹 화전소녀101(火箭少女101, Rocket Girls 101)의 멤버 라이메이윈(赖美云) 이 게임을 홍보하더군요. 화전소녀101이라고 하면 엠넷으로부터 정식으로 프로류스101 라이센스를 받아 텐센트가 제작한 창조101(创造101)의 데뷔조로 대륙의 I.O.I 라고 할 수 있습죠. 데뷔 EP 撞을 무려 207만장 팔아 2018년 연간 매출 1위에 QQ뮤직 역대 매출 10위에 오른, 중국 유일의 초 1군 걸그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게임을 홍보하고 있는 라이메이윈(赖美云)은 귀여운 외모, 호소력 있는 중고음의 보컬, 기본기 탄탄하며 리드미컬한 댄스, 쉴새 없이 터지는 예능감, 무대 위에서의 표현력 등 아이돌에게 필요한 모든 자질을 다 갖춘 완성형 아이돌 로 무려 1억 7백만표를 얻어 창조101 6위로 데뷔한 중국 최고의 아이돌 유망주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오타쿠 + 게이머이기도 하죠. 가장 좋아하는 만화는 원피스에 스스로 취미로 만화 그림을 그리고 코스프레도 하고, 중국판 코믹 마켓에도 가는 오타쿠! 그리고 연예인들 간의 이벤트 경기라지만 LPL 롤드컵 대표 결정전 행사에서 경기 해설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게이머! 말하자면 무대 위에선 소녀시대 태연인데 집에선 데프콘 심형탁인 상황! 이런 대륙의 전국구 오타쿠 겸 게이머가 홍보하는 게임이라면 엄청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가 무럭무럭 자라나지 않겠습니까??

 

2. 캐릭터의 기본 구성과 가챠

도탑전기류와 일본식 수집형 게임을 가르는 가장 기본적인 특징은 바로 캐릭터의 등급이 될 것입니다. 일본식 수집형 게임들은 대체로 N < R < SR < SSR 과 같은 식으로 캐릭터의 등급을 엄밀하게 나누는 반면, 도탑전기류 게임들은 이러한 등급 구분 없이 모든 캐릭터가 동등하다는 것을 전제로 깔았죠. 프린세스 커넥트가 도탑전기류 게임과 영원한 7일의 도시의 영향을 받아 태생 성급은 다를 지언정 모두 공평하게 올라올 수 있다는 시스템으로 흘러간 것과 반대로, 최근의 도탑류 게임들은 등급을 나누는 추세입니다. 아무래도 등급을 나누고 등급에 따라 확률을 달리 가져가는 것이 가챠 장사에 유리하기 때문이겠죠.

아카데미아에선 최상급의 진귀(珍贵), 그 아래의 희귀(稀有), 그리고 보통(普通) 이렇게 세단계의 등급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료 가챠의 경우 진귀가 1.5%, 희귀가 10%, 보통은 18.5%의 확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셋을 합쳐 완제 캐릭터를 얻을 확률은 30%이고 매 10번째 가챠 마다 희귀 이상의 완제 캐릭터 1개가 보장됩니다.

 

오소독스한 도탑전기류 게임들은 대체로 가챠에서 완제 캐릭터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각종 성장 시스템에 들어가는 자원들이 나오고 운이 좋아야 캐릭터의 조각이 나오죠. 캐릭터는 거의 매 10가챠 마다 1번씩의 보장으로만 얻을 수 있고, 10연 가챠에서 캐릭터 2명 보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반대로 이전에 소개드렸던 탈-도탑전기류 게임들의 경우는 일본 수집형 게임처럼 100% 캐릭터를 보장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 처럼 형태가 없는 캐릭터를 끼우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가챠에서 캐릭터 외의 것은 나오지 않는 판을 짰죠.

아카데미아는 그 사이에 걸쳐있습니다. 완제 캐릭터 확률 30%는 10연 당 2개 정도의 캐릭터는 보장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70%도 진귀 파편 20%, 희귀 파편 20%에 SD인형(영웅 상점용 재화로 환전됨)이 30% 입니다.

캐릭터의 등급을 나누는 대신 도탑전기보다 캐릭터를 더 얻기 쉽게 한 모양인데, 이걸로 어떻게 도탑전기의 고질적인 장기 운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3. 등급에 따른 조각 수 차등

희귀 - 중복시 60조각 보통 - 중복시 20조각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중복 당첨시 지급하는 조각의 갯수입니다. 위 스크린샷에서 보시는 것 처럼 희귀는 중복시 조각 60개, 보통은 20개 이런 식으로 등급에 따라 가챠 중복 당첨시 지급하는 조각의 갯수에 차등을 두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도탑전기의 경우 모든 캐릭터가 동급이기 때문에, 이미 있는 캐릭터가 중복 당첨되었을 경우 지급하는 조각의 갯수도 동일했습니다. 드래곤볼 용주격투의 경우, 조각 20개였는데 보통 가챠로 처음 획득할 때가 4성인 반면 4성에서 5성으로 가는데 필요한 조각은 80~100개에 달했죠. 4~5번 중복해야 겨우 1성 올릴 수 있었지만 그나마 모든 캐릭터의 확률이 동일했습니다.

가챠를 좀 더 공격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등급을 구분하는 게임에 들어서면 이 부분이 상당히 애매해집니다. 고등급은 확률이 적으니 그만큼 중복도 적게 터지기 마련이죠. 그렇다면 태생 등급은 높으나 조각이 적어서 성장하지 못한 캐릭터와 태생 등급은 낮지만 조각이 많아서 많이 성장시킨 캐릭터 사이에 우열 관계가 애매해집니다. 최고 등급 캐릭터의 효용이 떨어지는 것이죠.

아카데미아의 경우는 등급에 따라 중복시 떨어지는 조각 갯수에 차등을 둠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흔한 보통 등급은 중복이 떠도 조각 20개, 희귀는 60개 이런 식으로 등급이 높을 수록 더 많은 조각이 떨어지는 것이죠. 분명 조각을 사용하는 다른 게임들에 비해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육성하기가 조금 더 유리하긴 합니다만, 여전히 두가지의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어쨌든 1.5%의 확률을 뚫고도 중복이 터져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신캐의 조각만 집중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신캐의 육성이 무조건 뒤쳐진다는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4. 조각 혼용과 전용 조각을 혼합

사실 이 신캐의 조각 수급 문제가 도탑전기 모델을 장기적으로 운용하는데 가장 골치아픈 부분입니다. 이미 다른 캐릭터들은 중복 조각을 먹여서 6성까지 키워놓았는데 신캐 손오공을 얻으면 4성이거든요. 손오공 6성 만들려면 손오공 조각이 필요하고, 손오공 조각을 모으려면 가챠를 돌려야 하는데, 가챠 돌리다 보면 기존에 갖고 있던 캐릭터들의 조각도 같이 획득하게 됩니다. 결국 신캐는 영원히 뒤쳐질 수 밖에 없게 되지요.

이제까지 이 문제를 해결해온 방식은 주로 조각 모음에 의한 성장에 한계를 두고 조각을 모든 캐릭터에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자원으로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원한 7일의 도시의 경우, 중복이 발생하면 일정량의 영혼 파편을 지급하고 이 영혼 파편을 사용해 태생 등급에 관계 없이 모든 캐릭터를 S급 4성에 + 신기 30레벨까지 성장시킬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일본식 도탑전기라고 할 수 있는 프린세스 커넥트의 경우는 각 캐릭터가 해당 캐릭터의 조각을 소모하는 구조는 유지하는 대신 성장에 한계를 두고 중복 발생시 여신의 보석이라는 화폐를 지급해 원하는 캐릭터의 조각을 구입할 수 있는 우회로를 설치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영7과 같으나 부분적으로 여신의 보석을 사용하는 상점의 상품 목록을 조절함으로써 각 캐릭터의 조각 획득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지요.

아카데미아는 특이하게도 만능 조각과 전용 조각을 반반씩 섞어놓은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각 영웅들은 '진귀' '보통' 등의 태생 등급 외에 D, C, B, A로 이어지는 영웅 평가 라는 등급을 따로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등급은 각 단계별로 일정 레벨을 달성하고 체능, 특성, 공조라는 3가지 패시브의 스킬을 일정 수준 성장시켰을 때 '돌파'할 수 있지요. 이 패시브 스킬은 캐릭터의 조각을 소모해서 성장시키게 됩니다.

 

 

재미있는 건 이 패시브 스킬들이 조각을 소모하는 방식에 관한 것입니다. 체능과 특성은 캐릭터 태생 등급만 맞으면 아무 캐릭터의 조각이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새로 나온 진귀 등급의 미도리야를 얻어서 키우려고 하는데, 당연히 진귀 미도리야의 조각은 없지만 이이다의 조각이 많이 남아있다면 이이다의 조각을 대신 쓸수 있는 식이죠. 하지만 공조는 해당 캐릭터의 조각만을 사용합니다. 공조는 B등급 까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A등급으로 가려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어쨌든 캐릭터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키우기 위해선 해당 캐릭터의 조각이 필요합니다.

만능 조각을 사용하는 게임들은 일단 캐릭터를 획득하고 나면 가챠의 매력이 굉장히 쪼그라든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도탑전기 처럼 각 캐릭터가 전용 조각을 사용하는 구성에선 최고의 가치를 지닌 와일드 카드지만, 전용 조각 없이 모든 캐릭터가 동등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선 굉장히 흔한 자원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영7이나 프리코네 처럼 만능 조각에 대해선 등급 구분이 없는 대신 중복 당첨된 캐릭터의 등급에 따라 그 양에 차등을 두고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역시 조각 10개와 50개의 차이는 태생C급 - 태생S급의 차이 만큼의 희열을 주지는 못합니다. 이론상으로는 태생S를 뽑았지만 성급 성장을 위한 조각을 모으기 위해 가챠를 더 돌리는 루프가 형성되지만 실제로는 구매로까지 이어지진 못합니다. 영7 처럼 만능 조각을 통한 성장에 한계가 있고, 조각을 게임 내에서 획득할 수 있는 게임에선 이 만능 조각들이 적체되기까지 하기 때문에 더더욱 만능 조각의 가치가 떨어지죠.

프리코네의 경우는 특정 캐릭터 조각은 플레이에서 파밍시키고, 원하는 캐릭터의 조각을 살 수 있는 여신의 보석은 가챠 중복으로만 얻을 수 있게 해서 가챠에 의미를 부여하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돈이 아주 무한히 있는 게 아닌 이상은 여신의 보석을 쓰기가 꺼려졌습니다. 파밍이 가능한 캐릭터의 조각을 사려 하면 귀한 자원을 불필요하게 쓰는것 같아 굉장히 손해보는 기분이 들고, 파밍이 안되는 캐릭터의 조각을 살 땐 충분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안해지더군요.

 

KOF 데스티니 처럼 만능 조각을 양으로 컨트롤하지 않고 아예 등급을 가르는 게임들도 있습니다. 이 경우 확실히 중복이라도 고등급이 터졌을 때 보다 확실한 보상감을 줄 수 있긴 합니다. 영원한 7일의 도시도 각성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등급별 조각으로 이전했지요. 하지만 결국 SSR 캐릭터에 사용할 수 있는 고등급 만능조각의 획득은 SSR 캐릭터 당첨 만큼이나 드물기 때문에 힘들게 얻은 SSR 캐릭터를 키우기는 힘들어진다는 문제가 남습니다. 또한 전통 도탑처럼 각 스테이지에서 특정 캐릭터용 조각만 나오던 구성에서 갑자기 만능 조각이 나오게 되니 SR조각이 너무 넘쳐나서 그 결과 SR이 어렵지 않게 7성을 다 찍어버리니 더더욱 SSR의 가치가 애매해졌죠. (KOF 데스티니는 보유하고 있는 모든 캐릭터의 전투력이 모두 합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투력 측면에선 손해보지 않고 저성급의 신캐로 옮겨갈 수 있는 게임입니다만, 스킬 개방은 성급 성장에 물려있어 아무리 오로치 루갈을 뽑아도 성급이 낮으면 필살기, 초필살기를 쓸 수 없어 기본기와 기본 스킬의 성능이 아주 강하지 않은 이상 고성급 SR이 저성급 SSR보다 유리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카데미아의 이 조각 혼입 체계는 굉장히 절묘한 포인트를 짚어내고 있습니다. 게임을 통해 획득하게 되는 캐릭터의 - 특히 진귀 등급 캐릭터의 - 조각이 해당 캐릭터의 공조 레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아주 귀한 자원임과 동시에 다른 캐릭터의 체능과 특성을 높이는데 필요한 귀한 자원이라는 두가지 가치를 동시에 지니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신캐 - 특히 한정 신캐 - 를 한번 얻어도 해당 캐릭터의 공조를 성장시키기 위해 가챠에 다시 한번 도전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일본식 가챠 게임에서 1장 명함 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한계 돌파를 위해 2중복 3중복을 노리는 것 처럼 말이죠.

물론 한번 걸리는 것도 힘든데 두번 걸리기는 더더욱 힘들죠. 하지만 성장 축 중 하나가 전용 조각을 요구하는 이상, 조각을 구할 수 있을 때 땡겨야 합니다. 그래서 한정 신캐를 출시할 땐 위 그림 처럼 뽑기 횟수에 따라 해당 한정 신캐의 조각을 주는 프로모션을 병행해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주 운이 없는 사람에게는 200번 뽑으면 어쨌든 얻는다는 천장이 되고, 그정도로 운이 없지 않은 사람에겐 기왕 뽑은 한정캐 조각도 얻을 수 있는 보너스 기회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가챠를 돌리는 동안 얻게 되는 다른 진귀 캐릭터들의 조각은 한정 신캐의 체능과 특성을 성장시키는 재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신캐의 성장 재료를 충분히 못얻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만, 신캐 성장 재료 모으는 동안 다른 캐릭터가 더 커버리는 문제는 이걸로 방지할 수 있지요.

특정 진귀 캐릭터의 조각을 얻기는 어렵지만, 일부 진귀 캐릭터의 조각은 꽤나 수월하게 수급할 수 있습니다. 일단은 당연히 다른 도탑전기처럼 하드 난이도의 특정 스테이지들이 특정 캐릭터의 조각을 드랍하구요, 그 외 영웅 상점이나 PVP 포인트 상점, 길드 포인트 상점 등 다양한 상점에서 조각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한정 캐릭터들의 조각은 이런 상점에 올라오지 않습니다.

이런 풍성한 조각 공급은 저과금 사용자들도 진귀 캐릭터를 제한적으로나마 확보하고 육성해가며 사용할 수 있게 배려하는 동시에 한정 캐릭터들을 갖고 있는 중~고과금 사용자들에겐 좋은 조각 공급처가 되지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정 캐릭터의 육성에 대해 한가지 문제는 남습니다. 체능과 특성은 다른 진귀 캐릭터의 조각으로 키운다고 쳐도 공조를 키우고 등급을 올리기 위해선 해당 캐릭터의 조각이 필요한데, 한정 캐릭터의 조각은 스테이지에서도 드랍되지 않고 상점에서도 팔지 않는단 말이죠. 여기서 또 하나의 묘수가 나옵니다.

 

5.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의 조각 수급

 

도전 컨텐츠 중 하나인 직장체험은 이미 갖고 있는 캐릭터를 지정하고 약간의 재화를 소모하면 12시간 뒤에 해당 캐릭터의 조각을 지급해주는 컨텐츠입니다. 한 캐릭터당 1개 슬롯에만 지정할 수 있다는 것 외엔 다른 제약이 없습니다. 즉, 일단 한정 신캐를 확보하기만 하면 한정 가챠가 끝나든 말든, 전용 파밍 스테이지가 있든 말든 꾸준히 고정적으로 해당 캐릭터의 조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얻은 조각으로 공조를 올릴 수 있지요.

 

100 다이아 = 12시간 뒤 수련권 18개 + 조각 2개 300 다이아 = 12시간 뒤 수련권 24개 + 조각 3개

아니 이렇게 조각을 쉽게 얻으면 돈을 어떻게 버나 싶겠습니다만.. 그렇게 허술할 리가 없지요. 직장 체험은 지불하는 금액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조각의 수가 다릅니다. 무상 재화를 사용하면 8시간 후 조각 1개를 지급하지만 다이아 100개(10위안 = 1650원 상당) 사용시 12시간 후 조각 2개를, 300개(30위안 = 4970원) 사용시엔 조각 3개를 지급하지요.

액수가 얼마 안되어 보입니다만 한번에 직장 체험에서 굴릴 수 있는 캐릭터는 최대 5종입니다. 알뜰하게 조각 2개 짜리만 챙겨도 하루에 다이아 1000개 = 100위안 = 16500원의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만일 3개씩 챙긴다면 그 3배인 5만원에 가까운 돈을 매일 지불하게 되지요. 절대로 적은 돈이 아닙니다. 특히 돈은 3배가 들지만 얻을 수 있는 조각의 수는 50% 증가한다는 점에서 가격 차별화를 아주 제대로 실현하고 있습니다.

 

 

6. 장비와 스킬 카드의 파밍과 BM

전통적인 도탑전기와 구분되는 또다른 부분은 장비와 스킬 카드의 수집입니다. 통상 도탑전기류 게임에선 개개별로 유니크한 성능을 가지고 있고 교체 가능한 형식의 장비 아이템을 두지 않았으나, 아카데미아는 장비를 따로 두고 있습니다. 장비마다 정해진 슬롯에 배치할 수 있고, 정해진 능력치가 있으며, 색깔로 표현되는 등급은 변화할 수 없지만 개별적으로 강화를 통해 레벨을 올리고 개량을 통해 성급을 올릴 수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 장갑을 보시면 100은 100레벨까지 강화했다는 뜻이고, 아래의 별 1개는 1단계 개량을 마쳤다는 뜻입니다.

또 한가지 특기할만한 것은 이 장비가 캐릭터 귀속이 아니라 캐릭터가 속해있는 슬롯 귀속이라는 것입니다. 즉 위 스크린샷에서 보이는 장비는 미도리야 이즈쿠가 장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파티의 3번 슬롯의 캐릭터에 장착한 것인데 지금 3번 슬롯이 미도리야 이즈쿠일 뿐인 것이죠. 만일 올마이티를 얻어서 3번 슬롯에 배치하게 되면 위 장비들은 올마이티에게 적용됩니다.

 

캐릭터 좌우로 3개씩 보이는 슬롯들은 공통 슬롯이라 제한 없이 아무 캐릭터나 사용할 수 있지만, 캐릭터 머리 오른쪽에 있는 슬롯은 캐릭터 전용 장비입니다. 말 그대로 특정 캐릭터만 장착할 수 있는 장비들이죠. 캐릭터당 1종씩 배치되어있는 이 전용 장비들은 일반 장비들에 비해 매우 큰 스탯 보너스를 더해줍니다.

 

그리고 이 전용 장비는 당연히 가챠와도 연결됩니다. 위 영상은 장비 가챠인데요, 위는 일반 장비가 나오는 가챠이고 아래쪽은 전용 장비를 얻을 수 있는 전투복 가챠입니다. 고등급 캐릭터를 새로 뽑았다면, 해당 캐릭터의 전용 장비까지 맞춰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겠죠. 그래서 또 여기에 돈을 쓰게 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44초에 나오는 것 처럼 특정 캐릭터를 지목해서 해당 캐릭터 용 장비가 나올 확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영상에서 보시는 것 처럼 잘 나오지는 않지요. 등급이 너무 낮거나, 낮은 등급 캐릭터 용이라 쓸모 없는 전용 장비들은 갈아서 전용 장비의 육성 재료로 쓸수 있습니다. 한정 신캐 저격 가차에 들어가는 고과금 사용자들에겐 그렇게 나쁜 장사는 아닙니다.

 

또다른 커스텀 요소는 스킬 카드입니다. 게임에는 단순히 특정 스탯을 높여주는 카드(예: 공격력 +100) 부터 특정 조건에서 특별한 효과를 발휘하는 카드(예: 공격으로 적을 죽이면 HP 10% 회복) 등 다양한 카드가 존재하고 이를 캐릭터에 장착할 수 있습니다. 최대 5장 & 코스트 합계 제한 하에서 각 캐릭터에 가장 잘 맞는 카드 덱을 안겨주는 최적화가 상위 단계에서의 육성 요소가 됩니다.

카드는 기본적으로 플레이 도중 얻는 카드 상자를 개봉해서 얻을 수 있는데, 각 카드 상자는 개봉에 일정 시간이 소요되고 약간의 돈을 지불하면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카드를 지급해주는 것이 기본적인 BM입니다. 하지만 이 카드 BM의 핵심은 특정 캐릭터의 전용 스킬 카드입니다. 각 캐릭터들은 4개의 패시브 스킬 중 2개가 잠겨있는 채로 획득되는데, 이 스킬들은 전용 스킬 카드들을 장착해야만 활성화 됩니다. 그리고 이 캐릭터 전용 스킬 카드들은 카드 상자에서 아주아주아주 희박한 확률로도 나오지만, 그보다는 가챠를 굴려서 얻는 마일리지를 사용해서 구입하게 되지요. 한정 신캐를 얻었는데 스킬 카드를 사기엔 마일리지가 부족하다? 가챠 들어가야죠. 조각도 얻고 스킬 카드도 얻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얼마나 좋습니까. 은행 잔고만 힘들 뿐이죠.

 

8. 왜 수집해야 하는가?.

이렇게만 놓고 보면 도탑전기류 게임들이 갖는 문제들을 꽤 잘 해결해낸 것 처럼 보이는데 사실 흥행이 그렇게 썩 좋진 않습니다. iOS 버전만 선행 출시하면서 실제 마케팅은 안드로이드 오픈에 맞춰 진행했기 때문에 오픈빨을 좀 덜 받았다고는 하지만 차트 50위 정도로 시작해서 100위권으로 밀려났어요. 같은 회사의 원펀맨이 20위 안쪽에서 시작한 것을 생각해보면 IP파워가 약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게임 디자인 적으로도 한가지 중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캐릭터를 수집할 이유가 없다는 거지요.

개별 캐릭터에 장비를 물려주는 세븐나이츠나 오버히트와 같은 게임들과 달리 슬롯에 장비를 물리는 방식은 대장문2이나 나루토OL 닌자신세대 등에서도 사용했던 방식입니다.(닌자신세대는 장비 강화만 있고 교체는 없었지만요) 이 디자인은 플레이어 입장에서 모든 캐릭터에 각각 고급 장비들을 맞춰주고 육성시키는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만, 그만큼 캐릭터의 교체가 번거로워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장비와 카드가 모두 새 캐릭터로 이어집니다만, 만일 장비와 카드를 최적화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장비 / 카드 모두 들어엎어야 하는 문제가 있지요. 특히 전용장비와 전용 스킬 카드는 슬롯에 배치되어있는 상태는 이어지지만 캐릭터가 맞지 않으면 효과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새로 지정을 해줘야 합니다.

이는 바꿔 말하자면 새로 더 좋은 캐릭터를 얻는 등의 이유가 아니면 파티 구성을 거의 바꾸지 않은채 기본 파티 6명으로 게임을 쭉 진행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의 요일 던전은 불 속성이니 요일 던전에는 물 속성들로 파티 꾸려 들어간다거나, 골드 던전에선 잡몹이 많이 나오니까 단일 딜러를 빼고 광역 딜러를 많이 넣어 트라이 해본다거나 이런 식으로 컨텐츠 별로 다양한 파티를 꾸리도록 할 수가 없습니다. 만일 한다면 번번히 장비 / 카드 구성을 들어엎어야 하니 매우 불편하고 불쾌하겠죠. 실제로 게임을 진행해봐도 중간에 파티 구성을 바꿔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뭔가 속성이 붙어있긴 한데 그게 강조되어있지도 않았구요.

처음엔 진귀 등급의 캐릭터를 하나씩 얻을 때 마다 기존에 사용중이던 희귀 캐릭터들을 교체해나갔습니다만, 6명을 모으고 나니 이제 다음 캐릭터들을 왜 모아야 할지 이유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기본 파티에 들지 못한 캐릭터들을 활용할 수 있는 컨텐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들을 키우는 것이 전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반대가 되는 케이스가 KOF 데스티니였죠. 모든 캐릭터의 전투력이 합산되기 때문에 SSR이 아닌, SR, S급 캐릭터라고 해도 얻으면 일단 무조건 성장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액션 게임이라 하나하나의 캐릭터가 각기 다른 플레이 경험을 주기 때문에 새로 나오는 캐릭터로 갈아타면 그걸로도 1주일 정도는 재미있게 놀 수 있었어요.

하지만 아카데미아는 거의 초기 도탑전기 수준으로 플레이어의 개입이 없는 게임입니다. 모든 것은 자동이고 플레이어는 각 캐릭터가 기가 차면 쓸 수 있는 필살기를 언제 쓸지만 결정할 뿐입니다. 심지어 대상도 지정할 수 없어요. 이러다보니 캐릭터가 바뀐다고 해서 딱히 경험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죠. 그러니 더 강해지는 것도 아니고,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새 캐릭터를 모아야 할 이유를 찾기가 매우 힘듭니다. 저만해도 지금 파티 전체를 진귀로 채우고도 남는 진귀 캐릭터가 3마리가 있어요.

또한 전용 장비와 전용 스킬카드의 존재가 신캐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면이 있음도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이미 전용 장비와 전용 스킬 카드도 세팅이 끝나있고 특히 전용 장비는 고등급에 강화까지 쭉 올려놓은 상태에서 신캐를 바라보면 저걸 또 뽑은 뒤에 전용 장비 작, 스킬 카드 작을 다시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죠. 이전의 조각 모음처럼 절대로 따라잡기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손쉽게 뚝딱하고 되는 일은 아니니까요. 사실 레벨 올리는 것도 아주 쉽진 않습니다. 경험치 재료도 먹여야 하지만 매 10레벨 마다 각 등급별로 맞는 곰돌이 젤리를 먹여야 하는데 곰돌이 젤리가 나오는 스테이지들은 다 파밍 횟수에 제한이 걸려있거든요. 어느정도 성장한 상태에서 새로 얻은 신캐 바로 갖다 쓰려면 행동력과 파밍 횟수 리셋에 돈을 적지 않게 부어야 합니다.

여러번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애초에 도탑전기라는 게임 자체가 수집형 게임이라기 보다는 육성 게임에 가깝긴 합니다. 아카데미아는 어느 측면에서 보면 수집 게임에 가깝게 돌리려고 한 것 같은데 또 다른 면을 보면 수집 게임과는 잘 맞지 않는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거나, 강화하고 있기도 해요. 참으로 애매하단 말이죠.

 

9. 대세는 수집형 MMO?

사실 텐센트는 작년 11월에 출시한 '나루토OL 닌자신세대' 이후로 이런 정통 도탑류의 게임은 잘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넷이즈는 처음부터 '음양사'로 도탑전기를 빗겨갔고 그 이후로도 '영원한 7일의 도시' 같은 시도를 할 지언정 도탑전기류 게임은 만들지 않고 있어요. 이 두 회사가 요 1년 사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몽환서유와 같은 스타일의 MMO 수집형 RPG입니다. MMO RPG처럼 공유 공간에서 커스터마이징 된 플레이어 캐릭터가 돌아다니는데 전투할 때엔 플레이어 캐릭터 + 수집한 캐릭터가 이룬 파티로 턴제 전투를 진행하는 것이죠.

 

사실 작년 11월에 텐센트가 출시했던 나루토OL 닌자 신세대도 부분적으로는 MMO의 성격을 띄고는 있었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들이 공간을 공유하면서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긴 했죠. 하지만 MMO 기반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도탑전기 게임에 로비 화면을 공용 공간으로 바꾸었다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잠깐 그러고보니 닌자 신세대도 아주신가방(亚洲新歌榜) 2018년 최우수 신인 그룹상, 2019년 최우수 그룹상을 수상한 걸그룹 화전소녀101의 오덕 게이머 아이돌 라이메이윈(赖美云)이 홍보했었군요.. 이런 기막힌 우연이...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때마침 10월 말에 양사가 각기 최신작을 내놓았습니다. 텐센트는 텐센트TV의 애니메이션인 호요소홍랑(狐妖小红娘)을, 넷이즈는 헌원검 IP의 헌원검 용무운산(轩辕剑 龙舞云山)을 출시했지요. MMO기반의 턴제 수집형 게임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게임을 풀어가는 방식엔 차이가 있어서 요즘 열심히 플레이 중입니다.

 

아니 잠깐, 그러고보니 헌원검 용무운산 역시 제작비 100억짜리 초대형 여행 예능을 찍는다고 발표했더니 광고비만 200억이 꽂혔다는 중국 최정상의 걸그룹 화전소녀101의 만능 아이돌 라이메이윈(赖美云) 양이 홍보했었군요. 오픈 기념식 겸 게임 소개 행사를 팬미팅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게임 내 방송 기능으로 생중계 했는데, 방송 시청 예약자가 1백만명을 가뿐히 넘겼고 생방 시청자 수도 500만명 이상이었다죠?

 

여하튼 중국 수집형 게임의 흐름은 호요소홍랑과 헌원검 용무운산 쪽을 좀 더 파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왠지 게임 리뷰에 다른 개인적인 취미가 섞였다거나 그쪽이 진짜 화제였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오해이십니다.

 

by 고금아 2019. 11. 11. 10:05

0. 소개

지난 일-중 수집형 RPG의 캐릭터 판매를 둘러싼 BM과 게임 디자인 비교 1부2부에서 캐릭터를 가챠로 획득한다는 공통점은 있으나 끝없는 한정된 수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수직 성장을 추구하는 도탑전기류 게임과 끊임없이 추가되는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수평성장을 추구하는 수집형 RPG는 서로 다른 구조와 BM을 가짐을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텐센트가 IP를 내세워 도탑전기류 게임을 꾸준히 출시하며 그 디자인을 가다듬고있는 반면, 텐센트 외의 회사에선 수집형 RPG의 모델을 시험중이라고도 말씀드렸죠.

2018년 차이나조이를 전후로 텐센트에선 3종의 수집형 RPG 게임을 출시하였습니다. 세 게임 모두 IP에 기반하고 있지만 도탑전기류 모델에서 벗어나 각기 다른 방향으로 수집형 RPG를 추구하고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게임명(한)

게임명(중)

공식 홈페이지

iOS

AOS

PC(에뮬)

 요신기

 妖神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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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투사성시(텐센트)

 圣斗士星失(腾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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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격문고 크로싱 보이드

 电击文库:零境交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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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명을 누르시면 해당 게임의 포스트로 연결됩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APK 다운이 안될 경우 공식 홈페이지에서 AOS 다운받기 메뉴를 찾아주세요)


1부와 2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3. 전격문고 크로싱 보이드

세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전격문고 크로싱보이드 电击文库:零境交错 입니다. 일본의 인기 라이트노벨 레이블인 전격문고의 각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소재로 한 대전 게임인 전격문고 파이팅 클라이막스 이그니션을 기반으로 중국에서 새롭게 제작한 모바일 게임이죠. 발매전부터 화려한 라인업과 미려한 그래픽으로 화제가 되었던 게임입니다.


3-1. 대전 게임을 기반으로 만든 턴제 전투

일단 가장 먼저 궁금해하실만한 전투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전격문고는 2부에서 살펴보았던 성투사성시(텐센트)와 마찬가지로 각 캐릭터가 자기 차례가 되면 액션을 하는 턴 방식의 전투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일단 영상만으로 보았을 땐 격투게임에서 온 호쾌한 타격감과 캐릭터성을 잘 드러내는 화려한 스킬 연출이 눈에 띌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전투는 성투사성시와 마찬가지로 제법 깊으며 재미있습니다.


전투에 참가하는 파티는 전열 / 중열 / 후열 이렇게 3개조로 나뉩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을 마주보는 구도이기 때문에 맨 오른쪽의 키리노 조가 전열입니다. 그리고 각 조는 메인 캐릭터 1종과 서브 캐릭터 1종을 배치하게 되는데, 메인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전투의 전면에 나서고 서브 캐릭터는 필요할 때에만 잠깐씩 등장합니다. 키리노 조에선 키리노가 메인, 옆에 있는 이름 모를 남자는 서브입니다. 아예 SUB 라고 적혀있지요.


매 턴이 시작되면 각 슬롯의 속도에 따라 차례가 정해지고, 차례가 되면 각 슬롯의 유닛들이 행동을 하게 됩니다. 좌측의 3개는 메인 캐릭터의 스킬이고 오른쪽 첫번째는 서브 캐릭터의 스킬, 마지막은 메인 캐릭터와 서브 캐릭터의 상성이 맞을 때에만 사용할 수 있는 콤보 스킬입니다.

성투사성시의 경우는 스킬의 대상을 수동으로 직접 지정해야했습니다만, 전격문고의 경우는 스킬에 효과와 대상이 함께 정의되어있습니다. '적 전체에게 공격력의 172%의 데미지를 입힌다.' '전열의 적에게 75%의 데미지를 입히고 기절시킨다' '아군 모두에게 매턴 최대 HP의 15%를 회복시키는 버프를 3턴간 부여한다'는 식이죠. 성투사성시가 속박, 빙결 등과 같은 특징적인 스킬들로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냈다면 전격문고는 이 스킬의 대상 / 효과 조합을 통해 개성을 살려냅니다. 전체 공격 특화, 전열 공격 특화, 후열 공격 특화, 힐러 등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고, 속성이나 직업 메타 없이도 다양한 캐릭터를 수집할 이유를 제공해줍니다.


버프 / 디버프에 대한 공방 또한 전격문고 전투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전격문고의 각 스킬들은 직접 때려서 데미지를 주는 것 외에도 방어력을 깎고 공격력을 올리고 출혈 데미지를 일으키는 등의 버프/디버프가 다양하게 존재하며 그 효과 또한 막강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버프 / 디버프가 있기 때문에 상대의 버프를 날리거나 아군의 디버프를 날리는 스킬등도 존재하지요. 그래서 매 턴 깡으로 데미지를 주는 것이 이로울지 상대의 버프를 날리는 게 이로울지, 혹은 아군의 디버프를 날려야할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전격문고의 전투를 재미있게 꾸며주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에너지 관리입니다. 성투사성시가 하스 스톤과 유사한 방식으로 큰 스킬을 사용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의 공급을 늘려가며 그 에너지 사용의 전략성을 강조한 것과 유사하게, 전격문고 역시 에너지 관리를 턴제 전투의 핵심 전략 요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형식은 성투사성시와 다르지만요.

전투 중에 각 팀은 파란색(스킬 에너지)과 노란색(승화기 에너지) 이렇게 2가지 타입의 에너지를 갖습니다. 스킬 에너지는 차례가 되면 자동으로 차오르고, 파란색으로 표시된 스킬을 쓸 때 적혀있는 만큼이 소모됩니다. 메인 캐릭터 스킬, 서브 캐릭터 스킬, 연계기 등 평타와 승화기(궁극기)를 제외한 모든 스킬이 스킬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가장 강력한 승화기(궁극기)는 노란색의 승화기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이는 스킬을 사용할 때 채워집니다. 스킬 사용에 소모된 만큼이 노란색으로 전환되는 것이죠. 매 턴 에너지가 초기화되는 성투사성시와 달리 이 스킬 에너지와 승화기 에너지는 다음 턴, 다음 캐릭터에게로 이전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단계에서의 흐름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 평타를 쳐서 스킬 에너지를 모으고, 스킬 에너지가 모이면 스킬을 써서 데미지를 주면서 승화기 에너지를 모으는 것입니다. 그리고 승화기 에너지가 충분히 모이면 강력한 승화기를 쓰는 것이죠. 이 단계에선 당장 쓸 수 있는 스킬들 중 어느 스킬이 가장 유리한지 고르는 것이 주된 의사결정이 됩니다.  그러다 조금씩 익숙해지면 승화기를 쓰는 순서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전열 1명을 확실히 보낼 수 있는 지금 캐릭터로 승화기를 쓸지, 셋 모두에게 큰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다음 캐릭터로 승화기를 쓸 지 고르는 것이죠.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승화기를 쓰기 까지의 몇 수 앞의 에너지 흐름을 관리하게 됩니다. 다다음 캐릭터인 사냐가 승화기를 쓰면 적 전체에 큰 데미지를 줘 일발 역전이 가능한데, 승화기 에너지가 6점 부족합니다. 지금 키리노로 5점짜리 스킬을 쓰면 노란 에너지가 5점 쌓이지만 다음 캐릭터인 아스나는 에너지가 부족해 평타를 때릴 수 밖에 없게 되고, 사냐는 결국 승화기 에너지가 1점 부족해 승화기를 쓸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키리노가 3점짜리 스킬을 쓰면 아스나도 3점짜리 스킬을 써서 6점을 채울 수 있게 되죠. 마치 묘수풀이 처럼 원하는 결론을 정해놓고 에너지를 관리하며 상황을 몰아가게 되지요.


성투사성시와 마찬가지로 매 턴 매 캐릭터마다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투 템포가 느릴 수 있습니다. 스킬 연출이 화려한 것 또한 템포를 잡아먹지요. 크로싱 보이드는 이 문제를 연출 배속 재생과 자동전투를 통해 보완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자동전투를 컨트롤하는 방식인데요, 보통 이런 턴제 전투에서 자동 전투는 판단을 AI에 위임한 상태에 플레이어의 개입을 배제하거나, 특정한 스킬을 쓰도록 강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만 크로싱 보이드는 반대로 자동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캐릭터에게 특정한 스킬을 사용하지 못하도록만 설정하게 합니다. 가 각 캐릭터에게 특정한 액션을 취하지 말라고 설정하게 됩니다.

위 스크린샷의 경우 4번째 슬롯에 있는 서브 캐릭터의 스킬을 사용하지 말라고 설정한 사례인데요, 특이하게도 저 스킬은 평타와 마찬가지로 파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데 메인 캐릭터와 타겟이 겹치면서도 메인 캐릭터보다 성급이 낮아 데미지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묘한 '부작위에 대한' 설정이 가능한 것은 크로싱 보이드라는 게임의 모든 액션은 스킬로 정의되어있고, 각각의 스킬에 효과와 타겟이 함께 정의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캐릭터가 할 수 있는 일이 명확하게 정해져있는 상태에서 원치 않는 부분을 걸러냄으로써 크로싱 보이드의 자동전투는 오히려 더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자동전투는 결국 덱의 구성, 결국 포석을 따를 수 밖에 없고 이는 다시 원하는 스킬을 가진 캐릭터의 수집과 연결되어있지요.


배속전투와 자동전투가 지원된다고 해도 어쨌든 소탕이 없으면 매 판 전투에 대해 시간을 소비할 수 밖에 없습니다. 크로싱 보이드는 소탕은 없지만 행동력을 몰아서 쓰는 '몰아쓰기' 기능을 통해 이 물리적 시간 점유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 처럼 원래 1판에 행동력이 6점 소모되는 스테이지에 3배인 18점을 밀어넣고, 보상을 3배로 받아가는 것이죠. 이 몰아쓰기는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서 얻는 별의 갯수에 묶여있습니다. 3별 클리어한 스테이지에선 3배 몰아쓰기를, 2별 클리어한 스테이지에선 2배 몰아쓰기가 가능합니다.



3-2. 캐릭터와 예장 사이, '서브 캐릭터'

이러한 크로싱 보이드의 전투 시스템과 메타 구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메인 캐릭터와 서브 캐릭터의 구분입니다. 전열 / 중열 / 후열 3개조에 메인 캐릭터와 서브 캐릭터를 각 1종씩 배치하는데, 한 캐릭터를 메인이나 서브 중 원하는 슬롯에 배치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태생적으로 메인으로 쓸 수 있는 캐릭터와 서브에만 쓸 수 있는 캐릭터가 구분되어있지요. 위 스크린샷을 보시면 6명의 키리노가 있는데 왼쪽 3개는 'SUB' 라는 딱지가 붙어있는 반면 오른쪽은 딱지가 없습니다. 딱지가 붙으면 서브 전용, 없으면 메인 전용인 것이죠.



 

 


 서브용 키리노

메인용 키리노

서브용 캐릭터와 메인용 캐릭터는 대부분 동일한 시스템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동일한 파라미터를 가지고, 동일한 방법으로 성급을 올리며, 동일하게 아이템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은 스킬에 관한 것입니다. 성급 성장에 의해 해금되는 4개의 패시브 스킬은 공통이지만 메인용 캐릭터가 3개의 액티브 스킬(평타, 스킬, 승화기)을 갖는 반면 서브용 캐릭터는 단 1개의 액티브 스킬을 갖습니다. 아까의 전투 스크린샷에서 승화기 오른쪽에 있던, 좌에서 네번째 슬롯의 스킬이죠.


수익 구조에서 이런 '서브' 캐릭터가 갖는 의미는 명확합니다. 보다 적은 생산 비용으로 가챠를 꾸릴 수 있다는 것이죠. 항상 화면에 비치는 메인 캐릭터는 굉장히 많은 스프라이트를 요구합니다. 기본적인 대기 모션, 각종 스킬 모션 외에도 피해를 받는 모션 등 제작 단가가 굉장히 비싸죠. 반면 서브 캐릭터는 서브 캐릭터 스킬이나 연계기를 사용할 때에만 등장합니다. 즉, 제작해야 할 스프라이트의 양이 메인 캐릭터보다 훨씬 적습니다. 저렴하게 제작해서 가챠에 혼입한다는 측면에서 크로싱 보이드의 서브 캐릭터의 역할은 페그오의 예장이나, 앞서 소개했던 요신기의 일사찰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메인용 키리노 (B급 1성)

서브용 키리노 (B급 1성)


하지만 크로싱 보이드의 서브 캐릭터는 게임에 부차적으로 사용되는, 내 귀한 SSR 확률을 낮추는 쓰레기라기 보다는 게임 상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일부로 받아들여집니다. (중국 유저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고, 적어도 제가 느끼기엔 그랬다는 겁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이 서브 캐릭터는 메인 캐릭터와 완전히 동일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동일한 희귀도, 레벨, 성급 구조를 지니고 있고 아이템 장착, 스킬 레벨 상승 등 모든 부분이 메인 캐릭터와 같습니다. 유일한 차이는 액티브 스킬의 갯수 뿐인 것이죠.


메인 캐릭터와 서브 캐릭터의 조합이 게임에 끼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는 점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페그오의 예장이든, 요신기의 일사찰이든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능력치와 패시브한 효과를 더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능력치와 효과가 캐릭터와 조합되면 큰 영향을 끼치긴 하지만 어쨌든 메인에 따라오는 '옵션'이라는 느낌이 강하죠. 반면 크로싱 보이드의 서브 캐릭터는 사용자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액티브 스킬'을 제공해주고, 이에 따른 조합이 굉장히 큰 의미를 갖습니다. 언제든 애너지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는 서브 캐릭터 스킬과 메인 캐릭터와 궁합이 맞으면 쓸 수 있게 되는 연계기 이 2가지 액티브 스킬이 파티의 활용폭을 크게 넓혀줍니다. 딜러 일변도인 파티에 힐러를 끼워넣는다거나, 메인 캐릭터들이 때리지 못하는 슬롯을 때릴 수 있게 하는 등 플레이어의 가려운 구석을 서브 캐릭터가 제대로 긁어줄 수 있는 것이죠.

예장이든 일사찰이든 메인 캐릭터와의 조합을 통해 폭넓은 게임플레이를 제공한다는 점에선 크로싱 보이드의 서브 캐릭터와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크로싱 보이드는 액티브 스킬을 2가지 더하게 함으로써 게임에 더 깊게 관여하고 있으며 메인 캐릭터와 90% 이상의 특성을 공유함으로써 가챠를 채우기 위해 저렴하게 생산한 쓰레기 컨텐츠라기 보다는 메인 캐릭터와 거의 대등한 위상을 지닌 캐릭터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집니다.



3-3. 기본 성장 컨텐츠

 캐릭터들은 기본적으로 레벨과 성급, 스킬, 장비, 천부의 다섯가지 성장축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벨을 올릴 수 있는 경험치는 캐릭터를 세션에 참가시키는 것으로도 얻을 수 있지만 스테이지에서 드랍되는 경험치 재료를 소모해서도 올릴 수 있습니다. 경험치 재료의 수급이 비교적 넉넉하기 때문에 음양사처럼 굳이 새로 얻은 쪼렙 캐릭터로 던전을 돌아야하는 스트레스는 적습니다. 다만, 성장 재료 수급을 위해선 현재 돌 수 있는 것 보다 낮은 난이도의 던전을 반복할 일이 많은데 이 때 저레벨 캐릭터를 끼워서 재료 소모량을 줄일 수는 있습니다.


별의 갯수로 표현되는 캐릭터의 성급은 음양사나 요신기, 성투사 성시(텐센트)와는 달리 캐릭터의 최대 레벨 한도를 직접적으로 제한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기본적으로 성급에 따라 능력치가 대폭 상승하며, 새로운 패시브 스킬을 언락시켜주고 스킬의 레벨 한도를 높여주지요. 연계기 또한 성급에 따라 성능이 향상됩니다. 단계별로 정해진 성급 성장 재료가 필요한데 스테이지에서 드랍됩니다. 적어도 제가 경험한 단계에선 드랍 확률 같은 거 없이 딱 판당 1개씩 드랍되기 때문에 성급 성장 재료 수급에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각각의 스킬들은 고유의 레벨이 있으며 스킬 레벨을 성장시키는 데엔 골드와 성급 성장 재료가 소모됩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 처럼 성급에 의해 스킬 레벨이 제한되는데 위 스크린샷의 경우 현재 10레벨이지만 성급 제한에 걸려 11레벨로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크로싱 보이드의 캐릭터들은 최대 4개의 장비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영원한 7일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크로싱 보이드의 장비들은 '칼' '갑옷' 등과 같이 형태와 기능이 묶여있는 형식 대신 위 스크린샷 처럼 베개, 꽃 등 다양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단, 코스트 제한 내에서 아무 장비나 막 장착할 수 있던 영원한 7일의 도시와 달리 I부터 IV까지 4개의 슬롯이 있고 각 장비들은 4개 슬롯 중 하나에만 장착이 가능합니다. 보라색 등급 이상은 세트 효과가 있어 특정한 세트를 완성했을 때 더 높은 보너스를 주기 때문에 장비 파밍 또한 게임의 컨텐츠가 됩니다. 장비는 장비 경험치 포션 혹은 다른 장비를 소모해 경험치를 쌓아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장비는 일반 스테이지에서도 드랍되지만 희귀도가 높은 장비는 요일별 장비 던전에서도 드랍됩니다. 일반 스테이지보다 2배의 행동력을 소비하지만 일간 플레이 제한 등이 없기 때문에 장비 파밍에 집중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쉽고 빠르게 장비 파밍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크로싱 보이드의 성장 체계는 적절한 스펙과 행동력만 있으면 충분히 쉽게 필요한 자원을 수급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플레이 회수에 제한이 걸려있는 특수한 컨텐츠에 기반해 물리적인 시간을 강하게 속박하지 않기 때문에 가챠로 캐릭터를 얻은 뒤에도 빚 갚는 기분으로 힘들게 성장시키기 보다는 쉽게 쑥쑥 키워서 갖고 노는 재미가 있습니다.


3-4. 희귀도와 캐릭터 조각, 한계돌파(초월), 승계

크로싱 보이드에선 같은 캐릭터라도 메인 / 서브가 별개의 캐릭터로 구분될 뿐만 아니라 희귀도에 따라서도 독립된 개체로 취급됩니다. 위 스크린샷 보시면 아시겠지만 노란색 S급 부터 보라색 A급, 파란색 B급, 녹색 C급으로 나뉘고, B가 A가 되는 등의 희귀도 성장은 지원되지 않습니다. 캐릭터 수량이 제한되는 IP 게임의 특성과 완성된 게임의 스프라이트를 따오는데서 생기는 리소스의 제약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구조에서 등급이 다른 캐릭터들의 중복 당첨에 어떤 식으로 쓸모를 만들어주는지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사실 이 게임을 소개하는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지요.


일단 크로싱 보이드의 모든 캐릭터는 '영자화'라는 기능을 통해 해당 캐릭터의 조각으로 분해할 수 있습니다. 분해 전의 캐릭터와 달리 조각엔 희귀도가 구분되지 않지만, 원래 캐릭터의 등급에 따라 분해시 얻을 수 있는 조각의 갯수가 달라집니다.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영자화 할수록 더 많은 조각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위 스크린샷 처럼 메인 / 서브와 무관하게, 조각은 공통으로 취합됩니다. 이렇게 얻어진 조각은 합성해서 해당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면 그건 아닙니다. 그런식의 분해-합성 시스템은 고등급 캐릭터의 수집 난이도를 너무 낮춰 가챠의 가치를 깎아먹을 수 있지요.


조각을 활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창구는 '천부'라고 불리는 성장 시스템입니다. 각 캐릭터는 1개(C급) ~ 4개(S급)의 천부를 가집니다. 위 스크린샷의 아코는 기본 물리 방어 +8, 기본 승화기 방어 +8, 생명력 +350, 승화기 방어 +23.16% 이렇게 네가지를 가지고 있지요. 위 아이콘의 색상은 천부의 등급이고 그 아래의 숫자는 해당 천부가 가지는 가치입니다. 오른쪽의 2개가 파란색으로 왼쪽의 녹색보다 더 가치가 높습니다.


캐릭터의 조각은 이 천부를 재추첨하는데 사용됩니다. 일단 위의 영상을 한번 보시죠. 천부 리셋은 원래 있던 천부 중 하나를 선택한 뒤, 해당 캐릭터의 조각 또는 공용 천부 리셋 조각을 소모해 재추첨 후보군을 랜덤하게 하나씩 뽑아냅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속해서 후보군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골라 '보존'하면 원래 있던 천부를 선택한 후보로 대체하는 것이죠.

이러한 천부 시스템은 디테일은 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영원한 7일의 도시의 재련 처럼 누적되는 자원에 대한 영구적인 보너스를 주면서도 여기에 랜덤성을 끼워넣어 그 효용을 컨트롤하고 있는 디자인입니다. 많은 자원을 소비해서 더 많이 시도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자원이 적은 초입 단계에서도 만족할만한 효용을 제공할 뿐더러 누적된 효용이 커질수록 효용의 증가가 힘들어지는 굉장히 세련된 디자인이죠. 영7은 이를 장비 파밍에 적용하였습니다만, 크로싱 보이드는 캐릭터의 중복 획득에 적용함으로써 가챠에서의 중복 당첨 혹은 꽝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이런 중복 당첨을 소화하는 하수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레벨, 성급, 스킬 레벨 등 성장 컨텐츠가 존재하는데 천부같은 랜덤한 요소까지 끼어들면 S급이 아닌 A급, B급을 키우기가 겁날 수 있습니다. 특히 연계기 궁합 때문에 B급 C급 캐릭터 사용이 강제되는 경우 이러한 고민이 더 커질 수가 있지요. 크로싱 보이드는 그런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도록 캐릭터 2개를 집어넣으면 높이 성장된 부분들만 추려서 합쳐주는 '승계'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습니다. 위 영상의 경우 A급 아코를 2성 10레벨에 파란색 천부까지 얻은 상태에서 S급 아코를 얻은 상황입니다. 승계 시스템으로 합치면 S급 아코가 2성 10레벨이 되고 장착하고 있던 장비가 모두 이어집니다. A급 아코의 스킬 레벨도 그대로 S급으로 이어지지요. 천부의 경우 양쪽에 각기 하나씩 있던 파란 천부가 모두 보존되었습니다. 그리고 A급 아코는 조각으로 변환되지요. 희귀도가 낮은 캐릭터를 키우느라 자원을 허비할 걱정 없이, 그냥 마음에 드는 캐릭터 키워 쓰다가 S급이 터지면 그대로 갈아타면 됩니다.


캐릭터를 갈아서 조각으로 바꾸고, 이를 천부로 갈아먹이는 체계는 기본적으로 중복 캐릭터를 다수 확보한 사용자에게 그 중복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중복 조각을 흡수하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데, 캐릭터를 가챠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성 상 캐릭터의 수량이 적은 무과금자나 저과금자에겐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게임 내 보조적으로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일단 게임 내에서 하루 각 세번씩 플레이할 수 있는 보너스 스테이지들은 행동력을 2배 소모하는 대신 캐릭터의 조각을 드랍합니다.



 

 조각 가챠

조각 상점

도탑 전기류 게임들 처럼 조각을 직접 캐릭터로 합성할 수 있는 길은 없지만, 조각으로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루트는 준비되어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조각을 10개 소모해서 가챠를 돌리는 조각 가챠가 존재합니다. 특정 캐릭터 조각 10개를 맞출 필요 없이 아무 조각이나 섞어서 10개면 가챠를 돌릴 수 있지만, 결과물은 랜덤입니다. 또한 일부 캐릭터들은 조각 100개를 모으면 A급 캐릭터로 교환해줌으로써 무과금자나 저과금자도 A급은 어느정도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3-5. 수집을 독려하는 컨텐츠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다양한 특성을 지닌 캐릭터가 있어도 이렇게 수집한 캐릭터들을 활용할 수 있는 컨텐츠가 없으면 수집의 동기가 죽겠죠. 크로싱 보이드 역시 게임 컨텐츠를 통해 수평 성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단 기본 컨텐츠인 모험 스테이지의 3별 클리어 조건이 바닥에 깔립니다. 별 3개 중 2개는 몇 턴 안에 클리어하기와 사망 캐릭터 없이 클리어하기로 동일하며 이는 수직 성장만으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마지막 별 1개의 조건이 수평 성장과 연관됩니다. '승화기로 적 죽이기' '승화기를 1번 이상 쓰기' 는 쉽게 클리어 가능하지만 '전열(혹은 중열 / 후열) 먼저 제거하기' 와 같은 조건들은 해당 열을 공격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수집과 육성이 요구됩니다. '아군에게 걸린 불리한 상태이상 제거하기' '적에게 걸린 유리한 상태이상 제거하기' 등과 같은 조건들은 캐릭터 수집/육성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게임 튜토리얼의 성격을 겸하고 있습니다. 3별 클리어가 굉장히 힘들어보이지만 실제로는 3가지 조건을 한번에 만족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습니다.


장비를 파밍하는 장비 던전은 특정 슬롯을 공격할 수 있는 캐릭터의 조합을 보다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에서 보시는 것 처럼 3슬롯 중 하나에만 캐릭터를 배치하고는 다른 캐릭터의 생사와 무관하게 해당 캐릭터를 정해진 턴 내에 잡을 수 있는지 없는지 만으로 클리어 성공 / 실패를 가르죠. 초반엔 특정 슬롯을 공격하는 캐릭터가 한명 정도만 있어도 돌파해나갈 수 있지만 뒤로 갈수록 대상의 HP가 크게 증가해 해당 슬롯을 공격할 수 있는 풀파티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모험 스테이지의 3별 클리어와 장비 던전이 특정한 쓸모의 캐릭터를 요구한다면, 다수 캐릭터의 육성을 요구하는 컨텐츠도 존재합니다. '무한의 탑' 컨텐츠는 총 3개의 파티를 들고 들어가 클리어하게 됩니다. 게임이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5개의 파티 프리셋은 말 그대로 프리셋이라 1번 프리셋에 배치된 캐릭터가 2번, 4번 등 다른 프리셋에 저장되어있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무한의 탑은 1~3번까지 3개의 파티를 사용하며 한 파티에 배치된 캐릭터는 다른 파티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위 스크린샷의 하단에도 1번, 2번 파티에 이미 할당된 캐릭터는 사용할 수 없음을 표시하지요. 각 층 마다 3개의 파티 중 하나를 내보내 도전하게 되고, 해당 파티가 전멸할 경우 다른 파티로 이어할 수 있습니다. 무한의 탑을 제대로 플레이하기 위해선 3개의 파티, 총 18명의 잘 키운 캐릭터가 필요한 셈이죠.


보통 이런 수집형 RPG에선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수집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PVP를 활용하곤 합니다만, 크로싱 보이드의 PVP는 이를 굉장히 캐주얼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도탑전기류 게임들이 채택하고 있는 비동기 PVP는 상대의 전력과 덱 구성을 보고 이길만한 상대에게 도전하는 방식으로 패배에 대한 경험을 줄이긴 하지만 수평 성장을 자극하는 데엔 약간 무리가 있습니다. 캐릭터의 조합 보다는 얼마만큼 성장시켰는지가 주된 요소가 되고, 도전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되기 때문에 이리저리 조합을 바꿔가며 도전할 수가 없지요.

크로싱 보이드의 비동기 PVP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랭킹을 강조하는 도탑전기류의 비동기 PVP와 달리, 시스템이 적당한 상대를 매일 5명씩 선정해줍니다. 5명을 모두 이기면 최대 보상을 가져갈 수 있지면 6명째의 도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각 상대에게 이길 때 까지 무제한으로 도전할 수 있습니다.

이 무제한 도전이라는 게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을 줍니다. 몇번을 지든 한번만 이기면 되니 굉장히 캐주얼하게 접근할 수 있지요. 일단은 대충 만든 베스트 파티에 자동 전투로 도전해봅니다. 여기서 지면 수동으로 좀 더 집중해서 도전해봅니다. 수동 전투로도 지나면 이젠 전략을 바꿔보는 거죠. 상대 전열의 서포터가 주는 데미지가 너무 크다면 전열을 때리는 덱으로 한번 일점사를 시도해본다거나, 상태 이상이 시원찮으면 상태이상 제거해주는 캐릭터를 딜이 좋은 캐릭터로 교체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도 도저히 못깨겠으면 위 영상의 5분 8초 처럼 하루 3번 쓸 수 있는 상대 교체 기능으로 상대를 바꿔보거나요.


3-6. 페널티는 없지만 메리트도 없는 수익구조

크로싱 보이드는 음양사나 페이트 등 기존에 중국에서 성과를 거둔 것과는 또다른 형식으로 수집형 RPG를 시도한 게임입니다. 앞서 소개드린 성투사 성시와 유사한 에너지 관리를 중심으로 한 전투는 턴제 전투의 묘미를 잘 살리고 있고 속성이나 직업 메타가 없음에도 스킬과 대상을 묶음으로써 효과적으로 토큰들을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거시 수익 구조에서는 랜덤성이 가미된 천부 시스템을 통해 중복 당첨을 꽝이 아닌 추가적인 성장으로 소화해 가챠의 기본 가치를 높이고 동일 캐릭터를 소모하는 성장 컨텐츠인 한계돌파(초월) 시스템을 무한대로 확장하면서 그 효용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점 또한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디자인적으로 굉장히 신선하고 짜임새가 있는 게임이긴 합니다만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출시 초반엔 10~20위에 머무르고 있었으나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성적이 70위권 밖으로 주저앉았죠. 게임으로써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익 구조엔 제법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캐릭터의 희귀도에 관한 것입니다. 앞서 소개한 성투사 성시나 요신기와 달리 동일한 캐릭터가 여러 등급에 걸쳐 있는 부분이지요. 가챠로 캐릭터를 판매하는 수집형 RPG를 구성하기 위해 많은 수의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전격문고에 속한 여러 작품을 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론 캐릭터 풀이 큽니다만 실제로는 이미 존재하는 게임의 리소스를 분해해서 만드는 게임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숫자는 크게 줄어듭니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 한 캐릭터를  S, A, B, C 4개 희귀도에 모두 배치하고 낮은 희귀도를 키우다가 높은 희귀도를 얻으면 갈아탈 수 있게 했지요. 이런 구조가 가챠가 갖는 최소한의 가치를 보장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지 않을 이유를 제거해주긴 했습니다만, 오히려 C와 S가 동일선 상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S의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가챠 10회마다 보장되는 A급을 중심으로 키우다가 운 좋게 S 나오면 갈아타는 것이 최선의 전략으로 비춰지지요. 가챠를 뽑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뽑아야 할 이유도 없는 애매한 상황입니다.

물론 소수의 고과금자들은 S를 노리고 가챠를 구입할 수도 있지만, 천부 시스템이 과금의 깊이를 제한합니다. 보통 수집형 게임에서 중과금은 획득을 노리고, 고과금 초고과금자는 동일 캐릭터를 쌓아올리는 한계돌파(초월)을 노립니다. 구하기도 힘든 S급을 두개 세개씩 겹치게 만듦으로써 더 많은 지출을 유도하는 것이죠. 그런데 크로싱 보이드의 조각-천부 시스템은 이 중복 당첨에 의한 추가적인 매출을 무산시킵니다. 수량이 다르다지만 C급이나 B급에서도 S급과 동일한 조각이 나온다는 점에서 이미 S급이 B급 C급과 동급으로 인식되는 것이죠. 게다가 고정적으로 확실한 보너스를 주는 성투사 성시의 초월 시스템과 달리 랜덤하게 보너스가 부여된다는 특성 또한 조각의 가치를 크게 훼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S급을 획득한 이후에 천부를 위해 가챠를 추가로 돌린다는 것은 굉장히 비현실적인 이야기죠.

다른 수집형 게임도 마찬가지지만 크로싱 보이드 역시 새 캐릭터의 추가가 매출을 견인할 수 있는 핵심적인 장치입니다. 천부 시스템은 새로 추가된 캐릭터를 얻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복 당첨의 가치를 어느정도 보장해주는 효과는 있지만 새로 가챠를 뽑을만한 메리트를 주지는 못하죠. 하지만 크로싱 보이드는 신규 캐릭터가 굉장히 비싼 게임입니다. 이미 있는 게임의 리소스는 한정되어있고, 새로 만들어 추가하자면 생산 단가가 제법 비쌉니다. 자원을 투입해서 새로 제작한다고 쳐도 기존 캐릭터 만큼의 퀄리티를 뽑아낼 수 있을지도 문제가 되지요. 수집형 게임에서 캐릭터 장사의 기본은 숫자가 많아 원하는 것을 찾는 과정에서 많이 뽑게 만드는 것이지만 수량이 적다면 여러번 뽑도록 유도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입니다. 하지만 크로싱보이드는 여러번 뽑을 필요는 커녕 S 하나 뽑을 동기도 제대로 부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과금자나 저과금자에게 페널티를 주지 않고, 가챠의 최소 가치를 보장해준다는 건 중국 게임에서 굉장히 중요한 덕목입니다. 크로싱 보이드는 이 부분을 아주 충실히 잘 지키고 있긴 해요. 하지만 페널티를 주지 않는다는 것과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강한 메리트를 준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크로싱 보이드가 실패한 지점이 바로 여기죠. 키리노가 S에도 있고 A,B,C에도 있다고 하니 S급 키리노의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천부 시스템 또한 가챠 상품을 소화하는 도구로는 다소 부적절한 면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거시적 관점에서 리소스를 많이 쓰는 것에 대한 보너스를 보장해주면서도 초반에 큰 효용을 주고 점차 그 효용 증가를 둔화시켜 무한정의 리소스를 소화시킬 수 있는 훌륭한 구조입니다. 실제로 영원한 7일의 도시에서도 꽤나 효과적으로 동작하고 있었구요. 하지만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는 자원을 빨아당기는 영7과 달리 크로싱 보이드는 가챠와 연결되어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도 있지만 변화가 없을 수도 있는 랜덤한 성장을 얻기 위해 돈 내고 가챠를 돌리기는 쉽지 않지요.

게임 자체는 재미있습니다. 모으는 재미도 있고 갖고 덱 짜는 재미도 있고 전투하는 재미도 있어요. 단지 돈쓰는 재미가 빠져있습니다. 이게 정말 크리티컬한 거죠. 승화기, 연계기가 없는 쓰레기 캐릭터를 다수 밀어넣는 한이 있더라도 키리노는 S, 아코는 A 이렇게 구분하고 초월작을 더 삐죽하게 만들었으면 좀 더 가챠를 돌릴 메리트가 되어 상업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서브 캐릭터'라는 굉장히 좋은 디자인이 있음에도 가진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점이 참 가슴아프네요. 팔 물건이 캐릭터 뿐인데 캐릭터 만드는게 비싸서 돈을 못버는 영원한 7일의 도시 조차도 크로싱 보이드보단 더 효과적으로 물건을 팔고 있단 말이죠.



by 고금아 2018. 9. 12. 10:07
  • NAME 2018.10.02 14:07 ADDR EDIT/DEL REPLY

    마지막 문장이 너무 인상깊게 잘 읽었습니다.

    • 고금아 2018.10.04 12:31 신고 EDIT/DEL

      뭐 그래도 크로싱 보이드 보다는 낫다는 거지 영7도 돈을 잘 벌고 있진 못해서 참 안타깝지요...

  • 2018.11.09 20:05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2018.11.20 22:57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0. 소개

지난 일-중 수집형 RPG의 캐릭터 판매를 둘러싼 BM과 게임 디자인 비교 1부2부에서 캐릭터를 가챠로 획득한다는 공통점은 있으나 끝없는 한정된 수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수직 성장을 추구하는 도탑전기류 게임과 끊임없이 추가되는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수평성장을 추구하는 수집형 RPG는 서로 다른 구조와 BM을 가짐을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텐센트가 IP를 내세워 도탑전기류 게임을 꾸준히 출시하며 그 디자인을 가다듬고있는 반면, 텐센트 외의 회사에선 수집형 RPG의 모델을 시험중이라고도 말씀드렸죠.

2018년 차이나조이를 전후로 텐센트에선 3종의 수집형 RPG 게임을 출시하였습니다. 세 게임 모두 IP에 기반하고 있지만 도탑전기류 모델에서 벗어나 각기 다른 방향으로 수집형 RPG를 추구하고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게임명(한)

게임명(중)

공식 홈페이지

iOS

AOS

PC(에뮬)

 요신기

 妖神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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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투사성시(텐센트)

 圣斗士星失(腾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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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격문고 크로싱 보이드

 电击文库:零境交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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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명을 누르시면 해당 게임의 포스트로 연결됩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APK 다운이 안될 경우 공식 홈페이지에서 AOS 다운받기 메뉴를 찾아주세요)


1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2. 성투사 성시 (텐센트)

두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성투사 성시(텐센트) 圣斗士星失(腾讯) 입니다. 잘 알려진 성투사성시 - 세인트 세이야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죠. 굳이 게임 제목에 (텐센트)가 붙어있는 것은 2016년에 이미 다른 회사에서 성투사 성시 IP를 기반으로한 모바일 게임을 2종 출시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중 특히 DeNA 상해 지사에서 출시한 '성투사성시 중생'은 텐센트의 특기인 도탑전기류 디자인을 도입한 게임이었죠. 하지만 이번에 텐센트가 출시한 성투사 성시(텐센트)는 반대로 도탑전기류를 벗어난 디자인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특이합니다. 어차피 중생을 다룰 이유가 없기 때문에 여기선 그냥 성투사성시로 표시하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3종의 게임 중 가장 성적이 좋습니다.


2-1. 하스스톤을 연상케 하는 턴제 전투

앞서 요신기를 소개하면서 전투가 너무 단순해 캐릭터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반대로 성투사성시와 전격문고 크로싱 보이드의 경우는 전투의 재미가 수집형 게임의 재미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데요, 특히 성투사 성시의 전투는 하스스톤을 연상케 할 정도로 정교한 전략성을 담고 있습니다. 일단 영상을 한번 보시죠.


성투사성시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한명씩 돌아가면서 액션을 취하는 턴제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개별 캐릭터의 속도에 의해 행동 순서가 정해지며 이는 화면 하단의 공격 순서 큐에 나타나고 있지요. 각 캐릭터는 자신의 차례가 되었을 때 자신이 가진 통상 액션과 스킬들 중 하나를 사용할 수 있으며, 액션을 사용할 땐 대상을 명확하게 지목합니다. 앞에 있는 여러 캐릭터 중 이 캐릭터를 공격하겠다거나, 이 캐릭터를 보호하겠다는 등을 지정해야 하는 것이죠.


성투사성시엔 캐릭터의 속성 메타가 직업 메타가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각 캐릭터 스킬이 굉장히 특징적입니다.위 스크린샷 처럼 상대를 얼리거나 팀 전체의 HP를 연결해 모두 공평하게 데미지를 받는 스킬이 있는가 하면 안드로메다좌의 슌은 사슬로 묶어서 다음 턴에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고, 청룡좌는 남 대신 맞아주기, 누구는 지목한 아군에 실드를 씌우는 등 개별 캐릭터가 있고 없고에 따라서 전투에 큰 차이가 느껴집니다. 당장 기본적인 공격만 하더라도 대상(지목한 1인 / 적 전체)과 타이밍(당장 / 다음번 턴이 돌아왔을 때 등)이 달라지기도 하고, 여러가지 부가 효과를 붙이기도 하지요. 이런 다양한 캐릭터의 수집이 곧 수평 성장으로 연결되고 다양한 전투 경험을 전달합니다.


여기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이 바로 화면 우측 상단에 표시되는 스킬 에너지입니다. 마치 하스스톤에서 매턴 마나가 공급되고 마나를 써서 카드를 사용하는 것 처럼, 성투사성시에서도 매 턴 에너지가 얼마씩 지급되며 이 에너지로 스킬을 사용합니다. 턴 종료시 남은 에너지는 버려지고 새로 에너지가 지급되며 처음엔 적은 에너지가 주어지지만 뒤로 갈수록 더 많은 에너지가 주어집니다.

성투사 성시 전투의 전략성의 핵심은 바로 이 에너지의 분배에 있습니다. 단순히 공격 대상을 지목할 수 있기 때문에 제일 약하거나 제일 강한 상대를 일점사해 먼저 잡는 수준을 넘어서서, 매 턴 현재 주어진 에너지를 어느 캐릭터의 어느 스킬에 사용시키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전투의 핵심 요소가 되는 것이죠. 덱을 구성하는 단계에서도 초반에 쓸 수 있는 저 에너지 캐릭터와 후반을 캐리할 고 에너지 캐릭터를 잘 조합시켜야 하구요.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의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전투가 소소한 전반전부터 큰 기술들이 마구 오가는 클라이막스까지의 흐름을 갖는다는 것 또한 게임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다만 매 캐릭터가 동작을 할 때 마다 동작을 고르고 상대를 지정하는 등 전투에 들어가는 조작이 많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전투의 템포가 다소 느린 것이 단점이긴 합니다. 특히 큰 스킬을 가진 캐릭터가 부족하고 자동 없이 1배속으로만 진행해야 하는 초반엔 이 템포가 갑갑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레벨이 오르고 나면 자동 전투가 지원되어 새 스테이지나 PVP 등 필요한 곳에서만 수동 전투를 사용하게 되고, 수동전투도 3배속 재생이 지원되어 보다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2-2. 음양사를 더 캐주얼하게 가다듬은 성장 컨텐츠

성투사성시의 성장 컨텐츠는 음양사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음영사보다는 훨씬 캐주얼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S~D의 희귀도와 한계 레벨을 결정짓는 성급이 분리되어있고 현재 성급과 동일한 성급의 캐릭터를 성급의 별 갯수 만큼 소모하는 규칙 또한 음양사와 동일합니다. 하지만 실제 캐릭터를 육성해보면 성급 성장의 스트레스는 훨씬 덜한데, 기본적으로 재료로 쓸 수 있는 캐릭터가 굉장히 많이 공급되며 레벨링이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음양사의 경우, 카드를 먹여서 경험치를 올릴 수 있지만 그 카드가 굉장히 귀했기 때문에 플레이를 통해 레벨을 올려야 했고 그 과정이 꽤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성투사성시는 카드도 많이 공급해주지만 경험치 재료를 굉장히 후하게 공급해줍니다. 가장 좋은 파티로 가장 보상이 후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경험치를 얻은 뒤 원하는 캐릭터에 쏟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여기서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경험치를 이전하는 방법인데요, 보통은 금카드는 1000점 은카드 500점 이런 식으로 사용할 자원을 선택해서 자원을 넘기는데 성투사성시에선 몇레벨을 끌어올릴 건지를 결정해서 경험치를 넘겨주고 있습니다.


동일 캐릭터를 소모하는 한계돌파(초월)를 통해 스킬을 성장시킨다는 점도 음양사와 유사합니다. 하지만 음양사는 성장할 스킬이 랜덤하게 선택되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몇초월을 해야할지 예측이 불가능했습니다만 성투사 성시에선 원하는 스킬을 고를 수 있어 음양사보다 훨씬 캐주얼한 모양을 띄고 있습니다. 스킬의 숫자가 많고 단계가 많으며 단계가 올라갈수록 필요한 캐릭터의 갯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최고 단계 성장에 대한 허들은 음양사보다 더 높습니다.


'만상 소우주'는 플레이를 통해 획득한 뒤 슬롯에 장착하는 장착형 성장 컨텐츠로, 개별 등급과 레벨 성장이 있고 갯수에 따른 세트 보너스가 있다는 점에서 음양사의 어혼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같은 테마 안에서 6방향 부위를 짜맞춰야 했던 어혼과 달리 슬롯 부위가 따로 구분되어있지 않아 훨씬 캐주얼하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분해

 재사용

기본적으로 성급 육성 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캐릭터가 많이 공급되고는 있습니다만, 여기에 추가 가챠 등을 감안하면 쓰레기캐릭터가 제법 많이 쌓이게 됩니다. 필요 없는 캐릭터들은 분해를 통해 잉여 경험치와 화폐로 교환받을 수 있고 분해 화폐로는 소환권이나 경험치권, 스킬 / 성급 성장 전용 캐릭터 (음양사의 달마) 등으로 교환받을 수 있습니다.


2-3. 수평 성장을 강조하는 컨텐츠들

인게임 세션을 통해 캐릭터의 개성을 보이고 수집을 자극한다고는 했습니다만, 현대의 수집형 게임이 고작 그정도에 그칠리 없겠죠.  당연히 게임 시스템의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수평 성장에 대한 메리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관계 있는 캐릭터들의 수집과 육성에 의해 보너스를 받는 기반(羁绊) 시스템입니다. 이미 KOF98UM이나 드래곤볼 용주격투 등으로 익숙한 시스템이죠.


특정 조건의 캐릭터들을 수집하면 보상을 받는 도감 시스템도 당연히 탑재되어있습니다.


새로 얻은 캐릭터의 성장 단계가 낮은 것을 보완해주는 시스템도 투사전당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가있습니다. 투사전당엔 기존의 도감이나 기반에서 묶인 것과는 별개로 각 캐릭터들이 그룹으로 묶여있고 해당 그룹 내의 보너스를 공유합니다. 위 스크린샷을 보시면 좌하단의 캐릭터가 하나 비어있는데, 이 캐릭터는 얻자마자 오른쪽의 보너스를 적용받게 됩니다.


한편 컨텐츠 차원에서도 수평성장을 강조하는 컨텐츠로는 하루에 5단계까지 무료로, 그 이상은 유료로 플레이할 수 있는 '아테나 시련'이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 처럼 각 스테이지는 용기시련과 정의시련 2개의 전투를 모두 승리해야 클리어되는데, 한쪽 시련에 사용한 캐릭터는 다른 시련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일단 여기서 2벌의 파티가 필요해지죠. 두 시련에 등장하는 적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적에 대항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몹이 물방이 높은 파티라면 마공이 높은 파티로 꾸린다는 식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승리할 때 까지 여러번 조합을 바꿔가며 트라이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몬스터 조합 외에 추가적인 규칙이 1개씩 랜덤하게 붙는다는 겁니다. 위 스샷의 용기시련은 공격시 중독 효과가 추가로 붙게 되고 정의 시련은 흡혈 효과가 30% 증가합니다. 용기 시련엔 중독 저항을 가진 캐릭터가 있으면 유리하고 정의 시련은 흡혈 효과를 가진 캐릭터가 유리하겠죠.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랜덤하게 다양한 캐릭터를 요구함으로써 수평 성장에 대한 동기를 부여합니다.


이보다 조금 더 약한 컨텐츠로는 길드 의뢰가 존재합니다. 갖고 있는 캐릭터들을 묶어서 보내면 몇시간 뒤에 보상을 돌려주는 파견 컨텐츠인데요, 매 의뢰 임무마다 추천 성투사가 있어 등급이 낮더라도 추천 성투사를 보내면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S급이 많아서 마구 붙여 보내면 그 또한 보상이 큽니다.



2-4. 과감한 컨텐츠 배치

성장 컨텐츠는 검증된 구성을 좀 더 캐주얼하게 가다듬고, 수평 성장을 강조하는 보조 시스템들 역시 검증된 시스템에 약간의 랜덤 요소를 더했습니다만, 게임의 컨텐츠 구조는 굉장히 파격적인 행보를 보입니다. 위의 스토리 모드 영상을 보시면 굉장히 무난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스토리모드를 말 그대로 1회성으로 활용합니다. 이미 깨고 지나간 스테이지는 다시 도전할 수 없고 스토리를 다시 볼 수도 없습니다.


실제 로비 화면을 보면 가장 기본이 되는 '모험' 혹은 '스토리' 버튼이 보이지 않습니다. 메인 스토리, 서브 스토리는 우측에 퀘스트 마냥 붙어있고, 플레이하고 나면 빠지거나 다음 스토리로 대체됩니다.


플레이어가 대부분의 행동력을 소비하는 곳은 각성 재료 던전, 경험치 던전, 소우주 파밍 던전입니다. 이 파밍 던전들은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층이 올라갈수록 몬스터들이 강해지고 보상이 더 높아지기만 할 뿐, 스테이지의 구성에 있어선 어떠한 변화도 없습니다. 게다가 처음 클리어할 땐 2~3번의 전투 이후에 보스 전투가 벌어지지만 그 층의 보스를 잡고 나면 보스 전투만 벌어지며, 행동력을 모두 소진할 때 까지 자동으로 계속 전투를 반복하는 위탁 기능이 장착되어있습니다. 메인 스토리를 신경 써서 만드는 대신 반복되는 파밍 스테이지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만들어두되, 플레이어가 집중해서 보지 않고 방치하도록 만들어버린 것이죠.


한편 도탑전기가 하드 던전을 통해 제한적으로 캐릭터 조각을 공급했던 것과 유사하게,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도 특정 캐릭터를 얻을 수 있게 하는 투사임무라는 메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참으로 충격적입니다. 일반적인 하드 던전들이 전투를 통해 행동력을 조각으로 바꿔주는 반면, 투사임무는 퀴즈를 통해 조각을 지급합니다. (간간히 전투가 들어가있긴 합니다.) 어차피 해당 스테이지를 언락했다는 건 그만큼 충분히 강하다는 것이 입증되었으니 퀴즈를 통해 게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죠. 이 중엔 얼굴이나 실루엣을 보고 이름 맞추기나 캐릭터에 어울리는 대사를 고르기 등도 있지만 "소우주에서 데미지 증가 10% 옵션이 붙고 페가수스 유성권 스킬에 데미지 증가 10% 보너스가 붙는다면 페가수스 유성권의 데미지는 총 몇% 증가하는가?"와 같이 게임 시스템의 이해를 돕는 퀴즈도 존재합니다.


컨텐츠 구성 뿐만 아니라 UI / UX도 제법 파격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아까 로비 화면을 보시면 굉장히 번잡하다고 느끼셨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컨텐츠를 많이 뿌려놓고 빨간 점으로 안내하는 것이 중국 게임의 일반적인 UI이긴 합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굉장히 번잡하죠. 이러한 복잡한 UX를 한방에 정리하는 것이 바로 화면 우측 하단에 있는 '일상' 메뉴입니다.

일상 메뉴는 말 그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모든 컨텐츠로의 접근 경로를 모아둔 HUB입니다. 각 컨텐츠를 나열하고 컨텐츠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을 표시하며, 컨텐츠 플레이에 필요한 자원과 남은 횟수 등의 정보를 모두 표기하고 있지요. 모든 컨텐츠에 대한 정보가 여기에 다 몰려있고, 보상 또한 하부 탭에 배치되어있기 때문에 이 HUB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2-5. 커뮤니티 기능 강조

성투사 성시가 갖는 또다른 흥미로운 포인트는 기본적으로 싱글플레이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끼리의 상호작용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파밍 스테이지부터 파티 플레이를 지원합니다. 2~3인으로 구성할 수 있는데 2인 파티는 자기 캐릭터 3개를 내놓아 6캐릭터 파티를 꾸리고, 3인 파티는 인당 2캐릭으로 6캐릭터 파티를 꾸리죠. 파티장이 파티를 이끌고 나머지 파티원들은 그냥 묻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파밍 던전에 입장해서 파밍을 돌다 보면 랜덤하게 스페셜 스테이지가 튀어나와 보너스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만일 솔로잉 중이었다고 해도 랜덤 던전에 입장할 땐 다른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파티를 꾸려야만 플레이할 수 있는 컨텐츠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컨텐츠는 캐릭터가 특별히 아주 강하지 않아도 플레이어 혼자서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뜸하게 파티 플레이의 기회가 생기고, 이는 참가한 사람들 모두에게 추가적인 보상을 부여하기 때문에 초대를 받으면 거의 대부분 수락하게 됩니다. 강요하진 않지만 수락을 거절한 이유는 없는 것이죠. 하루 2번 골드와 다이아, 캐릭터 조각을 얻는 크레인 미니 게임 조차도 친구를 초대해 2인 협력으로 더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되어있습니다.


길드 또한 플레이어들의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클래쉬 로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위 스크린샷 처럼 필요한 조각을 등록해놓고 서로 조각을 주고 받는 시스템이라거나, 군단 의뢰에 캐릭터를 빌려주는 등 큰 욕심 없이도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평화롭게 지낼 수 있습니다. 돈과 명예를 걸고 모든 것을 불사르는 공성전의 혈맹을 디폴트로 깔고 있는 한국 게임과 달리 굉장히 목가적인 풍경이죠. 물론 이건 초식 길드의 이야기이고, 길드가 작정하고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하면 길드전, 길드 토너먼트 등 길드 간의 대결을 조장하는 컨텐츠도 잘 준비되어있습니다.


2-6. '갖고 노는' 재미를 강조한 수집형 게임

DeNA가 출시했던 성투사 성시 중생은 텐센트가 발전시켰던 도탑전기류 게임을 그대로 이식해 성투사 성시의 스킨만 갖다 씌운 게임에 가까웠습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나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던 드래곤볼 용주격투도 아닌, KOF98UM을 그냥 복사한 수준이었죠. 하지만 텐센트가 만든 성투사 성시는 넷이즈가 만든 음양사를 참고했지만 단순 복제한 게임은 아닙니다. 검증된 게임을 그대로 이식하지 않고 더 쉽고 편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가다듬었죠.

특히 대단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성투사성시의 전투 시스템입니다. 이제껏 턴제 모바일 게임은 많았습니다만, 턴제의 매력을 제대로 살렸다고 느껴진 게임은 많지 않았습니다. 턴제 전투란 만들기 쉽고 밸런스잡기 쉬우며 캐릭터에 화려한 연출을 붙이기 쉬운 형식 이상의 의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하지만 성투사성시의 턴제 전투는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전략을 구성하고 실현해나가는 턴제 전투 고유의 맛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어요. 그렇다고 과거 턴제 전투 처럼 한번의 실수로 나락에 빠지는 그런 가혹한 게임도 아니구요. 마치 리부트 된 엑스컴처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함과 머리를 쓰는 재미가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대부분의 시간은 자동 전투로 돌리고 필요한 순간에만 수동 전투를 쓰게 함으로써 집중력을 아끼고 있지요.

무엇보다 재미난 것은 이 턴제 전투가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턴 한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각 캐릭터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으며 그게 전투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어떠한 캐릭터의 존재가 단순히 강캐의 유무로 환원되지 않고 전투에서 확실한 차이를 만들어주고, 이러한 캐릭터를 조합해서 갖고 놀게 만들어요. 수집해서 갖고 논다는 게 수집형 RPG의 기본 재미라면, 성투사 성시의 전투는 정말 갖고 '노는' 재미를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개별 세션의 플레이는 초반 2~3시간의 경험을 책임져줄 뿐, 장기 플레이와 수익은 성장구조와 같은 메타 게임 구조에서 나온다는 게 평소 지론이었습니다만, 성투사 성시를 플레이하고 나서는 여기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저를 붙잡아두고 돈을 벌어다주는 건 여전히 장기 플레이와 메타게임이지만, 이와 궁합이 잘 맞는 세션 플레이는 전체 효과를 몇배로 높여줄 수 있다고 말이죠.

음양사를 기반으로 캐주얼하게 가다듬은 성장 컨텐츠 또한 상당히 높게 평가할만 합니다. 음양사가 확립해 둔 성장 컨텐츠의 기본 구조는 유지하면서도 훨씬 캐주얼하고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바꿔놓았죠. 더 쉽게 풀어준 것에서 끝났다면 컨텐츠 고갈이 우려되겠으나, 성투사성시는 그 성장 컨텐츠의 끝단인 한계돌파(초월) 만큼은 음양사보다 더 어렵게 비틀어놓았습니다. 발을 들이기는 더 쉽게, 끝을 내기는 더 어렵게 만들어둔 것이죠.

따져보면 성투사 성시에서 굉장히 특이하거나 참신한 게임 디자인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스스톤이나 음양사처럼 이미 널리 성공한 게임들의 요소에 기반하고 있지요. 하지만 이를 기계적으로 가져오지 않고 게임 특성에 맞춰 잘 변형한 부분은 정말 벤치마킹의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지금 마켓에서의 성적도 이러한 시도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잘 증명해주고 있지요.

by 고금아 2018. 8. 29.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