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대륙에서 부는 2차원 게임의 바람

콘트라 리턴을 접은지 이제 한 두달 쯤 된 것 같습니다. 최근엔 중국에서 제작된 수집형 RPG 게임들을 플레이 중입니다. 이를테면 소녀전선은 여러가지 이유로 취향에 맞지 않아 춘전이 스킨만 사고 관뒀지만, 벽람항로(碧蓝航线)일본 서버에서 제법 재미있게 플레이 중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선 '아홉번째 하늘'이라는 제목으로 사전예약 받고 있는 '창람경계(苍蓝境界)' 또한 재미있게 즐기고 있지요. 일본풍의 미소녀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설득력이 적어 보이긴 합니다만, 도탑전기 모델을 따르지 않으면서 적당히 인지도 있는 게임을 추리다보니 저렇게 되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이차원 게임'이죠. 최근 중국에서 제작중인 이차원 게임들은 일본에서 제작되었다고 해도 전혀 의심스럽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굉장히 특이해서 소개하지 않으면 안될 게임이 있어 간만에 포스트를 쎄웁니다.


1.  청출어람 이청어람


넷이즈가 11월 22일에 출시한 '영원한 7일의 도시(永远的7日之都)' 12월 3일 현재 중국 iOS 매출 39위에 올라있습니다. 위 영상 자체는 2개월 전의 CBT라는데 실제 게임과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오프닝부터 시작해서 초반부 플레이를 담고 있습니다.


게임을 처음 기동했을 땐 일본에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있는 IP 게임인 줄 알았습니다. 이미 소전, 벽람, 창람경계 등을 통해 일본에서도 먹힐만한 일본풍 캐릭터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은 증명되었지만, 7일도시의 비쥬얼은 그와는 또 다른, 약간은 페르소나가 연상되기도 하면서 왠지 애니메이션에서 본 듯한 굉장히 익숙한 느낌이었거든요. 2D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오프닝도 상당한 고퀄이었구요. 그런데 진짜 쇼크는 대화씬에서 왔습니다. 캐릭터가 살랑살랑 움직이는 게 좋구나 이런 대화씬에도 Live2D를 넣다니 중국이 역시 사람이 싼가.. 그러고 보고 있는데.. 이게 2D가 아니라 3D 더군요.


전투를 뛰는 바로 그 캐릭터가 대화씬에도 등장하고 캐릭터 상세 보기에도 등장하고 결과화면에도 등장합니다. 얼핏 보면 2D로 보일 정도로 2D 느낌을 상당히 잘 살렸죠. 더욱 놀라운 점은 확대해서 봐도 디테일이 잘 살아있고 퀄리티가 상당히 좋다는 겁니다. 이정도 수준은 정작 일본에서도 보기 힘듭니다. 작년 게임인 스타오션은 그렇다고 쳐도, 최근 출시된 (그리고 서버가 돌아올 생각을 않는) 섬란 카구라 시노비 마스터만 봐도 이렇게 정교한 디테일을 살리면서 2D 느낌을 구현해내고 있진 못해요. 청출어람 이청어람이라더니, 중국에서 제작된 일본풍 게임의 그래픽이 일본 게임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  미소녀 스킨을 씌운 쿵푸팬더3인가?

캐릭터와 게임을 플레이하는 스테이지 외의 장면에선 2D 이미지가 상당히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2D들도 상당히 퀄리티가 좋습니다. 그리고 캐릭터와 대화도 하고 호감도를 쌓는 요소도 있었습니다. 캐릭터와 중간 중간 CG를 수집하고, 뭔가 이야기 도중 답을 골라야하는 상황도 등장하더군요.


대화씬 컷씬 지나면서 부풀었던 기대감은 전투에 들어가면서 살짝 식습니다. 위 스크린샷만 보시면 금방 알 수 있듯이, HIT나 레이븐 같은 평범한 3D 액션RPG입니다. 뭐 정석을 따른 평범함이 크게 나쁜 것은 아닌데, 전투의 첫인상이 너무나도 노잼이었습니다. 움직임은 느릿하고 피하는 액션은 없고 때리는 타격감도 없어요. 충격적이었던 비주얼을 걷어내고 나면 남는 건 쿵푸팬더3인가 싶었습니다. 그나마 쿵푸팬더는 시원하게 때리는 맛이라도 있었는데 전투가 참을 수 없이 지리했어요. 그래서 눈요기 잘 했다고 생각하고 게임을 접으려고 하다가... 이게 엄청난 오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의 진정한 묘미는 저 전투 화면 너머에 있었거든요.


3. 영원히 반복되는 7일의 이야기

저는 보통 바이오웨어나 위쳐3 수준으로 아주 공들여서 이야기 해주지 않는 이상, 게임의 스토리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을 논하기 위해선 스토리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중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그림만 보고 이해한 내용을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도시 위에 저런 차원문이 열렸고 도시가 침식되기 시작합니다.


이 침식은 마법적인 것으로, 현대의 과학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강력한 환력(幻力)으로 보호받고 있어 보통 사람들은 이 침식지역에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다만 신기(神器)를 다루는 신기사(神器使) 들만이 침식을 해결할 수 있지요. 플레이어는 저 차원문을 닫기 위해 신기사들을 끌어모으고 성장시켜 침식된 지역들을 정화해 나갑니다.


하지만 7일이 지나면 저 문을 타고 아주 강하신 분들이 오시고, 플레이어의 신기사들과 마지막 결전을 벌입니다. 전투에서 이긴다면 세상을 구할 수 있지만, 진다면 세상은 멸망합니다. 그런데 대체로 플레이어들은 7일째에 세상을 구하지 못합니다. 7일 안에 침식된 구역을 다 정화하지도 못하고, 최종 보스에게 당하죠. 하지만 세상이 멸망하기 직전, 세계는 다시 7일 전으로 돌아가고 또다시 기회를 얻습니다. 영원히 7일이 반복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 게임의 제목이 영원한 7일의 도시입니다.


4. 영원히 반복되지만 똑같지는 않은 7일

플레이어는 세상을 구할 때 까지 꾸준히 7일간 노력하고 꾸준히 실패하고 다시 꾸준히 새로운 7일을 얻습니다. 하지만 이 반복되는 7일이 모두 똑같은 7일은 아닙니다. 일방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일반적인 게임과 달리, 7일도시에서 플레이어는 이야기 도중 계속해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위 스크린샷 처럼 동시에 두 곳이 침식되었는데 둘 중 어느 족을 먼저 처리할 것인지,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조직과 특정 개인의 의견이 대립할 때 누구의 의견을 따를 것인지, 왼쪽으로 갈지 오른쪽으로 갈지 등 플레이어는 다양한 상황에서 선택을 내려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 플레이어의 결정은 이야기의 흐름을 바꿉니다. 등장하지 않았던 NPC가 등장하기도 하고, 보지 못했던 장면들, 듣지 못했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상을 구하지 못한 7일의 이야기도 누가 언제 어떤 선택을 내렸는지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되고, 세상을 구한 7일의 이야기도 위 스크린샷에서 보시는 것 처럼 각각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초반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구할만큼 강해지고 나면 이젠 모든 이야기를 경험하기 위해 계속 반복하게 되는 것이죠. 한마디로 이 게임은 전투가 끼어있는 루프물 비주얼 노블인 겁니다.


5. 하루 하루가 쌓여 만드는 7일을 관리하라

튜토리얼이 끝나고 제일 먼저 보게 되는 화면이 바로 이 도시의 전경입니다. 딱 봐도 가운데에 있는 고등학교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죠. 교전중 옆에 있는 1/6은 학교에 6개 스테이지가 있고 이 중 1번째에 도전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지역의 스테이지를 모두 클리어하고 나면 다음 지역으로 이어지는 구성입니다. 그리고 화면 한가운데 7일(7天[각주:1]) 이라고 아주 큼직하게 박혀있지요. 특히 7일 오른쪽 아래의 24/24 라고 적혀있는 부분이 바로 '행동력'입니다.


플레이어에겐 게임 내의 하루가 시작될 때 마다 24점의 행동력이 부여됩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어떤 행동을 취할 때 마다 이 행동력을 소모하게 되지요. 하지만 이 행동력은 절대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행동력을 써나갈수록 점점 도시엔 어둠이 찾아오고 위와 같이 그날의 행동력을 모두 소모하게 되면 자정이 되고 다음날로 넘길 수 있게 됩니다. 날짜를 넘길 때엔 천월시종(穿越时钟) 이라는 아이템을 소모하는데, 이 천월시종이 일반적인 게임에서의 행동력 처럼 플레이를 제한하는 요소가 됩니다.[각주:2] 그래서 이 게임의 핵심 플레이는 하루에 24점씩 7일간 168점의 행동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일단 여기까지 오면 가장 먼드 드는 생각은 행동력을 모두 스테이지 클리어에 쏟아부어 침식을 모두 제거하고 열렙하는 것이겠습니다만, 그렇게 간단한 구성이었으면 제가 굳이 시간을 내서 이 게임을 소개할 리 없겠지요. 일단 이 게임은 전투를 한다고 해서 캐릭터가 강해지는 게임이 아닙니다. 당장 캐릭터엔 경험치와 레벨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아요. 대신 캐릭터가 장착하는 장비는 수집하고 육성할 수 있지만, 전투에서 공급되는 양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각 스테이지는 단 한번씩만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서 전투 스테이지는 성장의 결과를 증명하고, 보상으로 다음 이야기를 열어주는 장치일 뿐, 성장의 과정이 되지 못합니다.


그럼 돈을 퍼부어 가챠를 뽑아 캐릭터를 끝까지 성장시킨 뒤에 한번에 밀어붙일 수 있냐면 그 또한 아닙니다. 아까 스크린샷 보시면 우상단에 '환력병장幻力屏障 당전환력当前幻力'이라고 쓰여있는 게 보일 겁니다. 아까 침식된 지역은 강력한 결계가 쳐져있다고 말씀드렸죠? 이 결계의 강도가 바로 환력병장이고, 플레이어가 현재 보유한 환력(당전환력)이 그보다 높아야만 스테이지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환력을 높이기 위해선 자신의 거점에 환력을 높여주는 건물인 공정청(工程厅)을 지어야 하지요. 이 건설도 행동력을 소모합니다.


공정청 외에도 행동력을 소비할 수 있는 액션은 많습니다. 연구소를 지으면 기술치가 높아지고, 정보국을 지으면 정보력의 한도가 올라갑니다. 기술치는 어디에 쓰는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만, 정보치는 매일 정보센터에서 여러가지 정보를 구입하는데 사용됩니다. 정보는 일차적으로는 그날 하루 적용되는 각종 버프 효과를 가져오지만, 추가로는 스토리상 중요한 단서나 사건 등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이 정보에 따라서 새로운 분기나 선택지 등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하지만 거점에 지을 수 있는 건물의 수는 한정되어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침식을 정화한 구역들이 다시 거점이 되지만, 이 거점들이 모두 가득차고 나면 '개발'을 통해 거점의 레벨을 올려서 건물 한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 개발도 행동력을 소비하게 되지요. 또 '순찰'이라는 액션은 낮은 확률로 장비가 드랍되기도 하고, 이야기의 분기가 되는 사건들이 랜덤하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핵심은 캐릭터를 수집하고 키우고, 전투하는 미시 플레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7일간 한정된 행동력을 언제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에 있습니다. 말하자면 과거 유행했던 시저나 파라오와 같은 매니지먼트 게임인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건물을 짓고 거점을 확장하는 등의 액션은 특정 수치를 올리는 등의 역할 외에 전체 이야기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언제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따라 분기가 달라지거나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 플레이어가 행동력을 소비할 땐 항상 보유하고 있는 신기사 중 일부를 선택해서 일을 맡기게 되는데, 이 때 신기사와의 호감도가 변화합니다. 그리고 이 호감도 또한 이야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변수가 되지요. 게다가 플레이어가 거점에 쌓아둔 업그레이드나 신기사와 쌓은 호감도는 다음 7일에는 리셋되어버리기 때문에, 7일을 매번 플레이할 때 마다 계속해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게 됩니다. (성장한 캐릭터로 다시 도전해도 아주 쉽게 클리어해나가지 못하는 것을 보면 난이도는 리셋되지 않고 주차가 계속될수록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6. 캐릭터의 수집과 육성

플레이어가 행동력을 써서 했던 행동들은 모두 리셋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꽤 가혹해보입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리셋되지 않고 계속 남습니다. 플레이어가 보유한 신기사도, 신기사가 끼고 있는 장비도 계속 남지요.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전투 스테이지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스테이지의 난이도는 초기화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7일간 행동력을 분배하는 게임이면서 동시에 신기사를 계속 수집하고 육성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전투를 하건, 건물을 짓건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에 개입하기 위해선 신기사를 필요로 하고, 다양한 능력을 갖춘 신기사들을 많이 수집하는 것이 게임 진행에 중요합니다. 특히 7일도시는 캐릭터의 '쓸모'를 만들어주는 데 많은 신경을 쓴 인상입니다. 일단 모든 신기사와 보스들에겐 강刚-교巧-령灵 중 하나의 속성이 부여되어 흔히 말하는 가위바위보 상성이 구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속성은 거의 모든 컨텐츠에 반영되어있죠. 그래서 게임을 좀 더 쉽게 진행하기 위해선 속성별로 주력캐를 하나 정도는 갖춰야 합니다. 그리고 같은 속성 안에도 탱커-물리딜러-마법딜러-서포터로 직업이 나뉘어 직업별로 팀을 짜는 것도 중요합니다. 유리한 속성이라고 딜러 셋만 넣었다간 녹아내리는 거죠.


행동력을 전투에만 쓰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순찰/ 건설 / 개발과 같이 비전투 행동에 쓰이는 능력치도 따로 존재합니다. 각 행동을 할 땐 최대 3명의 신기사를 투입할 수 있는데, 해당 능력치의 합계가 그 기준을 넘어야만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은 건설로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데 합계 10점의 건설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건설력이 4점인 캐릭터 3명을 투입하는 장면입니다. 전투든 건설이든 행동력을 쓸 땐 신기사의 피로도가 소모되기 때문에, 수치가 높은 소수 정예로 운용하기 보다는 다양한 신기사를 얕게 여러번 뿌리는 것이 유리합니다. 바꿔 말하자면, 능력치가 낮은 잡캐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비전투 액션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거지요.


캐릭터의 희귀도는 성급으로 표현되는데요, S부터 C까지 4계의 등급이 있고, 각 등급은 다시 별 1개부터 4개까지 4단계로 나뉩니다. 어떤 캐릭터든 전 캐릭터에 범용으로 사용되는 성급 성장 전용 재료를 소모해서 최고 등급인 S-4성까지 육성시킬 수 있지만, 가능하면 시작 등급이 높은 희귀 캐릭터를 뽑는 것이 좋습니다. 이 구조는 등급 상성을 틀어막고 고등급에 대한 메리트를 강하게 부여해 가챠를 판매하는 일본식 모델과 모든 캐릭터가 같은 등급으로 시작하고 등급 성장이 열려있어 플레이어 개인적 관점에서의 꽝은 있어도 시스템 상 객관적인 꽝은 존재하지 않는[각주:3] 중국식 도탑 모델 양쪽의 장점만 취한 절묘한 절충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급은 성장시킬수도 있고 리셋되지도 않습니다만, 전용 재료 드랍이 굉장히 드물어서 성급 성장은 아주 가끔씩만 이루어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계속 지속하게 하기 위해선 플레이의 결과로 도출되어 플레이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을 줌과 동시에 빈번하게 발생하여 플레이어에게 피드백을 주는 성장 컨텐츠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레벨이 되겠습니다만, 이 게임은 캐릭터에 레벨이 없지요. 대신 캐릭터가 장착하는 장비의 성장이 이런 역할을 담당합니다.


게임 내에서 캐릭터는 드랍되지 않지만 장비들은 드랍되고, 이 장비들은 각각 고유한 능력치와 코스트를 지니고 있습니다. 각 캐릭터는 정해진 코스트 한도 내에서 장비를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고 장비는 플레이어 레벨 까지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코스트 대비 성능이 좋은 희귀 장비를 수집하고, 장비 성장에 필요한 골드를 수집하는 것이 게임의 기본적인 파밍이 됩니다. (골드가 정말 어마무지하게 들어갑니다.)


7. 파밍 컨텐츠 - 3인 코옵 PVE, 시공난류

아까 언급한 것 처럼, 영원의 7일에 포함되어있는 스테이지에서의 파밍은 제한적입니다. 일단 스테이지의 드랍도 굉장히 적고, 스테이지를 반복할 수도 없습니다. '순찰' 행동으로 플레이어 경험치와 골드, 운 좋으면 장비를 얻을 수 있긴 합니다만 이 또한 행동력 대비 효율이 매우 떨어집니다. 영원의 7일은 꾸준히 플레이하는 파밍 컨텐츠가 아닌 것이죠. 7일도시의 파밍 컨텐츠는 사실 별도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컨텐츠들은 첫 7일이 지난 2회차부터 등장합니다.) 일단 가장 기본이 되는 시공난류(时空乱流)부터 살펴보도록 하지요.


시공난류는 3명의 플레이어가 함께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가는 3인 코옵 PVE 컨텐츠입니다. 첫번째 스크린샷에서 보시는 것 처럼 총 5개의 지역이 있는데요, 한가운데의 스테이지는 18시와 자정에 한번씩만 열리고 들어갈 수 있는 스페셜 지역이고 그를 둘러싼 4개의 지역은 24시간 내내 플레이 가능합니다. 스페셜 지역은 딱 1스테이지로 구성되지만 나머지 일반 지역은 5개의 일반 스테이지와 마지막 보스 스테이지로 구성되어있지요. 그리고 매일 4개 지역을 모두 클리어하면 보상을 줍니다. 일단 스타트를 끊으면 파티 매칭부터 플레이까지 모두 오토로 아주 편안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을 소모할 뿐 스트레스를 심하게 주는 컨텐츠는 아닙니다.


이 시공난류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플레이 컨텐츠가 아닌, 보상 컨텐츠입니다. 보상들이 여러 레이어로 쌓여있거든요. 일단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위 스크린샷의 첫줄에 있는 상자 까기 보상입니다. 플레이 화면 우상단을 보면 상자 옆에 그래프가 있는데요, 적을 죽일 때 마다 그래프가 차오르고 상자가 열립니다. 그리고 그 판이 끝나고 나면 그 판 안에서 깐 상자의 보상을 받는 거지요. 이 그래프는 다음 스테이지로 계속 이어집니다. 두번째 줄에 있는 스테이지 클리어 보너스(小怪累积奖励, 소괴누적장려)는 각각의 스테이지를 깬 것에 대한 보상입니다. 보스 스테이지의 경우는 소괴누적장려 대신 보스 클리어 보상을 주는데요, 처음엔 아까 첫 스크린샷의 보스 그림 옆에 있던 장비를 확정으로 주고 이후 부턴 골드를 줍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번 4개 지역을 모두 클리어하고 나면 추가로 골드와 젬 등의 보상을 줍니다.

장비와 골드가 계속 쏟아져나오고 오토로 편하게 돌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공난류가 가장 기본적인 파밍 컨텐츠가 됩니다만, 일간 보상량이 한정되어있습니다. 여기까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보상량을 제한하는 방식이 상당히 특이합니다. 처음엔 후하게 주다가 점점 보상이 감소하는 형식이거든요. 가장 기본이 되는 상자까기의 경우, 까면 깔수록 그래프가 점점 더 느리게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한판에 3개 4개씩 까지만 점차 2개 1개로 줄지요. 그러다가도 일정 갯수 이상을 깨면 아예 상자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그래프도 쌓이지 않습니다. 판당 클리어 보상인 소괴 누적 장려 수령 횟수에 따라 단계별로 보상의 내용이 감소하다가 횟수를 모두 소진하고 나면 더 보상이 생성되지 않습니다. 그럼 이젠 6판 마다 1번씩 돌아오는 지역 보스 클리어 보상만 남게 되는데 이 역시도 일정 횟수가 지나면 끊깁니다. 지역 보스 보상까지 다 털고 나면 이제 더 이상 플레이할 수 없게 되는 거지요.

이 다층의 보상 감소를 종합적으로 합산해보면, 플레이를 많은 시간을 쓸수록 전체 보상은 늘어나지만, 전체적인 효율은 더 나빠지는 구성을 띄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드코어 유저가 아주 하드하게 게임을 할 동기는 주어지지만, 적당한 시간을 쓰는 캐주얼한 유저라고 해도 완전히 뒤쳐지지는 않도록 배려하는 아주 절묘한 디자인이죠.


8. 전투의 재미를 즐기는 도전 컨텐츠들

핵심 파밍 컨텐츠도 오토로 돌면 되고 전투도 재미없다고 하면,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 자체는 어디에 있는가 의문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일단 전투가 재미없었던 것은 액션 RPG라는 장르에 대한 선입견과 스킬이 1개 밖에 없어 평타만 때려야했던 초반의 인상일 뿐, 게임을 조금 플레이하다 보면 평가가 금방 바뀌게 됩니다. 인터페이스가 액션 RPG이긴 하지만 이 게임의 본질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멀티 히어로 게임이라, 정확하게 뛰고 구르는 움직임보다는 바닥에 깔린 장판을 피하고 필요할 때 스킬을 쓰면서 전투를 즐기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스킬 연출들이 화려하지만 지리하지 않고, 회복 물약의 드랍에 생사가 갈리기 때문에 긴장감도 있습니다. 또 전투 스테이지들도 단순히 다 쓸고 지나가는 소탕전 외에 NPC를 특정 위치까지 보호하는 호송, 웨이브 단위의 적 공격에서 살아남는 생존 등 다양한 구성이구요.


그리고 이 재미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는 도전 컨텐츠도 꽤 있습니다. 일단 '기억의 전당'(记忆殿堂)부터 시작해볼까요. 스토리나 레벨 진도에 관계 없이 난이도가 점차 올라가는 스테이지들을 죽 늘어놓고, 새로 스테이지를 깰 때 마다 보상을 주는 이른바 '시험의 탑'과 같은 컨텐츠입니다. 여러 캐릭터가 순차적으로 나열되어있고, 각 캐릭터 별로 10개 스테이지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첫 캐릭터 10개 스테이지를 깨면 첫 캐릭터의 기억 조각을 얻고 다음 캐릭터로 이어지는 구성이죠. 각 스테이지는 첫 클리어와 퍼펙트 클리어 이렇게 2개 기준으로 보상을 주는데요, 첫 클리어는 캐릭터 키우면 스탯으로 밀 수 있지만 퍼펙트 클리어는 'X초 내에 클리어' '상성 유리한 캐릭터 안쓰고 클리어' 등과 같이 스탯과 스킬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에 계속 도전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스테이지별로 목표도 다르고 말이죠.


플레이를 조금 더 강조하는 컨텐츠로는 '자질시험'(资质考试, 자질고시)이 있습니다. 이틀에 한번 리셋되는 일종의 도전 컨텐츠인데, 일단 시작시에 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딜 치기' '추격하기' '방어하기' '보조하기'등 8개 종목 중 4개 종목의 시험을 통과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게 그냥 스탯이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정교하고 숙달된 조작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딜치기의 경우는 스킬을 가능한 많이 쓰기 위해 스킬 쓰는 순서를 잘 맞춰야 하고, 보조하기의 경우는 적이 스킬 쓰는 타이밍에 맞춰서 맞스킬을 써서 스킬을 끊어내 아군 NPC를 보호하는 등의 형식이죠.


특히 이 자질시험은 플레이어가 어떤 캐릭터를 사용할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컨텐츠들과는 달리, 랜덤하게 선택된 3개 캐릭터 중 원하는 1개로만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획득한 여러 캐릭터의 사용법을 익히는 훈련장으로써의 성격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1단계에서 4개 종목을 합격하고 나면 이제 본시험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본시험은 그냥 각 단계별로 보스를 깨는 것으로 진행됩니다. 아까 선택한 1명의 캐릭터는 고정이고, 나머지 2개 캐릭터는 자유롭게 고를 수 있지요. 계속해서 나오는 적들을 깨고 보상을 받는다는 점에서 보면 본선은 기억 전당과 유사합니다만, 캐릭터가 제한된다는 점과 2일마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바뀐다는 점에선 차이가 있습니다.


9. 컨텐츠를 재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다

지금까지 간략하게 살펴본 7일도시는 일본풍의 그래픽을 제외하더라도 전체 구조가 굉장히 특이한 게임입니다. 보통 동아시아로 뭉뚱그려지는 한/중/일의 게임이 각자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긴 합니다만, 한국 / 일본 게임은 물론이고 기존의 중국 게임들과도 굉장히 다른 이질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중국에서 유일하게 히트한 수집형 RPG 게임[각주:4]인 자사의 음양사와도 다릅니다. 그냥 파격을 위한 파격일 수도 있고, 일본2D -> 비주얼 노블 -> 분기와 선택지 라는 의식의 흐름을 따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 구조가 가지는 아주 중요한 장점에 대해 주목하고자 합니다. 컨텐츠의 활용성이죠.

우리는 정해진 스토리를 따라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형식의 게임에 익숙합니다. 그리고 이런 구성에선 스토리와 컨텐츠는 대부분 1회성으로 소모됩니다. 일단 한번 클리어하고 나면 다시 그 컨텐츠를 방문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그리고 서비스를 진행함에 따라, 사용자의 성장에 발맞춰 컨텐츠를 계속 추가해야하는데 성장 요소가 있는 부분 유료화 게임에서 핵심 고객인 고과금층은 막대한 돈을 쓰는 만큼 컨텐츠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소모해나갑니다.

이런 컨텐츠의 소모 문제에 대해선 여러가지 대안들이 있었습니다. 턴제나 카드 배틀 형식으로 스테이지를 논리적인 컨테이너로만 사용하고 캐릭터 배치를 바꾸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이기도 하고, 기존의 컨텐츠를 '하드모드' 등으로 난이도를 높여서 재사용하기도 합니다. 일본 게임들은 기본 컨텐츠는 느리게 업데이트하고 계속해서 모든 단계의 캐릭터가 참가할 수 있는 이벤트 컨텐츠를 계속 추가해나가기도 하지요. 이런 조치들은 생산성과 재활용성을 높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컨텐츠의 소모를 늦추는 장치일 뿐 근본적으로 컨텐츠가 1회성으로 소모된다는 구조적인 문제 자체는 여전합니다.

하지만 7일 도시는 선택지와 분기가 있는 루프물이라는 구성을 통해 컨텐츠가 소모된다는 전제 자체를 뒤집어버립니다. 루프물이라는 기본 틀로 컨텐츠의 반복을 설득력 있게 전제시킵니다. 그리고 분기와 선택에 따른 이야기의 다양성을 부여함으로써 특정한 개별 사건은 반복된다고 느낄 수 있지만, 7일의 이야기들은 반복되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또 끝낸 전투를 다시 하기 위해선 7일이 지나야하기 때문에 반복 주기도 길지요. 사용자는 더 이상 이미 경험한 뻔한 컨텐츠에서 노가다를 강요받지 않고 뭔가 예전에 본 것 같기도 하지만 선명하게 기억나진 않아서 질리지 않는 컨텐츠를 계속 플레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CG, 스토리, 캐릭터와의 상호작용 등으로 플레이어에게 보상을 주지요.

이 구조는 추후 라이브 환경에서 컨텐츠를 추가할 때에도 굉장히 효율이 높습니다. 선형 구조에선 한달 걸려 제일 끝에 신규 지역 붙여봤자 고과금 유저는 하루만에 돌파하고 할 거 없다고 배 두들기고 저과금 유저는 신규 지역이 10개 100개가 붙어도 나는 여전히 그 신규 컨텐츠 구경도 못하고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몹이나 잡고 있다고 투덜거리게 됩니다. 하지만 분기가 있는 루프물에서 컨텐츠가 추가되는 경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플레이어들의 진도 격차와 관계 없이 모든 플레이어가 이 신규 컨텐츠를 즐길 수 있어 접근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변수들과 함께 분기의 일원이 되기 때문에 순식간에 소모되지도 않고, 반복되는 주기도 길지요.

7일이 반복되고 수많은 분기가 있다는 독특한 컨셉이 실제로 그렇게 반복해서 도는 것이 기존의 게임보다 혁신적으로 재미있는지는 단언하기 힘듭니다. 일단 제가 비주얼 노블을 좋아하지도 않고, 중국어를 읽지도 못하며, 캐릭터들의 일본어 대사를 알아듣지도 못해요. 하지만 기존 구조에 비해 컨텐츠를 활용하는 효율 면에서는 정말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뭐 중간에 스토리 쓰고 분기 만들고 이런 비용은 들겠지만, 컨텐츠를 새로 찍어내는 것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이고, 이후에 뭔가를 추가할 때 마다 플레이어가 플레이하는 경험의 양은 눈덩이 처럼 불어나죠. 7일도시 처럼 퀄리티가 높아서 컨텐츠 제작 비용이 비싼 게임에는 정말로 훌륭한 구조입니다.


10. 유저의 만족감을 강조하는 캐릭터 수집

아까 성급 구분이 일본식과 중국식 사이에 걸쳐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 구조 또한 컨텐츠의 활용성과 관계가 있습니다. 수집형 게임의 구조에 대한 한/중/일의 차이는 이전에 트위터에서 간략하게 짚었으니 링크의 타래를 한번 읽어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손오공은 SSR, 크리링은 R 이런 식으로 캐릭터의 등급을 완전히 갈라놓고 가챠에서만 뽑게 하는 페그오 같은 일본식 구성은 장기적으로 운영하면서 고과금 사용자에게 지속적으로 매출을 뽑아내기엔 유리하지만, SSR 획득까지의 비용을 특정할 수 없고 획득하지 못할 때 들인 비용이 모두 매몰되어 중/소과금 사용자에겐 굉장히 가혹하고 충분히 돈을 쓰지 않으면 돈 쓰는 재미가 없습니다. 모든 캐릭터를 동급으로 놓고 쌓아올리는 속도를 판매하는 도탑전기류 구성은 돈 쓰는 재미도 있고 매몰 비용도 없지만 장기 운영에 불리합니다. 전자는 좋은 카드를 뽑았을 때의 기쁨에 집중하고 후자는 꽝이 나와도 손해보지 않음을 강조합니다. 이제까진 이 둘은 서로 병행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만, 7일 도시는 이 어려운 일을 해냅니다.


기본적으로 7일 도시의 캐릭터 성급 구조는 도탑전기의 그것 처럼, 모든 캐릭터가 끝없이 성장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C급 1성에서 시작해서 C급 4성을 채우고 나면 B급 1성으로 올라가고 이를 반복하면 S급 4성까지 올라가지요. (S급 4성 이후엔 신기가 개방되면서 신기를 성장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중국 계정에 위안화가 없어 아직 거기까진 경험해보진 못했습니다.)

대신 이 구조를 운영하는 방식이 도탑전기류와는 다릅니다. 일단 캐릭터 별로 획득시 성급의 편차가 큽니다. 어떤 캐릭터는 얻자 마자 A급 1성이고 어떤 캐릭터는 C급 1성으로 시작합니다. 성급이 낮으면 스킬을 1~2개 밖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뽑을 때 시작 성급이 높은 캐릭터를 뽑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일본식 모델이 추구하는 '희귀캐 획득의 인센티브'가 실현되지요.

물론 낮은 등급의 캐릭터도 성급을 끌어올리면 고등급 캐릭터와 대등한 성능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캐릭터 조각을 고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도탑전기와 달리, 7일도시는 캐릭 전용 조각 없이 일종의 만능 조각만으로만 성급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만능 조각은 게임 중 굉장히 드물게 공급되어 성급 성장은 저빈도 고효과의 성장 컨텐츠입니다. 가챠에서 이미 갖고 있는 캐릭터가 중복으로 뽑힐 경우 캐릭터 대신 50개씩 지급됩니다.

그래서 페그오에서 길가메쉬 나와달라고 외치면서 가챠를 뽑는 것 처럼 희귀한 태생 A급이 나와달라고 외치면서 가챠를 돌리게 되지만 설령 C급 1성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페그오에서 쓰레기 3성 뽑았을 때 만큼의 타격은 입지 않습니다. 일단 어쨌든 C급도 S급으로 끌어올릴 수가 있고, 해당캐릭터를 안쓰고 그냥 짬해놓는다고 쳐도 앞으로 만능조각을 얻을 확률이 올라가니까요.


여러 캐릭터를 수집하게 하기 위한 속성간 상성 관계 역시 덜 가혹하게 설정되어있습니다. 유리 속성에 2배 데미지, 불리 속성에 절반 데미지 이런 식으로 구성하면 불 속성이 없으면 깨지 못하니 불 속성의 강캐를 가져오라는 아주 강력한 메시지가 되겠지만 7일도시의 상성은 25%의 데미지 추가 / 감소에 그치거든요. 속성에 맞는 강캐가 있으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적당히 키웠으면 속성이 안맞아도 깰 만 합니다. 그리고 주력캐가 마땅치 않을 경우는 안쓰던 약캐도 1/3 확률로 쓸만해지는 순간이 온다는 정도죠.


설령 전투 성능이 너무 낮아서 도저히 정상성이어도 쓸 수 없다면, 행동력을 소모하는 비전투 액션에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능력치에 따라 순찰 / 선설 / 개발에 활용하는 것이죠. 이게 최대 3명으로 요구치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능력치가 평균만 되어도 활용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설령 주력캐들의 비전투 능력치가 더 높다고 하더라도, 이 보조캐들을 활용해서 피로도 소모를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일단 모든 캐릭터가 하루 5점 회복하고 하루 3명은 50점을 추가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주력캐만 사용하는 것이 아주 불리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보조캐가 있으면 주력캐의 행동력을 더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11. 파격을 위한 파격이 아닌, 이유 있는 파격

사실 7일도시에 대한 첫인상은 그렇게 좋지 않았습니다. 피쳐드 떴길래 받긴 했는데 넷이즈 게임이더라구요. 메이저 시장이 MMORPG 기반으로 흘러가고, IP 기반 도탑전기류 게임들도 시들해지면서 중국의 중/소규모 업체들이 저비용으로 생산 / 운영할 수 있는 일본풍 수집형 게임들을 제작하고 있는 모양인데, 넷이즈 같은 거대기업이 왜 골목 상권을 침해하시나 싶었죠. 오프닝부터 아주 돈을 바른 티가 팍팍 나고 말이죠.

그런데 막상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이게 평범한 게임이 아니더군요. 액션 RPG를 만들고 싶었으면 쿵푸팬더3에 미소녀를 얹을 수 있었고, 수집형 RPG를 만들고 싶었으면 음양사에 미소녀를 얹을 수도 있었는데, 루프물 비쥬얼 노블에 매니지 게임 요소에 수집까지 다 섞어놓은 갓띵작이 튀어나온 겁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이 파격이 단순히 남과 다르기 위한 파격을 위한 파격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었다는 점이죠. 수집형 가챠 장사의 장점과 단점, 가챠에서 손해보기 싫어하는 중국 유저들의 성향, 고퀄리티 컨텐츠의 막대한 개발 비용과 속도 문제 등 부분 유료화 게임을 사업으로써 운영하면서 겪게되는 여러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한 결과가 이 7일 도시인 것이죠. 바꿔 말하자면 넷이즈가 음양사로 수집형 RPG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파격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루프 구성은 워낙 독특하기 때문에 다른 게임에 적용하기 힘들겠지만, 그 외에도 구석구석 참고할만한 요소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시간을 쓸수록 전체 보상량은 늘어나지만 보상 효율은 줄어드는 시공난류의 보상 체계는 하드코어한 플레이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면서도 캐주얼한 플레이어와의 격차를 유지하는 굉장히 신박한 방법이죠. 그리고 파밍은 정말 손가락 하나 까딱할 필요 없는 100% 오토로 시키고 소수의 임팩트 있는 전투만 수동으로 시키는 컨텐츠 구성 역시 불쾌감 없이 사용자의 시간을 빌려가면서도 한두번씩은 꼬박꼬박 게임을 시킴으로써 완전한 방관자가 아닌 플레이어의 감성을 갖도록 유지하고 있구요.

가챠로 얻는 캐릭터의 활용성을 높이는 방법 또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최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이게 확률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전반적이 만족도 - 특히 꽝을 뽑았을 때의 어그로 관리가 안되고 있는게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못뽑으면 못뽑아서 절망하고, 뽑으면 또 그거 키우느라 고생하는 게 문제가 아닌가 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7일도시의 가챠는 당첨과 꽝이 명확하게 갈라지는 수집형 게임의 가차임에도 성공시의 만족도와 실패시의 어그로를 상당히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쓸모가 있기 때문에 꽝을 뽑는다고 아주 슬퍼할 일은 아닌 반면, 캐릭터 레벨을 날리고 성장을 장비에 집중시켰기 때문에 동안 누적된 플레이의 결과는 보전해주면서도 새로 뽑은 희귀캐를 바로 즉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여하튼 여러가지 의미로 많은 화두를 던져주는 게임이라 소개해드렸습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시도해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요 아래에 안드로이드 APK 링크 있으니 츄라이 츄라이!

(안드로이드APK 다운로드)

 

  1. 중국어는 날짜를 셀 때 天을 씁니다. [본문으로]
  2. 미션 보상으로만 받아보고 구매할 수 있는 루트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런 아이템 형식은 중국에서 일반적인 누진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형태이기 때문에 아예 다른 쪽에서의 매출 극대화를 위해 아예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좀 더 플레이 해봐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본문으로]
  3. 원했던 손오공 대신 크리링이 나왔다고 해도, 이게 내가 원했던 그 물건이 아니었을 뿐 N등급 카드 처럼 완전히 쓸모 없는 쓰게기를 얻진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 원치 않던 결과가 계속 쌓여 성장하면 결과적으로는 플레이어의 전력으로 환원되구요. [본문으로]
  4. 도탑전기는 각 캐릭터를 확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경로가 기본 컨텐츠로 배치되어있기 때문에 수집형 게임이라기 보다는 육성형 게임이라고 봅니다. 관련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지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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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7.12.04 06:11

원래는 트위터에 쓰던 이야기였습니다만 글이 길어져 블로그로 옮깁니다. 뜬금없이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가기 때문에 다소 두서 없고 산만할 수 있습니다....

요즘 한/일 양국에서 소녀전선/붕괴3rd/벽람항로가 선전하면서 중국 게임이 이제 기술적으로 앞선 것이 아닌가, 중국의 자본력에 밀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뭐 이런 이야기들이 자주 보입니다. 저는 사실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한국 게임이 중국에 앞서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순위권에 있는 게임들의 스크린샷만 비교해봐도 한국 게임의 퀄리티가 월등히 좋습니다. 문제는 퀄리티가 너무 좋다는 데에 있다고 봅니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엔 몇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로 시장 규모는 큰데 다양성이 부족합니다. 유저가 흔히 말하는 대세 게임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어서 상/하위권 사이의 매출 격차가 매우 큽니다. 둘째로 기기 스펙이 정말 훌륭합니다. 전세계를 다 뒤져봐도 갤럭시와 같은 하이엔드 기기가 이렇게 많이 깔려있는 나라는 드뭅니다. 셋째로 대규모 마케팅이 쉽습니다. 인구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있기 때문에 지하철 래핑하는 것 만으로 대략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도권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공중파든 케이블이든 중앙 방송국과 계약하는 것 만으로 전국을 커버할 수 있지요. 넷째, 자본이 굉장히 보수적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참신한 시도 보다는 이미 검증된 시도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참신했든 검증되었던 것이든 성공에 대한 보상은 그리 크지 않지요. 그 결과 불확실하지만 참신한 시도 보다는 실패해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이 네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최적화 하면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게임들이 나옵니다. 이미 검증된 BM과 이에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디자인을 바꾸는 모험은 피합니다. 기본 구조가 비슷비슷하니 퀄리티로 차별화를 시도합니다. 때마침 고스펙 기기도 많이 깔려있고, 대량 마케팅으로 사람을 밀어넣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퀄리티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제작 단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부분 유료화 게임은 지불한 금액에 따른 컨텐츠 소비 속도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고과금자들에게 계속 장사를 하고 싶다면 더 많은 컨텐츠를 쏟아부어야 하지요. 더 많은 컨텐츠를 더 빨리 밀어넣어야 하는데, 퀄리티가 높기 때문에 그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어집니다. 그 결과 게임은 컨텐츠를 최대한 힘들게 소모시키는 방향으로 운영됩니다.

반면 중국은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여명과 같이 고퀄을 지향하는 게임이 없진 않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이 극상의 퀄리티를 추구하기 보다는 적당한 퀄리티를 추구합니다. 아이폰이든 갤럭시든 돈이 많은 일부 부유층을 위한 사치품일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2~30만원짜리 중저가 휴대폰을 사용합니다. 그래픽 퀄리티를 높이겠다고 덤벼드는 순간, 잠재 고객이 뭉텅이로 썰려나갑니다. 그래서 지금 순위권에 올라와있는 게임들도 아주 가깝게 확대해서 보면 투박하지만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보면 그게 티가 나지 않는 수준의 퀄리티에 머무릅니다. 굳이 그래픽으로 승부를 보겠다면 아예 화풍이나 분위기를 바꾸는 식으로 접근하지요. 음양사 정도면 굉장히 그래픽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

대신 중국은 신규 유저 유치가 어려운 시장입니다. 땅덩이도 넓을 뿐더러, 지방 단위의 구분도 강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중국연통이지만 샹하이 중국연통과 광저우 중국연통은 분리되어있어서, 성 단위 전화를 하면 요금도 비싸게 받고 한 성에서 개통한 번호에 대해선 다른 성에서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가 없습니다. 더 작은 일본만 해도 TV 광고를 하기 위해선 같은 방송사라도 5개 권역별 지사에 따로 접촉을 했어야 하는데, 중국이라면 더하면 더하지 덜하진 않을 것 같지요. 그러다보니 한국에서 처럼 대규모의 마케팅으로 신규 유저를 확 빨아당기기가 어렵습니다. 중국에서 IP 기반들이 주류가 된 것도 별도의 마케팅을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IP를 활용하는 것이 비용대비 효과가 좋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모객 비용은 비싼데 경쟁은 치열합니다. 한달에 게임이 만단위로 쏟아진다고 하지요. 그러다보니 중국의 게임 디자인은 온 손님을 붙잡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모신 고객님이니 어쨌든 게임을 계속 하실 수 있도록 고객 기분을 거스르지 않고 계속 달래가면서 피드백을 주고 동기를 부여하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이런 유저 친화적인 캐주얼한 디자인은 한국에선 굳이 할 필요는 없는 요소지만 중국에선 살아남기 위해선 안하면 안되는 요소인 것이죠.

BM도 훨씬 캐주얼합니다. 무과금자 / 저과금자를 차별하기 보다는 고과금자를 우대하는 방향이지요. 무과금자 저과금자를 핍박하든 말든 돈 쓰는 사람은 자기 만족에 돈을 쓰는 것이고, 무과금 / 저과금자는 게임을 하는 이상 언젠가는 돈을 쓸 기회가 있지만 일단 꼬와서 접고 이탈해버린 사용자는 절대로 돈을 쓰지 않으니까요. 대신 돈을 쓰면 쓴 만큼 확실하게 챙겨줍니다. 그래서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지요. 중국 게임은 안써서 약간 불편할 수는 있어도 불쾌하진 않은데 돈을 일단 쓰면 얼마를 쓰든 쓴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행복해진다구요.

한가지 눈여겨 볼 부분은,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소녀전선, 벽람, 붕괴3rd 셋 모두 정작 중국 내에서는 아주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당장 겉보기로는 시장의 주류가 아닌 이른바 오덕계 게임인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게임들은 과금 모델 자체도 중국의 주류와는 동떨어져있습니다. 돈을 안쓰거나 덜써서 서러울 정도는 아니라는 점은 기존 중국 게임들과 유사합니다만, 돈을 썼을 때의 효과가 떨어집니다. 돈 쓰는 재미가 없달까요. 반면 이들이 선전하고 있는 시장인 한국과 일본은 기본적으로 과금자를 우대하기 보다는 무과금자들을 차별하는 시장입니다. 중국 기준으로는 표준이라 할 수 있는, 돈 안써도 안서럽다는 건 기존에 없던 장점이 되고, 돈 쓰는 맛이 떨어진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중국 기준이지 한국 / 일본의 기존 게임에 비하면 나쁘지 않다.. 뭐 이래서 한/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까 언급한 것 처럼, 부분 유료화 게임에선 런칭 시점에 컨텐츠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후에 컨텐츠를 계속 공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퀄리티가 낮은 중국 게임이 유리해지는 지점은 바로 여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퀄리티가 그렇게까지 높진 않기 때문에 같은 비용으로도 더 많은 양의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퀄리티를 일부 희생하더라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게임을 설계합니다. 예를 들어, 여명이나 붕괴3rd같은 게임을 보면, 각 스테이지에 대해 별도의 배경 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맵은 가능한 적게 만들어두고 몹 배치만 바꿔서 계속 재활용 합니다.

특히 붕괴3rd의 경우, 컨텐츠 제작 단가가 높은 3D 액션 게임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굉장히 안쓰러울 정도인데요. 예를 들어 스테이지마다 3성 클리어 목표를 달리 설정하는 것은 중국 시장에선 굉장히 이례입니다만, 동시에 시각적 경험이 중요한 게임에서 스테이지 - 몹을 재활용하면서도 플레이 경험을 다변화 할 수 있는 묘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3D 캐릭터 또한 3색 메타를 섞어 넣어서 같은 하나의 캐릭터를 서너개의 캐릭터로 불려서 사용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3D 캐릭터는 제작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그 외에 무기, 성흔 등의 그림만 조달하면 되는 2D 일러스트 중심의 컨텐츠도 함께 사용합니다.

3D 액션 게임이 아니더라도 컨텐츠 생산성을 높이고 고과금자의 컨텐츠 소비 속도를 기분나쁘지 않게 늦추는 디자인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도탑전기류에서 일반적인 조각 모아 별의 갯수를 늘려나가는 디자인의 경우, 사실 기본 모태는 일본 가챠 게임의 '한계돌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만 1한돌 2한돌 3한돌 이렇게 딱딱 떨어지는 일본의 한계돌파와 달리 2장 중복이면 5성, 3장 중복이면 6성 이런 식으로 필요 중복 숫자를 늘려나감으로써 돈을 써서 앞서나가는 속도를 늦추고 비용은 늘려나갑니다. 제가 매우 사랑하는 소탕 무료 + 행동력 가격 누진제 역시 안쓰는 사람을 괴롭히지 않으면서도 돈을 낸 것에 대해 확실히 빠른 성장을 제공하며 비용을 계속 증가시킴으로써 고과금자의 폭주를 제어합니다.

요약하자면 고퀄 게임을 만드는 기술에선 여전히 한국이 중국보다 훨씬 앞서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수익을 내면서 운영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기술은 중국이 한국보다 더 앞서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어느 한쪽이 나쁘다거나 게으르다기 보다는 양국의 시장 상황이 기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한국 게임이 판호 발급 이전부터도 중국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반면, 중국 게임은 한국에서 나름 선전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호환성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한국 게임은 중국 시장 기준으로는 굉장히 투박하고 불친절하며 고압적입니다. 한국에선 바빠 죽겠는데 이렇게까지 해줘야 하나 싶은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가 중국에선 너무도 당연한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얼르고 달래고 떠먹여주는 중국 게임을 하던 유저들 입장에서 한국 게임을 하면 정말 개돼지 취급당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습니다. 그냥 어떤 시스템이 있고 없고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블소 모바일의 경우 기본 시스템 구성 자체는 텐센트가 얼마나 쫀 건지 모르겠지만 중국 게임의 표준을 정확하게 따르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운영과 밸런스 기조가 완벽한 토종 김치게임이었기 때문에 딱 2시간만에 개돼지 취급 받느니 그냥 접고 마는 거죠. 반면 게임 시스템과 과금 기조를 모두 아우르는 중국 게임의 친절함은 한국 시장에서 다른 게임에 없는 장점이면 장점이지 단점은 아닌 거구요.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소녀전선과 붕괴3rd, 벽람항로는 기본적으로 일반 대중보다는 소수 매니아를 노린 게임이며, 중국 게임을 대표하기엔 굉장히 이례적인 케이스이기 때문에 저들의 성공으로 중국 게임을 논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말하자면 배틀 그라운드가 2017년 한국 게임계를 대표할 순 없지 않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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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7.11.02 00:08

그동안 열심히 재미있게 즐겨온 콘트라 리턴입니다만, 이제 슬슬 접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게임을 접기 전에 수익구조에 대해서 한번 정리해볼까 합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소개가차에서 꽝의 가치를 높이는 특이점은 이전에 한번 정리한 바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전반적인 수익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1. 게임의 기본적인 과금 요소

구분 

항목

 설명

 영웅

 조각

 조각을 모아 신규 영웅 획득, 기존 영웅 각성(성급 성장)

 스킨

 스킨 언락으로 매력치 상승. (매력치 -> 매력레벨 -> 능력치)

 무기

 조각

 조각을 모아 신규 무기 획득, 기존 무기 성급 성장

 부품

 부품을 모아 등급 상향. 모험스테이지 드랍을 위해 행동력 추가 구매

 스킨

 스킨 + 조각으로 각성 (능력치 상승, 스킬 변화)

 펫

 조각

 조각을 모아 신규 펫 획득, 기존 펫 성급 성장

 리셋권

 펫 능력치 랜덤 뽑기

 기타

 자원 구입

 골드 등 자원 및 행동력 구입 (누진제 적용)

 추가 보상 구입

 일간 제한 걸린 컨텐츠에서 보상을 추가로 획득 (누진제 적용)

 VIP

 자원 구입 / 추가 보상 구입 기회 확장
 특정 무기 / 영웅 확정 구매 가능
 소탕권


콘트라 리턴의 기본적인 과금 요소는 위와 같이 정리됩니다. 기본적으로는 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성장 컨텐츠에 필요한 자원을 끌어모으는 수직 성장 구조의 게임이며, 그 중에서도 영웅 - 무기 - 펫 3가지가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됩니다. 성장 컨텐츠로는 이 외에 장비, 소환무기 등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과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는 않기 때문에 위 표에선 생략했습니다.


2. 무기 일반 가챠

가장 기본이 되는 무기 가챠입니다. 무기 혹은 무기 조각을 얻는 것이 핵심이며, 꽝으로 골드나 무기의 레벨을 올리는데 드는 경험치 아이템, 부품 아이템 등이 떨어집니다.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10장째는 무기(이미 보유한 무기가 걸렸을 경우는 조각 20개)가 보장됩니다.

얼마전 트위터에서 10연 보장 가챠를 구현하는 방법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가장 쉬운 것은 일반 10장에다가 최소 한도가 높은 1장을 섞어 10+1 장으로 구현하는 것입니다만, 중국 게임들은 대체로 일반 9장에 보장 1장을 차례로 지급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단가차를 사도 10장째엔 무조건 보장이 나오는 거지요. 위 스크린샷의 경우 4장을 더 사면 4장째엔 무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10+1 구성에서 10연가차의 핵심 상품은 기본으로 깔리는 10장이 아니라 +1장으로 지급되는 보장 가챠에 있습니다. 따라서 판매용과 동일한 무료 가차를 10장이 아니라 20장 30장을 준다고 해도 유상 10+1 가차 1회 보다 가치가 떨어지게 되지요. 반면 중국식 구성은 무과금이라고 해도 어쨌든 회당 쿨타임 48시간 X 10번 = 20일에 무기를 1개는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카운트는 유상 구입 / 무상 구입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과금 사용자에게도 동일한 혜택을 줍니다.

이 10장째는 보장이라는 시스템은 무과금 / 저과금에 호의적이기도 합니다만, 게임 내 젬의 가치를 높이는데도 영향을 끼칩니다. 단가챠와 10연가챠가 분리된 10+1 구성에선 단가챠는 사실 아무런 의미도 없고, 10연가차만이 의미를 지닙니다. 만일 10연 가챠가 3000젬이라면, 젬의 가치는 3000젬을 넘느냐 못넘느냐에 따라 크게 요동치죠.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100젬이든 2999젬이든 어차피 10연을 못사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반면 10장째 보장에선 단가챠를 사면 저 보장이 가챠 1회씩, 혹은 무료 가챠 2일씩 당겨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때로는 단 300젬으로 무기를 획득할 수 있는 순간도 오겠지요. 그래서 게임 내에서 보상으로 혹은 이벤트로 지급되는 소액 젬들이 보다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되고 사용자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게 됩니다. 물론 전반적으로 누진제를 기반으로 해서 소액젬들이 효용이 큰 것이 중국 게임들의 특징이긴 합니다.


3. 무기 한정 가챠

이전, 꽝을 활용하는 방법 포스트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콘트라 리턴에선 무기들이 오렌지색S, 보라색S, 보라색A 등과 같이 태생 등급이 명확히 나눠져 있습니다. 당연히 태생 등급이 높을수록 좋지만, 일반 가챠에선 구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아무리 고과금이라고 해도 일반 가챠를 계속 돌리는 건 굉장히 무의미해 보입니다. 오렌지색은 정말 더럽게 안나오고, 그나마 귀한 보라색S를 6성까지 키워도 오렌지 S 3성보다 못하거든요. 그래서 오렌지색 장비를 위한 스페셜 한정 가챠가 존재합니다. 보통 1~2주 단위로 오렌지색 S 무기 하나를 꼽아서 구성하지요. (위 스크린샷은 황금AK 때였고, 이 뒤로 황금개틀링건, 황금M4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한정 가챠는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은 구성을 띄고 있습니다. 행운권 80장을 쓰면 1번 굴릴 수 있고, 5연은 조금 할인해줍니다. 최근엔 50장으로 줄긴 했습니다만, 1회차의 단가는 50젬으로 동일합니다. 일반 가챠가 168젬이기 때문에 굉장히 저렴해보입니다만 여기엔 몇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우선, 저 UI 부터가 함정입니다. 말판 처럼 꾸며놓고, 하이라이트가 말판들을 시계방향으로 훑다가 멈추기 때문에 황금 AK 당첨 확률이 1/14인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과의 종류가 14가지인 것이지 확률이 1/14인 것이 아닙니다. 확률이 더럽게 낮아요. 제가 저걸 한 500개쯤 굴려봤는데 황금AK 파편도 한번 못걸리고 스크린샷에선 이미 당첨되었다는 도장이 찍혀있어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오른쪽 구석의 보라색S 하나 걸리게 전부입니다.

둘째로, 몇번을 굴리든 보장이 없습니다. 뽑을 때 마다 행운치라는 숫자가 올라가고, 행운치가 높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올라간다고는 합니다만, 그래서 1점당 얼마가 올라가는지는 공표하고 있지 않지요. 그래도 행운치가 좀 더 올라갔으니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더 돌려 봅니다만 여전히 손에 쥐는 건 꽝입니다. 그런데 행운치가 올라갔으니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의 순환이 반복되지요.

정리하자면

1) 단가는 싸다

2) 어쨌든 게임 내에서 가장 희귀한 오렌지S 등급 무기가 걸려있다.

3) 확률이 높아보인다. (사실은 보기보다 확률이 굉장히 낮다)

4) 하지만 사실은 보장이 없고, 한번 발을 들이면 손절하고 털고 나오기 힘들다.

기존 한정 가챠가 일반적인 과금 사용자를 위한 컨텐츠라면, 이 한정 가챠는 이미 차상위 아이템(보라색)은 필요 없는 최상위 과금자를 대상으로 아주 영혼까지 착실하게 공략하는 사악한 과금 시스템입니다.


4. 영웅 한정 가챠

그 다음은 영웅 한정 가챠입니다. 콘트라 리턴에선 여러 영웅이 존재하는데, 무기와 마찬가지로 S급, A급, B급으로 나뉩니다. 이 중 S급 영웅들은 특정 영웅 기간 한정 가챠로만 판매됩니다. 위 스크린샷은 첫번째 한정 영웅이었던 에이전트 18호 기간 한정 가챠입니다.

오른쪽에 보면 한정 가차를 1회 혹은 5회씩 구입해서 개봉할 수 있지요. 일반 가챠와 이 한정 가챠의 차이점은 2가지 입니다. 일단 쌉니다. 일반 가챠가 1회 168젬인데, 이 스페셜 가챠는 앞서 소개한 무기 한정 가챠와 마찬가지로 단돈 50젬입니다. 그리고 무기 한정 가챠와 마찬가지로 확률이 희박하고 10연 보장 같은 게 없습니다. 제가 400개 뽑는 동안 딱 한번 조각 20개 구경한 게 전부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희박한 가챠를 왜 뽑느냐? 물론 기본적으로는 저 S급 영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저 한정 가챠 뿐이기 때문입니다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구입 횟수에 의한 확정 보상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아래에 보시면 20, 60, 136, 200, 300 이라는 숫자와 '이미 수령했음' 이라는 문구가 보일 겁니다. 해당 횟수 만큼 뽑으면 고정 보상으로 영웅 조각을 조금씩 주는데, 136개까지 받는 조각을 모두 합치면 조각이 50개가 되어서 딱 캐릭터 1개가 만들어집니다. 여기까지 들어가는 비용은 대략 680위안, 우리 돈으로 11만6천원 가량이 됩니다. 딱 11.6만원만 내면 새 S급 영웅이 손에 들어오는 거지요. 참 저렴하지요?

사람마다 지불할 수 있는 의욕과 한계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사용자가 낼 수 있고 내고 싶은 만큼 받는다는 것이 부분 유료화의 핵심인데, 고작 11.6만원만 받고 만족할 수 있을 리가 없겠죠. 특히 중국 게임이 말입니다. 그래서 왼쪽을 보시면 확정 보상 외에, 구매 랭킹 보상이 있습니다. 이 한정 가차를 구매한 횟수에 따라 랭킹을 세워서 추가 보상을 주는 거지요. 1위에겐 18호 조각 120개 + 스페셜 스킨이 주어집니다. 18호 조각도, 스페셜 스킨도 다른 곳에선 얻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조각 120개를 모으면 풀 각성이 되고, 스페셜 스킨으로 추가 매력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18호 완전 정복 세트를 경매에 붙임 셈입니다. 2~3등 18호 조각 70개, 4~5등 18호 조각 30개 다 의미 없습니다. 120개 먹고 풀각성을 찍어야 스킬이 바뀝니다. 그 이전 단계 각성의 스탯 상승은 정말 무의미합니다. 1등이 되어야만 합니다. 전 위 이벤트에서 1위를 노리고 달렸으나 막판에 젬이 떨어져서 충전하는 사이 이벤트가 종료되는 바람에 2위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한정 가챠 + 랭킹의 조합은 KOF98UM에서도 오로치, 쿠라 이벤트 등으로 먼저 선보인 바 있습니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있습니다. 오로치 가챠 등은 사실상 일반 가챠와 동일한 가챠를 판매하면서 (동일한 가격, 10장 중 1장은 캐릭터 보장) 랭킹 이벤트를 붙이는 형식입니다. 극소수만 랭커 보상을 통해 최고 상품을 얻는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캐릭터도 얻을 수 있는 오로치 가챠와 달리 이 한정 가챠에선 소환무기 조각 등이 나오기 때문에 부산물의 만족도가 크게 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 가격도 낮고, 대신 12만원 이라는 낮은 천장을 설치한 겁니다. 그래서 1) 136개 구매 확정 보상으로 신규 영웅 획득에 만족하는 계층 (대략 12만원 선) / 2) 20위권 내의 추가 보상을 원하는 계층 (대략 20만원 선) / 3) 풀각성 + 스페셜 스킨을 원하는 최상위 계층 (대략 40만원 이상) 이렇게 구매자를 3개 계층으로 나눠 공략합니다. 일단 제가 속한 서버에선 450개 정도면 1등이었는데, 다른 서버는 모르겠네요.


5. 영웅 / 펫 직접 판매

그런데 콘트라 리턴에서 사용자가 영웅을 획득하는 것은 매출 뿐만 아니라 게임의 운영 측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일입니다. 게임의 주력 상품인 무기가 이미 정형화되어있는 상태에서 신규 영웅을 계속 투입해서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운영의 핵심이거든요. 그래서 무과금 / 저과금 사용자도 영웅을 계속 획득할 필요가 있지요. 그래서 S급이 아닌 A급 영웅들은 저렴하게 젬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의 흰곰 같은 경우 1480젬인데요, 10연가차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전 VIP 혜택 때문에 20% 할인 받아 1184젬입니다.) 게임 내 무료로 지급되는 젬도 잘 모으면 하루 100젬 가까이 되고, 월정액 서비스로도 하루 200젬 가량 들어오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액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기간 한정 판매이기 때문에 나오면 무조건 사야 하고, 젬이 부족하면 젬을 구입해서라도 사야 하는 물건이죠.

펫의 경우는 옆에는 S급 펫도 단돈 980젬에 팔고 있는데요, 펫은 영웅보다도 더 게임 핵심이 아닌지라 더 싸게 팔고 있습니다. 단, 펫은 조각을 모아 성급을 올려야만 능력치 상한도 오르고 추가 펫 스킬 슬롯이 늘어나기 때문에 980젬으로 하나 얻는 것으로는 큰 효과를 누릴 수 없습니다. 뒤에 좀 더 비싸게 파는 조각들을 더 사모아야 하죠. 들어오는 것은 마음대로 지만 나갈 땐 아닌 법입니다.


6. 기간 한정 현금 패키지 판매

일반 가챠든 한정 가챠든 펫 / 영웅 직접 판매든 기본적으로는 젬을 소비하도록 되어있습니다만, 현금을 받고 직접 판매하는 패키지도 존재합니다. 다만 단가와 구성이라는 측면에선 한국의 패키지 판매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현금 패키지의 핵심 상품은 영웅의 스킨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영웅의 외견을 바꿔주는 꾸미기 아이템입니다만, 여기에 약간의 보너스가 붙어있습니다.


각 스킨에는 매력치라는 수치가 있어서, 스킨을 해금할 때 이 매력치가 계정에 더해집니다. 그리고 누적된 매력치에 대해 매력 레벨이 메겨지고, 매력 레벨에 대해 스탯 보너스를 획득합니다. 위 스크린샷에 보이는 스킨은 400점의 매력치를 더해주고, 현재 제 매력 레벨은 15레벨이며 공격력 2786 방어력 2786 생명력 8374를 받아 전체 전투력에 25090점의 보너스를 받고 있습니다. 2700까지 올리면 16레벨로 올라가겠죠. 제가 게임 상에 존재하는 영웅 & 스킨 중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데도 보너스는 25000점 정도입니다. 전체 화력 63만점 중 대략 4% 정도에 해당합니다.

전투력 비중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게임 내에서 스킨은 기본적으로 치장형 아이템입니다. 그리고 치장형 아이템이기 때문에 현금으로만 팔아도 될 정당성을 확보합니다. 여기에 약간의 영웅 조각을 끼얹고, 매력치에 의한 스탯 보너스를 약간 더함으로써 단순히 이쁘니까 외에 과금사용자들이 현금을 내고 구입할 이유를 제공해줍니다. 하지만 여전히 치장형 아이템이기 때문에 가격은 5천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여기서 패키지 아이템에 대한 첨언을 드리자면, 콘트라 리턴의 현금 패키지가 굉장히 저렴하긴 하지만 대체로 중국의 패키지 아이템의 가격이 한국보다 낮습니다. 한국에선 10만원짜리 패키지 없는 게임을 못본 것 같은데 제가 중국 게임에서 본 패키지 가격 상한은 대략 168위안 (3만원 상당) 이었습니다. 이는 패키지를 구성하는 방법과 문화적 관습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패키지는 기본적으로 양적 공급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루에 1개씩 나오는 XX결정을 X 만원에 XX개 판매 이런 식으로 패키징하죠. 이런 양적 공급에는 당연히 많이 사면 깎아준다는 관습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이런 아이템의 구매 단가를 비교해보면 오히려 돈을 많이 쓴 사람이 적게 쓴 사람보다 더 싸게 사는 현상이 발생하고, 우선 가장 비싼 패키지(가장 효율이 좋은 패키지)를 산 다음 덜 비싼 패키지(더 효율이 나쁜 패키지)로 내려갑니다. 그래서 가장 비싼 패키지가 가장 잘 팔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중국의 경우는, 반대로 살수록 가격을 높이는 누진제가 기본입니다. 게임 행동력 50점을 구입하는데 처음엔 10젬 들지만 몇번 사다 보면 50젬, 100젬, 200젬으로 계속 올라가죠. 이런 구성은 과금의 최소 단위가 낮기 때문에 무/소/중/고과금 전체를 대상으로 장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 한국식 패키지의 경우, 중/저가 패키지는 효율이 낮기 때문에 최고가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은 사람에겐 매력이 없습니다.) 첫 단계에선 과금 대비 효율이 좋기 때문에 과금 전환율도 높일 수 있구요. 하지만 중/고과금을 넘어서게 되면 효용을 높이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높아집니다. 이를 통해 고과금자와 무/저과금자의 격차를 어느 정도 줄이거나, 그 격차에 대해 확실한 과금을 징수할 수 있게 됩니다. 가격차별화라는 측면에서 봤을 땐 이 구조가 훨씬 우수하다고 볼 수 있죠.

여하튼 이런 관점에서 중국식 패키지는 게임의 주력 매출원이 아닌, 일종의 이벤트성 특판 상품입니다. 제한을 걸어서 가성비가 좋은 패키지를 판매함으로써 개별 판매 단가는 낮더라도 전체 유저에게 두루 과금할 수 있는 상품이죠. 무/저과금자에겐 정말 반드시 사야 할 쿨매입니다. 이미 가진 것이 많은 고과금자에겐 무/저과금자들보다는 효용이 떨어지지만 어쨌든 가성비가 좋기 때문에 무조건 사야 합니다.

특판 치고 5천원 ~ 3만원이면 너무 싼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인구가 깡패입니다. 콘트라 리턴의 경우 일일 DAU가 2백만 쯤 되는 것 같더군요. 그 중 10%만 산다고 쳐도 20만명이고 5천원씩 받고 팔면 10억원입니다.



7. 펫 능력치 리셋

펫 자체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기간 한정 특별 상품으로 젬 고정가에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대신 펫을 키우는데는 좀 더 많은 과금이 필요합니다. 각 펫은 공격, 명중, 크리티컬, 방어무시 4가지의 속성과 최대 4칸의 스킬 슬롯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 스킬 슬롯은 최초 2개만 열려있다가 조각 모음으로 성급을 올려야 추가로 열립니다. 슬롯을 뚫었다고 스킬이 바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펫 능력치 리셋을 해야 합니다.

펫 능력치 리셋 기능은 위 4개 능력치 + 스킬 슬롯의 내용을 무작위로 바꿔줍니다. 이게 결과가 누적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바뀌는 리셋이기 때문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 적당할 때 멈추고 빠져나오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리셋권으로도 돌릴 수 있지만 리셋권은 직접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새 펫 나왔다고 신나게 돌리다가 결국은 젬으로 돌리게 됩니다. 다만 각각의 능력치에 대해선 '확정' 옵션을 걸어서 리셋되지 않도록 지정할 수 있습니다만, 확정 옵션을 건 항목이 늘어날수록 소모되는 리셋권 / 젬의 양이 2배씩 늘어납니다. 그리고 설령 능력치 4종을 모두 랜덤으로 묶었다고 해도 스킬에는 확정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스킬작 까지 하려면 막대한 리셋권 혹은 젬이 소모됩니다.

어쨌든 위 스크린샷 처럼 적당한 선에서 멈추고 확정 옵션 걸다 보면 가진 리셋권을 다 털어먹는 선에서 적당히 타협하고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만 그 뒤엔 새 펫이 나온다는 것이 함정이죠. 아, 펫은 대표 펫 1마리에 보조 펫 3마리까지 총 4마리를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새 펫이 나왔다고 기존 펫이 완전히 쓸모없어지진 않습니다.


8. 누진제 기반의 추가 기회 상품들

이상은 게임의 핵심 토큰에 대한 유료화 모델이었고, 이번엔 게임 컨텐츠에 대한 유료화 모델을 살펴보겠습니다. 뭐 기본은 기존 중국 게임들과 같이 소액 젬 서비스에 누진제를 걸어서 초반엔 꿀가성비로 유인하지만 욕심을 부리면 창렬하게 털리는 구성입니다.

다만 특징이 있다면 일간 플레이 제한이 걸린 컨텐츠가 상당히 많고, 해당 컨텐츠에 대해선 추가 플레이 기회를 파는 것이 아니라 추가 보상 기회를 판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특히 매일 요일별로 정해진 특정 무기로 3번 플레이하는 군계대수의 경우, 난이도에 따라 보상이 바뀌는데 오렌지S급 무기 조각들은 보통은 도달하기 힘든 최고 난이도에서만 보상으로 주어집니다. 그런데 일주일에 두번, 최고 무기를 1회 사용할 수 있는 티켓을 지급해주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번은 오렌지S급 조각을 얻을 수 있는 난이도에 도전해서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만일 오렌지S조각을 못얻었거나 더 얻고 싶다면 위에 나오는 추가 보상 구매를 사용해서 돈을 계속 밀어넣어야 합니다. 대략적으로 끝까지 땡기면 하루에 10연가차 2회분은 소모하는데, 못해도 보라색 S급 조각이 나오기 때문에 무조건 당기는 게 남는 장사입니다.


위 스크린샷의 현상모식은 이런 과금을 2중으로 걸어둔 컨텐츠입니다. 우선 임무가 랜덤하게 정해지는데, 별 갯수에 따라 난이도엔 변화가 없지만 보상이 높아집니다. 특히 5성이 되면 4성급 무기 조각과 가장 높은 단계의 펫 경험치권, 펫 조각이 떨어지지요. 1성에선 그냥 쓰레기 보상이 들어옵니다. 현재 받은 미션 보상이 마음에 안들면 젬을 조금 내고 다시 리셋할 수 있습니다. 리셋 비용은 10젬으로 시작해 점점 높아지죠. 그리고 이왕 좋은 성급으로 도전했으면 다시 젬을 내고 추가 보상을 받을 수도 있구요. 기본 제공 5번을 다 하고 났더니 다음 미션으로 5성이 떴다.. 그럼 다시 추가 플레이 기회를 30젬 내고 삽니다. 추가 기회는 유상 리셋이 불가능합니다.

눈이 밝으신 분이라면 위 스크린샷에서 '소탕권'을 발견하시고는 '이제 중국에선 소탕권 안판대매!!' 라고 버럭 하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콘트라 리턴엔 소탕권이 있습니다만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바로 그 소탕권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모험모드는 기존 텐센트 게임과 마찬가지로 소탕권 없이, 추가 비용 없이 그냥 소탕을 지원합니다. 요즘은 50회 자동 소탕까지 지원합니다.


저 소탕권은 일일 2인 코옵 PVE나 위의 현상모식, 군계대수와 같이 일간 플레이에 제한이 걸려있는 컨텐츠에만 사용됩니다. 그리고 따로 판매하지도 않고 VIP 보상이나 월정액 보상 등으로만 지급되는데 대략적으로 하루에 쓰는 것 보다 더 줍니다. 괴로운 플레이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귀한 서비스가 아니라, 한달에 한 3만원 내면 하루에 한 20분 정도의 일일 컨텐츠를 아껴주는 수준인 거죠. 거듭 말씀드리지만 도탑전기에서 보셨던 게임 기본 모드에 대해 소탕권이라는 아이템으로 제한을 거는 것은 이제 중국에서 멸종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탕권 파는 것 보다는 행동력을 재빨리 소진시키고 행동력을 더 파는 쪽이 사는 사람의 만족감도 높고 파는 입장에서도 매출이 더 나오니까요. (설마 아직도 출시 3년이나 지난 도탑전기를 놓고 중국 게임을 논하는 사람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혹시나 해서 첨언드립니다. KOF98UM도 도탑이랑 얼마 차이 안납니다..)


여하튼 그리고 이 모든 체계를 감싸는 VIP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로는 VIP 레벨이 오를 때 마다 저 자잘한 소액 젬 서비스들을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늘어납니다. 물론 누진제가 붙어서 뒤쪽 단계의 단가는 계속 올라갑니다. 군계대사나 현상모식 추가 플레이 이런 건 뭐 끝까지 땡겨 써봤습니다만, 행동력이나 골드 구매 같은 경우는 도저히 엄두가 안나더군요. 추가로 현상모식에서 무료로 임무 리셋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보통은 무료 3번 다 땡겨쓰고 나서 젬을 끌어쓰지요..

또한 각 VIP단계에 도달할 떄 마다 VIP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보라색S 레이저총을 구입할 수 있게 되고, 50만원 선에선 오렌지 S급 유탄발사기 1기(3성), 100만원에선 S급 영웅 하나, 160만원에선 앞의 S급 유탄 발사기를 4성으로 올릴 수 있는 조각이 지급됩니다. 중국 게임들이 늘 그렇듯이 없다고 못할 건 아닌데 있으면 참 좋은 물건들입니다.



9. 정리-1. 중국 게임 과금의 기본 방향

콘트라는 이미 KOF98UM - 나루토 - 드래곤볼 등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던 텐센트의 과금 노하우를 기반으로, 게임 특성에 맞게 일부에 변형을 가한 과금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누진제를 게임 전체에 적용시켜 소액젬의 활용성을 높이고 부수적으로 게임 내 내 보상으로 지급되는 젬에 대한 가치를 높임으로써 무/소과금에 친화적인 중국 게임의 대표적인 특성을 따라갑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위와 같은 모양이 될 것입니다. 양적 할인에 의한 패키지에 기반하는 게임들은 비용이 증가할수록 효용이 더 크게 증가하는 곡선을 띕니다.(녹색 선) 이런 체계는 2가지의 구조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는데요, 첫째는 비용대비 효용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무/저과금과 고과금자의 격차가 계속해서 크게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고과금자가 매출의 핵심이라고 하더라도 게임을 유지하기 위해선 무/저과금자가 필요한데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진다면 게임 내 생태계가 흔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눈에 띄게 무/저과금자이 따라잡을 수 있도록 무상 보상을 찔러주게되면 반대로 고과금자가 누리는 효용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지요.

두번째는 효용이 일정 정도에 이르기 전에는 투입한 비용에 비해 효용을 느끼지 못하는 구간이 존재하게 되고, 따라서 중/소과금 매력이 배제된다는 점입니다. 아까 3만원 패키지 10만원 패키지의 예를 들었는데요, 10만원 이상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은 10만원 사고도 돈이 남아서 (그리고 구매 제한에 걸려서) 3만원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지만 3만원 밖에 못쓰는 사람은 3만원 패키지를 사기에 10만원 패키지보다 효율이 낮기 때문에 3만원 패키지 구매를 꺼리게 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전체 과금 구간 중 일정액은 본래 지불 여력 / 의사보다도 낮은 매출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과금 비효율은 가챠 중심 게임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욱 거친 형식으루요. 아무리 가챠가 지불한 비용 보다 더 나은 결과를 지급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 입장에선 본인이 원하는 그것이 아닌 이상 꽝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낮은 확률을 뚫고 획득하기 전까지는 얼마를 투입하든 핵심 상품을 손에 넣지 못한 이상 사용자가 느끼는 효용은 0에 머무릅니다. 돈을 쓰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게 되는 것이죠. (뭐 반대로 그래서 오기로 더 쓰게 되는 효과도 있을 수 있긴 하겠습니다만, 저는 지속가능한 장사를 위해선 얼마를 쓰든 돈을 쓴 만큼 행복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1등상의 효용이 굉장히 크고, 확률이 굉장히 낮게 잡힌다면 극단적으로는 3천만원을 내나 한푼도 안내나 모두 함께 평등한 상황도 오게 됩니다. (그럼 애초에 지르지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긴 한데, 실질적인 확률이 아무리 낮더라도 보상이 충분히 좋으면 이 확률의 희박성이 무시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출처를 까먹었네요.)

반면 중국 게임들이 채택하고 있는 누진제 기반의 과금 체계는 처음엔 비용 대비 효용이 크게 증가하다가 점차 효용 증가세가 감소하는 모양을 띄고 있습니다.(붉은색 선) 단적으로 말하자면 4성 손오공을 얻기는 어렵지 않지만, 7성으로 키우기는 많이 어려운 상황인 것이죠. 이 구조에선 중/소과금에서 효율이 극대화되어 소액 구매를 해도 사용자 만족도가 높고, 따라서 구매 전환율이 높아집니다. 흔히 농담처럼 이야기하죠. 10억 인구에 100원씩만 걷어도 1천억원이라구요. 그리고 얼마를 쓰든 과금에서 효용을 느끼지 못하는 구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중국 게임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요. 얼마를 쓰든 일단 돈을 쓴 이상 행복하다.

그렇다면 반대로 모바일 장사의 핵심이 되는 고과금자 유치에 불리하지 않은가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만,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효용의 증가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분명히 효용은 증가하고 있고, 더 쓰면 남들보다 더 앞서나갈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미 이 구간에 들어오면 합리적인 구매는 고려되지 않고 있거나, 돌고래 이하와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동작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사실 이 부분은 한/중 문화 차이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플레이해본 중국 게임은 과금 뿐만 아니라 게임 내 모든 요소에서 '차이'의 크기 보다는 '존재'와 '빈도'에 더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다면 성장한다. 100시간에 100점 오를 거면 1시간에 1점씩 100시간 오르게 해달라는 인식이죠. 이전 중국 모바일 게임과 캐쥬얼 게임 디자인 에서도 보여드렸지만 며칠 걸려 크리링 67레벨을 68만들었더니 총 능력치는 0.4% 오르더군요. 하지만 어쨌든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성장하려 하고,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돈을 씁니다.

반면 한국은 성장이든 과금이든 차이의 '크기'가 충분하지 않다면 - 즉 효용이 충분하지 않다면 동기를 부여받지 못한다는 인상입니다. 100점 오른다고 하면 100시간 노가다할 수 있지만 1시간에 1점 오르는 걸 100시간 하라면 못한달까요. 과금도 마찬가지로 화끈하게 벌릴 수 있어야 화끈하게 쓰지, 쪼잔하게 여러번 질러서 쪼잔하게 앞서나가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근데 사실 이건 유저가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개발자들이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요. 뭐 KOF98UM이 그래도 꾸준히 순위를 지키고 있는 반면 사드 이전에 중국에 진출한 게임들의 성과가 나빴던 것을 보면 그래도 역시 중화 모델이 더 우수하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긴 합니다.


10. 정리2 - 콘트라의 과금 구조 특성

일반적인 중국의 RPG 게임들은 초기엔 당장 캐릭터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가챠가 고효율을 보장하고, 적당히 캐릭터가 모이면 행동력 및 보상 추가 구매로 갔다가, 누진제로 인한 비용 증가로 비용 대비 효용 증가가 둔화되는 시점에서 다시 가챠로 돌아가는 구성을 띄고 있습니다. 행동력 판매 자체의 매출은 높지 않더라도, 고과금 사용자에게 가챠 구매의 합리성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다만 콘트라의 경우는, 캐릭터가 아닌 '무기'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타 게임 대비 상품의 매력이 떨어지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장이 12만원인 영웅 가챠라거나, 저렴하지만 비용은 사실 높은 무기 한정 가챠 등 굉장히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런 시도는 크게 2가지의 큰 테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1) 박리다매 (Feat. 현금박치기)

2) 고과금자를 향한 맞춤형 공략

영웅의 경우, 좋기 때문에 무슨 돈을 들여도 얻어야 하는 그런 킹왕짱 상품은 아닙니다만, 반대로 조금만 돈을 쓰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상품으로 배치합니다. 물론 무과금 / 저과금으로는 영웅 한정 가차에서 S급 영웅을 얻긴 힘들겠습니다만, 반대로 12만원만 내면 남들이 못가진 무언가를 가진 특권층이 될 수 있지요. 그리고 A급 영웅은 무과금으로도 획득이 어렵지 않아서 거의 누구나 새 캐릭터에 의한 새 플레이를 즐길 수 있지요.

그리고 중간 중간 스킨을 싸게 현금으로 팔아서 소과금 / 중과금으로 전환시키고 현찰을 땡깁니다. 이게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가차든 확정 상품이든 젬으로 팔 경우엔 항상 게임 내 기본 제공되는 무료젬이 혼입되어 실제 매출 발생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박리다매 전략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단가를 희생해서라도 전체 규모로 더 큰 매출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젬으로 팔아선 싸게 팔기만 하고 큰 재미를 못볼 우려가 있지요. 하지만 스킨 패키지는 단가 자체는 5천원으로 낮지만 현금 상품이기 때문에 확실히 현금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기본판은 박리다매를 깔아놓지만 그렇다고 모바일 게임 매출의 핵심인 고과금자 시장을 완전히 포기한 것도 아닙니다. 한정 외형의 랭킹 보상이나 S급 무기 한정 가챠 등은 소/중과금자 입장에선 무의미해보일 수 있지만 고과금자 입장에선 충분히 필요한 물건을 괜찮은 가격에 팔아주는 맞춤형 상품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상품 매력이 낮기 때문에 단가도 높지 않다는 점이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게임 구조상 더 이상을 생각하긴 힘들어 보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전민돌격(백발백중)과 같은 스튜디오의 게임이고, 총을 기본으로 삼고 캐릭터를 부가 요소로 삼는다는 점에선 백발백중과의 차이점을 살펴봐도 좋을 것 같은데 제가 전민돌격을 플레이하지 못해서 비교/대조를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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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7.10.22 20:07

0. 가챠라는 시스템

최초 정액 기반의 요금제에서 부분 유료화라는 과금 형식이 창설된 이후 기간제 부스트 서비스, 종량제 아이템, 기간제 아이템 등 다양한 시스템이 고안되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고객의 지불 의사와 한계에 맞춰 최대한의 과금을 끌어내는 가격 차별화의 측면에서 볼 때 현재까지 가장 효율적인 모델은 확률형 아이템 판매 - 가챠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방식이 가지고 있는 사행성에 대한 이슈가 있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는 가챠라는 시스템을 운용하는 방식에 따른 문제이지 가챠 자체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매우 낮은 확률로 얻는 결과물 - 이하 SSR이라 칭하겠습니다 - 이 있어야 깰 수 있는 스테이지가 있다거나 PVP 중심이라 해당 아이템을 못가진 자는 계속 밟혀야 하는 등 게임 진행에 아주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게임에선 가챠는 사용자를 쥐어짜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게임은 자연스럽게 도태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더군요.

반면 SSR이 강하긴 해도 게임 진행상 필수는 아니라면, SSR은 자기만족을 위한 기호품 내지 사치품에 머무르게 되며, 확률형이라는 형태로 이를 구입하고 말고는 사용자의 의사에 맡긴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가챠로 얻는 SSR을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이 경우에도 가챠는 일종의 선택형 시간 단축 서비스에 머무르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SSR을 소비자의 선택적 기호품의 영역으로 배치한다고 하더라도, 가챠는 기본적으로 원하는 상품에 대해 지불할 비용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없고, 원하는 것을 얻을 때 까지의 비용이 모두 매몰비용이 된다는 점에서 가챠가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임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낮은 확률을 딛고도 가챠를 사도록 가챠의 매력을 높이는 방법이 여러가지로 연구되고 있지요.

이런 관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게임 2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최근 플레이하고 있는 '콘트라 리턴'(이하 콘트라)과 '우타 마크로스'(이하 우타마크)인데요, 전자는 횡스크롤의 런앤건 스타일 슈팅 게임이고 후자는 마크로스의 캐릭터와 노래를 베이스로 한 리듬 게임으로 공통점이 눈꼽만큼도 없어 보입니다만, 시스템적으로 '꽝'의 효용을 높임으로써 가챠의 매력을 보완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 콘트라 리턴

1-1. 왕후 장상의 씨를 나눴다.. 왜?

콘트라 리턴 게임 자체는 이전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코나미의 고전 명작 콘트라를 소재로 만든 모바일 슈팅-RPG 게임으로 전민돌격(한국명 백발백중)과 유사하게 총기의 조각을 모아서 총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메타 게임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총기의 조각을 모아서 새로 획득하거나 별 갯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데 이 조각은 영웅던전에서 얻을 수도 있고, 가챠에서 얻을 수도 있지요. 가챠에서 새로운 총기를 얻을 땐 아이템 자체가 떨어지고, 이미 갖고 있는 총기가 중복 당첨되었을 땐 조각으로 줍니다. 이 구조 자체는 도탑전기에서 확립된 것이지만, 한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오렌지색 SS -> 오렌지색 S -> 보라색 S -> 보라색 A 등으로 각 총기 별로 태생적인 등급을 구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챠로 물건을 판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가챠에서 나올 수 있는 물건의 갯수, 즉 가챠 풀의 크기입니다. 아무리 상품을 확률로 판다고 하더라도, 나올 수 있는 결과의 경우의 수가 적다면, 확률은 금방 정복되어버립니다. 예를 들어 SSR이 나올 확률은 5%인데 SSR이 4종류 밖에 없다면 개별 SSR의 확률은 1.25%이고, 가챠를 80번만 뜯으면 얻을 수 있게 되는 거지요. 그렇다고 SSR의 확률을 1%로 낮추게 되면 아예 SSR 획득 자체가 어려워서 사용자가 그냥 포기해버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SSR 획득 자체는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지만 그 중 내가 원하는 SSR을 얻기는 어렵게 만들어서 Near-Miss 상황을 계속 만드는 것이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는데 유리합니다.

일본의 가챠 게임들은 캐릭터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계속 더해나감으로써 이런 가챠 게임의 구조를 유지해나가고 있습니다만, 도탑 전기나 나루토, KOF98UM과 같은 IP 기반 중국 RPG 게임들은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숫자가 이미 제한되어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캐릭터의 수는 이미 한정되어있는데 손오공은 원래 쎄니까 SSR, 야무치는 약하니까 R 이런 식으로 쪼개버리면 각 등급 별로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의 수가 정말 제한되는 거지요. 그래서 이들 게임들은 캐릭터의 등급을 없애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스킬이나 특성 등에 따라서 실제로는 좋은 캐릭터와 나쁜 캐릭터가 갈리겠지만, 적어도 시스템적으로는 모두 대등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누굴 뽑아도 SSR인 것이고, 그 중 내가 원하는 SSR을 얻기가 힘들어지는 거지요.


하지만 이것도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어느정도 있을 때에나 성립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대륙의 에반게리온의 경우 처럼 원작에 등장하는 에바와 파일럿 함쳐서 10개도 안되는 상황에선 원작에 나오지도 않던 X30호기니 R15호기와 같은 가상의 기체를 끼워넣어도 가챠를 운용할만큼의 수량이 나오지 않는 거지요. 그래서 등급을 아예 나누어 SSR에 해당하는 오렌지색 3성 기체들의 획득 확률이 낮은 명분을 확보하고, SSR들을 끝없이 쌓아올리는 구성을 취합니다.


콘트라 리턴 역시 위 에반게리온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물론 총기 아이템 막 찍어내는 거야 어려울리 없겠습니다만, 각각의 총기들에 대한 차별화에서 문제를 안고 있는 거지요. 게임 상의 총기들은 돌격소총, 저격총, 로켓포, 분사기, 기관포 5가지로 나뉘는데, 여기서 이미 총기들의 특성과 그로 인한 게임플레이가 거의 완전히 결정나버립니다. 캐릭터 게임이라면 힐러 중에도 즉시 힐을 주는 캐릭터, DOT 힐을 주는 캐릭터, 힐 량은 적지만 쿨이 짧은 캐릭터 등과 같이 여러 방법으로 분화할 수 있겠습니다만, 총기 갖고는 그런 식의 차별화를 할 여지가 없지요. 물론 FPS에서는 데미지, 탄창 갯수, 정확도 등으로 분화를 합니다만, 콘트라 리턴은 횡스크롤 슈터거든요. 총알이 앞으로 한발 나가느냐 3방향으로 나가느냐 스플래쉬 데미지가 있냐 없냐와 같은 정도가 아닌 차별성을 구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차별성은 이미 총기 종류에서 쪼개졌구요.

특성에 따른 수평적 차별화가 힘들기 때문에 수직적 차별화를 꾀할 수 밖에 없는 거지요. S는 A보다 강하고, 같은 S라도 오렌지S가 보라색S보다 구하기도 힘들고 더 셉니다. 하지만 조각 모음에 의한 성급 성장 (일본식으로 말하자면 한계돌파가 되겠죠)가 게임 내 주된 성장축이기 때문에 보라색 S도 조각 모아서 6성 만들고 부지런히 강화하면 조각을 못모아서 3성에 머무른 오렌지S보다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오렌지S 조각 모아서 4성 5성 만들면 가볍게 보라색S를 제쳐버리겠지만, 이건 돈이 정말 정말 정말 많이 들어가는 길입니다.


1-2. 수평 성장을 유도하는 장치들

아까 한 카테고리 내에서 개별 총기에서의 차별화는 힘들다고 해도 총기 유형 별로는 특성이 강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콘트라 리턴은 수평 성장의 동기 부여가 약해진다는 또다른 문제를 안게 됩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수집할 이유가 줄어든다는 거지요. FPS와 마찬가지로, 총기의 특성과 플레이 경험이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이 아닌 총기는 얻을 필요가 없어지는 겁니다. 저격 플레이를 좋아하는 유저는 저격총을 선호하고, 저처럼 닥돌을 좋아하는 유저는 SMG나 돌격소총을 좋아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SSR이라고 해도 자기가 좋아하는 유형에 안맞으면 별 감흥이 없어지고 그만큼 가챠 만족도가 떨어지고, 결정적으로 신상품을 투입해도 그게 자신이 선호하는 유형의 총기가 아닐 경우 스킵해버릴 가능성도 큽니다.

콘트라 리턴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평 성장을 유도하는 장치들을 보강해 넣었는데,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위 스크린샷에 있는 일일 컨텐츠 '군계대수军械大帅' 입니다. 이 컨텐츠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각각 정해진 유형의 무기로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샷은 수요일인데, 수요일은 로켓포의 날이군요. 해당 유형 무기의 성장 정도에 따라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 당연히 난이도가 높아지면 보상이 좋아집니다. 저난이도에선 저등급 무기의 조각이, 고난이도에선 고등급 무기의 조각이 나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번 3일차 7일차엔 최고 무기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티켓을 줘서 무/저과금자도 고등급의 조각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라지만, 실제로는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누진제 먹여서 팔기 때문에 실제로는 고과금 유저들에게 일주일에 2번 3만원씩 뜯어가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또한 5개 유형별로 무기를 1개씩 등록해두면 추가 스탯을 주는 무기 코어(武器核芯) 시스템도 있습니다. 게임에 직접 들고 들어가는 무기는 2종 뿐이고 실제로는 이 두 무기만 육성하게 되는데, 나머지 총기들도 적어도 유형별로 1개씩은 꾸준히 성장을 시키도록 유도하고 있지요.


1-3. 모든 꽝들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무기 도감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군계대수든 무기코어든 종류별 1개씩의 최강자를 모으도록 유도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 최강자가 아닌 나머지 아이템은 어떠한 의미도 부여받지 못합니다. 말 그대로 꽝인 것이죠. 물론 가챠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원하는 물건이 아니면 다 꽝이긴 합니다만, 가챠를 지속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선 꽝은 꽝이지만 아주 꽝은 아닌, 절반 정도의 성공이라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는 쪽이 중/저과금 사용자의 공략에 유리합니다. 그래서 도탑전기류 게임들은 아까 언급한 것 처럼 원하는 것이 아니어도 어쨌든 동급 캐릭터라는 식으로 위안삼을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하거나, 캐릭터 수집에 대해 보너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비인기 캐릭터의 수집을 성장 축으로 끼워넣음으로써 꽝에 게임적 의미를 부여하고 사용자의 멘탈 데미지를 케어합니다.


이와 유사하게 콘트라 리턴은 무기 도감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꽝에 게임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도감은 총 5가지의 총기 유형별 도감으로 나뉘고, 현재 가지고 있는 총기와 아닌 총기를 보여주며 총기를 더 많이 수집할 수록 보너스를 줍니다. 여기까진 사실 일반적인 도감 컨텐츠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겉보기에는 말이죠.


하지만 실제 도감의 동작은 굉장히 독특합니다. 보통은 도감은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도록 유도하거나, 수집한 항목의 갯수를 바탕으로 보상을 주곤 합니다만 콘트라 리턴의 도감은 도감 경험치에 의해 도감 레벨이 오르고, 도감 레벨이 오르면 스탯 보너스가 증가한다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도감 경험치는 새로운 총기의 획득, 기존 총기의 성급 성장에 의해 획득할 수 있습니다. 경험치 -> 레벨 -> 보너스의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이 도감 내에서는 최 하급인 녹색 C급도 어느정도의 가치를 지닙니다. 물론 같은 성급에 대해서도 등급이 높을 수록 경험치가 높긴 합니다만, 어쨌든 낮은 등급이라도 경험치가 발생하고, 때로는 경험치 획득으로 인해 도감 레벨이 오르고 보너스 스탯을 받는 긍정적인 경험을 줍니다.


획득 자체에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급 성장에 대해 보상을 준다는 점에선 데스티니6의 도감 시스템과 유사해보입니다만, 사용자 경험은 굉장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콘트라 리턴의 성급 성장은 하다 보면 얻어걸리는 것이지, 이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하는 컨텐츠는 아닙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조각들은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어있고, 충분히 모이면 그냥 성급을 올리면 됩니다. 특정 아이템의 조각을 모으기 위해 자원을 추가로 사용하는 방법도 제한되어있지만, (영던 일일 제한 리셋이라거나 가차 구입이라거나) 이를 하급 아이템이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성급을 높이는데 들어가는 자원은 해당 아이템에만 관여할 뿐, 다른 아이템과는 공유되지도 않지요. 그래서 그냥 별 생각없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으면 잡템 조각이 쌓이고 빨간불 들어와서 들어가보면 어라 성급이 올랐네? -> 도감 경험치가 올랐네? -> 도감 레벨이 올랐네? -> 전투력이 올랐네? 이렇게 가끔 찾아오는 선물 처럼 받아들여집니다. 도감에서 보상을 받기 위해 뭔가를 희생하거나 할 필요 없이 말이죠.

보상의 종류 또한 다르죠. 데스티니6는 위 스샷 처럼 골드나 젬과 같은 자원을 돌려줍니다. 제가 데스티니6를 많이 플레이해보지 않아서, 저 잡캐를 6성으로 진화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350젬에 4500골드보다 큰지 작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주력캐라면 어차피 6성을 가야하니 겸사겸사 개평 받아 간다고 생각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잡캐를 저 젬 벌겠다고 자원 쏟아 키울 것 같지는 않네요. 반면 콘트라 리턴은 영구적인 스탯 보너스를 주기 때문에 훨씬 효용이 큽니다. 한창 성장이 정체되어있을 때 잡템 얻었더니 도감 경험치가 오르고 도감 레벨이 올라 전투력이 올라갔다. 그래서 새 스테이지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등과 같이 훨씬 좋은 경험을 줍니다.


1-4. 구조적 문제를 캐주얼하게 극복하다

지난 IGC 강연에서의 주제는 '중국 게임의 캐주얼함' 입니다. 멘탈에 데미지를 주지 말고 살살 달래가면서 끌고 가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도탑전기의 BM과 메타 구조도 같은 기조에 서있었구요. 콘트라 리턴은 그동안 도탑전기가 플레이어 멘탈 데미지를 케어하기 위해 발전시켜온 대부분의 요소들을 사용할 수 없거나 사용하기 힘든 불리한 구조를 가진 게임입니다만, 이를 매우 영리하게 보완해냈습니다.

특히 제가 높이사는 부분은, SSR의 가치를 높여 고과금자를 대상으로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N이나 R등 꽝에 해당할 바닥의 가치를 높임으로써 전체 유저에 대해 가차 상품의 매력을 높였다는 점입니다. 원하는 것이 안나와도 적당히 멘탈 데미지를 덜 받고 적당한 성공으로 위안받으며 또 한편으로는 더 큰 성공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부추기는 것이 중국식 가챠의 핵심이라고 할 때, 꽝에 대한 데미지가 적다는 부분에 대해선 오히려 기존의 나루토나 드래곤볼 보다도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본질적으로 캐릭터 보다 만족도가 낮을 수 밖에 없는 장비 장사임에도 말이죠.


2. 歌マクロス 우타 마크로스

두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일본의 歌マクロス(우타 마크로스, 이하 우타마크)입니다. 마크로스 시리즈의 캐릭터와 노래를 소재로 한 리듬 액션 게임이죠. 팬심으로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긴 합니다만, 사실 리듬액션 게임 자체만으로 놓고 보면 배경 화면이 너무 화려해서 노트가 잘 보이지 않는다거나 구질구질한 노트가 등장하는 등 평가가 미묘한 구석이 있는 게임입니다만, 뭐 나쁘진 않습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구성은 지금 가장 잘나가는 모바일 리듬액션 게임인 아이돌마스터와 유사합니다. 가수들을 모아서 유닛을 구성하고, 이 유닛들을 데리고 게임에 들어갑니다. 노트에 맞춰 입력하면 점수를 받고 유닛들이 자동으로 스킬을 발동하곤 합니다. 특별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가수가 메인 상품이 아니고, 가챠에서 가수를 뽑지 않는다는 점만 빼면 말이죠. 네, 이 게임도 가챠에서 캐릭터를 팔지 않습니다.


2-1. 캐릭터는 장식일 뿐입니다.

가챠에선 양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마크로스는 캐릭터의 수량이 적은 IP입니다. 파일럿이나 뭐 조연까지 끼면 조금 늘 수 있겠지만, '가수'라고 한정지어버리면 민메이, 바사라, 밀레느, 쉐릴님, 배추벌레, 아귀, 왈큐레 4명 해서 총 10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챠 장사를 할 수 없지요. 초사이어인 손오공을 빨간 손오공 노랑 손오공 찢어진 손오공으로 뿔려서 장사한 드래곤볼 폭렬 격전 처럼 얼굴에 철판 깔고 양을 뿔리는 시도도 생각해볼만 합니다만, 이 게임에선 가수가 중앙에 3D로 나와서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캐릭터 베리에이션 하나하나가 다 돈이란 말이죠. 그래서 이 게임은 고심끝에 가챠를 해체하지 못하고, 원작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을 가챠로 파는 무리수를 둡니다. 게임 내에선 '플레이트' 라고 부릅니다.



캐릭터 자체도 약간의 속성과 스탯 보너스를 가지긴 합니다만, 게임의 핵심이 되는 스킬도, 스탯도 모두 플레이트에 부여되어있습니다. 특히 플레이트 내부에 있는 메인 보드에 일종의 스킬트리 형식으로 여러 스탯 보너스가 깔려있고, 게임을 플레이해서 얻는 자원들을 소비해서 각각의 보너스들을 해금하는 형식으로 성장합니다. 플레이트의 희귀도는 별의 갯수로 표현되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보드가 더 길어집니다. 스킬트리 형식이라고 해도 선행 노드를 언락해야 후행 노드가 언락될 뿐, 한쪽 루트를 파면 다른쪽을 파기 힘들어진다거나 하는 구성은 아닙니다.


그래서 게임의 핵심이 되는 대부분의 항목은 플레이트에 모여있고, 캐릭터는 플레이트를 담는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도 각각의 캐릭터와 상성이 맞는 플레이트가 있고 안맞는 플레이트가 있다는 것과 같이 캐릭터가 게임적으로 아주 무의미하진 않습니다.


2-2. 꽝이 모여서 캐릭터와 발키리를 얻는다

캐릭터가 아닌 플레이트를 판매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은 위에서 설명 드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게임의 핵심 요소가 담겨있다고 하더라도, 플레이트는 캐릭터에 비해 수집 욕구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주력 상품은 플레이트이지만, 플레이어의 수집 대상은 캐릭터의 옷과 발키리로 나눠집니다. 플레이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판매되는 형식이죠


게임 상엔 플레이트와는 별개로 '에피소드'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특정 캐릭터의 특정 의상이나 특정 발키리와 연결되어있지요. 예를 들어 위 스크린샷에 있는 What'bout my star?라는 에피소드를 완수하면 셰릴님의 의상을 한벌 얻는 식입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각각의 에피소드엔 에피소드 포인트가 있고 에피소드 포인트가 일정량이 될 때 마다 보상을 지급합니다. 그리고 컴플릿에 도달하면 의상이 해금되지요.발키리 에피소드면 발키리가 해금됩니다.


그리고 각각의 에피소드 포인트는 관련된 플레이트의 수집과 육성으로 획득합니다. 각 플레이트는 특정한 에피소드에 속하고, 한 에피소드엔 복수의 플레이트가 연결되어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플레이트의 노드들 중 '에피소드' 노드를 열면 에피소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지요. 이게 플레이트의 조합 완성으로 컴플릿 되거나, 해당 에피소드의 모든 플레이트를 다 끌어모아야 컴플릿에 도달할 수 있다면 얄짤없이 컴프 가챠에 걸립니다만, 실제로는 포인트 형식이고 목표점이 전체 플레이트를 다 모아야 할 만큼 크지는 않기 때문에 컴프 가챠 요소는 아닙니다. 이미 에피소드를 완성한 이후에도 연관된 플레이트의 에피소드 포인트를 얻으면 아무 에피소드에나 포인트를 더해줄 수 있는 만능 포인트로 전환해주기도 합니다.


2-3. 플레이트의 매력 보완 계획

하지만 아무리 게임의 핵심 스탯을 담고 있고, 많이 모으면 의상을 해금할 수 있다고 해도 이 플레이트 나부랭이 자체가 가지는 매력은 캐릭터에 비해 훨씬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그 외에 추가적인 장치들로 플레이트의 매력을 보완하는데요. 예를 들어 이미 갖고 있는 플레이트를 중복으로 얻을 경우 그자리에서 바로 성급을 1단계씩 올려줍니다. 흔히 말하는 한계돌파죠. 보통 이 한계돌파는 제일 좋은 SSR 에서나 의미가 있습니다만, 우타마크에선 조금 다릅니다. 1성부터 한계돌파로 계속 올라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급이 올라가면 노드 트리가 확장되거나, 추가 에피소드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시크릿 보드가 열리는 등의 특전이 있습니다. 그래서 낮은 성급의 중복이 떠도 에피소드 해금에 도움이 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뭔가 돈내고 사기엔 다소 아쉬운 구석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1일 3회, 가챠를 공짜로 뽑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우정 포인트와 같은 자원 소모 없이, 그냥 하루에 세번 들어오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시간이 4시~12시, 12시~20시, 20시~4시로 흩어져있기 때문에 한번에 몰아서 받을 순 없고, 꾸준히 들어오기만 하면 됩니다. 에너지 충전 한계가 작기 때문에 틈틈히 자주 들어와야 하는 게임 특성상 그렇게 무리한 요구는 아니구요, 중국 게임에서의 밥타임과 같이 주기적으로 사용자에게 특정 시간에 접속하는 습관을 심어준다는 측면에서 리텐션 유지에 아주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플레이트의 가치만 높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2-4. 가챠 계의 데칼챠, 데칼 가챠

처음 우타마크를 플레이했을 때 가챠 화면을 보고 정말 뿜었습니다. 가챠가 아닌 데칼 가챠라니요. 그리고 가챠를 돌린 다음에 또 한번 뿜었습니다. 캐릭터도 아닌 장면 따위를 가챠로 팔다니 이거 정말 데칼챠구나! 그런데 게임을 조금 플레이하면서 컨텐츠를 들여다보니 이게 정말 캐릭터를 팔 수 없는 게임에서 뭐든지 팔려고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3. 정리

사실 가챠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건 캐릭터입니다. 게임적 의미를 부여해 가챠 풀에 추가하면서도 전체적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쉽고, 또 게임적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캐릭터 고유의 매력으로 상품화 할 수도 있지요. 캐릭터 가챠가 흔히 말하는 왕도라면 콘트라 리턴이나 우타마크의 경우는 사도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사도라고 하면 이 두게임은 억울할 수 도 있겠네요. 보통 사도라고 한다면 부작용은 있지만 효과가 확실하거나 쉽고 빠른 길이어야 하는데, 이 두 게임은 굉장히 어렵고 힘든 길을 걷고 있으니까요.

나라도 다르고, 게임 장르도 다릅니다만, 이 두 게임이 캐릭터가 아닌 물건을 가차로 팔기 위해 선택한 방향은 가차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꽝에 대해서 시스템적으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멘탈 데미지를 줄여주고 유의미한 보상을 준다는 점에서 일치하고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과금 관련 쪽을 연구하고 고안하는 게 직업이긴 합니다만, 사실 제가 추구하는 방향은 '수익의 극대화'가 아니라 '행복 과금'입니다. 얼마를 쓰든 사용자가 행복하고, 행복한 만큼 쓴다면 그게 공급자 / 사용자 모두를 만족하는 궁극의 길이 아니냐는 거지요. 뭐 지리산에서 도닦는 이야기로 보이긴 합니다만, 사실 가챠는 이 '행복과금'을 이루기엔 그다지 좋은 도구는 아닙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가 꽝, 실패로 끝나니까요.

요즘 가차에 대한 소비자 여론이 적어도 인터넷 상에선 꽤나 험악해 보이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건 가차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가차의 운영 방침상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를 써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얻어봤자 키우는데 하세월이다, 기껏 키워서 쓸만해졌더니 더 쎈게 나왔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면 예쁜 여자가 줄을 선다던데 막상 S대 가봤자 그런거 없더라..는 이야기 처럼, 고난의 길인데 그걸 해낸다고 뭔가 딱히 행복해지지도 않는 거지요.

그래서 제가 요즘 생각하고 있는 것은 가챠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인데, 그 중 아래쪽 즉 꽝에 대한 행복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콘트라와 우타마크의 사례가 재미있어 소개드렸습니다. 캐릭터 중심의 게임에서도 유저 불행도 관리 측면에서 충분히 도입해볼만한 디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4. 광고

그러고보니, 제가 이번 IGC2017에도 강연을 합니다. 'HIT 일본 진출기'라는 제목 그대로, 거창한 노하우 전수 까지는 아닙니다만, 한국 특화 게임인 HIT를 일본에 팔기 위해 했던 했던 고민들과 그 결과로 나온 디자인들, 그리고 이를 실행한 경과 등을 소개합니다.


2017년 9월 1일 14:20,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3층 강의실을 찾아 주세요.

http://igc.inven.co.kr/detail.php?code=Y29kZT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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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7.08.27 21:33


그간 격조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몇달은 된 것 같네요. 기본적으로는 그동안 일이 매우 바쁘기도 했습니다만, 제가 일본 시장에 게임을 팔고 있다 보니 중국 게임에 관심을 가지기 힘들기도 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일본 게임을 또 열심히 한 건 아닙니다만) 무엇보다도 굳이 블로그를 쓸 만큼 흥미로운 게임을 찾지 못한 것이 그동안 업데이트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최근 중국 게임 차트를 보고 있으면 좀 재미가 없습니다. 몇달간 넷이즈 음양사와 텐센트의 왕자영요 정도를 제외하면 IP기반의 MMORPG가 계속해서 차트 상위권을 틀어막고 신규 게임이 들어오질 못하고 있었거든요. 비MMORPG로 상당히 선전하던 텐센트도 전민투전신이나 가두농구(프리스타일 모바일)이 부진하면서 이미 출시한지 1년 가량 지난 나루토, 전민비기대전, 왕자영요 외에 새 게임을 순위권에 올려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대륙의 대세는 MMORPG인 것 같은데 MMORPG를 파보긴 싫어서 (언어 장벽도 크고, 기본적으로 켜놓기만 하고 있는 게임은 폰을 묶어놓고 있어야 해서 싫어합니다.) 방황하던 차에, 간만에 텐센트가 신작을 하나 신작을 10위권 내에 올립니다. 3~40대라면 누구나 기억할 바로 그 이름, '콘트라'로 말이죠. (정확히는 콘트라:귀래(归来) 지만, 여기서는 콘트라 리턴 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콘트라 여서가 아니라 MMORPG가 아니여서 반가운 마음에 설치를 하고 보니.. 이건 글을 쓰지 않으면 안될 게임이더군요.


0. 콘트라가 모바일로 돌아오다


일단 원작 콘트라에 대해선 위 동영상으로 모든 설명을 대체하겠습니다. 요즘은 세가가 콘솔 하드웨어 사업을 했다는 사실도 잊혀진 시대라고는 하지만 저 자신이 사실 콘트라의 팬이 아니었기 때문에 딱히 뭐라 덧붙일 말이 없네요. 여튼 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사방으로 총을 쏘면서 달리고 구르고 점프하는 정신없는 게임을 모바일로 어떻게 옮겨뒀는지 너무나 궁금해서 일단 설치해보았습니다.

iOS 다운로드 (중국 계정 필요)

AOS 다운로드


1. 캐주얼하면서도 리드미컬하게 이식한 기본 플레이

일단 콘트라를 모바일로 옮겼다고 할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조작과 난이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원작 콘트라 자체가 일단 컨트롤이 빡셉니다. 당장 총을 쏘는 것 부터 앞으로만 쏘는 게 아니라 상하좌우 대각선까지 방향을 잡아줘야 하고 플레이어 캐릭터도 한쪽 방향으로만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상하좌우 움직이면서 아래로 숙이고 위로 점프하는 등의 다양한 동작을 정교하게 입력해야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게다가 고전 답게 적들은 많고 죽기는 쉬워서 사실 전 원본 영상에서 나오는 백뷰 시점은 구경도 못해봤어요. 그런데 위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콘트라 리턴은 원작 만큼 그렇게 빡세게 어려운 게임은 아닙니다.


일단 위 스크린샷을 보시면 적에게 십자선이 붙은 것이 눈에 띌 겁니다. 공격 버튼만 누르고 있으면 자동으로 조준을 해줍니다. 일단 이것 만으로도 게임이 쉬워집니다만, 콘트라 리턴의 핵심은 플레이어 캐릭터 머리 위에 있는 녹색 HP바에 있습니다. 원래 콘트라는 그 시절 게임이 다 그렇듯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굉장히 가혹한 게임이었습니다. 총알을 단 한발맞 맞아도 죽기 때문에 총알을 피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위로 뛰고 아래로 엎드리는 게임이었죠. 그리고 그러다가 실수로 구멍에 떨어지면 죽고 전기가 흐르는 발판을 밟으면 죽는, 게임 내내 하이 텐션을 유지하는 게임이었어죠. 하지만 HP라는 개념이 추가되면서 게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하지만 콘트라 리턴은 실수를 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게임입니다. 일반 몹의 공격 쯤 한발 맞는다고 죽지 않아요. 보다 나은 성적을 위해, 조금 덜 맞기 위해 뛰고 구를 순 있을 뿐, 원작처럼 절박하게 플레이할 필요가 없어요. 지형도 마찬가지인 것이, 구멍이나 전기를 밟아도 HP가 조금 깎일 뿐, 바로 게임이 끝나진 않아요. 그래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계속 긴장해야하는 게임이 아닌, 더 빨리 더 많이 죽이면서 밀고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긍정적인 에너지의 게임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작의 콘트라가 갖고 있는 뛰고 총을 쏘는 즐거움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복층구조와 대각선 전투라거나, 점프 액션이 필요한 구간 등 원작에서 뛰고 쏘면서 재미있었던 구간이 콘트라 리턴에도 남아있습니다. 단지 원작처럼 게임 내내 하이텐션을 유지하지 않고, 무난하게 플레이하는 구간 사이사이에 이런 장면들을 포인트로 배치해서 해당 구간을 플레이하는 것에 대한 재미를 기억에 남기면서도 전체적인 스트레스를 낮추고 있지요.


그리고 때로는 경사로를 미끄러져 내려가거나 뒤에서 불기둥이 쫓아와서 빨리 진행하지 않으면 죽는 등, 원작보다도 뛰면서 쏘는 재미를 더 잘 살린 스테이지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런 특징적인 스테이지들을 중간중간 섞어 가며 사용하고 있어서 여러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면서도 질리지 않고 신선함을 유지합니다.


한편 보스전은 콘트라의 오리지널리티를 상당히 강조한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 처럼 다관절 촉수가 있다거나, 맞으면 많이 아파서 잘 피해야 하는 공격이 있다거나, 위에서부터 큰 다리로 찍어누른다거나, 특정 공격은 엎드려서 피해야하는 등의 패턴과 기믹을 구현해놓았습니다. 물론 HP가 있어서 원작처럼 아주 살떨리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발 한발 맞으면 치명적인 공격 패턴을 읽어서 공략하는 재미는 여전합니다.


2. 기본 모험모드

기본 모험 모드는 전형적인 도탑전기류 구성을 띄고 있습니다. 여러 스테이지가 묶여서 하나의 지역을 이루고,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다음 스테이지를 언락할 수 있는 흐름이죠. 스테이지 클리어 성적에 따라 별을 부여하고 한 지역에서 이렇게 모은 별의 갯수에 따라 3번 보상을 부여합니다. 뭐 딱히 설명이 필요하진 않겠죠.


각 스테이지에선 지정한 아이템이 떨어지고, 이 장비들을 모아서 성장시킵니다. 그리고 한번 3별로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당연히 행동력이 되는 한 무제한 소탕입니다. 제가 여러번 거듭거듭 강조합니다만 대륙에서 소탕권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사라졌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편하기도 하지만, 플레이 시간으로 사용자를 괴롭혀 가차로 유도하는 것 보다는 행동력을 신속하게 소모시킨 뒤, 재구매 가격에 누진제를 적용해 가격을 계속 높여나가는 쪽이 더 유료화 효율이 좋기 때문입니다. 누진 구간에선 소/중과금 사용자의 구매의사 / 구매력 한도까지 지불하게 유도하고, 비용이 일정 이상 올라가게 되면 오히려 가차의 가성비가 좋아져 고과금 / 초고과금 사용자들에게 가차를 매력적인 상품으로 포장해 팔 수 있습니다.

다만 각 스테이지마다 별을 획득할 수 있는 규칙이 조금씩 달라서 기존의 나루토나 드래곤볼처럼 아주 쾌적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해 약간 불만족스럽습니다. 대신 각 별의 달성 조건과 현재 달성 여부를 플레이 도중에 계속 표시하고 있긴 합니다. 이는 딱 구룡전(백전백승) 스타일인데요, 사실 콘트라 리턴은 그 구룡전을 만든 Timi 스튜디오 작품이긴 합니다.


3. 다양한 PVE 모드

콘트라 리턴 역시 다른 중국 모바일 RPG들 처럼 기본 모험 모드는 일단 파밍에 들어가는 순간 부터는 모험 모드는 소탕으로 해소시키고, 일간 플레이 제한을 걸어 플레이 시킴으로써 기본적인 플레이 타임을 확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컨텐츠는 각각 특정한 성장 컨텐츠에 필요한 자원과 연결되어있어 플레이 할 당위성을 보장하는 한편으로, 해당 성장 컨텐츠에서의 성장 속도를 제어하며 기본 한도를 초과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에겐 가차를 구매할 이유를 제공합니다.

도전 메뉴엔 위와 같은 4개 모드가 있는데, 저는 현재 왼쪽 2개까지를 오픈한 상태입니다.

첫번째는 보스 도전인데, 도탑전기나 킹오파98UM의 영웅던전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행동력을 먹고, 일일 플레이 횟수에 제한이 있으며, 보상으로는 아이템의 조각을 줍니다. 3별로 클리어하는 것에 대해 추가 보상도 있고 소탕도 됩니다.


두번째는 2인 코옵 모드입니다. 나루토 때와 마찬가지로, 랜덤하게 매칭된 상대와 팀을 이루어 (친구를 초대해서 수동으로 파티를 꾸릴 수도 있습니다.) 진행합니다. 나루토에선 스테이지를 물리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적들을 다 잡으면 다음 스테이지로 함께 보내는 방식으로 두사람이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했는데 콘트라 리턴에선 너무 멀어진다 싶으면 3,2,1 카운트 이후에 강제로 순간이동 시켜줍니다. 협력 플레이를 위해 음성 채팅도 지원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긴 합니다만, 제가 중알못이라 사용해보진 못했습니다.


뭐 그 외엔 대체로 중국 게임엔 당연히 있어야 할 요소들입니다. 일단 위를 보시면 무한의 탑이 있는데 이전 게임들의 무한의 탑 보단 또 좀 더 캐주얼합니다. KOF98UM이나 드래곤볼, 나루토의 무한의 탑은 시작시부터 체력이 계속 깎여 나가고, 스테이지 클리어 실패하는 순간 끝나는 형식이라 집중도도 높고 피로감도 큽니다. 콘트라 리턴의 무한의 탑은 매 판 체력과 쿨타임이 리셋되고 스테이지 클리어에 실패하더라도 바로 도전이 끝나지 않고 해당 스테이지를 계속 재도전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도전 종료를 직접 선언하기 전까진 계속해서 캐릭터 / 무기도 바꿔보면서 시도할 수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 멈추겠다고 선언하면 1층부터 마지막 클리어 한 층 까지의 보상을 몰아받는 구성이죠. 클리어 실패하더라도 캐릭터 / 무기를 바꿔 가면서 계속해서 트라이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골드나 경험치를 주는 일간 보너스 스테이지 등이 있습니다. 레벨이 오르면 상위 난이도에 도전할 수 있고, SSS 급으로 클리어하면 소탕도 가능합니다. 뭐 아주 기본적인 컨텐츠죠. 골드 스테이지의 경우 날아오는 드럼통이나 적을 쏘면 골드가 마구 쏟아지는데 이 때 타격감과 골드가 빨려 들어오는 느낌이 아주 찰집니다.


한편 요일 던전과 같은 스테이지도 존재하는데요, 요일별로 컨텐츠를 쪼개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보통 요일 던전이라고 하면 컨텐츠를 두고 보상을 달리가져가는데 (월요일은 불의 정수, 화요일은 물의 정수...) 콘트라 리턴의 요일 던전은 요일마다 보상은 같은데 사용하는 무기 유형이 달라집니다. 위 스크린샷 보시면 수요일은 로켓 런처의 스테이지입니다.

게임을 종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결국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기 때문에, 공급자 입장에선 새로 수집할 캐릭터를 추가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횡적으로 확장하는 편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용하기에 유리합니다. 세븐나이츠나 확밀아, 그랑블루 판타지 등과 같이 복수 캐릭터를 운용하는 게임들은 속성이라거나 캐릭터들 간의 스킬 조합과 같은 다양한 장치들로 사용자에게 여러 캐릭터들을 보유할 동기를 부여합니다. 하지만 나루토나 콘트라 리턴 같이 캐릭터 1개로 플레이하는 게임들은 일단 충분히 강하고 마음에 드는 캐릭터 1개를 확보하고 나면 다른 캐릭터로 갈아탈 동기를 부여하기가 힘듭니다. 특히 콘트라 리턴과 같은 슈터들은 무기가 게임 플레이 자체를 바꾸기 때문에, 자신이 선호하지 않거나 익숙하지 않은 무기를 확보하고 운용할 동기가 더더욱 부족하지요.

콘트라 리턴은 이를 일일 던전과 무기를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회피합니다. 일주일 내내 보상을 최대한으로 획득하기 위해선 각 요일에 대응하는 무기들을 최소 1개씩은 가져야 하고, 그것도 가능한 성능이 좋은 것들로 확보해야 하는 거지요.



3. 대결의 재미와 성장의 재미를 각기 강조하는 PVP 모드

지난번 나루토 때와 추구하는 핵심 재미에 따라 PVP를 쪼개놓은 것을 극찬한 적이 있습니다. 실시간 동기식 PVP는 항상 비등비등한 상대를 매칭시켜서 대결 자체의 재미를 강조하고, 이런 실시간 대결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유저들에겐 만만하게 이길만한 상대를 골라 지목해서 스탯빨로 찍어누르는 비동기식 PVP를 제공하는 구조였죠. 액션성이 없던 드래곤볼은 비동기PVP만을 제공했습니다만, 콘트라 리턴은 나루토와 같은 방식으로 동기식 PVP(좌상단의 경기竞技)와 비동기식 PVP(좌하단의 뢰태擂台)를 제공합니다.


일단 비동기PVP는 그닥 흥미롭지 않습니다. 추천해주는 상대 중 만만한 상대 지목하고 전투는 완전 오토이고. 뭐 딱히 특출난 구석은 없어요. 특히 이게 정말 단순한 구조의 맵에서 1:1로 총싸움을 하는데 AI 모드다 보니 사실 가만히 서서 서로 총알만 주고 받아 보는 재미 조차도 없습니다. 나루토의 적분새는 여러 캐릭터가 서로 스킬쓰는 걸 지켜보는 맛이라도 있었는데 말이죠. 비겁한 콘빨 승부보다 정정 당당한 스탯(돈과 시간) 승부를 좋아하는 저조차도 딱히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동기식 PVP 쪽은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동기식 PVP에는 현재까지 제가 찾은 것만 3가지의 모드가 존재합니다. 1:1 결투는 비동기 PVP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맵이 단순하고 변수가 적어서 큰 재미가 없지만 나머지 2개모드가 재미있어요. 일단 위 스크린샷의 '영웅전장' 부터 보시죠. 각 플레이어가 자기가 가진 캐릭터 3명씩을 데리고 들어가는 모드입니다. KOF 처럼 순서를 정해서 첫번째 캐릭터가 죽으면 두번째를 불러오고, 이렇게 해서 상대 팀을 모두 전멸시키면 이기는 모드입니다. 일단 여기서 어떤 캐릭터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들어가고, 또 캐릭터가 바뀌면서 게임 플레이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이 영웅전장은 단순한 태그 매치가 아니라, 양 선수 모두를 공격하는 중립 성향의 NPC와 각종 버프 아이템이 깔려있는 전장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가운데엔 LOL의 바론 처럼 잡기 힘들지만 잡고 나면 아주 쎈 버프를 주는 대형 NPC도 있구요. 군데 군데 발판 등으로 가로막혀있는 맵을 누비면서 버프를 먹고 NPC를 잡고 상대를 사냥하는 등 단순 1:1 매치보다 다양한 상황과 전략성이 있는 상큼한 PVP 모드입니다. 콘트라로 꾸민 1:1의 미니 AOS랄까요. (Timi는 구룡전에도 PVP에 AOS를 접목한 전례가 있지요. 아니 그 전에 이미 왕자영요를 만든 스튜디오이기도 합니다만)


한편 1:1 외에 3:3 단체전도 준비되어있는데, 이 단체전은 점령전의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FPS의 King Of The Hill 모드가 되겠네요. 화면 가운데에 점령 지점이 있고 이 지점을 점유하고 있는 팀은 계속해서 포인트를 얻게 됩니다.  로딩화면에서 보시는 것 처럼 양쪽 끝의 각 팀 스폰 지점에서 점령 지점으로 이동하는 경로가 다양하고, 또 중간 중간 아이템이나 슈퍼 점프 등이 있어서 다채로운 상황이 펼쳐질 것을 기대하긴 했습니다만, 그런 일은 잘 없고 대부분은 가운데서 개떼로 몰려 한타치다 죽는 군요..  이전에 본 적도 없고 다시 볼 일도 없는 생면부지들에게 팀플 하라고 하면 개판된다는 건 만고 불변의 진리입니다. 뭐 그래도 합 잘 맞으면 정말 제작사가 의도한 대로 재미납니다.

나루토도 탁월한 타격감과 '회피'를 사용한 전략성으로 상당히 재미있는 동기식 PVP를 제공하긴 했습니다만, 콘트라는 사격을 소재로 꽤 재미있는 동기식 PVP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왕자영요, 크로스파이어 모바일 등을 통해 쌓아올린 노하우가 결집되어있다고 할까요.

아참, 앞서 공정한 동기식 PVP와 스탯빨의 비동기식 PVP라고 했지만, 사실 이런 동기식 PVP가 스탯을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정함' 이라는 것이 스탯을 무시하거나 강제로 보정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성적에 맞춰 비슷한 상대를 골라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계속 이겨서 위로 올라가려면 스탯은 기본으로 깔아야 하거든요.


4. 수집하고 성장하는 재미

기본 게임 메카닉을 설명했으니 이번엔 이를 둘러싸고 있는 메타 게임 구조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죠. 기본적으로 콘트라를 구성하고 있는 성장축은 캐릭터와 무기로 나뉩니다. 기본적으로 원작이나 콘트라의 다른 속편에 나왔던 캐릭터들이 있고 그 외에 콘트라 리턴의 오리지널 캐릭터가 다수 있습니다. 현재의 총 수량은 10종으로 보이네요. 무기 또한 돌격소총, 로켓 런처, 화염방사기 등 5개 유형으로 총 39종으로 다양하게 준비되어있습니다. 이들 캐릭터와 무기를 모으고 육성하는 것이 기본적인 성장 요소입니다.


다만 이 캐릭터와 무기엔 약간의 대륙적 센스가 강하게 들어가있는데요.. 오리지널 캐릭터 외에 여캐 등 다른 캐릭터들이 추가되는 건 뭐 예상했습니다만, 위와 같이 곰이 나올 줄은 몰랐네요.. 무기들의 디자인을 봐도 뭔가 실존하는 총기의 이름을 따고 있고 디자인 적으로도 실제 총기의 흔적이 남아있긴 한데 뭔가 알 수 없는 SF 센스로 마개조 된 모양입니다. 인간형 추가캐도 그렇고 무기도 그렇고 딱 크로스파이어, 크로스파이어 모바일, 역전 등에서 보던 중국식 스타일이에요. 일본이 IP가 발전한 만큼 IP 홀더가 주는 제약이 꽤 빡빡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코나미가 참 용케 이런 변형을 허가했다 싶습니다. (사실 그 바닥도 돈을 왕창 많이 주면 마음대로 할 수 있기는 하다고 하네요.)


기본적으로 각 캐릭터는 생존력, 이동속도, 내구성 등 6가지 항목에 대한 속성치로 느린 탱거라거나, 체력은 약하지만 재빠른 딜러와 같은 성격을 부여받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캐릭터마다 2개씩 배치된 액티브 스킬이 함께 엮여서 캐릭터에 따라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제공합니다. 물론 소총으론 원거리에선 콕콕 찍어 쏘고 화염 방사기 들면 가까이 달려드는 것 처럼 무기를 바꾸는 것으로 또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지죠.


계정 레벨 오를 때 골드 써서 스킬 레벨 올리고, 조각 모아서 성급 올리는 건 뭐 기본적인 사항입니다만, 스킬과 무기가 또 엮여있다는 점도 포인트입니다. 캐릭터 별로 특정 무기만 장착할 수 있다거나, 특정 무기를 장착할 수 없다는 당의 강력한 제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특정 캐릭터와 특정 무기를 같이 갖고 있으면 보너스를 주는 개념은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 왼쪽 하단에 3개의 아이콘이 보일텐데요, 이는 패시브 스킬들로 특정 총기를 보유하면 언락됩니다. 지금은 AKX돌격소총이 있기 때문에 가장 좌측의 패시브 스킬을 획득한 겁니다. 이 캐릭터의 능력을 모두 사용하기 위해선 다른 무기 2개도 확보해야 하는 거지요. (보유만 하고 있으면 장착하지 않아도 효과를 받습니다.) 말이 패시브 스킬이지 실제로는 3발 쏘던 유탄발사가 5발 나가는 식으로 스킬 자체를 대폭 파워업 해주기 때문에 할 수 있다면 무조건 언락 해야 합니다.


총기의 성장은 기본 도탑전기류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플레이가 아닌, 경험치 아이템을 먹여서 레벨을 올리는 정통(精通), 모험 스테이지에서 드랍되는 아이템을 모아서 성장하는 진계(进阶), 조각을 모아 성급을 올리는 승성(升星) 성장축, 그리고 레벨 오를 때 골드로 올리는 개조(改造)가 준비되어있습니다. 당연히 진계에서 부족한 아이템을 탭 하면 해당 템이 드랍되는 스테이지로 바로 보내주고, 10회 소탕만 누르면 갯수가 채워질 때 까지만 돌고 멈춰줍니다.


다만 여타 도탑전기류와 다른 점은 영웅이든 무기든 기본적으로 태생 등급이 완전히 구분되어있다는 점입니다. 드래곤볼이든 KOF98UM이든 도탑전기든, 기본적으로 색상으로 표현되는 등급(녹색 -> 녹색+1 -> 녹색+2 -> 청색)과 별의 갯수로 표시되는 성급(1성, 2성..)이 완전히 열려있는 형식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 더 귀하고 강한 캐릭터가 있을 순 있어도 기본적으로는 성급과 등급 모두 성장시킬 수 있고, 성급과 등급이 동일하다면 종합 성능도 유사하다는 구조였죠. 

하지만 콘트라는 진계나 성급과는 별개로 S부터 D까지 등급을 나눠놓았습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이죠. 하위 등급도 성장시키면 강해지지만, 높은 등급은 성장 안시켜도 강하고 성장 시키면 더더욱 강해집니다. 등급이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진계는 등급이 아닌 0부터 시작하는 진계 레벨로 표현됩니다.

사실 기존의 도탑전기류 처럼 모두가 공평한 형식 보다는 SSR과 R과 같이 당첨과 꽝이 완벽하게 구분되는 형식이 가차를 팔기에 더 유리합니다. 하지만 캐릭터가 강한 IP에 기반한 게임들은 전체 캐릭터의 수가 한정됩니다. 드래곤볼 폭렬격전처럼 빨간 손오공 파란 손오공 놀이를 하지 않는 이상, 그런 식으로 당첨과 꽝을 나누기엔 캐릭터의 수가 부족한 거죠. 그래서 그동안 도탑전기류 게임들은 수집보다는 조각모음이라는 형태를 띈 한계돌파를 계속 쌓아 올라가는 수직 성장 중심의 게임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이런 수직 성장 중심의 게임들은 나중에 신 캐릭터를 추가할 경우, 획득하는 비용 뿐만 아니라 기존 캐릭터 만큼 육성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함께 폭증해서 매출원으로 던진 신캐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반면 콘트라는 일단 영웅 / 무기에서 IP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숫자를 계속 늘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강한 영웅/무기와 약한 영웅/무기를 쪼갤 여력이 생기는 거죠.


그리고 나루토의 소환수와 완벽히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슈퍼무기가 있습니다. 횟수가 제한된 특정 컨텐츠를 플레이하면 얻는 점수와 골드를 태워서 레벨을 올리는데 1 레벨은 또 4등분 되어있고 1/4 올릴 때 마다 레벨이 오릅니다. 하나를 끝까지 키우면 다음 무기가 순차적으로 열리고, 처음엔 1마리만 데려가다가 점점 더 많이 데려갈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콘트라 리턴의 메타게임 구조는 텐센트가 KOF98UM부터 나루토, 드래곤볼을 거치면서 발전시켜온 모델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복수의 성장축을 동시에 운용해서 지속적으로 성장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되, 각 컨텐츠에 필요한 자원 공급엔 제한을 걸어서 최종적으로는 가차를 사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본 성장축을 영웅과 무기 양쪽으로 운용하고 있는 점이 다른데요,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자니 생산 비용이 너무 비싸고 무기를 중심으로 하자니 유저가 느끼는 매력이 낮다는 점에서 양자를 동시에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5. 유료화 모델

뭐 메타가 유지되고 있으니 당연한 이야기겠습니다만, 기본 수익 모델 역시 기존의 텐센트 표 도탑전기 게임을 아주 충실하게 다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콘트라 리턴에서 아주 눈에 띄는 유료화 모델은 찾기 힘드네요. 뭐 굳이 찾자면 자기 계정의 프로필 사진을 장식하는 테두리도 팔고 있더라는 것과 (위 스샷의 파란 테두리는 가차 1개 살 때 마다 1일씩 연장됩니다... 666 붙은 황금 테두리는 '지존' 이라고 해서 얼마 이상 쓰면 쓸 수 있는 물건이구요) 길드 미션 중에 젬 쓰기가 있다는 정도일까요. (매일 그 길드에 속한 사용자가 사용한 젬의 총량이 일정 기준이 되면 보상을 줍니다.)


다만 가차 장사의 경우 젬으로 뽑는 것이 아니라 젬으로 총알을 사서 총알로 가차를 돌리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가두 농구 역시 유상젬과 무상젬을 완전히 구분했는데요(가차는 무상젬으로 구입. 유상젬은 무상젬으로 전환 가능). 최근에 중국쪽에서 가차 관련 규제가 들어오면서 젬으로 바로 구매하지 않고 한 단계 거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만 정확하진 않습니다. (가두농구는 기본 상품 구성 자체가 유상젬 / 무상젬 용으로 엄격하게 구분짓기도 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IP 기반 게임은 가차 연출 보는 것도 재미인데, 콘트라 리턴은 바로 위 화면이 가차 개봉 연출입니다. 저 상황에서 빌이 총을 쏘면 총알이 상자를 까부수고 아이템이 드랍됩니다.


최근 규제가 생겨서 중국에선 소환권 확률도 공지해야한다고 들었는데, 위 스샷처럼 확률까진 안나오고 나올 수 있는 항목들만 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캐릭터 조각을 주목하셔야 하는데요. 도탑전기류에선 유료 가차 10개를 돌리면 캐릭터(이미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일 경우엔 조각 20여개)를 보장해줬는데, 콘트라 리턴에선 무기를 보장해줍니다. 그런데 캐릭터 조각은 무기가 아닌 도구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가차 돌려서 무기 조각 얻기는 쉬운데 캐릭터 조각 모으기는 더 어렵다는 이야기죠. 아마도 캐릭터 수량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본적으로 젬을 판매하되, 각 젬 상품별로 처음 구매할 땐 보너스를 강하게 걸어서 일단 첫 지불을 유도하고, 항목별로 하나씩을 다 사게 만드는 테크닉은 뭐 표준이니 당연히 들어가있구요. VIP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두 농구 때엔 특이하게 사용한 젬 수량으로 VIP 메기는 시도가 있었습니다만, 다시 보편적인 방식인 충전에 사용한 현금 액수 기준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두농구의 VIP가 별로 반응이 안좋았나 봅니다.


한달간 일정량의 젬과 아이템, 행동력을 공급해주는 월카도 당연히 탑재되어있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이런 월카를 현금으로 직접 판매하는 반면, 텐센트는 현찰로 얼마 이상을 쓰면 자격을 부여해주는 형식을 꾸준히 취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직접 구입하는 것 보다는 돈을 쓰고 싶은 곳에 쓰고 덤으로 챙겨받는 쪽이 더 끌리겠지요.


한국도 많은 게임들이 이런 월카 상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중국 게임들의 월카들 만큼 매력이 높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이는 월카라는 상품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이 갖고 있는 '돈 쓰는 재미' 자체에 관한 문제입니다. 콘트라 리턴을 포함해서, 중국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가차 외에도 젬을 쓸 수 있는 서비스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들은 대체로 가격은 낮고, 효과는 푸짐하죠.

예를 들어 위 스크린샷은 2인 코옵을 마치면 나오는 보상 화면인데요, 8개의 보상 중 2개 까지는 무료이고 더 받고 싶으면 젬을 내게 합니다. 코옵은 하루에 3판만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보상 1개를 젬 내고 추가 수령하는 건 꽤 의미가 커요. 그런데 이 추가 보상은 10젬부터 시작하지요. 160원 푼돈입니다. 그 외에 비동기 PVP에서 쿨타임을 줄이는데 10젬, 상대 목록을 갱신하는데 5젬 등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를 주는 서비스가 많기 때문에 10가차 3만원씩 쏟아붓지 않더라도 월카에서 매일 주는 100젬, 200젬 정도만 있어도 한달 내내 아주 재미있고 풍요롭게 게임을 할 수 있어요. 일단 이렇게 소량이나마 젬을 쓰면서 플레이하는 버릇을 들이면 게임을 지우면 지웠지 플레이하는 이상은 무조건 월 3만원은 갖다 바치게 됩니다.

반면 제가 느끼기엔 한국 게임들은 가차 이외엔 이렇게 소량 젬 서비스가 없거나, 있다고 해도 돈쓰는 재미를 느낄만큼 강력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뭐 사실 이해는 갑니다. 돈쓰는 재미라는 건 결국 가성비가 좋다는 건데, 가성비가 좋으면 반대로 유저가 돈을 덜 쓴다는 거니까요. 중국 게임은 이런 서비스들에 구매할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누진제를 걸어서 젬을 쓸수록 가성비를 낮추고 최종적으로는 가차로 유도합니다만, 누진제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죠. KOF98UM이 그래도 잘 버텨주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인이 누진제를 싫어한다고 보긴 어렵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 뭐 이 바닥이 원체 보수적이잖습니까.

뭐 어쨌든, 제가 지금 100위안(1.6만원) 채워서 딱 VIP4레벨까지 왔는데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단돈 6위안(1천원)으로 VIP 1레벨 보상으로 A급인 AKX 총 한자루 얻은 것 부터 시작해서 4레벨까지 오는 동안 얻은 조각으로 3성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월카 활성화 되었고, 게임 중 보상으로 받은 젬에 첫 구매 더블 젬 합쳐서 돌린 가차에선 S급 총도 한자루 더 얻었지요. 쓰레기 총도 몇 더 얻었는데 이게 또 처음 얻으면 도감에 올라가고 보상이 떨어지구요 (이건 데스티니6에도 있어서 좋아했던 요소입니다만)  그리고 아까 무한의 탑 같은 경우도 VIP 레벨이 올라가니 자동 소탕으로 데려다주는 층 수가 늘어났어요. 16만원도 아니고 딱 1.6만원 썼는데 아주 대접 잘 받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계정에 위안화가 떨어지지만 않았어도 더 질렀을 텐데 못질러서 좀 아쉽네요.



6. 3박자를 고루 갖춘 갓게임


사실 기존에 성공한 게임의 IP를 가져다가 플랫폼을 옮겨서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는게 말로는 그럴듯해 보이는데 실제로 해보면 진짜 X같습니다.(경험담입니다.) 게임의 형식 및 내용과 플랫폼은 서로 뗄 수 없이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어서 플랫폼을 바꾸는 순간 원래 성공한 게임들의 장점들이 잘 살아나지 않거나, 심지어 마이너스가 되기도 하지요.

그런데 어딜 손보려고 하면 또 화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원래의 IP홀더부터 시작해서, 해당 IP의 팬들 (이 팬들은 매우 높은 확률로 나의 XX는 그렇지 않다거나 당신이 손보려는 바로 그 부분이 그 게임의 핵심 재미라고 외치는 원리주의자들이며, 반드시 개발팀 내에 1명 이상 분포하고 있음.), 손 볼 필요 없이 내기만 하면 되는데 왜 굳이 엉뚱한 일을 벌이냐는 경영진까지 말이죠. 고칠 곳 안고칠 곳 파악하는 감각도 중요하지만, 이를 밀어붙일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콘트라 리턴은 정말 플랫폼 전환의 모범사례입니다. 남겨야 할 핵심 재미와 플랫폼 특성상 버려야 할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해내서 정말 모바일에서 재미있는 콘트라를 만들어냈어요. 그리고 여기에 몇년간 발전시켜온 성장 구조와 BM을 콘트라에 맞춰 소폭 변형해 성공적으로 이식해냈죠. 그래서 매 판 매 판 플레이 하는 재미가 있고, 계속 플레이 하면서 성장하는 재미가 있으며, 돈을 쓰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세가지를 다 갖추고 있다면, 갓 게임이 아닐까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훨씬 훠어얼씬 잘 만들었고 재미난 게임입니다. 꼭 한번 해보시길 권해요. 중국어 몰라도 빨간점만 따라 누르면 되는 거 다 아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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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7.06.28 06:11


0. 가두농구

얼마전에 텐센트 신작 게임이 사전 예약자만 무려 600만명을 모집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최근 넷이즈 음양사의 성공으로, MMORPG 뿐만 아니라 RPG에서도 밀려난 텐센트가 아주 제대로 칼을 갈았다 싶었는데 찾아보니 RPG가 아니더군요. 농구 게임이었습니다. 이름하여 가두농구(街头篮球)! iOS에선 Featured를 받고 20위에 랭크되어있습니다.


홈페이지 방문하니 낯익은 음악이 흐릅니다. 네 2000년대 초반 인기 있었던 스트릿 농구 게임인 '프리스타일'을 모바일로 옮긴 게임입니다. 뭐 사실 타이틀 화면의 그림풍과 FreeStyle 문구만 봐도 알 수 있지만요. JOYCITY는 IP만 제공하고 제작은 중국 아워팜에서 했다는군요. MMORPG가 차트 상위권을 완전히 채우고 있는 이 시점에서, 텐센트가 대대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 것이 스포츠 게임이라는 점이 참 의아하긴 합니다만, 뭐 원래 판을 흔드려면 모험을 해야하는 법이겠죠. 일단 게임을 시작해보았습니다.

아참, iOS 다운 경로는 여기(중국 앱스토어 계정이 필요합니다.)AOS 다운 경로는 여기 입니다.



1. 말 그대로 프리스타일 모바일

대략 1~2시간 정도 플레이 해보았는데요. 게임은 뭐 그냥 모바일 버전의 프리스타일입니다. 좌측 하단의 가상패드로 캐릭터를 이동시키고, 우하단에 버튼으로 액션을 사용합니다. 위 스샷은 공수 교대 중이라 아이콘이 안나옵니다만 슛(수비시엔 블락), 패스(수비시엔 가로채기), 돌파(수비시엔 가로막기) 버튼이 나옵니다. 기본적으로 실시간 3:3 멀티 플레이가 게임의 주가 됩니다.


싱글플레이 모드도 2가지가 있는데요, 훈련장은 말 그대로 그냥 AI 상대로 연습하는 모드이고, 커리어 모드가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싱글플레이 모드에 해당합니다.


낯익은 지도 + 3별 + 누적 별 보상이 나와서 이것도 나루토 / 드래곤볼 처럼 막 파밍하고 그런 게임인가 잠깐 의심했습니다만, 실제로는 한번 클리어하고 나면 다시 클리어할 이유는 없는 구성입니다. 각 스테이지를 처음 클리어할 때, 그리고 각 지역의 별을 일정량 이상 채울 때 주는 보상은 있지만 딱히 반복해서 어떤 아이템이 드랍된다거나 하는 시스템은 아닙니다. 당연히 소탕 같은 것도 없지요.


커리어 모드는 기본적으로 '튜토리얼을 겸한 미니게임'의 형식으로 시작합니다. 위 스크린샷 처럼 볼을 계속 쏴 올리면서 봇과 리바운드 경쟁하기, 봇과의 1:1을 만들어놓고 제한 시간 내에 n번 블록하기 등의 미니 게임 형식으로 게임의 조작을 알려줍니다. 일단 여러 스테이지가 있고, 게임 형식을 띄고 있는 데다 점수를 2배로 주는 녹색 공 등과 같은 요소가 있어 튜토리얼인데도 도전적이고 잼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미니 게임은 금방 지나가고 결국은 봇과의 3:3 매치가 이어집니다.


봇과의 3:3 매치는 그냥 말 그대로 봇전일 뿐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스테이지별로 상대 팀의 구성은 정해져있고, 플레이어는 자신이 가진 캐릭터 중 3명을 조합해서 경기에 임합니다. 4점차 이상으로 이기면 별 2개를, 8점차 이상으로 이기면 별 3개를 줍니다. 아직 초반이라 그런지 아군도 적군도 봇 AI가 떨어져서 특별히 재미있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팀 메이트가 동료가 못해서 / 공을 안줘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었습니다만.


게임의 중심이 되는 것은 역시 3:3 실시간 PVP입니다. 커리어 모드에서의 봇전도 결국은 PVP의 보완재 내지는 대체제라고 볼 수 있겠죠. 기본적으로 PVP는 일반 모드와 랭킹전으로 나뉩니다. 전자는 쉽게 말하자면 빠대, 후자는 경쟁전에 해당하겠네요.


그 외에도 능력치 보너스를 주는 의상이라거나, 액티브 스킬을 장착한다거나, 능력치 성장시키는 등 프리스타일에 있던 것은 다 있습니다. 이건 그냥 말 그대로 봇전을 추가한 프리스타일의 모바일 버전입니다. 제가 프리스타일을 아주 초반에 하다 그만둬서 그 뒤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특유의 끈적거리는 듯 하면서도 묘하게 미끄러워 불쾌한(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조작감까지 정말 프리스타일 그대로에요. PC버전 프리스타일과 달리 언제든 어디서든 플레이할 수 있지만, 조작계가 부정확하고, 네트워크가 더 불안정 상태에서 손발 안맞는 사람들과 게임 뛰고 있으니 내가 이러려고 폰으로 게임하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웠습니다. 게임 자체는 전혀 새로울 것도 신기할 것도, 특이할 것도 없었습니다만 수익구조 쪽은 상당히 흥미로운 구석이 보이더군요.


2. 유료 젬과 무료 젬의 명확한 구분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화폐가 3단계로 분리되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스크린샷을 보시면 좌측은 골드, 가운데는 '젬' 입니다. 그런데 타 게임과 달리 화폐가 하나 더 추가되어있습니다. 바로 저 C가 유료로 구입하는 화폐입니다. 이제까지 제가 봐온 중국 게임들은 대체로 유료 젬과 무료 젬을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돈을 주고 사는 젬도 젬이고, 게임 중 보상으로 받는 젬도 젬이었죠. 함께 쌓이고 함께 소모되는 형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두농구에선 이 둘이 구분됩니다. 젬은 (주로 1회성이지만) 게임 중 보상으로 지급될 수 있지만, 유료젬은 반드시 현찰을 내고 구매해야만 합니다. 또한 유료젬으로는 무료젬이나 골드를 구매할 수는 있지만, 무료젬으로 다른 화폐를 구매할 수 없습니다. 골드 또한 마찬가지구요.


결정적으로 이 둘은 사용처가 완전히 구분됩니다. 무료젬은 주로 가차를 돌리는데 사용됩니다. 위쪽 스샷을 보시면 1가차에 400 무료젬, 5연가차에 1888 무료젬이죠. 상점에서 유료젬을 무료젬으로 바꿔서 다시 무료젬으로 구매할 수는 있지만 유료젬으로 가차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그리고 가차에선 '룬'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각각의 룬은 정해진 능력치를 (아이콘이 어떤 능력치를 올려주는지 나타냅니다.) 정해진 만큼(아래 박힌 로마 숫자가 스탯 강도를 나타냅니다. 그냥 4성, 5성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올려주고, 룬을 박을 수 있는 소켓은 레벨 성장에 의해 개방됩니다. (물론 돈 내고 뚫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에서 가차로 판매하는 캐릭터는 유료젬으로 판매됩니다. 그것도 가차가 아닌 확정 상품으루요. 일부 캐릭터는 골드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만, 비용이 꽤나 비싸서 무과금으로도 확보할 수 있는 명목상의 가능성만을 제공할 뿐, 실제로 골드로 구매하기는 힘듭니다. 다른 유료젬 상품들도 모두 확정 상품인데, 앞서 언급한 골드, 무료젬 등의 화폐 외에 , 확성기나 닉네임 변경권, 경험치 증가권 등과 같은 소비재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아바타 의상 또한 가차가 아닌 확정 상품으로 판매되는데, 두 화폐가 같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같은 아이템을 무료젬으로 살 지 유료젬으로 살 지 고르는 형식이 아니라, 무료젬을로만 판매하는 아이템과 유료젬으로만 판매하는 아이템이 완전히 구분되어있습니다.


3. 타 게임에서 젬을 구분하는 사례


유/무상젬을 이렇게 구분하는 경우는 이번에 일본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일본 시장에서 흔히 봤는데요, 일본의 경우 법적으로 유상으로 구입한 통화와 무상으로 획득한 통화를 구분해서 기록해야하는 의무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사용되지 않은 유상젬 가액의 일정 비율을 공탁해야하는 의무도 있구요. 그래서 가급적 유상젬을 빨리 털어버리기 위해 - 그리고 유상젬 구입을 유도하기 위해 - 유상젬 전용 상품을 내기도 합니다. 위 스크린샷의 데레스테가 그 예일텐데요, 1가차 250젬 10연가차 2500젬인데 그 위에 1일 1회 한정 1가차 유상 60젬 상품이 있습니다. 1가차 10가차 상품 구매엔 유상젬/무상젬이 섞여서 들어가지만, 저 60젬 상품은 오직 유상젬만을 소모하도록 되어있지요. 유상젬을 소진시키고 매일 매일 재접속을 유도하는 전략상품입니다.

또한 세븐 나이츠나 HIT와 같은 한국 게임들도 젬 외에 유상 결제 시에만 추가로 지급하는 마일리지 화폐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메타 게임 구조상 가차의 매력이떨어져 가차 구매를 위한 젬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게임상 필요하지만 사실상 획득이 불가능한 재화를 이 마일리지 화폐로만 구매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매출을 발생시키는 구조로 이 마일리지를 미끼로 원치 않는 젬을 강매하면서도 젬의 양으로 매력적인 덤이 붙은 상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한 것 처럼 느껴지게 하지요.

가두농구의 유료젬 무료젬은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모델과는 상이합니다. 일본처럼 (적어도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선) 법적으로 구분지을 의무도 없고, 유상젬만 표적으로 태우기 위해 구분한 것 치고는 유상젬 -> 무상젬 변환 과정이 지나치게 불편합니다. 그리고 한국 처럼 유상젬 상품이 게임적으로 아주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구요. 물론 부분적으로는 가두농구는 무료젬으로는가차만을 구입하게 하고 확정 상품은 유료젬으로만 구입하게 함으로써 무료젬은 효과적으로 태워버리고 유료젬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긴 합니다만, 그보다는 기본적인 게임의 틀이 다르다는 점에 기인하고 있다고 봅니다.


4. PVP 기반의 농구 게임의 수익 모델

데레스테건 세븐 나이츠건, 킹오파98UM이건 화영닌자건 간에 가차를 기반으로 동작하는 대부분의 게임들은 PVE 기반입니다. Pay-To-Win 이라고 해도 지불한 사람만 보너스를 얻을 뿐, 지불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떠한 피해도 끼치지 않습니다. 가차에 몇백만원 떄려받아 투명 드래곤을 뽑은 사람은 무료 가차에서 뽑은 꼬북이로 게임 하는 사람보다 앞서가겠지만, 꼬북이 사용자에게 피해를 주진 않습니다. 확실한 효용을 제공하되 비용을 끝없이 올려나가는 가차와 잘 맞지요.

하지만 가두농구는 PVP 게임입니다. 투명 드래곤이 꼬북이를 밟아 죽이면 꼬북이 사용자는 빈정상해 관둬버리고, 밟을 꼬북이가 줄어들수록 힘들게 뽑은 투명 드래건의 의미도 퇴색됩니다. 그래서 살 사람만 납득시키면 되는 PVE 게임과 달리 PVP게임의 Pay-To-Win 요소는 '살 만큼은 좋게, 관둘 만큼 기분 나쁘진 않게, 비용 대비 적정한' 선에서, 안 살 사람도 납득시켜야 하며 이런 관점에서 극소수의 사용자에게 고효용 고비용을 걷는 가차 보다는 확정 상품을 판매하는 쪽이 더 어울립니다. 유료젬 전용으로 판매중인 캐릭터들도 독특하고 매력적인 외형 + 약간씩 다른 능력치와 패시브 스킬을 섞어서 점점 더 강해지는 종적 분포가 아닌, 플레이 폭을 넓히는 횡적 분포를 따르고 있구요.

물론 모바일 RPG의 PVP에선 Pay-To-Win으로 하드코어하게 경쟁합니다만, 이런 경우 PVP는 최상위 '그들만의 리그'이기 때문에 전체 게임의 성립엔 위해를 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PVP 게임인 FPS 게임에도 가차를 접목하곤 하는데, 이 경우 가차의 1등상품이 확정가 상품보다 강하다고 해도 흔히 말하는 6성과 4성의 차이만큼 '절대로 못이기는' 수준으로 구성되지 않고, 영구재로 설정함으로써 절대 성능 효용 외에 추가 효용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래서 룬 가차를 제외한 가두 농구의 상점은 다른 모바일 게임 보다는 기존의 PC 온라인 프리스타일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있으면 도움 되지만 없다고 게임 못할 정도는 아닌 확정 가격의 상품들을 상점에 깔아놓고, 의상도 유료젬 의상과 무료젬 의상을 구분하고 있지요. 유료 젬 전용으로 팔고 있지요.

또한 가차가 중심인 게임은 어차피 가차가 흡수해주기 때문에 무료젬을 뿌린다고 해서 매출에 타격을 주진 않지만 확정 가격 중심인 게임은 무료젬이 매출을 갉아먹기 때문에 무료젬을 뿌리지 않거나, 무료젬의 용처를 제한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5. 핵심 고객을 핀포인트로 공략하는 가차

이렇게 쓰고 나면 가두농구의 가차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사실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어쨌든 부분유료화의 핵심은 지불할 능력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한계 만큼 지불받는 것이고 가차는 이에 최적화된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가두 농구는 이 가차를 꽤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모바일 게임의 가차에서 나오는 SSR, 6~7성 캐릭터들은 하나하나가 희소한 자원을 획득했다는 것 외에 밸런스 상에도 큰 비중을 가집니다. 그래서 모두가 최신 최강의 캐릭터를 노리지요. 가두농구의 룬은 각각 종류와 등급이 있긴 하지만 세븐나이츠, 데레스테의 캐릭터 처럼 유니크하거나 강력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종류의 룬이, 혹은 등급이 높은 룬이 여럿 모였을 때 어느정도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내지요.

유료 젬으로 캐릭터나 의상 등을 구매할 수 없는 무과금 사용자에게 무료젬 가차로 나오는 룬들은 캐릭터 / 의상에서 오는 차이를 어느정도 따라잡을 수 있는 완충재 역할을 해줍니다. 동시에 최상위 랭킹에 위치한 고과금 사용자 사이에선 이미 캐릭터/의상으로 전력이 평준화된 상태에서수집 / 조합에 의해 변별력을 만들어주는 요소가 됩니다.

유료젬 -> 무료젬 전환이 다소 불편하다고 말씀드렸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 입니다. 유료젬 보유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필요한 만큼만 변환해서 사용하기에 불편할 뿐, 대량으로 전환하기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1000젬 단위로 구매한다고 해도 1000젬씩 n번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위 스샷 처럼 1000 X n 젬을 일괄 구매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모바일 게임의 매출을 견인하는 상위 10% 10만원 단위로 지르고 1만젬 단위로 불사지르죠. 그런 패턴에선 그다지 불편하지 않습니다.

다만 캐릭터나 무기와 같이 즉각적으로 임팩트가 있는 물건이 아닌, '룬'이라는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에 보는 순간 '어머 이건 가져야 해' 하고 외칠 수 있는 직관적인 상품이 아니라는 점은 단점이 되겠습니다만, 그런 상품은 이미 캐릭터와 의상이 커버해주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깊게 파들어간 상위 사용자용 상품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6. 소비량 기반의 VIP 시스템

가두농구에서 눈에 띄는 또하나의 요소는 VIP 시스템입니다. 중국 게임 치고 VIP가 없는 게임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가두 농구는 상당히 독특합니다. 젬을 구매한 양이 아닌, 소비한 양에 기반해서 VIP 레벨을 메기거든요.

다른 게임들은 젬의 '구매' 혹은 '충전'을 조건으로 VIP 레벨을 책정합니다. '누적 100젬 충전하면 VIP 2레벨' '누적 200젬 충전하면 VIP 3레벨'과 같은 식이죠. 이는 초반에 매출을 발생시키지만 쓰지 않고 쌓아둔 잉여젬은 추후 운영에서 매출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 게임들은 VIP 레벨에 따라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VIP 레벨에서 스페셜 패키지를 '구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누적 300젬을 충전해서 VIP 3레벨이 되면 4성 마이가 포함된 패키지를 280젬이 판매하는 식이죠.

가두농구는 유료젬의 '구입' 혹은 '충전'이 아닌, '소비'를 조건으로 걸고 있습니다. 100 유료젬을 사용하면 VIP2레벨, 500 유료젬을 사용하면 3레벨과 같은 식이죠. 결과적으로는 젬을 구입해야하기 때문에 VIP 레벨로 매출을 발생시킨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젬을 소진시킴으로써 잉여 젬을 억제하고 매출을 발생시키기 유리한 구조입니다.


7. 좀 더 지켜봐야

한두시간 정도 짧게 플레이해보고 써내려간 짧은 감상이라, 제가 놓친 부분이 꽤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일단 실시간 PVP 게임으로 굉장히 독특한 시장(과 과금구조)를 열어가고 있는 게임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추후 좀 더 플레이 해보고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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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7.01.10 05:49

인벤에서 발표한 자료를 잘 정리해주셨네요.


강연 요약 기사 : [IGC2016] 개복치 같은 중국 유저, 마음을 훔치기 위해서는!? 김복식 기획자

강연 슬라이드와 영상이 나왔습니다. 영상에 슬라이드가 잘 나오지 않으니 둘을 함께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고해주신 인벤 및 동료 강연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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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6.10.10 01:48

요청이 있어 중국 RPG들의 가차 판매 디자인에 대해 간단히 훑어봅니다. 뭐 중국 RPG라고 해봤자 도탑전기류가 되겠습니다만, 그래도 몇가지 재미있는 디자인 변천이 있습니다.


1. 일반 가차

 


우선 가차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살펴봅시다. 뭐 도탑전기와 KOF98UM을 통해 이미 익숙하실 테니 간단하게 넘어가겠습니다. 도탑전기류 가차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은 캐릭터가 되겠습니다만, 캐릭터의 획득이 보장되진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등급/성급 성장을 제외한 기타 성장 컨텐츠 (속도 성장 등)에 필요한 아이템이나 경험치 포션, 골드 등의 상품을 가장 낮은 등급의 보상으로 제공합니다.

조금 더 운이 좋다면 캐릭터의 조각을 소량 지급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최고 보상은 캐릭터가 지급되며 만일 이미 갖고 있는 캐릭터라면 해당 캐릭터의 조각을 일정량 지급합니다. 드래곤볼 용주격투의 경우, 중복일 때 21개의 조각을 제공하지요. 하지만 단(單)가차 상품에서 캐릭터를 뽑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고 실제로는 10연가차에서 캐릭터1개를 보장해주는 것으로 캐릭터를 확보하게 됩니다.


2. 10연가차가 아닌 단가차 10회에 대한 보장

여기서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가차에서 캐릭터를 보장해주는 기준입니다. 일본이나 한국 게임에선 1가차와 10연가차 상품을 분리해서, 10연가차 상품을 구입했을 경우에만 일정 등급을 보장해주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스톤에이지의 경우, 유료 가차는 희귀에서 전설까지를 보장하지만, 10연가차를 사면 영웅 이상의 등급을 보장하지요.


하지만 KOF98UM이나 드래곤볼, 에반게리온 모바일과 같은 게임들은 1가차를 10회 개봉하면 마지막 10회 째엔 캐릭터를 보장해줍니다. 여기엔 보통 하루 혹은 이틀에 한번씩 제공되는 공짜 가차도 포함됩니다. 이 시스템 하에서 10연가차의 보장은 10연가차 상품 구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보장되는 10번째 가차를 개봉한 것에 대한 보너스입니다.

10연가차 상품에서만 캐릭터를 보장해주는 경우, 공짜 가차로는 캐릭터를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과금 유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캐릭터를 얻을 수 없는 단가차는 상품으로써의 가치를 잃고, 10연가차만이 실제로 유의미한 상품이 됩니다. 그래서 젬의 양이 얼마가 되든 10연가차를 구입할 수 있을 만큼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실상 0젬을 가진 것과 같은 기분이 듭니다. 게임 중 보상이나 월정액, 성장 패키지 등으로 젬을 지급해도 10연 가차를 구매할 수 있는 기준을 넘어설 때 의미있는 효용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1가차 10회 개봉시 보장이라는 형식을 취하게 되면 개별 단가차 상품이 의미를 지니게 되고, 최소 지출 단위가 단가차 상품 가격으로 떨어집니다. 지급하는 젬이 의미를 갖게 되는 빈도가 10배 늘어나게 되는 셈이죠.

공짜 가차까지 계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10일에 한번은 캐릭터를 얻게 되는데 그렇다면 10연 가차 상품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거기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일단 어차피 성급 성장을 위해선 캐릭터의 조각을 계속 모아야 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10일에 한번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사용자의 실제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어쨌든 10일에 한번 캐릭터 하나를 지급하기 때문에 무과금 / 저과금 유저들도 꾸준히 게임을 진행할 동기를 부여받는다고 볼 수도 있지요. 그리고 캐릭터 보장까지 몇회 남지 않았을 경우 어차피 내일 / 모레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단가차 상품을 사는 심리도 존재합니다. 그렇게 얻은 캐릭터 / 조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땐 또 10연가차를 구매하겠죠.

하지만 아무리 보장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원하는 결과물을 직접적으로 보장해주지 않는 가차 상품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에게 불리한 판매 형식입니다. 그래서 중국 게임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차 상품의 매력을 높이거나 가차에 대한 최소한의 가치를 보장하고자 시도합니다.


3. 가차 마일리지에 의한 최소 가치 보장


일단 가차의 최소 가치를 보장하는 방법으로는 가차 마일리지가 있습니다. 가차를 개봉할 때 마다 (구매가 아닌 이유는 무료로 개봉한 횟수도 카운트 되기 때문입니다.) 일정한 포인트를 지급하고, 해당 포인트로 확정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형식입니다. 바로 위 스샷에 나온 기적난난(아이러브니키) 처럼요.

아이러브니키가 이 방식을 취하는 이유는 이 게임의 메타 게임 구조가 다른 RPG 게임과는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도탑전기류 게임은 전술한 바와 같이 가차에서 중복 캐릭터가 당첨될 경우 해당 캐릭터의 성급을 올릴 수 있는 조각을 줍니다. 그래서 많이 중복시켜야 유리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브니키의 가차에서 주는 의상들은 중복해서 쌓아올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후에 3~4성 의상을 갈아야만 나오는 특수한 재료로 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이 추가되긴 했는데 기본적으로는 중복 당첨을 소화할 수 있는 컨텐츠가 없었지요. 그래서 가차를 돌리면 꽝의 확률이 늘어나 가차의 매력이 떨어지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확정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가차 마일리지는 좋은 의상이 나오지 않거나, 중복으로 꽝이 되더라도 가차의 최소 가치를 보장해줌으로써 가차의 매력을 유지합니다.


KOF98UM이나 드래곤볼 용주격투의 경우 '각성석 가차'의 '조각교환'이 위에서 소개한 마일리지 시스템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각성석 가차 또한 10회 구매시 각성석을 보장해주긴 합니다만, 실제로 이 가차에서 최고의 보상은 각성석과 함께 각성에 사용되는 엠블렘입니다. 전 캐릭터 전 장비에 통용되는 각성석과 달리 엠블렘은 특정 캐릭터 / 특정 장비로 용처가 제한됩니다. 그래서 낮은 확률을 뚫고 엠블렘을 획득한다고 해도 사용자가 이미 키우고 있는 캐릭터 용의 엠블렘이 아니라면 사실 효용은 제로가 됩니다. 그래서 조각 교환을 통해 원하는 엠블렘을 구입하는 것이 무 / 저과금 사용자에겐 기본적인 엠블렘 입수 경로가 되고 조각 1개를 보장함으로써 각성석 가차의 최소 가치가 보장됩니다.

아이러브니키의 가차나 KOF98UM, 드래곤볼의 각성석 가차의 공통점은 일반 가차에 비해 효용이 떨어진다는 데에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다 쓸모가 있어서 꽝은 없는 것이 중국 게임 가차의 특징인데 이들은 구조적으로 꽝이 존재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이들은 마일리지를 통해 최소한의 가치를 보장합니다.


4. 결과 풀을 제한한 한정 가차에 의한 가차 가치 상승

가차 마일리지가 시쳇말로 창렬한 가차에서 최소 가치를 보장한다면, 한정가차는 보다 가치가 높은 가차를 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방법입니다. KOF98UM의 경우 보통은 무료 가차와 유료 가차 2가지 상품을 판매합니다만 가끔 비정기적으로 강자등잔 한정가차를 판매합니다. 정해진 4종 캐릭터 혹은 그 4종 캐릭터의 조각이 100% 나오지만 가격이 더 높지요. 단가가 높고, 실제로 캐릭터가 걸릴 확률은 희박하다고 해도 어쨌든 조각이 무조건 보장되고 캐릭터도 제한되기 때문에 꽤 매력적인 상품입니다.


나루토도 KOF98UM처럼 4종 캐릭터(혹은 그 조각)이 보장되고 더 비싼 한정가차 상품을 운용합니다. KOF98UM가 차이가 있다면 한정가차 상품이 상시 운영되는 대신  VIP 7레벨(누계 충전 300위안 ≒ 5만원)  이상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신규 캐릭을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차이도 있긴 하네요.

개인적으로 KOF98UM의 한정가차는 거의 구입하지 않은 반면 나루토의 한정가차는 나오는 족족 신캐릭을 확보할 때 까지 20번 이상씩을 꼬박꼬박 구매했습니다. 개인적 기호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 전 사실 KOF는 학창시절 매일 오락실에 출퇴근할 정도로 좋아한 반면 나루토는 초반부만 조금 보다 말았습니다. 문제는 메타 성장 구조의 차이에 있습니다.

KOF98UM의 경우 새로 캐릭터를 얻어도 지금 운용중인 캐릭터들 만큼 키우기 전까진 큰 의미가 없습니다. 등급을 올리고, 장비를 올리고 성급도 올리지 않으면 그냥 도감에 항목 하나를 채웠다는 이상의 효용을 제공하지 못하죠. 하지만 나루토는 성급을 제외한 모든 성장 컨텐츠가 계정에 귀속되기 때문에 새로 얻은 캐릭터를 바로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는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새 캐릭터는 곧 새로운 전투 패턴, 새로운 스킬 등 새로운 플레이 컨텐츠가 되지요. 한정가차라는 시스템 자체는 동일하더라도 게임의 메타 구조에 따라서 그 매력은 크게 차이날 수 있습니다.


 

 

한편 드래곤볼도 KOF98UM처럼 비상시적으로 한정 가차를 운용합니다만 4종 캐릭터 혹은 그 조각을 보장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KOF98UM이나 나루토는 무조건 정해진 캐릭터 혹은 그 캐릭터의 조각을 100% 보장합니다만, 드래곤볼은 일반 가차와 동일하게 경험치 포션이나 기타 성장 아이템을 얻을 확률이 존재합니다. 아니 꽤 높습니다. 대신 캐릭터나 캐릭터 조각이 걸린다면 위 네 캐릭터 중 하나로 제한된다는 거지요. 그리고 6연을 구매하면 4종 캐릭터 중 하나를 보장하구요.

이 드래곤볼의 한정 가차는 기본적으로 단가차 상품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6연 가차만이 유효한 상품이 됩니다. 일반가차 10연보다 약간 더 저렴하고, 캐릭터가 4종으로 제한되긴 합니다만 어차피 대부분은 메인이 아닌 쩌리들이기 때문에 (손오반을 기대하고 뽑지만 결국은 차오즈 학도사 운 좋아야 피콜로지요) KOF98UM의 한정가차보다도 더욱 매력이 떨어집니다.


5. 이벤트를 통해 판매하는 유사 가차들

 

 

 


기본적으로 게임에서 판매하고 있는 정규 가차 상품들 외에, 이벤트를 통해 랜덤한 상품을 판매하는 유사 가차도 중국 게임에선 매우 일반적입니다. 위 두장은 룰렛형으로 구성한 예시인데 결과물을 제어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우선 왼쪽은 이전에 당첨된 결과를 배제하는 형식입니다. 돌릴 때 마다 가격이 크게 올라가지만 어쨌든 칸 수 만큼 돌리면 무조건 모든 보상을 다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호소력이 높습니다. 오른쪽은 그런 거 없이 몇번을 굴리든 확률이 동일합니다. 물론 각 칸의 상품이 걸릴 확률은 1/12가 아니지만, 괜히 룰렛처럼 만들어서 사람을 현혹하지요.

한편 아래쪽은 상자 형식으로 랜덤 아이템을 판매하는 이벤트인데요, 왼쪽은 단일 상품 오른쪽은 가격대 별로 상품을 구분한 경우입니다.

이렇게 이벤트를 통한 유사 가차 상품은 기존의 가차 상품과 다른 가격대를 공략할 수 있고, 기간 한정을 통해 희소성에 대한 구매 의사를 자극하기 수월하며, 기존 가차 상품보다 유리해서 매력이 높은 상품을 팔되 구매 횟수 제한이라는 안전장치를 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국 차트를 보고 있으면 드래곤볼이나 나루토 처럼 한때 10위 안에 있었으나 지금은 30위권 언저리에 처져있는 게임들이 갑자기 10위권 안으로 며칠간 재진입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보통 이런 가차 유사 상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6. 이벤트를 통한 추가 프로모션

유사 가차 외에 이벤트를 통해 일반 가차를 프로모션 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가차 구매 횟수를 미션으로 거는 이벤트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데 이는 이미 여러 게임에서 보셨을테니 패스하고 이벤트에서 가차를 직접 판매하는 경우를 한번 보시죠. 위 스크린샷은 에반게리온입니다. 4성 신지가 포함된 한정 가차 이벤트입니다.


포장엔 4성 신지가 큼지막히 그려져있어 신지가 많이 나온다거나, 이 가차에서만 신지가 나올 것 처럼 보입니다만 실제로 결과물에서 차이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대신 이 한정가차를 구입하면 스페셜 포인트를 얻고, 포인트의 누적과 랭킹에 따라 보상을 받습니다. 위쪽 스샷은 누적 점수 보상인데, 초입 단계는 3성 에바 조각 선택권을 무더기로 퍼주고 점수가 높아지만 4성 캐릭터 조각 혹은 4성 캐릭터 본체를 줍니다. 아래쪽 스크린샷은 누적 포인트 랭킹 보상인데 1등하면 4성 신지 1개, 2등하면 3성 6호기와 무료젬 500개 등을 줍니다.  같은 가격에 일반 가차 상품도 판매중입니다만, 일반 가차 상품은 아무리 사도 포인트를 얻을 수 없습니다. 대신 이 이벤트 한정 가차는 가차 구매 횟수에 관한 일퀘에도 적용 됩니다.

에반게리온이 운영하고 있는 이벤트 한정 가차는 사실 가차 상품 구매에 관한 이벤트 미션을 추가하는 것과 기능적으로는 완전히 동일합니다. 하지만 보다 크고 화려하게 상품을 홍보하고, 상품 구매와 포인트에 대한 보상이 한 화면에 동시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보다 호소력이 높습니다.


7. 랜덤 풀 가차


 

사실 시스템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드래곤볼의 각성석 가차였습니다.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은 항상 12개에 그 중 1개는 각성 엠블럼이 나온다는 기본 규칙 위에서 랜덤하게 이 결과물의 풀이 바뀌는 시스템이었죠. 실제 확률보다 당첨 확률이 훨씬 높아 보이는데서 확률에 약한 인간 심리의 약점을 공략하고, 필요한 아이템이 나올 때 까지 계속 풀을 갱신하게 만들면서 갱신료를 뜯어내며, 필요한 아이템이 풀에 올라오면 이젠 그 아이템을 얻을 때 까지 계속해서 가차를 뽑게 만드는 아주 무시무시한 시스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트의 1.4.1 항목을 참고해주세요.


8. 정리

이제까지 중국 게임들의 가차들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일단 기본 가차는 일반적으로 캐릭터가 아닌 자원들을 배출하고 캐릭터는 10연가차에서 보장됩니다. 하지만 단가차 10회에도 캐릭터를 보장함으로써 단가차 상품을 게임의 기본 가치 기준으로 삼으며 무/저과금 유저들의 리텐션과 결제를 유도합니다.

한편 기본적으로 중국 게임은 꽝이 없는 가차를 지향합니다만, 구조적으로 꽝이 존재하게 되는 경우엔 가차 마일리지로 확정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경로를 뚫어 가차의 최소가치를 보장해줍니다.

중/고과금 유저들에겐 결과물의 종류를 좁혀서 확률을 높이고 더 비싸게파는 한정가차가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한정가차의 호소력은 가차 구성 자체 뿐만 아니라 전체 메타 게임 구조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그 외 이벤트를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매출을 창출하기도 합니다. 일반 가차와는 다른 형식 / 구성의 랜덤 상품을 이벤트로 파는 경우 가격이나 구매 횟수 제한 등을 통해 보다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사용자의 지갑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 혹은 기본 가차 구매에 대한 미션을 걸거나 추가 보상을 주는 이벤트를 걸어 가차 판매를 높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사악하고 강력한 물건은 드래곤볼의 각성석 가차였습니다.


9. 부록 - 할인권을 이용한 충동구매 조장

 

 

엄밀히 따지자면 가차는 아닙니다만, 너무나 사악한 매출 유도책이 하나 있어 소개합니다. 이름하여 할인권 이벤트입니다. 일단 처음 이벤트에 진입하면 하단에 상품과 가격이 나옵니다. 계왕신 조각 20개 1600젬, 우마왕 조각 20개에 1000젬 등으로 가격이 정해져있습니다. 이제 막 새로 등장한 캐릭터이고 가차에서 뽑기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면 조각 20개를 고정가로 구매하는 것이 나쁘지 않긴 한데 그래도 역시 1600젬(160RMB ≒ 2.7만원)은 부담스럽죠. 캐릭 하나도 아니고 조각 20개인데요.

하지만 위쪽에 크고 아름다운 버튼이 있습니다. '할인권 발급' 이죠. 눌렀더니 40% 할인 쿠폰이 생깁니다. (중국은 할인율을 표시하는 방식이 한국과 다릅니다. 한국은 얼마를 깎아주는지를 중심으로 표시하지만 중국은 할인받은 후의 가격을 중심으로 표시하지요. 6折 이라고 하면 정가의 60%에 판다는 뜻이니 40% 할인입니다.) 그리고 뾰로롱 하고 가격표가 바뀝니다. 1600젬이 960젬이 되었죠. 어디선가 '어머 이건 질러야해!'라고 외치는 것 같지요.

일단 상품을 한번 구매하고 나면 할인권은 사라지고, 가격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사실 스샷 상에는 상품이 2개 밖에 안나왔지만 실제로는 상품이 더 많습니다. 손오공 조각도 트랭크스 조각도 아래에 있지요. 할인권 쿠폰을 다시 발급 받습니다. 지릅니다. 혹은 새로 발급받은 할인권의 할인율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할인율은 랜덤이고, 할인율이 높은 할인권부터 차례대로 사용됩니다.) 할인권을 한두번 더 뽑으니 이제 슬슬 할인권 발급에도 돈을 받기 시작합니다. 더 뽑을수록 할인권 가격이 더 올라갑니다... 이미 할인권 뽑는데 돈을 썼기 때문에 뽑은 할인권은 다 써야겠습니다. 상품을 안사면 할인권 발급에 쓴 돈은 그냥 버리는 거니까요. 결국 할인권 만큼 상품을 사게 됩니다.

할인에 의한 충동구매와 랜덤성, 매몰비용의 함정 등 인간이 가진 약점을 아주 두루두루 공략하는 아주 사악하고 훌륭한 시스템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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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6.10.06 06:08

0. 서두


최근 성장 구조가 흥미로운 게임들이 제법 있어, 포스트를 씁니다. 일전에 에반게리온 모바일 소개글을 쓴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밤새 IGC 발표자료를 쓴 뒤 비몽사몽간에 쓴 것이라 성장 구조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찜찜한 것도 있었구요.


대상이 되는 주요 게임들의 홈페이지와 다운로드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게임

홈페이지

iOS 경로

안드로이드 경로

 드래곤볼 용주격투

링크

링크

링크

 성투사 성시 중생

링크

링크

링크

 전민투전신

링크

링크

링크

 에반게리온

링크

링크

링크




1. 드래곤볼 용주격투 (와 KOF98UM의 비교)


오늘 살펴볼 게임들은 모두 도탑전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중국의 iOS 앱스토어 차트에서 1~20위 정도 순위권에 드는 RPG 게임들은 대부분 IP를 활용하여, 도탑전기를 변용한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나마도 10위권 내의 거의 대부분을 MMORPG가 차지하고 있긴 합니다만. 어쨌든, 이러한 도탑전기 류 게임들 중 가장 오소독스한 형태를 띄고 있는 드래곤볼을 먼저 살펴본 뒤에 다른 게임들의 변용 요소를 살펴보는 형식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중국 게임들의 성장 컨텐츠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주요 시스템을 중심으로 진행하겠습니다.


한국에선 KOF98UM을 도탑전기의 최신 버전으로 벤치마킹하고 계십니다만, 실제로 KOF98UM은 이미 출시한지 1년이 넘은 게임이고, 지난 3월 출시된 드래곤볼은 그보다 성장 빈도와  자원 소비 유도, 편의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훨씬 발전된 형태를 보입니다.



1-1. 기본이 되는 레벨 성장과 스킬 포인트 제약을 없앤 스킬 성장


 



도탑전기류 게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성장 컨텐츠는 레벨과 등급, 성급이 될 것입니다. 이미 잘 알고 계실테니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면 레벨은 말 그대로 캐릭터가 경험치를 쌓아서 레벨을 올리는 과정입니다. 스테이지를 플레이함으로써 EXP를 얻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쌓는 경험치 보다는 일일던전과 각종 퀘스트 보상으로 얻는 경험치 포션을 사용해서 얻는 경험치가 훨씬 더 크죠. 캐릭터의 레벨은 플레이어의 레벨을 넘을 수 없습니다.


캐릭터의 레벨이 오르게 되면 스킬의 한계 레벨도 함께 올라갑니다. 각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랜덤하게 발동되는 필살기와 분노 게이지가 다 찼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절초 이 두가지 액티브 스킬과 추후 성급 성장에 의해 개방되는 스킬을 갖습니다. 각 스킬마다 레벨이 있는데 레벨을 올릴 때엔 골드를 소모하지요.



기본 시스템 자체는 KOF98UM이나 도탑전기 등에 있던 것입니다만 드래곤볼은 기존 게임의 스킬에서 한가지를 제거했습니다. 바로 스킬 포인트죠. 이전가지의 도탑전기류 게임들은 스킬을 올릴 때 골드와 함께 스킬 포인트를 소모하도록 했습니다. 스킬포인트는 비교적 빠른 시간에 충전되지만 최대 보유 한도가 낮아서 스킬을 성장시키기 위해선 꾸준히 접속해서 포인트를 써야만 했지요. 그래서 레벨에 여유가 있고, 골드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스킬을 성장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뭐 젬으로 스킬 포인트를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만, 어차피 1분에 1점씩 차는 스킬 포인트에 쓰기엔 젬이 너무 아까웠죠.


드래곤볼은 이 스킬 포인트의 제약을 없앰으로써 스킬 성장의 사용성을 이전까지의 게임보다 비약적으로 높였습니다. 포션 먹여서 레벨을 올린 즉시, 골드를 퍼부어서 스킬을 올리는 게 당연해진 것이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골드가 부족해지게 됩니다. 이 스킬 성장은 후술할 장비 성장과 함께 골드를 빨아들이는 하수구 역할을 해줍니다. 부족한 스킬 포인트를 돈주고 사게 하는 것 보다는 골드를 마르게 해서 골드를 파는 쪽이 더 효율적으로 보입니다.



1-2. 한층 경쾌해진 등급 성장


한편 등급은 캐릭터 뒤의 배경 색으로 구분됩니다. 흰색부터 녹색, 파란색, 보라색, 주황색이 있고 각 색상 마다 녹색, 녹색+1, 녹색+2 등과 같은 중간 단계가 존재합니다. 좌측 스크린샷 우상단에 보이는 6개의 초식 아이템을 모두 다 모으고, 다음 등급에 필요한 최소 레벨을 채우면 다음 등급으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캐릭터 별로 각 등급에서 필요한 초식 아이템의 조합이 다른데, 캐릭터끼리 같은 초식 아이템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초식 아이템이 채워질 때 마다 정해진 스탯 보너스를 받게 되지요. 초반엔 스테이지에서 드랍된 초식 아이템을 그대로 캐릭터에게 채울 수 있으나 뒤로 갈수록 특정 초식 아이템을 n개 이상 모으거나 복수의 초식 아이템을 각기 일정 갯수 이상 모아서 새로운 초식 아이템을 합성해야 하는 식으로 완성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이 역시 기본 시스템은 KOF98UM에서도 찾을 수 있으나, 성장의 단계라는 차원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위 스샷 처럼 KOF98UM의 경우, 필요한 아이템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체크하며 모든 조건을 다 갖추었을 때 등급이 오르고 전투력이 상승합니다. 바꿔 말하자면 조건을 모두 만족하기 전가지는 캐릭터의 전투력에 어떠한 변화도 없습니다. 위 스샷의 경우는 저레벨이라 등급 아이템을 총 60개(30+18+6+6)만 모으면 되지만 성장할수록 기하급수로 늘어지죠. 하지만 드래곤볼은 요구되는 초식 아이템을 채울 때 마다 총 6번에 걸쳐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KOF98UM보다 훨씬 잦은 빈도로 플레이어의 성장이라는 피드백을 주는 것이죠. 제가 오리지널 도탑전기를 중국어판으로 잠깐 해본지 오래되어 이게 KOF98이 도탑전기와 다르게 갔다가 드래곤볼에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 건지, 드래곤볼에서 새로 바뀐 부분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레벨 지역에선 저등급용 초식 아이템이 나오는 구조에선 게임 진행 중 새로운 캐릭터를 얻었을 때 새 캐릭터에게 필요한 초식 아이템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이 때 플레이어는 새 캐릭터를 위해 기존 캐릭터의 등급 상승을 포기하고 행동력을 저레벨 스테이지에서 사용할지, 새 캐릭터 성장을 포기하고 고레벨 스테이지에서 사용할지 고민에 빠지곤 하죠. 어느쪽을 선택하든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보는 구성이고 그만큼 새 캐릭터를 얻었다는 쾌감이 깎여나갑니다. 하지만 드래곤볼에선 캐릭터용 만능조각과 같은 만능초식파편을 써서 이 문제를 영리하게 회피해나갑니다. 게임을 진행하고 있으면 각 스테이지마다 지정된 초식 아이템 외에 부가적으로 떨어지는 이 만능 초식 파편이 쌓이고 새 캐릭터를 얻었을 때 이 파편들을 몰아씀으로써 행동력의 낭비 없이 빨리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1-3. 단계를 쪼개 성장 빈도를 높인 성급 시스템



 


성급은 캐릭터 얼굴 아래 별의 갯수로 표시되며 가차와 영웅 던전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조각을 통해 성장합니다.

드래곤볼에는 1성부터 7성까지 존재하며 모든 캐릭터는 최초 획득시 성급에 관계 없이 이미 얻은 캐릭터에 계속 해당 캐릭터의 조각을 더함으로써 7성까지 육성할 수 있습니다.


뭐 이 부분은 도탑전기류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드래곤볼은 이전까지의 게임과는 달리, 각 성급 사이에 중간 단계를 두고 있습니다.(이전에도 몇번 극찬한 부분이지요) 좌측 스크린샷의 피콜로는 현재 6성인데 6성이 7성이 되기 위해선 무려 180개의 조각이 필요하며 현재 그 중 140개를 모은 상태입니다. 이전까지는 6성에 도달했으면 180개를 모두 모을 때 까지 성급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만 드래곤볼은 이 180개를 30개씩 6단계로 쪼개서 각 단계에 도달할 때 마다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스탯 보너스를 부여하거나 스킬을 주는 식이죠. 그리고 일정 성급에 도달하면 캐릭터의 그림이 바뀌기도 합니다. (카드 그림 뿐만 아니라 캐릭터 그림까지도 바뀝니다.) 왼쪽 스샷의 경우, 6성 피콜로는 특유의 두건과 망또를 두른 모습이지만 7성이 되면 두건을 벗은 모습이 됩니다. 참고로 손오공은 꼬마 손오공부터 시작해 천하제일 무투회를 첫 우승할 때의 청년 손오공, 이후의 장년 손오공 등으로 변화합니다. (초사이어인 손오공은 아쉽게도 별개 캐릭터입니다.)


이러한 성급과 성급 사이의 단계는 성급이 올라가면서 다음 성급까지 필요한 조각 수가 함께 올라가 성급 성장의 주기가 길어지는 것에 대한 보완책입니다. 180개의 조각이면 하루에 3판 돌 수 있는 피콜로 영웅 던전에서 운 좋게 매 판마다 조각을 얻어도 60일이나 걸립니다. 중간 단계가 없다면 60일동안 성급 성장이 발생하지 않습니다만 이를 6단계로 쪼개면 10일마다 한번씩 성급 성장을 체감할 수 있지요.


한편 7성에 도달하게 되면 그때부터 성급은 새로운 단계에 도달하게 됩니다. 오른쪽 스크린샷의 예시를 보시면 손오공 주위로 6개의 구슬 같은 것이 각기의 레벨을 갖고 있습니다. 각 구슬은 레벨마다 요구하는 조각 수가 정해져있고 (1레벨에서 조각 1개를 요구하는 걸로 시작합니다.) 1시 방향부터 시계 순서대로 채워나갑니다. 당연히 각 구슬의 레벨이 오를 때 마다 스탯이 성장하지요. 그리고 6개 모두 레벨이 오르면 하단 캐릭터 얼굴 위에 있는 왕관의 숫자가 올라가면서 또 한번 성장합니다. 힘들게 7성에 도달하고 나면 그때부터 또 한동안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구슬 레벨이 오르고 왕관 레벨이 올라갑니다. 왕관 레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그 다음부턴 왕관의 색깔이 바뀌죠. 물론 후반으로 갈 수록 각 구슬을 채우는데 필요한 조각의 수가 늘어나고 성장 빈도는 느려지게 되는 것을 피하지는 못합니다.




KOF98UM 역시 7성 이후의 성장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속성 강화와는 달리 조각을 쓸 곳을 선택할 수 없어 사용자 자율에 의한 전략 요소가 삭제됩니다. 대신 총 6개 구슬을 순차적으로 올리게 됨으로써 7성 이후의 성장 빈도가 KOF98UM보다 짧게 유지됩니다. 심지어 단계별로 요구하는 조각 수도 KOF98UM보다 훨씬 적어요. (위 스샷에서 금지약 1레벨이 2레벨이 되는데 조각 5개가 필요한 반면 드래곤볼은 조각 1개면 1레벨이 2레벨이 되며, 8레벨에서도 고작 4개만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불필요한 '선택지'를 하나 줄임으로써 자원 분배에 대한 고민 없이 그냥 성장만을 즐기도록 유도하지요.



1-4. 사용 빈도가 훨씬 늘어난 장비 성장


 

 


KOF98UM처럼 드래곤볼도 등급 / 성급 외에 장비 성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비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아이템은 아니고, 그냥 전 캐릭터 공용으로 쓰이는 자원을 소비해서 성장하는 컨텐츠이죠. 드래곤볼의 각 캐릭터는 6개의 장비를 지니는데, 각기 등급과 레벨이 있습니다. 레벨이 오름에 따라 스탯 보너스가 더 커지는데 각 등급마다 최대 레벨이 5씩 증가하고, 플레이어의 레벨이 최고 레벨이 됩니다.



아이템을 모아 등급을 올리고, 골드로 레벨을 올린다는 점은 KOF98UM의 장비 성장 시스템과 같습니다만, 자원을 소모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KOF98UM의 경우, 각 장비 마다 특정한 스킬 보석의 조합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스킬 보석 중 일부는 일반 던전에서, 일부는 영웅 던전에서만 드랍 되지요.



이러한 구조에서 플레이어는 한정된 행동력을 캐릭터 강화에 필요한 아이템을 모으는 던전과 장비 등급 강화에 필요한 스킬 보석을 모으는 던전으로 분배해야 합니다. 어느 한 쪽을 중시하면 다른 한 쪽이 소홀해지는 구조죠. 자원 관리의 전략적 사용이라는 게임플레이를 유도할 수도 있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선 약간은 괴로운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장비 도안의 경우, 위 스샷과 같이 키우고자 하는 캐릭터와는 다른 캐릭터의 영웅던전을 돌아야 조각을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A라는 캐릭터의 장비를 성장시키다보니 다른 캐릭터의 조각이 모이고 그래서 다른 캐릭터도 키우게 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만, 반대로는 A라는 캐릭터를 키우고 싶은데 B, C에 행동력을 낭비하게 강제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드래곤볼은 이를 보다 캐주얼한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장비칸의 위쪽 4개 장비의 등급 성장에 사용되는 자원은 용혼으로 한정됩니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더 높은 등급의 용혼이 드랍되는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어느 영웅 던전을 돌 든 용혼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 영웅 던전들은 최근 일괄 소탕을 지원해서, 메뉴에서 원하는 캐릭터를 고르고 버튼만 누르면 단 1초만에 원하는 캐릭터들의 조각과 용혼을 얻을 수 있게 되지요. 이제 플레이어는 캐릭터 등급 / 장비 강화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 없이, 정확히는 장비 강화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그냥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 조각이 나오는 영웅 던전을 도는 것 만으로 장비 성장에 필요한 용혼은 자동으로 얻게 됩니다.

이는 장비 강화의 허들을 낮춰서 장비 강화를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합니다. 골드도 용혼도 기본적으로는 항상 풍족하게 보유하고 있는 자원입니다. 그래서 주력 캐릭터들은 4개 장비에 관한 한은 항상 플레이어의 레벨에 맞춰집니다. 심지어 이 4개 장비는 일괄 강화(레벨업), 일괄 돌파(등급업)이 지원되며 4개 장비의 등급에 따른 세트 보너스도 제공됩니다. 기본적으로 KOF98UM에 비해 장비 성장에 대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습니다.


대신, 게임 중반에 들어서면서 드래곤볼의 장비 강화 시스템은 서서히 그 본색을 드러냅니다. 장비 강화 비용이 플레이어의 소득보다 훨씬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플레이어가 보유한 골드를 순식간에 소모시킵니다. 제가 76레벨에서 2천만골을 갖고 있었는데 77레벨이 되는 순간 장비 강화로 가진 골드를 모두 탕진하고도 주력 캐릭터 6명 모두의 장비를 강화하진 못했습니다.


이렇게 장비 강화에서 골드를 쓸어가는 타이밍이 정말 기가 막힙니다. 잘 오르지 않는 플레이어 레벨이 올랐을 때, 장비 성장으로 골드가 빠져나가니 불쾌하지 않아요. 한참 기분 좋은 와중이라 아쉬운 마음만 남아 골드를 사서 나머지 장비도 강화하도록 유도합니다. 자고로 용돈은 아버지 기분 좋을 때 뜯어내는 법이지요.



 


아래쪽의 두 장비는 위의 4장비와는 다른 자원을 소비합니다. 우선 레벨을 올리는 강화에는 용혼이 아닌 정원 이라는 다른 자원을 소비합니다. 그리고 등급을 올리는 돌파에는 왼쪽은 네모난 모양의 강공보석, 오른쪽은 물방울 모양의 혈한보석을 소비하죠. 이들 보석은 일일 던전 등에서 제한적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성장이 더딥니다. 실제로 위에 있는 피콜로의 경우 위 4개 장비는 70레벨이 넘어가는데 아래쪽 2개 장비는 40레벨에 머물러있죠. 이 2개 보석의 공급 제한이 리텐션과 길드 컨텐츠 등을 견인합니다.


 

 


한편 이 장비 성장에 쓰이는 용혼, 정원, 강공보석, 혈한보석도 당연히 등급이 있으며 위로 올라갈수록 더 높은 등급을 필요로하고 또한 얻게 됩니다. 새로 캐릭터를 얻거나, 현재 주력이 아닌 캐릭터를 성장시켜야 할 때 현재 뛰고 있는 컨텐츠와 필요 자원이 맞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등급 성장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그리고 등급 성장과 마찬가지로 드래곤볼은 여기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해뒀습니다. 장비 성장에 쓰이는 자원들은 그보다 한등급 아래의 자원으로 1:1 교환이 가능합니다. 당연히 그 반대는 불가능하지만요. 그래서 도전 컨텐츠는 항상 최고 등급으로 플레이하면서도 자유롭게 덜 성장한 캐릭터들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한편 장비에는 등급과 레벨 외에도 당연히 각성이 존재합니다. 장비 아이콘 아래의 별 갯수로 표현되지요. 장비 각성은 장비 성장 컨텐츠 중 가장 필요 자원을 수급하기 어렵고 그래서 빈도가 낮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는 각성석이 필요합니다.(왼쪽 스샷) 그리고 각 캐릭터 마다 2~3개 장비는 각성석 외에 플러스로 각 장비에 대응하는 각성 아이템이 필요하지요. (오른쪽 스샷). KOF98UM의 엠블렘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일부 각성석(엠블렘)은 비슷한 캐릭터끼리 공유하고 (거북선인 마크는 손오공, 크리링, 야무치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부는 특정 캐릭터에만 한합니다. (위 피콜로 우주선은 피콜로만 사용합니다.)


정리하자면, 드래곤볼의 장비 성장은 기본적으로 KOF98UM보다 허들이 매우 낮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딱히 전략을 세우거나 스트레스 받을 일 없이 그냥 게임을 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필요한 자원이 쌓이고 레벨이 오르면 장비를 성장시킬 수 있는 때가 옵니다. 허들이 낮기 때문에 가능한 한 계속해서 장비 성장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대량의 자원을 매우 손쉽게 증발시킵니다. 특히 기존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현재 컨텐츠를 계속 플레이하면서도 새로 캐릭터를 아무런 고민 없이 손쉽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장점입니다.



1-4-1. 친절하게 사악한 각성 가차



원래는 성장 이야기만 하는 포스트입니다만, 기가 막힌 유료화 시스템이 하나 있어 잠깐 가볍게 소개합니다. 드래곤볼 역시 KOF98UM과 마찬가지로 각성 가차를 통해 각성에 필요한 각성석과 각성 아이템을 공급합니다. 그리고 각성 가차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가차를 깔 때 마다 각성 조각을 지급해서, 모은 조각을 각성석이나 특정한 각성 아이템으로 교환할 수 있지요.


 


 



하지만 각성 가차가 돌아가는 방식이 아주 사악합니다. 바로 위 스샷이 드래곤볼의 각성 가차인데요, 큐브를 둘러싸고 12개의 아이템이 나열된 것이 보일 겁니다. 각성 가차는 뽑을 때 화면상에 보이는 저 12개의 아이템 중 하나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저 12개 가차 풀은 하루에 4번까지, 그 이후로는 젬을 내고 다시 갱신할 수 있습니다. 갱신할 때 마다 랜덤하게 다시 선정되고 갱신 비용은 올라갑니다. 12개 중 항상 1개는 각성석이며, 1개는 각성 아이템입니다. 왼쪽 스샷의 경우 1시 방향의 노란 벳지가 런치의 각성 아이템입니다. 저는 런치를 키우지 않으므로 이 목록이 마음에 들지 않아 갱신을 눌렀더니 오른쪽 처럼 무료 갱신 횟수가 까이면서 목록이 갱신되었습니다. 5시 방향에 제가 서브로 키우는 피콜로 대마왕의 망토가 보입니다.


KOF98UM에선 기본적으로 내가 원하는 엠블럼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각성 가차를 굴립니다. 하지만 사실 엠블렘이 등장할 확률도 높지 않고, 내가 원한 엠블럼이 나올 확률은 더더욱 낮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어떤 비용을 들여서라도 성장하고 싶다는 고과금러가 아닌 이상 각성 가차에 돈을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드래곤볼의 각성 가차는 얻을 수 있는 결과물, 만일 각성 아이템이 걸린다면 얻게 될 각성 아이템이 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하루 4번까지 목록을 갱신할 수 있게 되지요. 보통은 여기서 자신이 키우고 있는 캐릭터의 각성 아이템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4번의 무료 갱신을 소진합니다. 그러고 나면 아쉬운 마음에 다시 젬을 내고 갱신하기 시작하지요. 이 과정에서 젬들이 녹아내립니다. 물론 무/소과금러는 딱 무료 갱신까지만 쓰고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운이 좋았던, 충분한 젬을 태웠든 드디어 원하는 각성 아이템이 목록에 떴습니다. 그럼 이제 각성 가차를 뜯기 시작합니다. 일퀘와 기타 보조 컨텐츠를 하고 나면 하루 열번 정도는 거뜬히 돌릴 수 있습니다. 물론 그 10번 안에 각성 아이템이 걸릴 확률은 매우 희박하죠. 경우의 수가 12가지라는 거지 당첨 확률이 1/12라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언제 다시 저 피콜로의 망또가 목록에 올라올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고과금러는 물론 무/소과금러들도 저 망또를 얻을 때 까지 각성 가차를 계속 굴릴 유혹을 느낍니다.


꽤 많은 돈을 태웠는데 그래도 못얻었다. 그럼 이제 각성 조각이 쌓였으니 조각 교환으로 들어갑니다. KOF98UM과 같이 각성 아이템들 중 일부는 파편 조각들로 교환이 가능합니다. 상점에 내가 원하는 각성 아이템이 없다면.. 각성 아이템 랜덤상자로도 교환할 수 있습니다. '여성 캐릭터용 각성 아이템 랜덤 상자' '용자 캐릭터용 각성 아이템 랜덤 상자'와 같이 범위를 어느정도로 한정한 랜덤상자를 조각으로 얻을 수 있지요. 이렇게 플레이어가 원한 각성 아이템은 전혀 얻지도 못한 채 투입한 자원이 모두 증발해버렸습니다.


로또의 당첨 확률은 815만분의 1입니다. 하지만 42개의 번호 중 6개를 맞추라고 하면 왠지 그보다는 훨씬 쉽게 느껴지지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확률에 약합니다. 그리고 드물게 오는 찬스를 놓치고 싶지 않아하는 것 또한 인간의 본성이죠. 드래곤볼의 각성 가차는 이 사람의 본성과 특성을 아주 정교하고 집요하게 공략합니다. 그리고는 KOF98UM의 엠블렘과 달리 조각 모음에 의한 합성을 지원하지 않음으로써 각성 가차의 중요성을 높이고 과금 유저들에게 변별력을 제공합니다. 이제껏 제가 봐온 것 중 가장 친절하고 사악한 가차였어요.



1-5. 다른 가차와의 연계 성장 - 기반신의



 


이제까지 언급한 스킬, 등급, 성급 시스템 외에 각 캐릭터는 5~6개의 기반신의라고 불리는 패시브 보너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반신기 증 3개는 해당 캐릭터와 연관된 다른 캐릭터를 보유하는 것으로 발동되고, 쌍을 이루는 두 캐릭터 중 등급이 낮은 캐릭터의 등급에 맞춰 성장합니다. 왼쪽 스크린샷의 경우, 17호와의 관계인 해상격투는 현재 4레벨이고 물리공격과 에너지공격 데미지에 6%의 보너스를 줍니다. 17호를 파랑+3 등급으로 올리면 5레벨이 되고 보너스는 더 커지겠죠.


나머지 2~3개는 장비의 각성과 연관되어있습니다. 특히, 각성석 뿐만 아니라 각성 아이템들까지도 요구하는 아주 힘든 장비의 각성입니다. 그리고 그 중 하나는 기본 필살기를 업그레이드 해줍니다. 위 스샷의 경우 기본 필살기는 초급폭력마파 지만 각성하고 나면 초! 초급폭력마파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다른 성장 컨텐츠들은 무과금으로 플레이하더라도 어쨌든 시간만 들이면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만, 이 필살기 업그레이드는 사실상 상당한 량을 과금하지 않으면 키우지 못하는 컨텐츠입니다. 과금러들의 변별력을 제공해주죠.



사실 이 또한 KOF98UM에 '숙명'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구현되어 있습니다. 새 캐릭터의 획득에 의해 보너스가 발생하여, 당장 쓰지 않은 캐릭터를 얻었을 때에도 소정의 의미있는 결과를 제공해주고 더 나아가서는 쓰지 않는 캐릭터를 얻기 위해 노력할 동기를 부여하지요. 하지만 조건을 만족해 보너스를 얻으면 끝인 KOF98UM의 '숙명'과 달리, 드래곤볼의 '기반신의'는 캐릭터 획득 후에도 지속적으로 여러 캐릭터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한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1-6. 그 외 기타 성장 컨텐츠


 

 



이 외에도 십여가지의 성장 컨텐츠가 더 있는데 사실 위에서 언급한 것 이외의 컨텐츠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진 않아서 일일히 다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 드래곤볼의 컨셉을 살린 성장 컨텐츠 2개를 소개하지요. 우선 왼쪽 스크린샷의 '훈련'의 경우 초신수를 빨아가면서, 베지터가 훈련하던 중력실에서 훈련한다는 설정입니다. 실제로는 초신수는 남아돌고 골드를 십만 백만 단위로 회수하는 컨텐츠죠. 그리고 오른쪽의 '환화'의 경우, 드래곤볼 용주격투에서 성급에 따라 캐릭터의 외형이 바뀐다는 것에 착안한 컨텐츠입니다. 기본적으로 성급 성장에 의해 얻은 여러 외형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할 수 있으며, 부가 컨텐츠에서 떨어지는 환화 조각으로도 소량의 성장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성급 성장으로도 얻을 수 없는 외형이 있는데 (중간 야드레트 성인 복장의 손오공과 거대 원숭이 손오공) 이들은 또 스페셜한 외형 조각을 얻어야만 획득할 수 있지요. 드래곤볼 찾는 일종의 미니 보드 게임인 용주대격투도 그렇고 뭔가 IP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한, IP의 매력을 살리는 컨텐츠가 독특합니다.



1-7. 현재까지 가장 캐주얼한 도탑전기


이제까지 드래곤볼의 핵심이 되는 성장 컨텐츠인 레벨, 등급(강화), 성급, 장비 및 장비 각성, 기반신의(숙명) 등의 시스템을 살펴보았습니다. 겉보기엔 같은 도탑전기에 기인한 만큼 KOF98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살펴보면 디테일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국 사용자들은 인내심이 부족해 실제로 능력치가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성장했다는 신호를 받고자 합니다. 그래서 성장 컨텐츠들을 세로로 높이 쌓아올리는 한국 게임과 달리 도탑전기류 중국 게임은 복수의 성장 컨텐츠들을 병렬로 한꺼번에 돌리면서 개별 컨텐츠의 성장이 늘어지더라도 다른 성장 컨텐츠로부터 성장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하지요.


드래곤볼은 도탑전기의 기본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성장 빈도를 몇배나 늘려놓았습니다. 캐릭터 강화에서도 한 등급을 사실상 6단계로 쪼개고, 성급 성장에 있어서도 조각 100개짜리 한단계를 조각 20개짜리 5단계로 쪼개놓았죠. 그리고 힘들게 가차에서 얻은 다른 캐릭터 / 각성 아이템에 의한 성장은 1회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캐릭터 등급 성장을 위한 스테이지 파밍은 일반 모험 스테이지로 몰아넣고 선택지를 줄임으로써 행동력을 공유하는 각 성장 컨텐츠 사이에서의 자원 분배의 갈등 구조를 없애고 원하는 캐릭터를 키우고 있으면 자동으로 다함께 성장하는 구조로 변화시켰다는 것 또한 중요한 발전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골드에 대한 과금을 설득력 있게 유도하는 부분도 상당히 눈여겨 볼만 한 디자인이구요.


멀티 캐릭터 게임에서 당연히 발생하는, 진행 중 얻은 새 캐릭터와 기존 캐릭터 성장 간의 행동력 분배 문제 또한 상당히 영리하게 회피하고 있습니다. 만능 초식 조각과 주요 장비 성장 자원의 다운그레이드 기능으로 인해 현재 진행중인 컨텐츠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새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부 요소들은 KOF98UM보다 운용의 여지와 전략성이 쇠퇴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도탑전기라는 게임 자체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 보다는 '흥미로운 결과의 연속'을 즐기는 장르죠. 드래곤볼은 KOF98UM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게임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 요인들을 외과 수술하듯이 도려내고 성장의 즐거움만 온전히 극대화 시켜놓은 구조입니다. KOF98UM이 처음 나왔을 땐 이야 말로 도탑전기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드래곤볼을 보고 있으면 조잡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2. 성투사 성시 중생


다음으로 살펴볼 게임은 성투사 성시 중생입니다. 성투사 성시 30주년을 맞이하여 올해 2종의 성투사 성시 게임이 중국 앱스토어의 순위권에 진입했는데요, DreamSky에서 만든 '성투사 성시 집결'은 MMORPG이고 오늘 살펴볼 게임은 DeNA의 상해 지사에서 제작한 '성투사 성시 중생' 입니다. 드래곤볼보다 한두달 뒤에 나오긴 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KOF98UM에 가까운 굉장히 오소독스한 도탑전기이기 때문에 성투사 성시의 IP를 살려내서 흥미로운 구간 한두가지만 살펴보고자 합니다.


2-1. 등급 아이템 획득에 대한 추가적인 보너스



스크린샷만 보시면 감이 오시겠지만, 전형적인 도탑전기의 등급 강화 시스템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드래곤볼과 마찬가지로 KOF98UM과 달리 각 등급 아이템이 완성될 때 마다 해당 등급 아이템의 능력 보너스를 받습니다. 그런데 여기 더해서 완성한 등급 아이템의 종류에 관계 없이, 완성한 등급 아이템의 갯수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보너스를 부여합니다. 마치 세트 아이템 효과 처럼요.



저 보너스를 얻는 타이밍이 등급 아이템의 완성과 일치하기 때문에 성장 빈도는 높이거나, 추가적으로 등급 아이템의 완성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용도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가지 유추할 수 있는 건, 저 등급 아이템 갯수에 대한 단계별 보너스를 캐릭터 별로 다르게 설정함으로써 각 캐릭터의 특성을 더 강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등급 아이템에서의 보너스만 있을 때엔 아무래도 같은 등급 아이템을 사용하는 캐릭터들은 같은 스탯을 가질 테니까요.


물론 등급아이템을 공유하는 것은 도탑전기나 KOF98UM, 드래곤볼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성투사 성시는 타 게임에 비해 등급 아이템의 갯수가 굉장히 적은 편에 속합니다. 캐릭터끼리 서로 겹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이는 모험 스테이지 구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도탑전기나 KOF98UM, 드래곤볼은 등장하는 모든 스테이지가 각각의 등급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파밍 스테이지입니다만, 성투사 성시는 파밍이 되는 스테이지와 안되는 스테이지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스샷은 쿵푸팬더 3)


위 스크린샷은 성투사 성시와 유사한 스테이지 구조를 가진 쿵푸팬더3의 모험 스테이지입니다. (성투사 성시 중생은 한 화면에 한 스테이지만 나와서 구조를 보여주는 스크린샷을 찍기가 힘들었습니다.) 이 스크린샷엔 총 7개의 스테이지가 있는데 깃발이 그려진 스테이지와 보스 스테이지만이 파밍 가능합니다. 나머지 스테이지는 진도를 제한하고 첫 클리어시 소정의 보상을 부여하긴 하지만 한번 클리어한 이후엔 다시 플레이할 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플레이어의 진도를 제한하고 성장의 단계를 제시하는 '관문'으로서의 스테이지와 성장하는데 필요한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는 '보상'으로서의 스테이지가 구분되어있는 구조입니다. 쿵푸팬더3의 경우 메인 캐릭터가 3종 뿐이고, HIT나 레이븐 같은 한국의 액션 RPG와 유사하게 스테이지에서 장비가 직접 드랍되고, 드랍된 장비를 장착하거나 기존 아이템에 갈아먹이는 구조입니다. HIT나 레이븐의 경우 그냥 단계가 올라갈수록 높은 등급의 장비를 얻을 확률이 조금씩 올라간다는 설정에 '골드' '아이템' '경험치'가 잘 나오는 스테이지 정도로 구분을 짓고 있습니다만, 넷이즈는 다른 도탑전기류 게임 처럼 각 스테이지에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를 심고 싶었나 봅니다. 실제로 각 스테이지들은 포 용 신발 이라거나 타이그리스 용 갑옷 등 특정 캐릭터 특정 슬롯 용 아이템이 잘 드랍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성투사 성시의 경우, 쿵푸팬더3와는 달리 전통적인 도탑전기의 모델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게임 구조상으로는 쿵푸 팬더3 처럼 스테이지 구성을 분리해야 할 뚜렷한 이유를 찾기 힘듭니다. 다만 도탑전기 류 게임에서 저렇게 스테이지를 분리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언가를 생각해보면 역시 스테이지의 단계 수는 유지하되, 관리 해야 할 드랍의 수를 줄여 컨텐츠와 밸런싱의 부담을 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드랍되는 등급 아이템의 종류가 줄어들어 각 캐릭터의 개성이 줄어드는 부분은 각 등급에서 등급 아이템을 맞출 때 마다 각 캐릭터에게 서로 다른 보너스를 부여하는 것으로 해결하구요.



2-2. 그 외 IP를 반영한 성장 컨텐츠



한편 드래곤볼이나 KOF98에선 '장비'에 해당할 컨텐츠로 '성의'가 있습니다. 성투사 성시를 좀 보신 분들은 아실, 성투사들이 입고 다니는 바로 그 갑옷입니다. 총 6개의 슬롯이 있고 각 슬롯의 부위들을 따로 성장시킵니다. KOF98이나 드래곤볼과 달리 모든 슬롯의 성장 난이도가 동일합니다. 다리 부위를 성장시킬면 다리 조각이 필요한데, 캐릭터에 관계 없이 동일한 다리 조각을 사용합니다. 등급 별로 +1, +2 이렇게 구분되긴 하지만요.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 몇레벨인지는 까먹었는데 굉장히 초반입니다. - 성의 컨텐츠가 열리는데, 막상 성의가 열리고 각 슬롯을 채울 수 있는 재료를 다 모아서 성의를 만들어도 그냥은 입을 수 없습니다. '성의 도전'이라고 해서, 한번 전투를 해서 이겨야만 만들어진 성의를 착용할 수 있지요. 애초에 세이야 부터도 그리스에서 열심히 싸워서 페가수스의 성의를 얻지 않았습니까. 한번 제작을 끝내면 아래쪽의 제작 진도가 승성진도로 바뀌고 각 부위를 각성할 때 마다 진도가 차오릅니다. 아마도 성의가 청동에서 백은, 황금 등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도 같은데 마지막에 필요한 아이템을 끝내 못구해서 시도해보진 못했네요.



또한가지 눈에 띄는 컨텐츠라면 역시 소우주(코스모) 성장이 될 겁니다. 성투사들의 그 폭발적인 전투력을 뽑아내주는 바로 그 코스모입니다. 코스모 성장을 누르면 이렇게 별자리가 보이는데요, 오른쪽 상단에 보이는 코스모를 소비해서 각 별자리들을 채워 나갑니다. 별을 채우는 순서는 정해져있어서 사용자가 선택할 수 없고, 별을 일정 갯수 완성할 때 마다 패시브 스킬들을 얻게 됩니다.



이렇게 쓰고 나면 별자리 채우기 쉬워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별자리의 각 별 하나를 채우는 과정은 위 사진 처럼 여러 단계로 쪼개져있습니다. 별자리를 구성하는 것은 반짝이는 그것은 분명 별일텐데, 여기선 '페가수스 자리 제4 성운' 과 같이 성운이라고 표현하는군요. 참으로 비과학적입니다. 여하튼 각 성운은 여러개의 구슬로 이루어져있고, 구슬을 채우는 데엔 보라색 구로 표현되는 코스모 포인트를 소모합니다. 채울 때 마다 비용은 계속 크고 아름답게 성장해 위 스샷의 경우 첫구슬은 10점으로 시작하지만 4번째 구슬은 100점을 요구하고 8번째 쯤 가면 1천점 2천점씩을 요구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다음 성운으로 넘어가면 10점으로 시작해서 (하지만 점점 더 한 성운 안의 구슬 숫자가 늘어난다는 게 함정...) 빨리 채워나가다가 느리게 채워나가다가 빨리 채워나가는 리듬을 만들어줍니다.



2-3. IP의 힘


성투사 성시는 정말 너무나 오소독스 해서 딱히 디자인 적으로 눈에 띄는 작품은 아닙니다. 등급 아이템 완성에 대한 단계별 보너스도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사실은 컨텐츠의 부족을 메우는 시도에 불과했고, 그나마 준비된 등급 아이템들을 한번에 완성해서 장착시켜주는 일괄 장비 장착 기능은 편리합니다만 (아까 등급 화면 가운에 크고 아름다운 동그라미 입니다.) 정작 요즘 대세인, 필요한 갯수만 채우면 멈춰주는 자동 소탕이 없어서 재료 수급하는 과정은 불편합니다.


심지어 제가 한달 정도 진행하면서 등급 아이템 하나 조합하는데 같은 재료가 6개 이상 요구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는데, 소탕 버튼은 1회 10회 뿐이어서 1회씩 6번 소탕하자니 귀찮고 10회씩 하자니 행동력이 낭비되는 애매한 상황에 빠트립니다. 그리고 참으로 치졸하게도 체력이 부족해서 소탕이 10회 분량이 안되면 낼름 체력을 사라고 팝업을 띄웁니다. 이렇게 푼돈 벌겠다고 사용자 기분을 퐉 상하게 만드는 스탠스의 게임은 블소 모바일을 끝으로 멸종된 줄 알았는데 말입죠.


위의 성의나 코스모 역시 뭔가 유의미한 디자인 발전은 없습니다. 다들 타 게임에서 본 듯한 시스템인데 그걸 정말 '성투사 성시' 스럽게 녹여냈기에 소개한 것 뿐이죠. 나루토나 드래곤볼 같은 게임들은 기존 게임들과는 차별화 되는 디자인이 있었고 다른 게임들보다 편리했으며 미친 듯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니 시작부터 탑5에 들고, 몇달이 지난 지금도 30위권에 머무르다가도 이벤트만 하면 다시 10위권 안으로 복귀하겠죠.


하지만 이 게임은 디자인이 1년 전 수준이고 다른 도탑전기류 게임에 비해 그렇게까지 재미있지도 않습니다. 편의성은 나쁘고 UI는 촌스럽고 각종 이펙트들도 굉장히 밋밋하고 정적입니다. 심지어 사용자들의 비위를 거스르면서까지 치졸하게 양아치 처럼 장사를 하려고 해요. 그런데도 꽤 오랜 기간동안 20위권 - 그것도 13위 언저리 - 에 머물렀단 말이죠. 이렇게 평범한 게임도 해당 IP의 일부 특징 요소를 그냥 스킨 바꿔 얹은 것 정도로 상위권에서 버틸 수 있다는 것, 이게 바로 중국 시장에서 IP가 가진 힘을 잘 나타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3. 전민투전신 (과 몇가지 액션 RPG)


HIT / 레이븐과 같은 한국의 액션 RPG 게임들은 복수 캐릭터에 대한 수집 / 육성을 배제하고 장비의 획득과 육성을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스테이지를 돌아서 장비를 얻고, 얻은 장비를 다른 장비에 갈아넣어서 레벨을 올리고 등급을 올리는 등의 방식이죠. 중국에선 액션 RPG에도 복수 캐릭터 수집 / 육성 요소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장비 아이템에 의한 성장을 중심에 두고 추가 캐릭터를 펫으로 수집하는 흐름과, 도탑전기의 기본 구조를 유지하는 흐름, 두가지가 존재합니다.



3-1. 장비 성장 + 펫 수집



태극 팬더와 쿵푸 팬더3가 취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정해져있습니다. 태극 팬더의 경우 마치 이전 MMORPG 처럼 각 캐릭터를 골라서 해당하는 캐릭터로만 게임을 진행하게 되어있고, 쿵푸 팬더는 포 / 타이그리스 / 사부 세 캐릭터를 동시에 운용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각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장비 아이템을 얻고, 해당 장비 아이템을 장착하거나 강화 재료로 사용해 장비를 성장시켜나가는 것이 주된 성장 흐름입니다. (태극 팬더의 경우 아이템도 가차에서 나오지만 쿵푸팬더3는 아이템을 가차에서 제거함으로써 장비 성장은 플레이에 의한 것으로 한정지었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HIT / 레이븐과도 유사합니다만, 장비의 운용에 대한 융통성을 줄이고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갈아끼울 수 있는 장비가 여럿 존재하긴 합니다만, 등급과 레벨에 따라 더 좋고 더 나쁜 장비만 존재할 뿐 같은 등급 같은 레벨에서 다양한 종류로 쪼개지진 않습니다. 그리고 강화에 들어가는 비용과 이전되는 경험치가 비례하도록 구성되어있어 굳이 재료들끼리 먼저 합친다거나 하는 액션 없이 그냥 얻는 대로 강화에 밀어넣고 더 좋은 아이템을 얻으면 갈아낀 뒤 기존 아이템을 강화 재료로 쓰는 식으로 아주 심플하게 운용됩니다.


특히 쿵푸팬더3의 경우 이 장비 성장에서 융통성을 줄이고 반대로 게임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쿵푸 팬더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어떤 아이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같은 캐릭터 용, 같은 슬롯 아이템만을 재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포 용 갑옷 100개가 남아돌아도 이는 포의 갑옷을 강화하는 데만 쓰일 수 있을 뿐, 포의 무기를 강화할 수는 없습니다. 운용의 여지는 다소 줄어들었죠. 대신 대상과 재료가 명확하게 정리되기 때문에 각 아이템을 강화해서 레벨을 올릴 수 있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으며, 강화 해야 할 타이밍을 정확하게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잇습니다. 그리고 수동 강화와 자동 강화 사이에 어떠한 차이도 없기 때문에 사용자는 '일괄 강화'를 누르는 것으로 별다른 고민 없이 성장만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각 스테이지에 대해서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해당 스테이지에서 파밍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도 제시할 수 있구요.




이들 게임에선 펫이라는 형태로 복수 캐릭터 수집 / 육성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들 펫 들은 도탑전기의 캐릭터들과 마찬가지로 조각을 모아 새로 획득하고, 성급을 올릴 수 있습니다. 메인 캐릭터의 주된 성장이 장비 중심인 만큼, 펫들의 등급 성장은 그렇게까지 세밀하게 구성되어있지 않고 등급을 올릴 수 있는 특정한 포인트를 모아서 원하는 캐릭터에 투입하는 식으로 구성됩니다.




3-2.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의 수집과 육성 중심 (도탑전기의 변용)


극팬더와 쿵푸팬더3가 굳이 장비에 의한 성장 구조를 유지함에도 굳이 펫이라는 형태로 캐릭터를 추가하는 것은, 아무래도 장비 보다는 캐릭터가 훨씬 더 수집의 대상으로 더 매력적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위로 위로 끝없이 쌓아만 가는 구조 보다는 새 캐릭터를 추가하는 식으로 옆으로 넓혀가는 구조가 더 운용하기에도 유리하구요. 하지만 역시 직접 컨트롤하지 못하는 펫 보다는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가 훨씬 더 매력적입니다. 이번엔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를 수집하는 액션 RPG들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전에 소개드린 바 있는 나루토는 도탑전기를 베이스로, 개별 캐릭터에 대한 성장을 모두 플레이어 기반으로 옮긴 케이스입니다. 등급이나 장비 등 모든 요소는 플레이어에 귀속되며 개별 캐릭터의 성장은 조각 모음에 의한 성급 성장으로 제한됩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조각을 모을 캐릭터만 결정하면 나머지는 모두 공통으로 적용되는 캐주얼한 구성입니다만, 운영하는 입장에선 신 캐릭터를 얻기만 하면 그동안 쌓아온 성장이 모두 적용되기 때문에 컨텐츠 수명을 늘리는데엔 그다지 효과적이라고 보기 힘든 구성이기도 합니다.



사조영웅전3D는 말 그대로 그냥 도탑전기를 액션RPG로 구현한 사례입니다. 캐릭터의 성급 / 등급이 나눠져있어 조각으로는 성급을 올리고 스테이지에서 떨어지는 무학필법을 모아서 등급을 올리는 구성, 장비 라고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골드를 소모해서 레벨이 올라가는 컨텐츠 등 완벽한 도탑전기 입니다. 동사 황약사, 홍칠공, 손불이 등 사조영웅전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모아서 그 중 네명으로 파티를 꾸리고, 게임 내에선 단 한명만 등장하지만 조작할 캐릭터를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3-3. 장비 - 캐릭터 병용형 (설영영주)



설영영주는 장비 중심의 성장과 도탑전기 류의 등급 / 성급 성장을 반/반 섞어놓은 듯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각 캐릭터는 전투에 참여하거나 경험치 포션을 먹는 방식으로 레벨이 오르며, 각 스테이지에서 드랍되는 아이템을 일정 이상 모으면 등급이 오릅니다. 등급 아이템을 합성하는 형식을 취하지 않고 갯수로 체크하는 방식은 KOF98UM과 유사합니다만, 위 스샷을 보면 능력치 상승폭이 제법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등급이 올라갈수록 요구되는 아이템이 더 많아지며, 기본적으로 등급 성장은 성급 성장만큼은 아니지만 꽤 빈도가 낮고 효과가 큰 성장 컨텐츠가 됩니다. 덧붙여 설영 영주 역시 드래곤볼과 마찬가지로 성급 성장에서 각 성급 사이에 단계를 둬 성급 성장 체감 빈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설영 영주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장비 성장입니다. 쿵푸팬더3와 달리 각 캐릭터 별로 장비가 구분되어있지 않으며 각 캐릭터는 모든 장비를 장착할 수 있으며 장착한 아이템을 자유롭게 바꾸고 다른 캐릭터에게 물려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위 스샷은 신발을 갈아끼는 장면입니다.


설영영주의 장비 역시 당연히 등급과 레벨, 성급이 존재하는데요 성급은 영웅 던전에서 떨어지는 장비 성급 성장 아이템을 소모하고 레벨은 기본적으로 골드를 소모하되, 한계 레벨을 올리기 위해선 역시 마찬가지로 영웅 던전에서 드랍되는 전용의 한계 돌파 아이템을 소모합니다. 하지만 등급은 성장시킬 수 없으며, 높은 등급의 장비로 갈아껴야만 합니다. 저등급 장비는 스테이지에서 장비 그대로 드랍되지만 고등급 장비는 일부 스테이지에서 조각의 형태로 드랍됩니다.



같은 장비 등급 내에서도 능력치 배분이 조금씩 다른, 서로 다른 아이템이 존재하며 세트 효과도 존재합니다. 중국 게임 답지 않게 장비에 대한 운용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캐릭터의 특성은 각 등급에서의 능력치 상승폭을 조정하는 외에 '신기' 아이템을 통해 나타납니다. '신병'는 아까 장비 화면에서 6개 슬롯 외에 아래에 있는 크고 아름답고 붉은 아이템입니다. 모든 캐릭터는 자기 고유의 신병을 가지고 있으며, 신병은 전용의 경험치 아이템을 먹여서 성장합니다.


설영영주는 장비 수집에 의한 성장과 캐릭터 중심의 성장을 반반 섞어놓은 형상을 띄고 있습니다만, 사실 이들을 이렇게 굳이 함께 가져가는 뚜렷한 이유를 찾기는 힘듭니다. 장비를 갈아낄 수 있는 점은 새로 성급이 높은 캐릭터를 얻었을 때 장비를 몰아줌으로써 빨리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끌어올리기 쉽긴 합니다만 각각의 장비를 고르고 분배하고 성장시키는 불편함을 감쇄할 수 있을 만큼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특히 고등급 장비를 얻고 나면 그동안 자원을 써가며 키워온 저등급 장비의 쓸모가 완전히 없어진다는 점에서 - 어떻게 자원을 회수할 방법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되팔기 외엔 찾지 못했습니다. - 그동안 봐온 중국 유저들과 게임들의 성향에는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네요.



3-4. 장비 - 캐릭터 병용형 (전민투전신)



한편 텐센트의 전민투전신은 설영 영주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장비 중심 성장과 캐릭터 중심 성장을 병용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메인과 서브로 나누고, 각각 유형에 따라 다른 방식을 적용하는 거지요. 게임을 시작할 때 플레이어는 손오공과 용녀 둘 중 하나를 메인 캐릭터로 고르게 됩니다. 그리고 게임 진행에 따라 신장, 수라, 우마왕 등의 72변을 얻게 도지요. 이 72변은 펫과 달리 게임에서 직접 조종할 수 있는 캐릭터들입니다.



3-4-1. 메인 캐릭터 : 누적이 아닌, 일부 교체를 중심으로 한 장비 중심 성장



우선 메인 캐릭터의 성장을 먼저 보시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장비 성장입니다. 위 스샷에서 보시는 것 메인 캐릭터들은 6개의 장비 슬롯을 가지고 있고, 스테이지에서 드랍되는 장비를 이 슬롯들에 끼게 됩니다. 그런데 전민투신전의 장비 성장은 기존 장비를 갈아먹이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각 장비들은 일단 기본적으로 아이템의 종류, 등급, 레벨에 의해 정해진 고정 스탯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 스샷의 갑옷은 방어력 +35가 기본 스탯이군요. 그리고 그 외에 등급에 따라 정해진 갯수의 속성 슬롯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 스샷에선 총 4개의 슬롯이 있고 그 중 하나는 비어있네요. 보통 처음 얻었을 때엔 하나의 슬롯에만 고등급의 속성이 박혀있는데, 나머지 슬롯은 같은 종류의 다른 아이템을 소모해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먼저 대상이 되는 아이템에서 속성을 교체하고 싶은 슬롯을 선택합니다. 기본적으로 비어있거나, 등급이 가장 낮은 슬롯에 '추천' 마크가 붙습니다. 그리고 나서 '세련'을 선택하면 재료가 가진 속성 중 하나가 랜덤하게 선택되어 선택된 슬롯에 넘어옵니다. 어떤 속성을 가져올지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는 없지만 등급이 높은 속성이라고해서 확률이 딱히 낮지는 않으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약간의 젬을 내고 취소할 수는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세련을 통해 장비의 성능을 높여나가지만 기본적으로 이 세련은 해당 장비가 가진 잠재력을 개방하는 성격으로, 장비 자체의 등급이나 레벨을 높여주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등급과 레벨이 높은 아이템들이 더 좋은 성능을 지니게 마련이죠. 이렇게 더 좋은 장비를 얻기 위해선 더 좋은 장비가 드랍되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 얻은 고레벨, 고등급의 장비는 전혀 세련되지 않은 상태로 기본 스탯은 이전보다 좋을 지언정 슬롯의 추가 스탯이 더 나쁘죠.



이런 경우엔 '전이'를 사용합니다. '전이'는 두 아이템의 추가 속성 슬롯들을 서로 맞교환하는 시스템입니다. 위 스샷의 경우, 사기(고대)급 장갑을 전설급 장비로 전이하는 과정인데요, 우측의 전설급 장비가 기본 능력은 높지만 슬롯 스탯이 빈약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왼쪽은 그동안 여러번의 세련을 통해 화려한 스탯을 가지고 있지요. 전이를 하게 되면 양쪽의 슬롯 스탯들이 통째로 바뀝니다. 세련과 달리 아이템이 소멸하지 않기 때문에 이제 노란색의 방어 +50 스탯은 세련을 통해 다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형식의 장비 성장은 장비 성장의 상한을 스테이지 진행에 따라 묶어두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 자리에서 파밍을 반복하는 것으로 어느정도 강해질 수 있지만 더 강해지기 위해선 반드시 다음 레벨의 아이템이 파밍되는 스테이지로 진행해야만 하죠. 그리고 새 아이템이 나왔을 때 기존의 성장을 이어받게 하면서도 그것이 다음 등급의 성장에 큰 보너스가 되지는 않도록 억제합니다. 장비의 파밍에 의한 '끊임 없는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한계'를 두는 매우 영리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구조 자체는 이전 엘소드 모바일에서도 잠깐 봤는데 중국의 PC 액션 RPG에서 종종 보이는 구조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 구조는 몇가지 단점도 함께 갖고 있는데요, 우선 복잡하고 귀찮습니다. 쿵푸팬더3의 경우 그냥 적당히 아이템이 쌓일 때 마다 강화를 누르기만 하는 것으로 충분히 강해집니다. 하지만 전민투전신은 장비함을 열어서 각각의 아이템에 대해 세련을 사용하고, 교체할 스탯을 선택하고 랜덤하게 선택되는 결과를 봐야 합니다. 느리고 불편합니다.


특정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 할 이유를 제공해주긴 하지만, 반대로 특정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는 조건은 불분명합니다. 쿵푸팬더3나 HIT / 레이븐의 경우 장비가 계속해서 수직으로 성장합니다. 계속해서 강화하면 어쨌든 결국은 그 스테이지가 요구하는 수준 혹은 그 이상의 공격력 / 방어력을 맞출 수가 있어요. 하지만 전민투전신은 아이템의 성장이 굉장히 불연속적입니다. 더 좋은 스탯을 가지면 전투력이야 올라가겠지만, 어느정도 스탯작을 끝내고 났는데도 전투력이 모자라게 된다면 그 이상 끌어올릴 방법이 마땅찮습니다. 어차피 쿵푸팬더도 뒤 스테이지로 갈수록 더 레벨 / 등급이 높은 아이템을 줘서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굳이 전민투전신처럼 복잡한 구조를 취할 필요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3-4-2. 서브 캐릭터 : 도탑전기의 간략형



반면 72 변의 성장은 완벽하게 도탑전기의 모델을 따릅니다. 조각을 모아 성급을 올릴 수 있고, 경험치를 먹여 레벨을 올릴 수 잇습니다. 각 서브 캐릭터들은 성급과 별개로 색상과 +1 등의 숫자로 표현되는 등급이 있는데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나오는 등급 아이템을 모아서 6개 슬롯을 다 채우면 등급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점수를 분배하는 방식의 스킬 포인트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플레이어 레벨이 오를 때 마다 포인트를 부여받습니다.


이 72변의 성장이 여타 도탑전기와 다른 점은 등급 / 성급 / 스킬 이 세가지 외엔 다른 성장 요소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72변 캐릭터들은 레벨도 없고, 별도의 장비도 없습니다. 스킬 성장은 플레이어 레벨에 따라가고, 필살기 성장도 그냥 등급에 맞춰 따라갑니다.



3-4-3. 짬짜면과 같은 구조


전민투신전은 위와 같이 메인 캐릭터와 서브 캐릭터에 있어 성장구조를 완전히 분리해뒀습니다만, 왜 이런 복잡한 구성을 취했는지 그 이유는 참으로 알기 힘듭니다. 태극팬더나 쿵푸팬더3 처럼 서브 캐릭터들은 펫으로만 사용해 용법이 완전히 다르다면 이해하겠습니다만, 전민투신전에선 그런 제약이 없습니다. 쿵푸팬더3와 같이 최대 3명을 데리고 게임에 들어가 셋 중 하나를 조작하되 조작할 캐릭터를 바꿔가는 구성인데 메인 없이 서브만 세마리 데리고 들어가도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해볼 부분은 다른 게임들에 비해 캐릭터의 수가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메인 캐릭터 2종 외에 위 스크린샷에 보이는 5마리가 전부입니다. 원작에서 등장하는 캐릭터가 매우 적었던 것이 아닌가 싶긴 합니다만. 어쩄든 캐릭터가 적다 보니 저 72변 캐릭터들도 가차로 팔지 못하고 그냥 게임 진행에 따라 주고 있습니다. 일단 얻은 뒤엔 각종 컨텐츠를 플레이해 모은 포인트로 상점에서 조각을 사서 성급을 올리구요. 캐릭터를 얻기 전엔 조각을 구입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도탑전기가 캐릭터의 갯수가 정해진 IP 기반의 게임을 만들기에 좋은 구조라고 해도, 고작 7개 캐릭터로 도탑전기를 구성할 수는 없었겠지요.


반면 5개라는 숫자는 메인 캐릭터의 장비 중심 성장을 유지하기엔 너무나 많은 숫자입니다. 당장 스테이지의 드랍 테이블을 구성하려고만 해도 머리가 아파요. 쿵푸팬더3의 경우, 메인 캐릭터가 3개로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이 스테이지는 포 용 아이템만 나오고 이 스테이지는 사부용만 나온다고 해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어느 캐릭터 용 아이템이 드랍되더라도 낭비되거나 버려지는 아이템이 없지요.


하지만 전민투전신의 경우, 캐릭터의 획득 시점이 스테이지 진도에 물려있지 않습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얻는 포인트를 계속해서 퍼붓다가 그 포인트가 어느 정도 차면 뿅 하고 새 캐릭터가 추가되는 방식인데 이 중 세명만 사용하죠. 그래서 어느 진도에서 어느 캐릭터를 갖고 있을지, 어떤 캐릭터로 플레이할 지 전혀 가늠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쿵푸팬더3 처럼 각각 스테이지가 특정 캐릭터의 아이템만 드랍시킨다고 하면 게임 진행이 매우 곤란할 겁니다.


약간 머리를 써서 파티에 포함된 캐릭터 용 장비만 드랍하는 지능적 루팅을 도입한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합니다. 새로 얻은 캐릭터는 전투력이 낮을테니 플레이어는 새 캐릭터를 얻은 댓가로 다른 캐릭터의 성장을 일부 희생하고 더 드랍이 낮은 던전을 돌아야 할 겁니다. 심지어 그런 부담을 안아도 그 새 캐릭터용 장비가 드랍될 확률은 1/3에 불과하겠죠.


기본적으로는 전민투전신은 IP에 의해 게임 구조가 강하게 제약받은 형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메인 캐릭터와 서브 캐릭터 사이에 비중이 확실히 차이 나고, 서브 캐릭터의 수량이 가차 - 조각 뽑기를 지원할만큼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든 성장 구조를 끼워맞추려다보니 이런 괴악한 구조가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뭐 액션 자체는 재미있습니다만, 확실히 '키우는' 재미는 덜합니다. 그래서 최근 텐센트 게임 답지 않게 고전하고 있는 거 겠지만요.


뭐 굳이 저런 구조의 장점을 찾자면, 스탯 선택에 의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즈 요소를 넣을 수 있다는 점을 들 수는 있겠네요. 또는 가차를 사용하지 않고 게임 진행에 따라 소수의 캐릭터를 매우 느리게 획득하는 게임에서 메인과 72변 캐릭터의 성장 구조에 차이를 둠으로써 두 트랙이 별도로 동작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긴 합니다.



3-5. 중국 액션 RPG 게임 - 멀티 캐릭터 강조


지금까지 순위권에 올랐던 주요 액션 RPG 게임들의 성장 구조를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한국의 액션RPG들과 달리 중국의 역시 액션 RPG도 장비 파밍에 의한 성장과 복수 캐릭터에 대한 수집과 성장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는 점일 겁니다.


여기서 일단 주목할 부분은 장비 성장과 가차의 연결입니다. HIT나 레이븐 등 한국의 액션 RPG들은 장비 성장을 수직으로 길게 쌓아올린 뒤에, 가차로 장비를 판매합니다. 성격이 급하거나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가차를 통해 긴 장비 성장의 일부를 뛰어넘을 수 있고, 돈을 쓸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꾸준히 장비를 파밍하는 형식이죠. 하지만 장비 성장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그때부턴 가차의 매력이 점점 떨어지게 됩니다. 같은 돈으로 가차를 뽑는 것 보다 파밍을 도는 것이 더 유리한 지점이 오게 되지요.


아주 오래전에 나와서 가차에서 펫과 장비가 함께 나오는 태극팬더나 캐릭터 수가 너무 적어서 아예 가차를 팔지 않는 전민투전신 같은 예외가 있긴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중국 게임들은 장비 성장을 가차에서 분리해버립니다. 뭐 각성석과 같이 성장에 도움을 주는 아이템은 가차에서 꽝으로 얻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장비 성장의 메인이 되는 장비의 획득은 가차가 아닌 스테이지로 제한하고 있어요.


이렇게 장비가 가차에서 해방되고 나면 장비 성장과 스테이지 진행을 엮어주기가 수월해집니다. 아래쪽 컨텐츠에서의 지속적인 파밍을 허용하지만 단순히 효율이 더 좋다는 것을 넘어서서 뒤쪽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그 곳의 보상을 받아야 할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는 거지요.


대신 가차로는 캐릭터를 판매하고 있는데 수집의 대상으로써 장비보다 캐릭터가 더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스테이지 진행에 묶여있는 장비 성장과는 별개로 동작하는 성장 축이라는 점에서도 또한 결제할 이유를 제공해주지요. 새 캐릭터의 추가 등으로 플레이어의 진도와 관계 없이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새 컨텐츠를 횡으로 늘려나가기도 수월하구요. 다만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아닌 펫의 형태를 지닌 멀티 캐릭터는 다소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4. 에반게리온 모바일 (신세기 복음전사 Online)


사실 에반게리온 모바일(이하 복음전사)의 성장 구조를 이야기하기 위해 시작한 글인데 쓰다보니 정말 지치는군요. 하지만 이윽고 드디어 마침내 에반게리온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에반게리온을 '에바의 스킨을 씌운 도탑전기'라고 표현합니다만, 사실 성장 구조와 자원 수급 구조를 뜯어보면 에반게리온은 전통적인 도탑전기와 많은 면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앞서 언급한 드래곤볼과 KOF98UM 사이에도 제법 큰 차이가 있음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사실 저 둘의 차이는 '다름'이라기 보다는 '발전했음'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에반게리온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4-1. 흐릿한 기본 성장 축


기본적으로 중국 게임들은 굉장히 많은 성장요소들을 탑재하고 있습니다만, 이 중 메인이 되는 것은 게임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뿐더러 아침-점심-저녁 등 정기적으로 보급되는 가장 핵심이 되는 자원인 행동력과 교환되는 레벨, 등급, 성급 이 세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 성장 컨텐츠들은 모두 일일 제한이 걸려있는 컨텐츠들로부터 유래하는 보조적인 성장 축이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스테이지에서의 드랍 구성을 볼 때 복음전사는 이 기본 성장축이 굉장히 흐릿합니다. 일단 아이템을 모아 등급을 올리는 일반 스테이지와 조각을 모아 성급을 올리는 정예 스테이지가 구분되어있지 않고 하나로 합쳐놓았습니다. 각 장은 12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는데, 보스가 올라와있는 저 4가지 스테이지가 바로 정예 스테이지이고 나머지는 일반 스테이지입니다. 정예 스테이지를 일반 스테이지 사이에 끼워넣는 것 자체는 그렇게까지 드문 일은 아닙니다만, 에바는 기본 스테이지가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위는 기본 스테이지이고 아래는 정예 스테이지입니다. 기본 스테이지에선 에바 / 파일럿 용의 경험치 포션이 드랍되는데 보스 스테이지에선 경험치 포션에 더해서 캐릭터 조각과 에바 / 파일럿 진화 재료가 떨어집니다. 정예 던전이 기본 던전의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정예 던전의 입장 제한을 모두 소모하고도 행동력이 남은 경우가 아닌 이상, 행동력을 기본 스테이지에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복음전사는 도탑전기를 기반으로 등급 성장(진화)에 필요한 아이템을 한 종류로 합쳐놓은 대신 파밍에 제한을 건 형태가 아닌가 생각되긴 합니다만, 사실은 그것과도 약간 다릅니다. 복음전사는 성급 성장을 따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에바든 파일럿이든 기본적으로 색상과 별의 갯수로 성급이 나눠지는데 (파랑 1성, 보라 1성, 오렌지 1성~4성) 어떠한 경우에도 처음에 정해진 성급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어떤 캐릭터든 7성 혹은 그 이상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도탑전기와는 크게 다른 지점이죠. 캐릭터 조각은 성급별로 정해진 갯수를 모으면 완성품으로 교체받을 수 있는데, 이미 있는 캐릭터에 조각을 더할 수는 없습니다. 그냥 계속해서 중복된 캐릭터가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위 스샷만 보더라도 X22호기가 2개 존재하지요.



게임 초반부엔 이렇게 모인 중복 캐릭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만, 중간 이상을 지나면서부터 이 중복 캐릭터야말로 성장의 핵심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예를 들면 위 스크린샷의 '진계'를 한번 살펴보시죠.  기본적으로 진계는 빨간 육면체(에바용) 혹은 파란 육면체(파일럿용)로 구분되는 진계정체를 소모해서 캐릭터 이름 옆에 붙어있는 +5와 같은 숫자를 끌어올리고 스탯을 더해줍니다. 당연히 진계가 더해질수록 필요한 진계정체의 수량이 늘어나겠죠. 하지만 +4부턴 진계 정체 이외에 진계 대상이 되는 동일한 캐릭터도 1체 이상 요구합니다.



레벨 50이 되면 그때부턴 '각성'이라는 컨텐츠도 생겨납니다. 파일럿은 검은 달, 에바는 흰 달을 소비해서 단계를 끌어올리는 성장 축이죠. 이 역시 일정 단계에 도달하게 되면 중간 중간 동일한 캐릭터를 요구합니다. 스킬은 어차피 다른 성장 컨텐츠에 의해 개방되고, 동기율은 굉장히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게임의 기본 성장은 캐릭터의 확보에 의해 강하게 제한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4-2. 기본 성장축에 걸린 여러가지 제약들


이 구성이 상당히 낯설고 이상한 것은, 기본적인 중국 게임의 유료화 모델을 정면으로 거스르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도탑전기로 대표되는 중국 RPG의 기본은 등급과 성급 성장인데 이 두 축은 서로 제약을 주고받지 않는 독립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일단 상대적으로 후한 행동력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등급성장을 가운데 축으로 두고, 돈에 조금 여유가 있는 사용자들은 행동력을 더 사서 등급 성장을 강화하거나 조각 모음에 좀 더 투자합니다. 그보다 좀 더 빠른 성장을 원한다면 가차를 통해 조각을 더 많이 모아 성급을 올리죠. 성급을 올리는 데 등급은 관계 없고, 등급을 올리는데 성급이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느쪽을 선택하든 각 축이 독립적으로 성장하면서 플레이어에게 결과를 돌려줍니다. 접근성이 좋은 등급 성장은 일정 레벨을 요구하긴 하지만, 돈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성급 성장은 요구 레벨 조건이 없어, 돈을 퍼부은 사람은 마음 놓고 빨리 키우고 올라갈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하지만 에바는 핵심이 되는 진계와 각성이 모두 캐릭터에 물려 있습니다. 아무리 진화재료와 검은달 흰 달을 많이 모아도 캐릭터가 없으면 일정 단계 이상 올라갈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 진계와 각성은 레벨에 의해서 또한번 제약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진계 +5단계는 45레벨이 되어야 쓸 수 있지요. 아무리 제가 운이 좋아서 아스카 4성 5장을 얻어도, 일정 레벨에 도달하지 못하면 진계와 각성에 이 캐릭터들을 쓸 수 없으며 해당 레벨에 도달해도 진계와 각성에 필요한 다른 아이템을 얻지 못하면 역시 중복 캐릭터들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4-3. 단계별 갭이 큰 장비 성장



캐릭터의 보유에 의해 진계와 각성이 제한된 상태에서 추가로 성장할 수 있는 컨텐츠는 장비가 있습니다. 이 장비는 도탑전기의 등급 성장을 위한 패시브 스킬이 아닌, 스탯을 가지고 있고 갈아끼울 수 있는 진짜 장비입니다. 이 장비도 녹색부터 파란색, 보라색, 오렌지색의 등급을 가지고 있으며 같은 등급 내에서도 최대 3가지의 세트가 있어 서로 다른 능력치 배분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장비 성장 역시 에바 / 파일럿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경직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색상으로 나타나는 등급은 고정이고 쭉 키워온 저등급 장비를 높은 장비로 끌어올릴 방법은 없습니다. 강화를 통해 각 장비의 레벨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이는 플레이어의 레벨에 의해 제한받기 때문에 실제로는 레벨이 올랐을 때 골드를 회수하는 역할을 해줍니다.


등급이 고정되어있고 레벨도 이미 한계 레벨에 도달한 상태에선 감마정체를 사용하는 진계를 통해 장비를 성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필요한 감마 정체의 수급이 자유롭지 않은데다 장비의 등급이 고정되어있는 상황에서 귀한 감마 정체를 굳이 최고 등급인 오렌지색이 아닌 아이템에 많이 부여하기는 많이 아깝습니다.



뭐 고등급의 장비를 수급하기가 좀 수월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습니다만, 당연히 그럴 리가 없지요. 장비 조각들은 기본적으로 40개씩을 모아야 하나의 장비가 되는데, 스테이지에선 저등급의 조각이 한 둘 떨어질 뿐이라 실제로는 모의훈련에서 얻는 장갑 파편으로 교환해서 얻게 됩니다. 그런데 위에서 보시다시피 가격이 아주 무지막지하지요. 오렌지 등급 장비 하나를 얻기 위해선 해당 장비의 조각이 최대 40개 필요하고, 장갑 파편 40개는 장갑 파편 40000개에 해당합니다. 별 3개짜리 모의훈련을 클리어할 때 얻는 조각이 100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양이죠. 그나마도 오렌지색 장비는 모의훈련에서 별 60개 분의 진도를 빼야 개방되는데, 어느정도 성장하기 전까진 도달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뭐 일단 오렌지색 장비를 얻기만 하면 골드 때려박아 레벨 올리고 감마 정체 쏟아부어 진계를 올려 화끈한 성장을 보장합니다만.


4-4. 그나마 꾸준한 조종석 장비 업그레이드



그나마 행동력을 써서 꾸준히 올릴 수 있는 성장 컨텐츠라면 조종석 업그레이드가 있을 겁니다. 에바가 6개의 장비 슬롯을 가진 것 처럼, 각 조종석은 6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있고 각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면 스탯 보너스를 받습니다. 일반 도탑전기의 등급 아이템처럼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각기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구조입니다. 레벨은 강화정체를 사용해서 올리는데, 등급별로 한계레벨이 5레벨씩 정해져있어 아이템을 모아 한계 돌파를 해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위 스샷이 바로 녹색+2인 부품을 파란색 +0 부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순간입니다.



이 조종석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자원들도 행동력을 소모해서 얻습니다만, 모험모드에 사용되는 '전력 电力'과는 별개인 '에너지能量'를 소모합니다. 에너지는 PVP, 항운 등과 함께 도시 순찰에서 사용되는데, 기본적으로는 순찰 1회 당 에너지 2점을 소모해 레벨업에 필요한 강화정체를 얻고, 랜덤하게 발생하는 각종 이벤트 - 시간이 지나면 열리는 보물상자, 사도와의 조우, 다른 플레이어 캐릭터와의 전투, 깜짝 상점 - 등을 통해 한계 돌파에 필요한 아이템을 얻습니다. 10 / 20 / 30 / 40 / 50회를 달성할 때 마다 주는 보상 상자도 있군요.


그런데 이 도시 순찰을 통한 조종석 업그레이드는 기본 성장축이라고 보기엔 약간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일단 전력과 함께 기본 행동력을 구성한다고는 하지만 전력과 달리 자연회복분 외에 아침-점심-저녁 정기 방문 이벤트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자원을 얻는데 랜덤성이 굉장히 강하죠. 게다가 연속 탐색을 사용할 경우 정해진 차 수 만큼 에너지를 다 소모한 이후에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사도 조우나 다른 캐릭터와의 전투는 에너지를 추가로 사용하기 때문에 막상 상황이 발생했는데 에너지가 부족한 경우가 발생하기 쉽지요. 뭐 그래도 다른 성장축들 보다는 성장 빈도나 난이도 면에서 훨씬 낫긴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조종석 업그레이드는 에바나 파일럿에 귀속되지 않고 창고의 에바 슬롯에 귀속되어 어느 파일럿을 써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이 매우 큰 메리트입니다. 성급이 완전히 고정된 이 게임에서 에바나 파일럿에 귀속되는 성장 컨텐츠들은 그보다 더 높은 성급의 캐릭터를 얻게 되는 순간 매몰비용이 됩니다. 장비 성장 역시 더 높은 성급의 장비를 얻게 되면 의미를 잃지요. 하지만 조종석은 파일럿을 바꿔도 계속 유지되고 성장시켜둔 레벨이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다른 성장 컨텐츠들과 달리 캐릭터의 성급에 관계 없이 자원을 퍼붓는데 아무런 부담이 없습니다. 새로 좋은 파일럿을 얻게 되면 위 그림처럼 그냥 갈아태우기만 하면 되니까요.



4-5. 의외로 쉬운 캐릭터 수급


캐릭터 수집 / 육성 게임으로써 도탑전기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 개인의 기호에 따른 호/오나 캐릭터 성능에 대한 어느 정도의 유/불리는 있을 지언정 기본적으로 키워도 캐릭터의 등급이 완전히 나눠져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어 키워야 할 캐릭터와, 그 캐릭터들을 키우기 위해 갈아먹일 캐릭터가 나눠지는 한국 / 일본의 게임과 달리 어떤 캐릭터든 끝까지 성장할 수 있고, 각각의 캐릭터의 성장은 어떤 식으로든 플레이어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줍니다. 그리고 각 캐릭터의 성장 컨텐츠들은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구성되어있지요.


하지만 에바는 캐릭터의 성급을 엄격하게 구분해서 키워도 될 캐릭터와 아닌 캐릭터를 구분짓고 있습니다. 게다가 주된 성장 컨텐츠들이 모두 같은 캐릭터를 소모하도록 되어있어 캐릭터를 얻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는 구조이기도 하지요.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캐릭터 수급과 성장이 매우 빡빡한 게임으로 보입니다만, 실제 게임 자체가 그렇게까지 빡빡하진 않습니다.



일단 성급이 낮아서 육성할 가치가 없는 캐릭터들은 '회수'를 통해 생명체라는 화폐로 바꿀 수가 있습니다. 더 높은 등급을 얻어 쓸모가 없어진 장비 또한 장비 파편으로 교체할 수 잇지요. 이미 육성한 캐릭터들을 갈아버릴 경우엔 육성에 들어간 자원을 얹어주긴 하는데 보통 들어간 양의 절반 정도입니다.



이렇게 회수를 통해 얻어낸 생명체는 상점에서 캐릭터 조각으로 바꿀 수가 있습니다. 상점엔 총 9개의 상품이 랜덤하게 배치되고, 각각의 상품은 젬 혹은 생명체 중 하나 랜덤하게 요구합니다. 원하는 캐릭터 조각이 없다면 목록을 갱신하면 되는데 타 중국 게임과 달리 목록 갱신이 굉장히 너그럽습니다. 무료로 제공되는 갱신횟수를 다 쓰면 갱신할 때 마다 20젬씩(혹은 그 이상)을 소모하지만 실제로는 무료 갱신 횟수가 100회 이상 남아서 돈을 주고 갱신할 일은 없습니다.


아스카와 비스트 모드 2호기를 제외한 4성 에바 / 파일럿은 상점에 올라오지 않습니다만, 3성 캐릭터들은 모두 이 상점에 올라옵니다. 그리고 캐릭터나 조각이 드물게 나오는 다른 게임의 가차와 달리 무료 가차라도 무조건 캐릭터가 나오기 때문에 무과금 유저들도 하루 5+3번 제공되는 무료 가차로 얻는 캐릭터들을 갈아서 원하는 3성 캐릭터들을 모으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젬을 사서 가차를 돌린 과금러들은 더더욱 가차로 나온 꽝들을 갈아서 더욱 쉽고 빠르게 3성 캐릭터들을 모으겠죠. 3성으로 게임을 진행하는데엔 큰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4성 캐릭터들로 게임을 진행하고자 한다면 에바는 상당히 힘겨운 게임이 됩니다. 제가 지금까지 약 한달 정도 플레이했는데, 상점에서 얻은 아스카 / 비스트 2호기를 제외한 4성은 레이와 8호기 단 둘 뿐입니다. 에바든 파일럿이든 캐릭터 하나로는 +3 단계가 한계이기 때문에 이미 전력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단계죠.



4-6. 가차 중심 게임의 중국적 변용


사실 에바를 다른 도탑전기류 게임과 달리 캐릭터를 중심으로 구성한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탑전기와 같은 멀티 히어로로 구성하기에는 의미있는 캐릭터가 너무 적지요. 드래곤볼만 하더라도 무려 46종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물론 여기엔 런치나 야지로베처럼 원작에선 큰 의미가 없었던 캐릭터들도 섞여있습니다만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캐릭터가 굉장히 많이 등장합니다.


반면 에바는 원작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굉장히 적습니다. 에바만 해도 영, 초, 2호기 기본에 극장판에 등장한 2호기 개, 2호기 비스트, 8호기, 9호기, 13호기 정도가 고작입니다. 파일럿은 더욱 적어서 아스카 신지 레이 마리 카오루에 타자 마자 죽을 뻔한 토우지를 포함해도 고작 6명이죠. 아무리 설정상의 이유를 갖다 붙여 신지의 클래스메이트들을 파일럿 후보군으로 밀어넣고 각종 에바 시제기들을 창조해서 밀어넣는다고 해도 원작에 아예 등장하지도 않은 이들 캐릭터들이 지니는 가치는 매우 떨어집니다.


어차피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한정되고, 그나마도 A급과 B급이 완벽하고 뚜렷하게 갈라지는 경우라면 억지로 도탑전기의 틀에 끼워넣기 보다는 처음부터 성급을 구분해서 될 캐릭터의 수집과 육성에 집중시키는 구조도 그렇게까지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봅니다. 특히 차상위에 해당하는 3성급을 다소 여유있게 공급함으로써 무과금 / 저과금러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면요. 그래서 에바를 하고 있다 보면 도탑전기라기 보다는 가차를 폭발적으로 구매하지 않는 무과금 / 저과금러도 조금 수고를 들여 얻은 5성으로 재미있게 놀 수 있었던 확밀아를 플레이하는 것과 유사한 인상을 받습니다. 큰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가차에서 대박이 나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다만 도탑전기에 기반한 타 중국게임은 물론, 가차에 목숨을 걸고 있는 일본 게임과 비교해도 가차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큰 단점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낮은 확률을 뚫고 최고 등급의 캐릭터를 얻어도 1장만으로는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당장 도감을 채우는 재미는 있겠지만, 계속 키워서 게임을 하려고 보면 1장 만으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아요. 게다가 가차를 아주 열심히 돌려 같은 4성을 여러장 얻어도 얻는 족족 그대로 밀어넣지 못하고 다시 진계나 각성을 먼저 키워야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플레이어에게 이득이 돌아오지는 않지요.


기본적으로 도탑전기는 소비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게임입니다. 얼마를 쓰겠다고 마음 먹어도 쓴 만큼 돌려주기 때문에 무 / 소 / 중 / 고과금 유저들이 아주 폭넓게, 자기가 쓸 수 있는 형편 만큼 분포하고 있어죠. (물론 최상위 고래들이 엄청나게 써주긴 하겠지만요). 하지만 에바는 소비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좁혀졌습니다. 그냥은 도달할 수 없는 4성 캐릭터는 가차에 대한 분명한 이유를 제공해주지만, 낮은 확률과 높은 중복 요구 때문에 아주 작정하고 달리는 사람이 아니고선 가차의 매력은 더 떨어집니다. 당장 저만 하더라도 이정도 시간을 쓴 다른 게임들은 - 나루토나 드래곤볼 - VIP 10레벨 이상을 찍었지만 에바는 VIP 7레벨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돈을 써서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아낌없이 쓰겠습니다만, 가차 말고는 딱히 돈을 쓸 구석이 보이지 않아요. IP 파워나 게임의 완성도 측면에서 딱히 성투사성시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순위에서 차이가 나는 건 바로 이 과금 유도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5. 정리

이제까지 살펴본 중국 모바일 RPG들의 특성을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KOF98UM과 드래곤볼, 성투사성시 중생은 오소독스한 도탑전기에 가까우나 드래곤볼은 이전보다 성장의 빈도와 접근성을 높여 도탑전기의 장점인 끊임없는 목표 제시 / 달성과 빠른 피드백을 극대화한 디자인입니다. 성투사 성시는 드래곤볼보다는 KOF98UM에 가까우나 관문으로서의 스테이지와 파밍 스테이지를 구분해 밸런싱 난이도를 줄였구요.


한국의 액션 RPG들은 장비 파밍에 의한 성장을 굉장히 중시하는 반면 중국의 액션 RPG들은 장비외에 캐릭터의 수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태극 팬더나 쿵푸팬더 3의 경우, 복수 캐릭터를 '펫'으로 수집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를 수집하는 쪽이 더 매력이 있어 보입니다. 단, 펫으로 수집시키든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수집시키든 일단 캐릭터를 수집시키기로 마음 먹었으면 장비는 가차에서 과감히 제거하고 캐릭터에 집중하는 경향이 보입니다. 사조 영웅전 3D나 나루토의 경우, 기본 도탑전기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액션 RPG를 얹었습니다만, 다른 액션 RPG들은 나름 여러가지 방법으로 장비 성장도 강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뭐 그래도 나루토 만큼 성공한 액션 RPG는 없었다는 것이 함정입죠.


에반게리온은 가차에 의한 캐릭터의 수집을 매우 강하게 강조해서 기존의 도탑전기류 게임과는 이질적인 구성을 보입니다. 캐릭터가 부족한 IP 특성상 도탑전기 모델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으리라고 예상되는데, 4성으로 도배해야 속이 풀리는 최상위 유저를 제외한 나머지 사용자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사실 그게 가장 큰 문제지요.


한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시간이 부족해서 최근 중국 차트에서 2위에 오른 음양사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음양사는 캐릭터를 바로 갈아먹이고 블소의 보패 같은 아이템을 끼울 수 있는 등 기존의 도탑전기와는 이질적인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에반게리온에 더 가까운 구조겠네요. 어쩌면 중국 RPG 디자인이 도탑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블소 모바일도 한때는 10위 안에 진입한 적이 있었으니까요.





6. 다시 한번 광고


이전에 에반게리온 모바일 소개글에도 광고를 붙였는데요, 에바 모바일 글이 별로 인기가 없어 다시 한번 광고합니다.


2015 년에 이어 2016년 IGC(인벤 게임 컨퍼런스)에도 참여합니다. '중국 모바일 게임과 캐주얼 게임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2016년 10월 8일 토요일 오전 11시 10분부터 1시간 10분 발표합니다. 그동안 소개해드렸던 나루토, 드래곤볼, 에반게리온 등 다양한 게임을 재료로 중국 모바일 게임의 디자인 사례를 한국 게임들과 비교하면서 캐주얼 게임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엮어보았습니다. 무려 90슬라이드짜리 대작입니다. 중국 게임 디자인에 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IGC에 참가 신청 하셔서 제 발표도 보시고 나중에 QnA 시간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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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IGC '스마트 모네타이제이션' 발표 정리 기사

2015년 IGC '스마트 모네타이제이션' 강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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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6.09.27 09:11

0. 신세기 복음전사


평소 페북을 통해 김두일님께서 운영하시는 차이나랩에서 정보를 많이 얻고 있습니다만, 얼마전에 상당히 흥미로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중국에서 에반게리온 모바일 게임이 나왔다는 거였죠.


공식 홈페이지 가기

안드로이드 APK 다운로드

iOS앱스토어 (중국 계정 필요)



일단 좌측 상단에 EVA 正版手游(EVA 정식 라이센스 모바일 게임)이라고 적혀있고 오른쪽 하단엔 현재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을 제작중인 스튜디오 카라가 적시되어있습니다. 이번 차이나조이에 대형 에바 조형물이 설치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는 걸 보면, 정식 라이센스 게임이 맞긴 한가 봅니다. 일단 전투 영상부터 보시죠.




기본적으론 이미 중국에서 하나의 정석으로 굳어진, 도탑전기를 베이스로 한 RPG 게임입니다. 전투는 실시간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캐릭터와 에바의 스킬을 쓸 수 있고 팀 전체의 게이지가 차면 TV판에서 제7사도를 무찔렀던 것과 같은 콤비네이션 어택도 쓸 수 있습니다. 군데 군데 일본어 음성도 들어가있고 애니메이션의 영상도 나옵니다. (중반부로 넘어가면 TV판 영상도 끼어있어서 이거 저작권 문제를 다 해결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일본어 제목도ヱヴァンゲリヲン이 아닌 エヴァンゲリオン 이구요...)


뭐 여튼, 제 또래가 다 그랬듯이, 10대를 불살랐던 작품에 대한 빠심으로 시작하긴 했습니다만 디자인 적으로도 특이한 부분이 있어 포스트를 쎄웁니다.


1. 간략하게 둘러보기


게임을 시작하면 미사토상의 일본어 음성(!)이 플레이어들을 맞이합니다. 신지, 레이, 아스카 셋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만 이는 단순히 처음 공짜로 얻을 캐릭터를 고르는 것일 뿐, 선택한 캐릭터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일반적인 도탑전기에서 색깔로 나타내는 등급은 파밍으로 올라가고, 별 갯수로 나타나는 성급은 조각 모음으로 올라가는 것과 달리 이 게임에선 등급과 성급이 고정이라는 점입니다. 관련된 사항은 뒤에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로비에선 위와 같이 대표 캐릭 3개가 파일럿에 탑승한 형태이고 그 주위를 각종 버튼들이 빼곡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창고를 눌러보면 현재 선택한 덱의 주력에 해당하는 3체의 에바와 파일럿이 보입니다. 처음엔 1체로 시작했다가 레벨이 오르면서 3대로 늘어나고, 레벨이 더 오르면 후열에도 3체의 슬롯이 개방되어 총 6체로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PVP에선 앞열에서 에바가 사망하면 채워집니다만 PVE에선 앞열 3대만으로 진행합니다. (PVE에서 앞열이 죽어본 적이 없어서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럼 에바와 파일럿은 어떻게 얻느냐...면 당연히 가차에서 얻지요. 다만 이제까지 TV판에서건 극장판에서건 신극장판에서건 나온적이 없는 시제형 에바가 막 나옵니다.. 파일럿 또한 아이다 켄스케 (안경잡이 밀덕)나 호라키 히카리(반장) 등 원작에서 에바를 탄 적이 없는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심지어 스즈하라 토우지의 동생 스즈하라 사쿠라도 파일럿으로 등장하지요. 원래 제3동경시의 아이들이 모두 파일럿 후보군이었다는 설정에 충실...하기 위해서였다기 보다는 어차피 최고 에바와 파일럿이 정해진 상태에서 가차에 끼워넣기 위한 것이겠습니다만.


참고로 각 에바는 팀에 특정한 다른 에바가 있을 경우 능력이 증가하는 '공명' 시스템이 있습니다. 스크린샷 상으로는 3개의 공명 조합이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2체 공명이 3여개, 3체 공명이 3여개로 꽤 공명 조합이 많습니다. 그리고 각 파일럿들은 궁합이 잘 맞는 에바가 정해져있지요. (위의 반장의 경우 R14호기와 9호기에 잘 맞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가차를 열심히 돌리거나 조각을 열심히 모아서, 가장 위력이 극대화 되는 에바 - 파일럿 조합을 만드는 것이 기본적인 덱 운용이 되겠습니다.


뭐 이런 시너지는 기본적으로 이렇게 여러 캐릭터를 키우고 운용하는 멀티 히어로 게임에는 일반적이긴 합니다. 위 스샷처럼 드래곤볼에도 있지요. 위 드래곤볼의 경우, 파티에 넣지 않아도 해당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패시브 보너스를 받고 파티에 같이 편성했을 경우 가끔 랜덤하게 합동 공격을 하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패시브 보너스든 합동 공격이든 효과가 아주 절대적이진 않아요. 하지만 에바는 보다 공격적입니다. 공명은 보유로는 발동하지 않고 파티에 편성해야만 효과를 받을 수 있고 보너스도 매우 커요. 그리고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가차 의존도도 상당히 높구요.



2. 플레이 컨텐츠


기본적인 모험모드는 위와 같이 최대 12스테이지를 하나의 장으로 묶어서, 여러 장으로 나뉩니다. 정예 던전이 따로 있진 않고 한 장 마다 3개의 중간보스와 1개의 최종 보스 스테이지가 분배되어있지요. 정예 던전은 당연히 루팅이 더 좋은 대신 클리어 횟수가 제한되어있습니다만.. 사실 3성 이상의 캐릭터와 에바 조각을 주는 건 최종 스테이지 뿐입니다. 그리고 최종 보스를 잡아도 다음 장은 일정 레벨이 되어야 열리는 구조지요. 사도 한마리당 1장씩 배치하면 10장을 넘길 수 없기 때문인지, 대부분의 장들은 시뮬레이션에 의한 모의전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노멀 스테이지는 2단계, 보스가 있는 스테이지는 3단계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기본적인 흐름은 TV판을 따라갑니다만 신극장판이 다룬 부분은 신극장판 중심입니다. 그리고 진짜 사도와 싸울 땐 위 영상 처럼 원작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재현하기도 하고, 애니메이션의 컷인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부가 컨텐츠에 해당하는 역련에는 총 8가지 컨텐츠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제일 왼쪽의 PVP(경기장) 부터 시계 방향으로 시련, 사도입침(월드 레이드), 일상부본(일일 던전), 전봉 경기장(랭킹전 PVP), 항운, 허의훈련(모의훈련), 성시수색(도시순찰) 순입니다.



도시 순찰은 위 스샷 처럼 에너지를 소모해서 앞으로 나아가면 랜덤한 이벤트가 발생하는 컨텐츠입니다. 드래곤볼의 드래곤볼 대모험과 유사한데 ! 하나가 한칸에 해당하고, 그 칸에 도달하기 전까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보통은 아무 일도 없이 그냥 골드와 약간의 자원을 줍니다만 가끔은 아래의 스샷 처럼 시간이 지나면 보상을 주는 (돈을 내면 바로 깔 수 있는) 상자가 나오기도 하고, 전투가 발생하기도 하고, 깜짝 할인 상품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월드 보스 전은 드래곤볼에 있던 그것과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보스가 일정 시간 동안 소환되고 해당 서버의 전원이 보스를 공격합니다. 전원 공격이라고 해봤자 남이 공격하는 것을 직접 볼 수는 없고 (HP가 줄고 있는 것은 보입니다.) 나 혼자 들어가서 맞아 죽을 때 까지 때리고 돌아오는 거지만요.


항운은 드래곤볼의 선두 배달과 매우 흡사한 컨텐츠입니다. 일본에서 출발해 러시아, 독일, 남극, 미국 중 랜덤하게 골라지는 한 곳으로 화물을 보냅니다. 화물을 보내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보상을 받습니다. 그리고 드래곤볼의 선두 배달에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제한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플레이어들의 화물선을 볼 수 있고, 공격할 수 있습니다. 공격에 성공하면 보너스 보상을 받습니다. 이런 식의 제한적인 인터액션은 사실상 싱글플레이 게임에 가까운 비MMO 모바일 RPG에서 약간의 MMO 성을 구현하고자 하는 욕구의 발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봤자 본격적인 MMO성이라기 보다는 내가 가진 장비를 보여주고,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정도에 불과합니다만 중국의 모바일 MMORPG가 가진 MMO성도 그정도가 고작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중국 MMO는 체질에 안맞아서 거의 못해봤습니다. 해본 분의 제보 기다립니다.)



모의 훈련 역시 드래곤볼이나 KOF98UM에서 익히 봤던 구조입니다. 3개의 스테이지가 하나의 층을 이루고, 각 단계에서 1성 / 2성 / 3성짜리 도전을 고를 수 있습니다. 클리어하면 별을 얻고 한 층을 끝낼 때 마다 보상을 받고 별을 버프로 바꿀 수 있지요. 다만 최종 플레이 날짜와 관계 없이 3개 스테이지를 모두 별 세개로 클리어한 층은 일괄3성으로 소탕할 수 있어 매일 들어올 필요도 없고 시간 소모도 적습니다. 대신 각 스테이지마다 6턴 안에 클리어하기, 체력 50% 이상 남긴 상태로 클리어하기, 한명도 죽지 않고 클리어하기 같은 부가 조건이 붙습니다. 적을 물리쳐도 해당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실패하며, 한번이라도 실패하면 그 날의 도전은 끝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아이템을 할인해서 판매합니다... 참 얄미운 타이밍이에요.



시련 역시 일종의 도전의 탑인데요, 하루에 5번만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각 스테이지는 처음 클리어할 때엔 젬과 희귀 자원을 주고, 그 다음부턴 파일럿 각성 재료와 생명체(무료젬)을 줍니다. 모의훈련 처럼 특수한 조건이 걸리진 않습니다.





PVP는 일반 PVP와 레더 PVP로 나뉩니다. 일반 PVP는 첫번째 스샷 처럼 상대를 지목해서 싸움을 걸고 이기면 상대의 순위로 점프하는 일반적인 비동기 PVP입니다. 다른 비동기 PVP와는 달리 완전자동 전용이 아니라서 플레이어가 전투에 개입할 수도 있고, 나보다 높은 순위의 플레이어를 이기면 젬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레더 PVP는 상대를 고를 수 없고 서버가 골라주는 PVP입니다. 시간이 정해져잇고 상대 매칭에 시간이 걸리는 것을 봐선 동기식 PVP인 것 같습니다만, 정작 전투에는 개입할 수 없습니다.


3. 행동력과 경제


모드 

내용

산출물

플레이제한

 경기장

 상대를 골라서 도전하는 비동기 PVP

진화 필요 아이템

 2 에너지 / 회

 시련

 에바 / 사도 등과 벌이는 단판 승부

생명체 (무료젬)

 5회 / 일

 5 전력 / 회

 월드 레이드

 일반적인 월드 레이드

싱크로율 아이템

 10+5회 / 일
 일일 던전

 간단한 전투로 구성된 일일 던전

자원, 희귀 아이템

 4개 가량 컨텐츠 / 일

 1회 / 일 / 컨텐츠

 10 전력(행동력) / 회

 랭킹전 PVP

 상대를 지목할 수 없는 레더 PVP

 심편(IC칩)

 5회 / 일

 항운

 시간 경과에 따라 아이템을 얻는 컨텐츠

(드래곤볼의 선두 배달과 유사)

 골드

 싱크로율 아이템

 운송 : 4회 / 일

(10 에너지 / 회)

 타 플레이어 공격 : 10회/일 ( 2에너지 /회)

 모의 훈련

도전의 탑

 희귀 장비

 클리어 실패시 당일 종료
 도시 순찰

 랜덤하게 보상을 주는 이벤트

(드래곤볼의 드래곤볼 대탐험과 유사)

 파일럿 진화 아이템

 2 에너지 / 회


컨텐츠들을 정리하면 위와 같은 표가 됩니다. 기본적으로 여러 종류의 성장 컨텐츠가 깔려있고, 각 컨텐츠에서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는 부가 컨텐츠가 배치되어있는 구성은 매우 보편적이죠. 그런데 여기서 눈에 띄는 부분은 각 컨텐츠에 걸려있는 플레이 제한입니다. 보통 도탑전기류 게임에서 이런 부가 컨텐츠들은 기본 컨텐츠인 모험 모드와 행동력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컨텐츠 별로 별도의 행동력을 책정하지요.


그런데 에반게리온은 대부분의 부가 컨텐츠들이 행동력을 소비하고 공유합니다. 모험모드에서 사용되는 '전력'은 시련, 일일 던전에서도 함께 소비되며 (그것도 양이 제법 됩니다.) PVP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는 도시 순찰, 항운에서도 사용됩니다.


이러면 행동력 운용이 너무 빡빡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실은 딱히 행동력의 부족을 겪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전력 / 에너지 회복 캡슐을 많이 뿌리기도 하지만, 채워주는 양보다 쓰는 양이 적습니다. 모험모드는 아까 언급한 것과 같이 결국 각 장의 최종 보스 스테이지에만 쏟아붓게 되는데, 20개 장을 다 돌아봤자 100점에 불과하지요. 에너지 역시 일단 60점을 항운에 다 쏟아부은 뒤엔 도시 순찰이나 PVP는 무제한으로 쏟아부으면 됩니다.


사실 진짜 문제는 행동력의 부족이 아니라, 아무리 행동력을 쏟아부어도 강해질 수 없다는 구조에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4. 분절되어있는 성장 컨텐츠




일반적으로 도탑전기류 게임에선 기존 RPG 게임과는 달리 캐릭터 별로 장착할 수 있는 아이템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템들은 처음엔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 장착되지만 나중엔 복수의 종류를 복수개 가지고 있어야만이 업그레이드를 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요. 그리고 아이템을 세트로 업그레이드 하면 캐릭터의 등급이 올라가구요. 사실상 도탑 전기에서 아이템은 아이템이라기보다는 특정 스테이지들을 일정 횟수 이상 돌아야 업그레이드 되는 일종의 패시브 스킬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에바에서 아이템은 정말 아이템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녹색 -> 파란색 -> 보라색 -> 오렌지 색으로 등급이 나눠져있고, 각 등급 내에서도 2~3개의 세트가 존재합니다. 순차적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 없이 그냥 있으면 끼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골드만 내면 아이템 별 레벨을 올릴 수 있고 (최대 레벨은 플레이어 레벨로 제한됩니다.) +1, +2는 장비 강화 재료를 소모해서 마구 올릴 수 있지요.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장비의 등급을 올리는 메뉴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녹템과 파템이 이벤트 보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걸 끼고 업그레이드 했는데, 점점 한계가 보이더군요. 고등급 장비를 어디서 구하나 봤더니, 모의훈련에서 받는 장갑 파편 포인트로 개별 장비를 구매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정확히는 개별 장비의 조각을 사서 합성해 새로 얻는 구조였죠.


그런데 이 구조가 참으로 어색한 것이, 고등급 장비를 얻기 위해선 모의 훈련에서 얻은 최대 별 수가 일정 기준에 다다라야 하는데, 그 기준에 다다르기 위해선 성장을 시켜야 하고 성장을 시키기 위해선 더 좋은 장비가 필요한 굉장히 애매한 상황에 봉착했습니다. 정석을 밟자면 녹템 - 파템 - 오렌지템으로 계속 끌어올려야 하는데 어차피 오렌지가 제일 좋은 것을 알고 있고, 아이템 1피스의 가격이 무시무시한 상황에서 녹템 파템에 포인트를 쓴다는 것이 굉장히 불합리하게 느껴지더군요. 저 장비 파편이 드랍으로는 생성되지 않고 일간 생산량이 정해져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지요.



에바 / 파일럿 조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도탑전기의 캐릭터들은 아이템으로는 색깔로 표시되는 등급을 올리고, 조각으로는 별 갯수로 표시되는 성급을 올립니다. 그런데 에바에선 아무리 찾아도 캐릭터에 조각을 쓰는 부분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차에서 중복이 나와도 조각이 아닌 캐릭터 완제품을 하나 주더군요. 4성 에바 조각 100개를 모아서 캐릭터 1개로 바꿔도 에바 1기가 새로 추가되구요. 이걸 어디 쓰나.. 봤더니 진화 재료에서 소모됩니다. +3까지는 진화 정체만을 사용하지만 +4부턴 캐릭터를 함께 갈아먹여야 합니다.



에바 뿐만 아니라 파일럿 또한 마찬가지인데, 레벨이 올라 각성이 생기자, 각성도 캐릭터 1체를 요구하기 시작하더군요. 진화는 파란색 파일럿 진화 정체 + 캐릭터 인데 각성은 검은달 + 캐릭터 입니다.



캐릭터를 모으도록 유도하는 구성인데, 에바는 캐릭터를 모으기 어려우면서 쉬운 게임입니다. 우선 어려운 이유는 조각 드랍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3성 이상은 각 장의 최종 보스전을 깨야만 얻을 수 있는데 최종 보스전은 하루에 5판 밖에 돌 수 없습니다. (물론 돈을 내면 리셋 가능하지요) 그래서 주된 입수 경로는 상점이 됩니다. 상점에선 위와 같이 3X3 9개의 칸에 랜덤하게 아이템이 배치되는 형식입니다. 한 칸은 한번 밖에 구매할 수 없고, 돈을 내면 목록을 다시 추첨하는 형식인데 실제로는 돈을 안내도 될 만큼 리셋 횟수를 넉넉하게 줍니다. 조각을 구매할 수 있는 화폐는 젬(현찰)과 생명체 둘 중 하나가 랜덤하게 선택됩니다. 



생명체는 일종의 무료젬 같은 성격인데 '회수' 메뉴를 통해 기존에 갖고 있던 에바와 파일럿을 갈아넣으면 레어도에 따라 정해진 만큼을 돌려받습니다. 유료 가차에서 나온 꽝을 회수시켜주는 장치이기도 합니다만 무과금 유저도 하루에 무료 가차가 5번 이상 제공되고, 보상으로도 많이 뿌려지기 때문에 3성 에바 / 파일럿은 물론 4성 2호기 비스트 / 4성 아스카 또한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어렵지 않게 입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상점에서 팔지 않는 희귀 4성 캐릭터들입니다. 4성 13호기, 4성 9호기 각성, 4성 신지, 4성 레이, 4성 8호기는 상점에서 구할 수도 없고, 스테이지 드랍도 나쁩니다. 결국 가차로 뽑을 수 밖에 없지요. 이 캐릭터들은 가차로 얻기도 힘든데, 힘들게 얻어도 다시 가차로 계속 얻어야만 전력으로 키워가며 쓸 수 있습니다.



또, 3~4성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캐릭을 모으고 나면 이번엔 진화 / 각성 재료의 부족에 시달리게 됩니다. 에바의 진화에 필요한 에바 진화 정체, 파일럿 진화에 필요한 파일럿 진화 정체 모두 행동력과 무관하게 하루 생산량이 고정됩니다. 그나마 에바 각성에 필요한 흰달과 코어는 한번에 전력을 10이나 먹는 저 스페셜 메뉴에서 생산이 가능합니다만 이번엔 각성 레벨이 오른쪽 스테이지 클리어에 제한 받습니다. 당장 0급 2단계를 올려야 오른쪽의 2호기에 도전할 수 있고, 2호기를 깨야 0급 3단계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진화든 각성이든 대부분의 성장 컨텐츠들이 필요 자원을 다 갖추고 있다고 해도 캐릭터의 레벨에 묶여있기도 합니다. 위 스샷만 보더라도 2호기 비스트 코어 14개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레벨 50이 안되어서 각성을 못하고 있지요.


레벨 제한 / 캐릭터 조각에 구애받지 않는 성장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장비 아이템의 + 등급 성장이나, 에바 / 파일럿의 싱크로율 성장이죠. 다만 이쪽 성장들은 포인트 남아돌 때의 성장은 너무나 미미하고, 확실한 효과를 보는 단계까지 가려면 자원 수급이 받쳐주질 못합니다. 싱크로율 5% 단위로 보너스를 주지만 화끈하게 몰아주는 구간은 50%, 80% 도달시인데 제가 한달 하고도 아직 30%에 머물러있어요.



5. 한중일 게임의 단점만 합쳤다?


IGC 2016에서 발표할 내용에도 포함되어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중국 게임들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쪽으로 발전해왔습니다. 가차에서 어떤 캐릭터를 얻더라도 그게 원했던 캐릭터는 아닐 지언정 무가치한 꽝은 아닙니다. 캐릭터를 얻었다는 것은 그냥 축하할 일이죠. 그리고 어떤 캐릭터에 자원을 투입해도 그것이 잘못된 선택일 수는 없습니다. 드래곤볼의 예를 들자면 손오공은 2성에서, 비델은 3성에서, 인조인간 17호는 4성에서 시작하지만 이는 가차에서 최초 습득시의 스타트 지점만 차이날 뿐 최종적으로는 모두 7성 + 알파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누굴 키울지는 입수 순서와 개인 기호에 따를 뿐, 특별히 누구를 키우면 손해본다거나 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근성으로 키워내 손오공 못지 않은 야무치

(능력치 차이는 장비 각성 여부)


하지만 에바는 일본 게임 처럼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갈라져있는 게임입니다. 보라색 1성 0호기 시험형은 죽었다 깨어나도 3성 0호기가 될 수 없습니다. 장비도 파일럿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도 손해보지 않음을 믿고 자원을 마음껏 쓰던 다른 중국 게임들과 달리 3성을 키우면서도 이거 4성 얻고 나면 다 매몰비용 되는 게 아닌지 불안합니다. 최고 등급이 아닌 캐릭터에 대한 구제책으로 회수 기능이 있지만 투입한 자원의 절반 밖에 돌려받지 못하는데다 전체 4성 중 일부만을 보장해줄 뿐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에바의 장비와 파일럿 시트 업그레이드는 에바/파일럿 귀속이 아닌 슬롯 귀속이라 에바 / 파일럿을 갈아치워도 이어집니다..)


그리고 설령 희박한 확률을 뚫고 4성을 얻어도 1장 만으로는 효용이 떨어지고 일본 게임 처럼 같은 카드를 여러장 얻어 한계돌파를 해야 합니다. 그나마 일본 게임은 일단 여러장 얻으면 레벨 올리고 한돌을 금방 할 수 있지만 에바는 한국 게임처럼 얻어낸 중복 카드들을 바로 다시 쓸 수 없고 굉장히 생산량이 제한되는 다른 자원들을 계속 퍼부어야 합니다. 가차를 사서 4성이 나오든 나오지 않든 손해본 기분으로 찜찜하고 애매합니다. 그나마도 필요한 카드의 수가 1장, 2장으로 계속 늘어나는 것을 보면 성급 사이를 쪼개거나 (드래곤볼), 성급 성장에 필요한 조각수를 줄여서 성급 성장 빈도를 높이는 (성투사 성시) 중국 게임의 트렌드에도 반할 뿐더러, 1장 1장 한돌할 때 마다 크게 돌려주는 일본 게임 보다도 만족감이 떨어지구요.




그래서 사실 어느 정도 돈을 쓰고 나면, 돈을 가장 현명하게 쓰는 방법은 가차가 아닌, 자원을 구입하는 일이 됩니다. 가차의 매력이 떨어져서 자원을 사는 흐름은 한국 게임과도 맞닿아있지요. 그나마 한국 게임은 저 자원들을 패키지로 비싸게 팔고 있습니다만 에바에선 싸게 할인을 걸어 팔고 있습니다. 수익성은 더 떨어진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일반적인 도탑전기류와 다른 길을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쉽게 짐작이 갑니다. 아무리 도탑전기가 캐릭터 수가 한정된 IP 게임에서 캐릭터들에 특화된 구조라고 해도, 에바 만큼 캐릭터가 제한된 IP는 아니잖습니까. 도탑 전기 모델을 돌리려면 캐릭터들을 얇고 넓게 펴발라야하는데 에바는 주인공 4명 / 에바 4종류 외엔 쓸 수 있는 컨텐츠가 아예 없어요.  그렇다고 원작에서 단 한번도 에바를 타본 적도 없는 반장이 몰고 있는, 원작에서 한번도 등장한 적 없는 시험형 에바가 4성 아스카가 모는 4성 2호기 비스트 모드 만큼 강하다는 것도 애매하구요. (전 뭐 그래도 이쪽 방향을 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데 그 도탑 전기와는 다른 모습이 꼭 이런 모습이어야했는지는 좀 의문이긴 합니다. 가차를 사려고 해도 매력이 떨어지고, 초레어를 뽑아도 기쁘지 않고, 뭔가 시간은 계속 써야 하는데 그걸 돈으로 커버하기도 힘들고.. 뭔가 중국과는 다른 체계를 지닌 한국 / 일본 게임에서 안좋은 면만 가져온 것 같아요.


 

 


실제 순위를 봐도 성적이 영 신통찮네요. 2달 먼저 출시한 성투사 성시가 몇달을 15위권 언저리에서 놀다가 이제서야 30위권 후반대로 떨어졌는데 에바는 시작부터 20위권 밖이었고 한달 사이 벌써 46위권으로 떨어졌습니다. 성장 구조를 제외한 만듦새는 호각으로 보이고, 제가 중국 분위기를 몰라도 에바가 성투사 성시 보다 매력이 떨어지는 IP라고는 생각되진 않습니다. 그럼 결국 돈 쓰는 재미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레벨 제한에 걸리면 걸렸지 스펙이 후달려서 장을 못깨는 경우는 없는 것을 보면 돈 쥐어 짜겠다는 마인드는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6. 그래도 건질만한 몇가지


성장 구조가 조금 괴악해서 돈쓰는 맛이 좀 부족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디자인 적으로 참고할만한 구석이 몇군데 있긴 합니다. 반면교사가 아니라 정말 보고 배울만한 부분으루요.



에바는 기본적으로 동기 부여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게임입니다. 당장 위 스테이지 선택 화면만 보더라도 외적 보상이 무료 7번입니다. 보스전 이후 상자 3개, 누적 별 보상 3개, 장 클리어 보상 1개죠. 전체 스테이지가 12개인제 절반 넘게 보상이 쏟아져요.


 

레벨업에 대한 동기 부여에도 세심한 배려가 보입니다. 일단 항상 보게 되는 로비 화면에 다음번에 몇레벨이 되면 어떤 컨텐츠가 열리는지 표시해주고 있어요. 탭 하면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옵니다. 그리고 레벨 업 팝업에서도 어떤 컨텐츠가 언락되었고 다음번엔 몇레벨에서 어떤 컨텐츠가 언락되는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PVP 및 부가 컨텐츠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도 꽤 괜찮습니다. PVP나 도전의탑 처럼 난이도와 스트레스가 좀 있는 컨텐츠에선 '해당 컨텐츠에서만 나오는 자원' 으로 플레이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유용한 아이템을 한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토큰을 주는 것 까진 일반적인 중국 게임의 유형입니다. 하지만 에바는 이 컨텐츠 포인트 상점에 특별히 '장려'(포상)이라는 탭을 부여해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한번씩 9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걸어놓고 있습니다. PVP에서 순위가 올라가거나 시련에서 새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 젬을 주는 것과 합쳐져 난이도가 높은데도 동기를 잘 부여하고 있습니다.



상품을 판매하는 타이밍도 아주 예술입니다. 한국 게임에선 패키지 사라는 팝업이 시도 때도 없이 뜨고 (가끔은)지금 아니면 못산다고 협박해서 아주 기분이 나쁜 경우가 잦은데 에바는 정말 이 팝업을 기분 좋고 설득력 있게 띄웁니다. 시련의 경우는 스테이지 클리어에 실패해서 오늘의 기회를 모두 소진하고 나면 그때 구매 팝업이 뜹니다. 도시 순찰에서 뜨는 핫딜 역시 뭔가 비밀 상점을 내가 찾아낸 것 같은 느낌을 주죠.


무엇보다 또 젬에다가 이것 저것 상품을 끼워파는 한국의 패키지 상품은 이미 젬의 가격을 알고 게임내에서의 아이템의 가치를 알지 못하면 호소력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에바에선 원가 얼마 -> 판매가 얼마, XX% 세일의 형식을 유지함으로써 게임을 깊이 알지 못해도 저런 상품들이 가치가 있고 구매하면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7. 팬이라면 추천



뭐 이러쿵 저러쿵 불만을 쓰긴 했습니다만, 팬이라면 상당히 즐거운 게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리츠코와 미사토가 나와서 일본어 음성으로 미션을 브리핑하고 에바들이 사출기로 쏘아올리는 순간 아주 짜릿해요. 그리고 원작의 장면을 재현한 스테이지와 중간중간 끼어드는 실제 원작 영상들을 보고 있으면 추억이 방울방울 지구요.



파일럿 진화할 때 뒤로 비치는 싱크로 그래프, 그리고 인류보완계획 제n차 진계 성공 이런 타이포가 뜨면 이게 또 덕심을 자극하지요.



AT 필드 잡아찢고 에바 간 합체기 쓸 땐 아 내가 정말 에바를 중국 게임으로 재미있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환호하게 됩니다. 또 원작에 없었던 조합 - 이를테면 스즈하라 남매의 합체기 - 등을 시도하면 에바의 또다른 면이라 즐겁구요.


사실 앞서서 쭉 비판했던 부분은 돈쓰는 재미에 관한 것이지 게임 자체의 재미에 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성장 메타게임이 좀 불안정하긴 하지만 사실 성장 속도도 느리지 않고, 꼭 4성이 아니라도 3성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만 합니다. 제법 대형 IP를 문 것에 비해 돈을 효과적으로 벌지 못하는 구성일 뿐, 팬으로써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에요. 전 이 게임을 시작한 뒤로 일본 옥션에서 에반게리온 TV판 블루레이를 사올 방법이 없을까 계속 고민 중입니다.



8. 마지막으로 광고


이제까지 최근에 재미있게 한 에반게리온 모바일을 소개 했는데요, 게임과는 별개로 자잘한 광고가 있습니다.


2015년에 이어 2016년 IGC(인벤 게임 컨퍼런스)에도 참여합니다. '중국 모바일 게임과 캐주얼 게임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2016년 10월 8일 토요일 오전 11시 10분부터 1시간 10분 발표합니다. 그동안 소개해드렸던 나루토, 드래곤볼, 에반게리온 등 다양한 게임을 재료로 중국 모바일 게임의 디자인 사례를 한국 게임들과 비교하면서 캐주얼 게임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엮어보았습니다. 무려 90슬라이드짜리 대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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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IGC '스마트 모네타이제이션' 발표 정리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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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6.09.17 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