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F에도 쓴 글입니다. 아마도 관련된 토론은 (발생한다면) GDF에서 계속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파판14 같은 경우는 한 캐릭터가 여러 직업을 가질 수 있어서 스킬과 아이템 세팅을 바꾸면 굳이 부캐를 키울 필요 없이 한 캐릭터로도 모든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하죠. 뭐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미 플레이했던 구간을 부캐로 다시 처음부터 플레이하는 것에 비해 만렙 찍은 뒤에도(혹은 성장 구간 중에) 여러 직업을 꾸역꾸역 올려가는 것이 크게 좋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은 그렇게 한 캐릭터에 여러 직업을 대응시키기 보다는 한 캐릭터에 하나의 직업만을 부여하고, 그 외의 직업은 부캐를 통해 플레이하도록 유도하고 있지요. 하지만 이 부캐는 유저가 필요해서(심심해서) 즐길 뿐, 게임 내부에서 어떤 보상이나 페널티를 주는 시스템으로 게임화 시킨 사례는 딱히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캐에 적극적으로 보너스를 부여함으로써 부캐를 키우는 플레이 자체를 게임에 안착시킨 사례가 있어 소개하려 합니다.


스타워즈 구공화국 - 가문 시스템

스타워즈 구공화국(이하 구공온)에서 캐릭터가 전체 성장곡선의 중간쯤에 위치하게 되면 자신의 가문(리거시)를 하나 세우게 됩니다. 가문은 캐릭터와는 별개로 가문 자체의 레벨이 존재하고 경험치를 쌓아서 가문의 레벨을 올리게 되죠. 해당 계정의 모든 캐릭터들은 그 가문의 일원이 되고, 이 캐릭터들이 경험치를 얻을 때 마다 가문에도 일정량의 경험치가 쌓이게 됩니다. 그런데 서비스 초기엔 이 가문 레벨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나머지는 아직 구현중인 상태였죠. 뭐 EA / 바이오웨어에선 곧 구현된다고 했지만 다들 가문이 구현되기 전에 그만둬버렸기 때문에 노예 출신의 시스 인퀴지터와 밑바닥 삶을 사는 인간 바운티 헌터와 제국군 정보부의 외계인 요원을 같은 가문으로 묶는 걸 보니 과연 스타워즈 스케일이라는 정도의 단상만을 남겼습니다.

새로운 확장팩이 나온 김에 2년만에 접속해보니 그 가문 시스템은 완성되어 있더군요. 생각만큼 그렇게 거창하진 않고, 자잘하지만 어쨌든 부캐가 핵심 엔드 컨텐츠인 게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문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성장, 동료, 여행, 편의라는 네가지 카테고리와 그에 부속된 다양한 보너스들로 구성됩니다. 위 스크린샷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장비를 수리해주는 드로이드를 불러낼 수 있는 기능이 배치되어있네요. 이 외에 탈것을 좀 더 이른 레벨에서도 탈 수 있게 해준다거나, 경험치 획득량을 높여준다거나 뭐 이런 보너스들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보너스들에는 상위의 보너스가 존재하는데 위의 드로이드 호출의 경우, 수리 드로이드를 불러내는 쿨타임을 줄여준다거나 유지 시간을 늘려주는 형식입니다. 하위의 보너스를 먼저 갖고 있어야 상위의 보너스도 얻을 수 있지요.


이 보너스들은 사실 캐릭터에 귀속되는 부분유료화 서비스이기 때문에 카르텔 코인(현금)으로 바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머니로도 구매할 수 있지요. 단, 카르텔 코인과 달리 게임머니로 구매하기 위해선 각 보너스가 요구하는 것보다 가문 레벨이 더 높아야 합니다. 가문 레벨이 높으면 원하는 보너스를 게임머니로 구매할 수 있고, 반대로 현금을 쓰면 가문 레벨에 관계 없이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 모습이 가문 시스템이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인지 부분유료화를 채택하면서 이런 모습이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부분유료화 모델에서는 제법 괜찮은 장치이긴 합니다. 더 나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유저의 욕구와 그 서비스를 위해 돈을 직접 지불하고싶지는 않아하는 유저의 저항 사이에서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현금을 쓰지 않고 보너스를 받기 위해 가문 레벨을 올리고자 마음먹는다면 다시 월정액 결제나 캐릭터 슬롯 추가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을 유도하고 있지요.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 - 히어로 시너지 시스템

사실 구공온에서 부캐 키우기가 엔드컨텐츠가 된 것은 기획 의도였다기 보다는 기획의 실수에 기인합니다. 한번 훑고 지나가는 성장 구간을 엄청난 고퀄인데 비해 엔드컨텐츠는 양으로나 질로나 매우 빈약하니 만렙 찍고 할 게 부캐를 키우는 것 뿐이었죠. 게다가 이 게임은 2개 진영 4개 클래스가 모두 다른 메인 스토리를 매우 고품질로 제공하기 때문에 이 부캐를 키우는게 정말 재미가 있었습니다.

반면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이하 마아블로)의 경우는 처음부터 여러 캐릭터를 굴리는 것을 전제로 구성된 게임입니다. 실제 수익 모델 자체도 캐릭터 판매가 주된 수익원이죠. 그래서 다른 게임이나 구공온과 달리, 이 게임은 작정하면 2일 내에 성장구간을 끝내고 엔드 게임에 돌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개발사 입장에선 유저들이 다양한 캐릭터들을 다 사주면 좋겠습니다만, 사실 유저 입장에선 캐릭터를 좋아한다거나, 옆에서 보니 좋아보인다는 개인적인 감상 외엔 여러 캐릭터를 사모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히어로 시너지 시스템이 등장하기 전까지는요.

히어로 시너지 시스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각 히어로가 2가지 씩의 시너지 버프를 지니고 있다는 겁니다. 하나는 25레벨에서 열리고 다른 하나는 50레벨에서 열리죠. 예를 들어 블랙 위도우가 25레벨이 되면 자신을 인식하지 못한 않은 적에게 2% 추가 데미지 효과가 생겨납니다. 50레벨에서도 2%가 열려 합치면 총 4%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헐크는 최대 HP 상승,  휴먼 토치는 광역 스킬 데미지 상승 등 각 히어로들의 개성에 맞는 효과가 부여되어있습니다. 그리고 25레벨과 50레벨에서 얻는 보너스가 서로 다른 경우도 존재합니다. 아이언맨은 25레벨에선 장거리 데미지 보너스, 50레벨에선 에너지 데미지 보너스를 줍니다. 싸이클롭스는 25레벨에서 에너지 데미지, 50레벨에선 경험치 획득량 보너스를 주지요.

그리고 각각의 히어로는 자기 자신을 포함해 최대 10명으로부터 이 시너지 버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처럼 50렙은 커녕 25레벨도 많지 않은 가난한 쪼렙이야 뭐 되는대로 다 켜고 있습니다만, 시너지를 줄 수 있는 히어로가 10명이 넘게 된다면 각각의 히어로별로 가장 좋은 조합을 선택해야하죠. 블랙 위도우가 주는 버프는 직접 붙어서 싸우는 헐크에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긴 사거리로 멀리서 쏘는 호크아이에겐 도움이 될 겁니다. 반대로 토르가 주는 근접 데미지 증가 효과는 호크아이에게 도움이 못되겠지요. 그래서 시너지를 받을 10명의 히어로 덱을 구성하고, 이 덱을 구성하기 위해 캐릭터를 모으고 성장하는 것이 하나의 메타게임이 됩니다.


가문 시스템의 한계와 히어로 시너지 시스템의 성과

게임의 성격과 지향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두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만,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구공온의 가문 시스템은 한계가 매우 뚜렷합니다. 단순히 현금을 지불하지 않고 게임 머니로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단계적으로 열어갈 뿐, 그 안에 어떠한 선택이나 전략이 존재하지 않지요. 게다가 가문 시스템에서 얻는 보너스들은 계정 전체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의 캐릭터별로 적용된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의 수리 드로이드는 이미 65레벨 본캐에서 언락을 했지만 저 1레벨 캐릭터에서도 사용하려면 다시 게임머니나 현금을 지불해야만 하지요. 시간이든 돈이든 들인 노력에 비해 효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메타게임은 고사하고 부캐를 키울 동기 조차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현질할 보람도 없습니다.) 보너스들을 계정 적용으로 바꿨으면 그나마 좀 나았을 겁니다. 혹은 가문의 레벨을 요구조건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문 포인트를 소비하는 형식으로 바꾸거나요.

부캐는 사실 구공온보다 마블 히어로에서 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게임의 주된 수익원은 히어로를 판매하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마블 히어로들이 각기 개성이 뚜렷한만큼 각 유저들의 호불호도 갈려서 딱히 좋아하지 않는 히어로는 굳이 구매하고 플레이할 이유가 없었죠. 하지만 이제 시너지를 얻기 위해선 평소에 좋아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던 히어로들도 습득하고 성장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버려지던 컨텐츠들의 효용이 상당히 올라갔죠. 

만약 이 시스템이 히어로를 루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던 서비스 초반에 도입되었다면 이 시스템은 유전고렙 무전쪼렙을 유도하는 것으로 욕을 먹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5~10분에 한번씩 떨어지는 토큰을 모아 히어로와 교환받게 된 이후이기 때문에 그런 비판으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시너지를 무한정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10명으로 한정지으면서 캐릭터를 20개 30개씩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유리하지 않도록 제한을 걸어두었고 이 10명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 전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히어로 시너지 시스템 만으로 마아블로가 다시 부흥할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만, 적어도 지금 플레이 중인 유저들을 더 오래 붙잡아둘 수 있을 거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by 고금아 2013. 10. 11. 18:59

클베때부터 제가 강력하게 밀었던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마아블로), 기본적으로 디아블로의 탄탄한 구조에 기반을 두면서 MMO 답게 필드에서의 이벤트도 존재하고, 꽝이 나오길 바라며 긁는 랜덤 카드 등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게임이었습니다만 준비한 컨텐츠가 단 2주만에 모조리 소진되면서 급격하게 식어버렸습니다. 특히 굉장히 시간을 들여 힘들게 입장해야 할 카우 레벨이 버그로 인해 무한정으로 제공되었던 것이 결정타를 날렸죠.

그 이후 한달만에 주력상품인 히어로와 코스튬을 세일하는 등의 노력을 펼쳤으나 그닥 반응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얼마전 있었던 패치에선 엔드 게임 구조가 바뀌면서 기존 유저들이 다시 돌아오고있는 모습입니다. 저 역시 최근엔 마아블로를 다시 플레이하고 있지요.

사실 마아블로의 새로운 엔드 게임 컨텐츠가 다른 게임에 비해 월등하게 참신하다거나 신박하다거나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종전에 비하면 훨씬 낫고, 지금 즐기기에 충분히 재미있네요. 유저들은 처음부터 이렇게 나왔어야 했다고 이야기하고 있구요. 그런 의미에서 과거엔 어땠고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나를 한번 살펴볼까 합니다.

히어로 / 코스튬 획득 방식

우 선 가장 크고 뚜렷한 변화는 히어로와 코스튬을 획득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히어로와 코스튬은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만, 이들은 게임 도중 아이템의 형식으로 드랍되기도 했죠. 다만 그 확률이 매우 드물었고, 그나마도 유저들의 경험에 따르면 스파이더맨이나 아이언맨 등 비싼 히어로(세일 전 기준 16달러)들 보다는 호크아이와 같이 저렴한 히어로들 (세일 전 기준 6달러 - 이 등급의 히어로들은 돈을 내지 않아도 계정 생성시 1개, 기본 퀘스트로 2개가 지급됩니다.)들이 자주 떨어졌다고 합니다. 특히 해당 유저가 이미 가지고 있는 히어로들이 많이 떨어진다고 알려졌습니다. 물론 가지고 있는 히어로가 많을 수록 중복의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는 경험적 착시일 확률이 있습니다만, 실제로 저같은 경우 20달러 이상의 히어로를 습득한 건 데드풀이 유일한데 이미 구매한 뒤였고, 저렴한 호크아이는 이미 4개나 습득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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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면 코스튬의 경우는 상점에 판매 중인 코스튬 뿐만 아니라 상점에선 판매하지 않는 희귀한 코스튬도 떨어집니다. (이를 체이스 코스튬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코스튬들은 사용자가 가지고 있지 않은 히어로를 중심으로 떨어진다고도 하지요. 전 반반이었는데 특히 울버린용 체이스 코스튬을 주워서 이걸 쓰기 위해 울버린을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마블 히어로즈에 등장하는 각 히어로들은 기본 스킬 외에 30레벨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얻을 수 있는 '궁극기'라는 것을 하나씩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언맨의 경우 파티 타임이라고 해서 영화 아이언맨3에 나온 것 처럼 아이언맨 떼를 소환해 일점사를 가하고 헐크의 경우 운석을 잡아던져 광역 데미지를 주는 등 아주 강력한 스킬이죠. 20분마다 한번씩 사용할 수 있는 이 궁극기들은 다른 스킬들과 달리 레벨이 오를 때 얻는 스킬 포인트로는 해당 스킬을 업그레이드 할 수 없고, 해당하는 히어로를 갈아 먹여야만 그 레벨이 오릅니다. 마치 확밀아에서 한계돌파를 하듯이 말이죠. 특히 상점에선 히어로를 한번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궁극기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미친듯이 파밍을 해야 합니다. (또는 랜덤 아이템인 포츈 카드를 열심히 찢어야죠.)


새로운 습득 방식

이 러한 히어로 습득 / 궁극기 업글 체계는 게임을 오래 꾸준히 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 엔드 컨텐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히어로 드랍 확률 자체가 낮고, 싼 히어로 중심으로 떨어지다 보니 비싼 히어로들은 이 궁극기 업그레이드를 체험해볼 기회가 상당히 드뭅니다. (하드코어 유저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히어로들을 사용하고 있지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일단 접할 기회가 많지 않으니 재미를 느끼기도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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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래서 마블 히어로즈는 이제 히어로 자체를 드랍하는 것이 아니라 이터너티 스피리터(이하 ES)라는 토큰을 드랍하고, 이 토큰을 주워서 원하는 히어로로 교환받는 식으로 변경했습니다. 위 스크린샷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175ES를 내면 랜덤하게 하나의 히어로를 받을 수 있고, 200~600개를 내면 원하는 히어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200개를 내면 궁극기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요. 능력치 초기화 아이템이 3달러인데 ES 125개이고 14.5달러 짜리 히어로가 ES 600개로 환율은 대충 40:1이 됩니다. 그리고 이 ES는 5~10분에 하나씩 떨어지지요.

이러한 변화는 몇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첫째, 보상의 빈도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히어로를 획득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 자체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만 - ES 200개짜리 블랙 위도우를 얻기 위해선 1000분, 즉 16시간 이상을 플레이해야 합니다. - 그 동안 200번의 보상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 ES는 떨어질 때 '땡그랑!' 하는 맑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지요). '캐주얼 게임'에 의하면 캐주얼 게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자주 등장하고 시청각적으로 화려한 보상이라는데, ES 시스템은 이를 충족시켜 줍니다.

둘째, 히어로를 습득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투명해졌습니다. 원하는 히어로들을 얻기 위해 필요한 ES 갯수와 현재 보유량을 유저가 이미 알고 있고 습득 속도는 이미 체감하고 있지요. 원하는 히어로가 떨어질 때 까지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던 과거엔 게임에 끌려간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모든 진행 상황이 공개되면서 유저는 자신이 게임을 주도한다는 느낌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히어로를 획득하기 위해 게임에 참여하게 됩니다.

셋 째, 히어로 구매에 대한 효용도 계산이 가능해집니다. 이 과정이 불투명했던 과거엔 히어로 드랍은 사실상 구색이고, 실제로는 히어로를 구매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히어로를 습득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역산해낼 수 있습니다. 스파이더맨은 14.5달러이지만 시간으로 환산하면 3000분, 50시간이 됩니다. 돈을 내지 않고 ES로 구매하면 50시간 뒤에 1레벨짜리 스파이더맨을 얻을 수 있지만, 14.5달러를 내고 50시간을 플레이하면 궁극기를 3번 업그레이드 한 스파이더맨을 얻을 수 있지요. 합리적인 구매가 가능해집니다. 일부 체이스 코스튬도 상점과 ES 샵에 풀렸죠. 이게 궁극적으로 캐쉬 매출 향상으로 이어질지, 모두 함께 노가다로 가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겁니다.

넷째, 궁극기 업그레이드와 히어로 수집에 대한 엔드 컨텐츠 효용이 더 증대합니다. 사실 고렙이 되어서 뺑뺑이를 돌아도 그 만족감이 그렇게 크진 않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게임은 계속 어려워지고, 살아남기 위해선 더 나은 아이템을 얻어야 하는데 아이템을 잘 갖출수록 더 나은 아이템을 찾긴 더 어려워지죠. 기존의 유저들은 노력 대비 산출에서 수지 타산이 맞지 않게 되면서 흥미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ES 수집으로 궁극기를 업그레이드하고 히어로를 늘리는 컨텐츠 자체에 대한 접근이 훨씬 쉬워졌습니다. 새롭게 즐길 거리가 추가된 것이죠.


기존의 엔드 컨텐츠 구성

기 존 게임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파밍이 이루어지는 엔드 컨텐츠의 구성 그 자체에 있었습니다. 디아블로엔 난이도에 따라 노멀 악몽 지옥 불지옥이 있지만 마아블로에선 일일 던전, 그룹 챌린지, 림보의 세가지 컨텐츠가 준비되어있었습니다. (각 컨텐츠마다 레벨별로 다양한 난이도가 준비되어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중 림보를 제외하고는 효용이 극히 떨어진다는 거였죠.

일일 던전은 총 10개가 3개의 난이도로 제공되는데, 난이도에 관계 없이 각 던전을 클리어하면 카드 조각 1개를 얻을 수 있고 같은 던전에서 플레이를 반복할 수 있지만 카드 조각은 20시간에 한번씩만 주어집니다. 문제는 이 일일 던전이 너무 쉽고 던전 자체의 보상은 너무 작다는 것이죠. 레벨에 맞춰서 혼자 들어가도 10분이면 클리어할 수 있고, 자기 레벨보다 낮은 던전에 들어가면 3분 안에 카드 조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냥 그 안에서 몹과 싸워 얻는 보상은 정말 보잘 것 없죠. 그러다보니 이 일일던전은 플레이 자체에 대한 재미는 없고 그냥 카드 조각 할당량만 채우는 컨텐츠가 되어버립니다.

보다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많은 보상을 얻기 위해선 그룹 챌린지에 도전해야 합니다. 이 그룹 챌린지들은 5인 풀파티를 기준으로 구성되어있고, 약 20분 정도의 길이를 갖습니다. 풀 파티가 아니면 쉽게 녹다운 될 정도로 전투가 흥미롭고 경험치나 아이템 보상도 짭잘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파티를 맺기가 쉽지 않다는 거지요.

마아블로를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한 맵에서 소화할 수 있는 플레이어의 숫자가 MMORPG라고 하기엔 지나칠 정도로 적습니다. 마을에 해당하는 어벤져 타워에서도 20명 정도 밖에 안보이죠. 그런데 파티 메이킹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룹 챌린지를 하기 위해선 같이 그룹 챌린지를 뛸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람 찾는데 시간이 더 걸리죠. 던전 자체는 시간 대비 효용이 높습니다만 전체 과정을 놓고 봤을 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사망 횟수 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파티 메이킹을 지원하기도 어렵죠. 그러므로 그룹 챌린지는 길드에 소속되어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으면 정말 운 좋을 때에나 플레이할 수 있는 컨텐츠입니다.

일일 던전은 보상이 너무 적고, 그룹 챌린지는 플레이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실 가장 인기 있는 컨텐츠는 일종의 서바이벌 모드인 림보였죠. 흔히 말하는 서바이벌은 플레이어들이 일정한 공간 안에 갇혀있고 외부에서 적들이 몰려온느 구성을 지녔지만, 림보에선 반대로 몹들이 자기 자리에 서있고 플레이어들이 맵을 돌아다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적들이 더 강해지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맵 곳곳에 있는 오브를 먹어야 한다는 설정이죠.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1~3분짜리 웨이브 7개를 버티고 나면 보스전이 있고 보스를 잡으면 종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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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리에서 떨어지면 그대로 죽을 정도로 몹이 강하고, 보상 또한 그룹 챌린지 못지 않게 좋습니다. 그리고 그룹 도전과 달리 파티 없이도 참가 신청만 하면 알아서 사람이 필요한 방으로 합류합니다. (파티를 맺은 상태라면 파티원과 같은 방으로 합류합니다.) 따라서 그룹 챌린지와 달리 파티를 구하는데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죠. 하지만 림보는 20분에 한번씩만 오픈됩니다. 최악의 경우 20분을 기다려야 하죠. 그런데 20분을 기다린다고 반드시 플레이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10~12인을 기준으로 제작되어 짝이 맞지 않을 경우 방에 입장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20분을 기다렸는데 입장하지 못하고 다시 20분을 기다려야한다는 상황은 상당히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림보를 대체하는 새로운 컨텐츠 - 서바이벌

그 래서 마아블로에선 업데이트를 통해 림보를 없애고 대신 서바이벌이라는 모드를 새로 추가했습니다. 이름은 서바이벌이긴 합니다만, 사실은 서바이벌이라기 보다는 사냥에 가깝습니다. 강한 적들이 맵 구석구석 배치되어있고, 유저들이 이들을 쫓아다니며 보상을 얻는 구조이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약 10분에 한번씩 3~4명의 보스들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 보스떼들을 사냥하면서 보상을 얻는 것이죠. (일반 몹에서 오는 보상도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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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바이벌(사실 보스 입장에서 서바이벌 모드입니다만) 모드는 림보와 달리 항상 열려 있습니다. 언제든 클릭하면 자리 비는 방으로 입장하고, 나가고 싶으면 얼마든지 나갈 수 있지요. 눈치 볼 것도 없이 그냥 시간 나면 잠깐이라도 들어와서 즐기고 싶은 만큼 즐기고 나가는 컨텐츠입니다. 심지어 스폰 장소 앞에 쓰레기 아이템을 매입해줄 NPC 까지 세워놓아서 굳이 인벤 버리러 나갈 필요조차도 없습니다.

또한 이 서바이벌은 림보와 달리 플레이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상당히 적습니다. 림보의 적들은 상당히 강해서 무리에서 떨어지면 죽습니다. 그리고 3분 안에 누가 살려주지 않으면 그냥 방에서 쫓겨나지요. 그러니 살고 싶으면 무리를 따라다닐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능동적으로 게임의 페이스를 조절하지 못하고 무리가 가는 대로 끌려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무리가 오브를 놔두고 먼길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무리를 따라다녀야 하죠.


하지만 서바이벌의 몹들은 림보 처럼 그렇게 무식하게 강하진 않습니다. 물론 양으로나 질로나 혼자서 다 해결하기엔 벅차지만, 1~2명으로도 충분히 한 무리의 몹들을 해결할 수 있지요. 적들을 피해서 돌아다닐 수도 있구요. 3~4명의 보스 파티는 도전적이지만 플레이어가 모이면 충분히 잡을 만 합니다. 그러니 느긋하게 자기 원하는 대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어요.


일단은 긍정적이지만...

ES 건 림보건 간에 기본적으로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접근성을 높이는데에 중점을 둔 모양입니다. 유저들이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구요. 그런데 이 모든 변화가 실제로는 컨텐츠 소모를 더 촉진하는 방향을 가리킨다는 겁니다. ES는 원하는 히어로를 더 쉽게 얻을 수 있게 하고 서바이벌은 10분에 3명의 보스를 잡을 수 있게 합니다. (림보는 성공한다고 해도 플레이타임 20분에 보스 1명입니다.) 2달만에 서바이벌 모드를 추가한 것은 놀랍습니다만, 기본 게임 구성엔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게 언제 고갈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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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존의 레어 등급 위에 더 희귀한 코스믹 등급의 아이템을 추가한 것은 당장 파밍할 거리들을 추가해 컨텐츠를 저렴하게 늘려보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코스믹 아이템들 또한 부가로 붙는 옵션이 워낙 강해(모든 스킬 +1 and 확률에 따라 데몬 소환, 적에게 큰 데미지 등의 강력한 효과가 확률에 의해 발동) 일단 방어력과 레벨만 맞으면 딱히 골라잡을 필요까지 느껴지지도 않고, 5시간에 하나 정도는 떨어질 정도로 그렇게까지 귀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외려 사냥 속도만 높여 컨텐츠 소모를 오히려 촉진하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by 고금아 2013. 8. 21. 03:00

이전에 블로그를 통해 공개되었고 GDF에서 다시 한번 소개된, VOOSCO님의 포스팅에 이어서.

참고 : 길드워즈2 - 필드의 재탄생 by Voosco




필드 이벤트를 강조한 리프트에서의 리프트와 인베이젼은 상당히 신선한 시도였습니다. 특히 게임적으로 주목해야할 것은 리프트가 아니라 인베이젼이라고 생각합니다. 퀘스트의 중심을 마을이 아닌 필드 곳곳의 스팟으로 분산시키고 그 스팟에 인베이젼이 일어나게 만들었죠. 같은 스팟에 있다는 이야기는 퀘스트 진도가 비슷하다는 이야기이니 인베이젼때 퍼블릭 파티로 모였다가 자연스럽게 같이 퀘스트를 할 수 있게 해두었죠.

다만 레벨 공동화에 대해선 전혀 대처가 되어있지 않아서, 후발주자들은 필드 퀘스트를 즐기긴 커녕 퀘스트 진행조차 힘들었다는 것이 함정.. 전략적으로 기간과 비용을 감축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리프트와 인베이전 같은 특징적인 필드 컨텐츠 외에 다른 부분들은 이미 검증받은 WOW를 벤치마킹했다고 합니다만, 좀 안이하게 접근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와우가 땅이고 필드 컨텐츠가 나무라면 땅을 파서 나무를 뿌리채 심어야 하는데 나무 중단을 잘라서 그냥 땅 위에 세워뒀달까요.

그 리고 사실 제가 길드워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전투 결과에 대해서 선점이 없다는 겁니다. 길드워2 할 땐 몰랐는데, 그거 하고 나서는 남이 치고 있는 몹을 때려봤자 보상은 커녕 좋은소리 듣기도 힘들어서 남이 잡고 있지 않은 주인 없는 몹을 때려야한다는 점이 도저히 적응이 안되더군요.

사냥 결과물의 선점성으로 인해 필드에서 스틸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사냥터를 둘러싸고 유저간에 분쟁이 일어난 것이 사실 그리 최근의 일도 아니죠. 짧게나마 에버퀘스트를 할 때에도 목 좋은 곳에 자리잡고 앉아서 스폰을 기다리거나, 스틸 당하거나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 해결책이 인던으로 한정되었는지에 대해선 좀 의문이긴 합니다. 아마도 사냥의 보장이라는 측면 이외에 하프 라이프 이후 게임 내에서의 스토리텔링이 강조되던 조류와도 무관하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사실 콜롬부스의 달걀 같은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길드워2의 다이나믹 이벤트가 기술적인 문제로 뒤늦게 등장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유 사하게 필드 레이드를 강조한 게임이 '레이더즈' 였는데요. 필드에 레이드 보스는 있는데 정작 루팅 선점권은 그대로 놔두는 바람에 파티를 맺지 않으면 잡을 수는 있어도 보상은 받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리프트 처럼 퍼블릭 파티가 있다거나 파티 규모가 큰 것도 아니어서 정작 필드에 가면 파티들이 돌아다니면서 레이드 보스가 스폰되는 순간 선타 먹이기 경쟁을 했죠..

그리고 레이더즈는 레벨 구간별로 녹템셋과 파템셋이 구비되어있습니다. 녹템셋보다 파템셋이 당연히 개개 파츠로도 좋고 방어구를 다 맞췄을 때 세트 효과까지 감안하면 무조건 파템셋은 맞춰야 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아이템을 드랍하지 않고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재료를 드랍하죠. 다른 잡재료들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습니다만, 파템셋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재료는 필드 레이드 보스나 인던 보스를 잡아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재료는 무조건 1개는 떨어지고 운 좋으면 2개나 3개도 떨어집니다.) 풀셋을 만들기 위해선 대충 8개 정도 필요했던 것 같은데 최소 4번, 최대 8번 정도 돌아야 했습니다.

그나마 인던은 어떻게든 파티 맞춰서 뺑뺑이라도 돌 수 있지만 필드 레이드 보스는 경쟁자가 워낙 많으니 이렇게 드랍을 노리는 사람들을 위해선 따로 필드 레이드 보스 전용 인던이라는 해괴망칙한 것을 만들었죠. 그나마 필드 레이드 보스 보다는 이 괴상한 전용 인던을 통하는게 파티 맞추기도 쉽고 보상도 확실히 얻을 수 있습니다만 모두가 전용 인던에서 필드 레이드 보스를 잡으면 필드 레이드 보스라는 게임의 컨셉이 다소 모호해지죠. 그래서인지 필드 레이드 보스 잡으라는 퀘스트는 이 전용 인던으로는 깨지지 않습니다...

서비스 초반부에 약 20렙인가 30렙까지 플레이 경험이라 뒤에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레이더즈 역시 필드 레이드라는 컨셉은 있었으나 이를 시스템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내지는 못했습니다. 리프트 보다도 더 어설펐지요.

최근에 달리고 있는 마블 히어로즈 (이하 마아블로) 같은 경우 디아블로와 길드워2가 살짝 섞인 느낌입니다. 기본적으로 미묘하게 다른 필드를 랜덤하게 선택해준다는 점은 디아블로입니다. 여기에 루팅에 선점이 존재하지 않고 여러명이 때려도 참가자 전원에게 n빵 없이 온전한 보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길드워2죠. (때리지 않았는데 근처에만 가있어도 경험치를 준다는 점에선 길드워2보다 좀 더 후합니다.)

길 드워2처럼 각 맵 별로 필드 레이드 보스나 필드 이벤트가 존재하긴 합니다만 길드워2 처럼 정교하진 않습니다. 인원수 따라서 난이도가 변화한다거나 그런거 없고, 이벤트의 성공 / 실패에 따라 후속 이벤트가 발생하는 다이나믹 이벤트도 없습니다. 특히 짜증나는 건 길드워처럼 이벤트의 위치를 잘 표시해주지 못한다는 거겠죠. 적당히 가까이 가면 여기라고 알려주긴 하는데, 정말 가까이 가야 알려줍니다. 그래서 이벤트에 숟갈을 얹고 싶어도 어딘지 몰라서 헤메다가 이벤트가 끝나는 허탈한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건 맵을 계속 돌아다니라는 의도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보스 어떻게든 보스를 찾으면 정말 반갑습니다. 말이 좋아 필드 보스지 사실은 다구리 맞은 뒤에 경험치와 아이템을 퍼주는 셔틀이죠. 그리고 수십명의 히어로들이 자기 파워들을 있는대로 쏟아내니 이건 정말 파티타임입니다. 인베이전은 깨지 않으면 이후 진행이 힘들기 때문에 네거티브한 필드 컨텐츠지만 길드워2나 마블 히어로즈의 필드 컨텐츠들은 끼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즐거운 파티 타임입니다. 향후 MMORPG가 얼마나 만들어질지 모르겠습니다만, 필드 컨텐츠는 이 방향으로 디자인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실은 이전 직장에서 그런 컨셉의 MMORPG를 기획중이었으나 접혔죠..)

다만 길드워2가 대부분의 컨텐츠가 필드에서 발생하고, 스토리 진행상 필요한 부분에서만 인던을 활용했던 것에 비해 마아블로는 대부분의 컨텐츠가 인던에서만 발생합니다. 성장구간에서 필드는 인던을 찾기 위해 존재하고, 닥터 둠을 때려잡고 엔드게임으로 넘어가면 아예 모든 컨텐츠가 인던이죠. 그나마 최근엔 스토리 진행상 필수적인 인던에 들어가면 비슷한 타이밍에 들어간 사람들을 파티로 묶어주는 기능이 있어 예전보단 좀 수월해졌습니다. (데일리 인던도 자동 파티를 지원합니다.)

그런데 이런 스토리상 필수 인던의 파티 메이킹은 랜덤 필드와 묶여서 엉뚱한 결과를 내놓기도 합니다. 인던을 빠져나올 때 자신이 원래 있던 필드가 아니라 파티장이 돌아다니던 필드로 떨어진다는 거죠.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제가 돌아다니던 필드는 동남쪽 구석에 필수인던1이 있고 서북쪽 구석에 필수인던2가 있는 맵A라고 칩시다. 그런데 파티장은 동북쪽 구석에 필수인던1이 있고 남서쪽 구석에 필수인던2가 있는 맵B에서 왔어요. 각기 맵A와 맵B에서 필수인던1로 진입했는데 타이밍이 비슷해서 파티로 묶였습니다. 그런데 인던을 나간다고 해서 파티를 찢진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파티장이 들어왔던 맵B로 빠져나갑니다. 당연히 제가 그동안 밝혀놓았던 지도들도 모두 파티장이 열어놓은 것으로 변경되구요.

인던에서 묶인 파티 오토 매칭을 풀어주지 않는 건 아마도 계속 같이 플레이하라는 의도겠습니다만 그냥 풀어주는게 더 나아 보입니다. 맵 별로 보통 필수 인던 2개, 보물상자 인던 2개(들어가면 딱 방 하나에 조금 쎄서 경험치를 마구 퍼주는 몹들이 있으며 경험치와 아이템을 주는 보물상자가 있는 미니 인던입니다.), 필드 이벤트 2개, 필드 보스 1개 정도가 배치되어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필수 인던만 도는 반면, 저같은 사람은 꼼꼼하게 해당 맵의 컨텐츠를 다 해치우고 지나가죠. 그리고 리프트처럼 필수 인던이 동선 따라서 짜여진 것도 아니고 둘 사이에 선후 관계도 없어서 인던에서 파티로 묶인 사람들이 같이 움직일 확률은 상당히 희박합니다.

그런가 하면 또 정작 파티가 필요한 그룹 챌린지 (별도로 세팅된 맵인데 파티 단위로만 입장할 수 있고, 파티 아니면 잡지 못할 몹들이 쏟아져 나옵니다.)에는 오토 파티 매칭이 존재하지 않아서 파티원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실 다들 왠만하면 일정 시간(15분?)마다 열리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림보 챌린지를 뛰죠. 그런데 또 정작 림보 챌린지에 들어가면 파티는 또 수동으로 묶어야 한다는 괴랄한 면이 있습니다만.

마아블로의 필드 컨텐츠와 인던은 말 그대로 길드워2와 디아블로 사이에서 어중간한게 걸쳐있는 느낌입니다. 베이스가 디아블로이긴 한데 또 MMORPG니까 필드에서 떼전도 해야겠고 어영부영 하다 보니 파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데 필요한 것도 아니고 필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죠.

이 게임에선 타인이 부활시켜주지 않으면 인던에선 입구로, 필드에선 가까운 웨이포인트로 날려보낸다는 것이 사망에 대한 유일한 페널티입니다. (심지어 아이템의 내구도 감소 같은 것도 없습니다.) 살아있든 죽어있든 인던 안이든 밖이든 어디든 간에 파티원 옆으로 순간이동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티가 유리하긴 합니다. 그런데 또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동선이 자유롭기 때문에 이렇게 묶어준 '무작위 만남'이 딱히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뭔가 이것 저것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 선점적 전투 보상을 유지해선 필드 컨텐츠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
2. 필드 컨텐츠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보상 분배 방식이나 파티, 동선, 위치 공유 등 다른 요소들을 그에 맞춰서 함께 새로 디자인 해줘야 한다.
3. 필드 컨텐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선 참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식의 접근이 아니라 참여하지 않고는 못견딘다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by 고금아 2013. 6. 18. 01:58
이전 '부분 유료화 무엇을 팔아야 하나'의 글타래 중 가차폰과 사행성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죠.

http://gdf.inven.co.kr/phpbb/viewtopic.php?f=15&t=83#p330

관련해서 몇가지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먼 저 가차폰이라는 용어의 정의부터 하고 시작하도록 하죠. 우리가 보통 랜덤 아이템, 랜덤 박스, 가차폰, 캡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는 이 아이템들은 다른 유로 아이템들과 달리 구매자가 얻게 될 아이템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선 가차폰이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SD 건담 캡슐 파이터(이하 건담캡파)의 캡슐, 퍼즈도라의 레어에그, 확산성 밀리언 아서의 뽑기, AVA의 캡슐상점 등이 이에 해당할 겁니다.

일반적으로 가차폰은 사행성 아이템으로 인지되고 있습니다만, 대한민국의 게임 심의 제도는 사행성을 극도로 배제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의 심의제도 부터가 제2의 '바다이야기'를 막는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사행성 요소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싱글플레이어 RPG 게임인 '니노쿠니'가 18금으로 분류되기도 했지요.

관련기사 : PS3 기대작 ‘니노쿠니’ 왜 18세 게임 됐나?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11014144201

니 노쿠니를 사놓기만 하고 아직 플레이해보진 않았기 때문에 이 게임의 사행성이 어느정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유저들은 터무니 없다고는 합니다만. 하지만 가차폰이 들어있는 모든 게임이 18금인 것은 아닙니다. 당장 컨셉부터 가차폰을 밀고 있는 건담캡파부터 전체이용가죠.

이전에 가차폰 아이템 도입과 관련해서 사업부 측과 회의를 했는데,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단순히 랜덤 요소만 존재한다고 해서 무조건 사행성이라고 볼 수 없다.
    개봉시 아무것도 얻을 수 없거나, 기대이익이 지출보다 적을 경우 사행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물론 현금 또는 현금과 유사한 통화를 지급하는 것은 사행성)
    가차 폰을 개봉해서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다른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기대이익이 지불액보다 크다. 따라서 가차폰은 복주머니로 봐야 한다.

이전에 아사쿠사게임즈 사업개발부 김상하 부장님도 가챠 아이템에 대해 복주머니로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카드배틀의 과금은 가챠에서 시작된다”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category=102&id=1441056

조 금 더 이해하기 쉽게 확밀아의 사례를 들겠습니다. 확밀아의 경우 게임 플레이로 얻을 수 있는 카드는 1성 ~ 5성입니다. 하지만 카드 뽑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카드는 3성 ~ 6성입니다. 6성 카드는 뽑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데다 매달 새로 추가되는 6성 카드는 그 달에 한해 원래 스펙보다 몇배나 높은 성능을 보이기 때문에 보통 6성을 노리고 뽑기 쿠폰을 구매합니다. 그래서 6성이 나오면 대성공, 5성만 나와도 성공이라 인식하죠.

유저들이 실제로 원한 것은 5성이나 6성이었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3성이나 4성은 '꽝'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아무것도 손에 쥐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도박이 아니라 복주머니라는 설명입니다. 뭐 사실 카드 배틀 가차든 건담캡파나 아바의 캡슐이든, 기본적으로 해당 가차에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앞에 내걸어놓고 그게 아니라도 꽝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같긴 합니다만, 어쨌든 가차 아이템의 기본 구조는 저렇습니다.

그렇다면 사용자는 가차 아이템을 왜 구매하는가? 복주머니 이론에선 지출하는 금액보다 실제로 얻는 이득이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만, 사실은 일부 컨텐츠가 가차의 보상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일 겁니다. 확밀아의 6성처럼요. 혹은 가차를 통하지 않고는 도저히 얻을 수 없을 정도의 돈이나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요.

플레이어가 이런 가차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선 먼저 어떤 아이템을 얻고 싶다는 욕망과, 그 아이템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가차가 합리적이라는 판단, 이 두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뭐 사실은 앞서 언급한 것 처럼 가차의 최대 보상은 가차 외의 수단으로는 이론상으로든 실질적으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욕망이 먼저 작용하겠지만요.

그런데 반대로 욕망이 아닌 합리적인 판단을 기반으로 가차를 판매하는 사례가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요즘 제가 버닝하고 있는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이하 마아블로)입니다.

우 선 이 게임에서 유료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기본적으로 히어로 캐릭터($6~$20), 캐릭터용 코스튬($12 언저리), 경험치 부스터($1), 레어 아이템 확률 부스터($1), 스킬 초기화 아이템($3), 카드(가차폰)($1)이 있습니다. 위 여섯가지 아이템은 모두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주력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와 코스튬도 굉장히 낮은 확률이지만 루팅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죠. 또한 코스튬의 경우, 캐쉬아이템으로도 제공되지 않아 루팅을 해야 하는 종류의 아이템도 있습니다.

가 차 카드의 내용물은 가차 보상으로만 제공되는 코스튬, 펫($12), 캐릭터 치장 아티펙트 (랜덤하게 루팅할 수 있으며 코스튬에 합성해서 화염, 오오라 같은 효과를 만듭니다. 스탯을 올려주진 않습니다.), 스킬 초기화 아이템, 귀속 해제 아이템(게임 내 크래프팅으로 제작 가능), 경험치 부스터(판매용과 동일), 레어 아이템 확률 부스터(판매용과 동일), 경험치 슈퍼 부스터, 레어 아이템 슈퍼 부스터가 있습니다. '꽝'에 해당하는 것들이 마지막의 부스터 4종일 겁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슈퍼 부스터인데, 이 부스터들은 30분동안 경험치나 레어 아이템 획득 확률을 100% 올려줍니다. 2개를 중첩하면 1시간동안 100%의 버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판매용 부스터들은 1시간동안 50%가 기본이지만 2개를 먹는다고 2시간동안 50%를 받거나 1시간동안 100%를 받지 않습니다. 2개를 마시면 75%, 3개는 88%, 4개는 95%, 5개에 100%가 됩니다. 즉 1시간 동안 100%를 받기 위해선 $5를 소비해야 하고, 30분동안 100%를 받는데 드는 비용은 $2.5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카드 보상에서 '꽝'은 1시간동안 50%의 버프를 주는 포션일텐데 당장 이 포션 가격과 카드 가격이 동일합니다. 그리고 이 꽝과 비슷한 확률로 등장하는 보상이 $2.5의 가치를 지닌 슈퍼 부스터 들이죠. 정확한 확률 테이블은 없습니다만 대충 이 둘을 합친 비중이 70%는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가차 아이템의 경우 어차피 내가 갖고 싶은 보상은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조차도, 부스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가차폰이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특히 이 슈퍼 부스트는 포션과 달리 카드를 개봉하는 즉시 적용받으므로 30분 이상 플레이 할 생각이 있을 때 카드를 사서 개봉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 됩니다. 포션이나 슈퍼 부스트 외의 아이템이 나온다면? 그건 더 좋은 것이죠.

어 디선가 쇼핑 관련 심리학에서 그런 이야기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사람은 쇼핑을 일종의 게임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라도 할지라도 '싸게 샀다', 즉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희열을 느끼기 때문에 세일이나 '1+1'에 반응한다는 것이었죠. 이전에 확밀아 성공 비결을 이야기 할 때(http://tophet.tistory.com/61) 에도 비슷한 부분이 있었죠. 홍차를 빠는 것이 더 저렴하고 합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과금에 대한 저항을 누그러뜨리는데 일조했다구요. 이런 합리성을 자극하는 것은 한정판매 매진임박 등의 자극은 충동 그 자체를 자극하는 것과는 다른 메카니즘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업계의 최첨단을 달리는 홈쇼핑은 둘 다 동시에 사용합니다만.

그리고 사실 1시간 이상을 플레이할 생각을 한다면 안전하게 포션을 뽑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 되지요. 가차폰 카드는 원하는 슈퍼 부스트를 얻지 못할 확률이 존재하니까요. 캐릭터와 코스튬 역시 확률을 생각하면 그냥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즉 모든 구매가 합리적인 구매로 포장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반면 돈을 쓰지 않고 몸으로 떼우는 건 다소 불합리해보입니다. 특히 한 때 휴식 경험치가 계속해서 적용되는 버그가 있었는데, 이때 부스트 효과를 체감해본 뒤로는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헐크로 정상 플레이 했을 때 23레벨에서 닥터 둠을 잡고 시나리오를 클리어했습니다만, 버그 당시엔 데드풀로 60% 가량 진행했을 때 이미 23레벨이었습니다.)

클 베 할 때만 하더라도 캐릭터도 코스튬도 드롭이 되는 것을 보고 또 북미의 로맨티스트들이 순진한 부분 유료화 모델을 도입한 줄 알았습니다. LOL 처럼요. 하지만 뚜껑을 까고 보니 이건 정말 그동안 부분 유료화의 최첨단을 자부했던 국내 게임계 보다 더 정교하게 접근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월탱과 마찬가지루요. 해외 MMORPG로는 드물게 처음부터 부분유료화를 기준으로 디자인 된 게임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과연 디아블로2 스텝들이 무섭긴 무섭네요..


by 고금아 2013. 6. 10. 03:47

모처에서 늘어나는 스킬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포스트를 이어가려다가, 이미지 첨부가 안되는 관계로 이미지를 업로드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여기 사진을 올리고 이미지 링크를 걸까 하다가, 그냥 여기에 먼저 쓴 뒤 복-붙 하는 편이 낫겠더군요.

아참, 아래에 쓴 스크린샷은 5월 중순 이후의 클로즈베타에서 왔습니다만, 내용들은 5월 초순의 클로즈 베타 버전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후 구성이 일부 바뀌어서 기억에 의존하므로 100%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 퀵슬롯의 구성

Marvel Heroes Online TM & ⓒ2012 Marvel & Subs. All rights reserved. ⓒGazillion, Inc. All Rights Reserved. (스크린 캡쳐)

위에서 보시는 것 처럼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은 마우스 좌클릭, 우클릭, A 부터 H까지 최대 8개까지의 스킬을 퀵슬롯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다른 MMORPG처럼 퀵슬롯을 늘릴 수 없으며, 디아블로처럼 처음 부터 끝까지 이 8개의 퀵 슬롯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길드워2나 디아블로처럼 퀵 슬롯에 등록하지 않은 스킬은 아예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단, 이 퀵 슬롯에는 메디킷 등의 회복 아이템이나 액티브 효과를 지닌 아티팩트 아이템도 할당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템을 장착하게 되면 그만큼 활용 가능한 스킬의 갯수가 줄어듭니다.

이 구성은 레벨업으로 얻는 파워 포인트를 소비해 개개 스킬에 대한 스킬 레벨을 올릴 수 있고, 스킬 레벨을 올려주는 속성이 아이템에서 매우 중요한 만큼 덱 구성에 대한 전략성을 강조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2. 스킬 트리의 구성

Marvel Heroes Online TM & ⓒ2012 Marvel & Subs. All rights reserved. ⓒGazillion, Inc. All Rights Reserved. (스크린 캡쳐)

보다 흥미로운 것은 스킬 트리 쪽입니다. 일반적으로 RPG 게임의 스킬 트리에서 화살표가 붙은 지시선은 스킬 간의 선/후 관계를 나타내기 마련인데,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에선 선/후 관계 외에 속성의 상속까지도 함께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일 왼쪽, Energy Beams의 왼쪽엔 빨간 손바닥이 그려진 스킬은 Repulsor Blast라고 해서 손바닥에서 에너지를 쏘는 기본 공격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적을 얼리려서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지닌 Freon Ray와 속도를 늦춤과 동시에 일시적으로 방어력을 떨어트리는 Disruptor Beam이 있지요. 이 세가지 스킬은 베이직 스킬들로 좌클릭에만 할당할 수 있습니다. 이 셋 중 하나만을 게임 중 사용할 수 있지요. (물론 중간에 바꿔낄 수는 있습니다만.)

첫번째 스킬인 리펄서 블래스트에 포인트를 투자하면 데미지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프레온 레이에 포인트를 투자하면 슬로우 효과를 받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프레온 레이의 데미지는 리펄서 블래스트로부터 상속받습니다. (100%는 아니고, 보통 70~80% 선으로 미리 정의되어있습니다.) 또한 디스럽터 빔은 포인트를 넣을 때 마다 슬로우 & 약화 효과를 받는 정도가 늘어납니다. 지속시간은 프레온 레이로부터, 데미지는 리펄서 블래스트로부터 물려받지요.

직선으로 이어지는 다른 스킬들도 유사하게 상위의 스킬로부터 속성을 물려받습니다. 디펜스 실드의 최상단에 위치한 기본 스킬은 실드를 켤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실드의 용량을 결정합니다. 그 아래에 있는 다른 실드 스킬들은 실드에 반사 속성을 부여하는 등의 다른 성향을 지니며 최상단 실드 스킬로부터 주로 용량을 물려받지요.

5월 초순까지만 해도 분기 트리도 존재했습니다. Tech Gadgets 탭의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것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스킬들인데 첫번째는 랜덤한 적을 찾아가는 미사일을 쏘고 두번째는 지정한 적에게 명중하면 폭발하는 미사일을 쏘며 세번째는 켜놓고 있으면 자동으로 미사일을 발사합니다. 위 스크린샷에선 셋이 직선으로 연결되어있습니다만, 5월 초순 버전에선 첫번째를 가운데 두고, 좌우로 두번째와 세번째로 분기되는 형상을 띄고 있었습니다. 첫번째 스킬은 데미지와 발사하는 미사일의 갯수를 성장시킬 수 있고, 두번째 스킬은 폭발 데미지를 성장시키며, 세번째 스킬은 미사일의 발사 속도를 높입니다. 양쪽 다 기본 명중 데미지는 첫번째 스킬에서 물려받았지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둘을 갈라놓은 모양입니다만, 실질적으로는 세번째 스킬 데미지가 워낙 낮은 관계로 사실상 함정카드로 동작하곤 했습니다. 스킬 밸런스 조정 차원에서 일자 트리로 바꾼게 아닌가 싶네요.

중앙의 실드 트리도 좌우로 갈라집니다만, 좌측은 화살표인 반면 우측은 그냥 방향만 표시하고 있습니다. 우측 탭에서도 제일 왼쪽의 스킬에서 우하단으로 방향을 가리키는 마커가 있지요. 이 경우는 속성의 상속 없이 단순히 선후 관계만 표시한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실드의 경우 우측 첫번째는 실드를 끄고 Spirit(마나)를 회복하는 스킬이며 그 아래에 있는 것은 실드를 끄면서 폭발시켜 주변에 데미지를 주는 스킬인데 이들이 실드로부터 어떤 속성을 상속받았던 것 같진 않습니다. 물론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 사실 그냥 UI 디자이너가 실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만.

어쨌든 이런 속성 상속 체계는 아예 쓸 생각이 없는 스킬이 아니라면 어쨌든 찍어두면 나중에 계속 도움이 되니 나중에 등장할 더 나은 스킬을 위해 일부러 스킬 포인트를 아껴둘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길드워2의 그것보다는 조금 더 세련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by 고금아 2013. 5. 20. 21:24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이 이번 주말 다시 한번 오픈베타를 실시합니다.


이름하여 파이널 오픈 베타!


지난 아이언맨 주말과 마찬가지로, 베타키가 없어도 참가 가능합니다.


한국 시간으로 토요일 오전 9시부터 화요일 새벽 2시까지 입니다.


다운 속도가 지독하게 느리므로, 미리미리 준비해두세요!


오픈베타 발표는 여기


게임 소개는 여기




by 고금아 2013. 5. 10. 10:23

일전에 소개한 적 있는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입니다.

(소개글 : http://tophet.tistory.com/74 )

주말에 또 테스트 한다고 해서 클베인줄 알았더니, 오픈 베타랍니다.

이전까지의 클베와 달리 별도의 키가 필요하지 않으며 등록만 하면 플레이하실 수 있습니다.

시간은 우리 시각으로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화요일 오전 2시까지!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marvelheroes.com/news/news-articles/play-marvel-heroes-weekend-celebrate-iron-man-3

-덧-

아이언맨3 개봉 기념이랍니다.

고마워요 미스터 스타크.

by 고금아 2013. 5. 3. 23:41

0. 여는 말

TM & ⓒ2012 Marvel & Subs. All rights reserved. ⓒGazillion, Inc. All Rights Reserved.

지난 주 주중과 주말엔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의 클로즈 베타가 진행되었습니다. 언제 신청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래전에 신청을 했고, 당첨이 되어 꾸준히 클베 일정이 날아오긴 했지요. 다만 24시간이 아닌, 시간 제한이 걸려있었는데 항상 시간이 맞지 않아 플레이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말 동안은 24시간으로 운영되어 플레이를 해봤죠.

원작을 둔 게임이 항상 그렇듯이 별 볼일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이에 고무되어 원래는 클베 플레이 후기를 쓰려고 했으나... NDA (비공개각서)가 걸려있었습니다. 영상, 스크린샷은 물론 게임에 관련된 정보도 공개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부에 공개된 자료를 중심으로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을 소개하려 합니다. 우선 트레일러부터 한번 보시죠.



1. 마블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MMORPG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은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MMORPG입니다. 슈퍼히어로 + MMORPG라고 하면 City Of Heroes(이하 COH)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나만의 히어로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기존의 슈퍼 히어로를 사용하고픈 욕구야 당연했겠죠. 이에 COH를 제작했던 Crypic Studios는 마블의 IP를 라이센스해 새로운 MMORPG를 개발합니다. 이름하여 Marvel Universe Online! 하지만 배급사였던 MS가 2008년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해 손을 떼고, Cryptic Studios는 마블 대신 Champions라는 TRPG 룰을 라이센스 해 Champions Online을 개발, 출시합니다.

2009년 Gazillion은 마블과 10년짜리 장기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Marvel Super Hero Squad Online을 출시합니다. 저연령층이 대상인 MMO 액션RPG 게임으로, Cryptic이 계획했던 MMORPG와는 거리가 있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다만 이 게임을 통해 경험을 축적한 Gazillion은 언리얼3 엔진을 사용해 마블 캐릭터가 등장하는 본격적인 MMORPG를 제작하게 됩니다. 바로 Marvel Heroes Online 이죠.


2. 어벤져스와 디아블로가 만나다.

TM & ⓒ2012 Marvel & Subs. All rights reserved. ⓒGazillion, Inc. All Rights Reserved.
(사진 출처 : http://www.mmorpg.com/gamelist.cfm/game/693/feature/7213 )

위 스크린샷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은 여타 다른 MMORPG보다 디아블로를 강하게 연상시킵니다. '디아블로의 비전을 제시했던 스텝이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는 문구를 본 기억은 있는데 출처가 기억이 안납니다. 하지만 실제로 디아블로를 만든 블리자드 노스의 공동창업자였던 David Brevik 이 Gazillion의 회장과 COO를 맡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David Brevik의 비전은 분명했습니다. MMORPG + 디아블로2의 후계작. + 신선한 IP. 다소 얄팍해 보이긴 합니다만, 실제로 Brevik의 설명을 들어보면 그렇진 않습니다.

"저 자신이 Marvel : Ultimate Alliance의 팬입니다."

"디아블로를 제작한 사람으로써, 유사점을 발견했고 디아블로와 마블 히어로를 결합시켜 이토록 제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어준 마블에 감사합니다. 마블 MMO를 제작하기 위해 Gazillion에 합류했을 때 제 배경과 Marvel : Ultimate Alliance에 대한 애정을 결합하니 우리가 뭘 해야할 지 결정하는 건 쉬운 일이었죠."

"요즘 MMO라고 하면 WOW나 그 종류의 유사품들을 말하죠. 원래는 에버퀘스트였지만, 언제나 완전히 다른 성향의 MMO가 일부 존재해왔습니다."

"MMO는 전체 게임의 구조가 아니라 게임 플레이의 종류를 말합니다. 한 공간에서 수천명의 사람들과 게임을 한다는 걸 의미하죠. 저는 디아블로를 만들었던 사람이고, 디아블로 2를 다음 단계로 끌고 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IP를 주입하고 싶었죠"

"히어로 물은 판타지 게임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장르에 새로운 게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MMO 액션/RPG를 만든다는 건 장르의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발언을 읽고 아이팟이 떠올랐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MP3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집중할 때, 잡스는 음악을 즐기는 유저의 입장에서 접근했습니다. CD를 MP3로 리핑하는 것도 귀찮으니 iTunes에서 자동으로 CD를 MP3나 AAC로 변환해주고, 음악 넣고 빼기도 귀찮으니 그냥 큼직하게 30GB 하드 달아놓고 컴퓨터와 연결만 하면 자동으로 음악이 전송되게 했죠. 크고 무겁고 비쌌던 아이팟이 MP3 플레이어의 대명사가 된 것은 최고 책임자가 제품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었고, 그 제품의 사용에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 또한 비슷합니다. 그냥 잘나가는 장르, 잘나가는 형식, 유명한 IP의 기계적인 결합이 아니라 최고 책임자 본인이 스스로 이 게임이 왜 재미있는지, 어떤 게임이 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비전만 갖고 게임이 잘 나올수는 없고, 결과물을 봐야겠지만 전 상당히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위의 게임플레이 영상을 보시면 되겠네요. 필드엔 언제나 하나하나 때려잡기엔 쉽지만 다구리 당하면 조금 곤란할 것 같은 잡몹들이 득시글 거립니다. 그리고 다른 히어로를 만나는 순간, 아주 화려한 콜라보가 형성되죠. 특히 길드워2의 다이나믹 이벤트 처럼 필드상에서 베놈, 고르곤 등의 보스가 나타나면 그 순간이 바로 어벤져스가 됩니다. 위 영상에선 33분50초부터 시작되네요. (위 영상에선 진 그레이나 아이언맨 처럼 뽀대나는 히어로들이 안나와 좀 밋밋해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굉장히 화려합니다.)

전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진행도 디아블로입니다. 물 떠와라. 물 떠오고 나면 끓여와라. 끓이고 나면 만두 삶아 와라 뭐 이런 풍부하지만 단순한 잡퀘 없이, 담백하게 메인 퀘스트 중심으로 끌고 갑니다. 가야 할 곳에 대해 대강의 방향은 표시해주지만 지도상에서 찝어주지도 않고 바닥에서 경로를 그려주지도 않는데 맵은 넓고 랜덤하게 재생성됩니다. 그러니 딴 생각 할 필요 없이 돌아다니면서 몹들 썰면서 쭉쭉 내다리면 됩니다. 몹들도 중간 중간 노랭이 파랭이 섞어서 리듬이 있지요. 딱 디아블로입니다. 그러니까 재미있다는 거죠. 제가 주말 내내 이걸 붙잡고 있느라 손목과 어깨가 아플 지경입니다.


3. 착한 유료화 모델

또 한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이 게임은 MMORPG로는 드물게 처음부터 부분유료화를 고려하고 제작되었다는 겁니다. 캐릭터, 스킨, 5% 경험치 부스터 (시간제), 5% 희귀 아이템 부스터 (시간제) 등을 판매하고 있지요. 좋게 보자면 흔히 말하는 '착한' 유료화죠.

뭐 유저 입장에선 결제를 강제하지도 않는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만, 사실 전 이 모델로 돈을 벌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마블에 캐릭터가 아무리 많다 한들 한계는 있을테고, 그 이전에 모든 캐릭터를 다 살 필요도 없지요. 스킨에 딱히 스탯이 붙어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캐릭터와 스킨 둘 다 한번 구입하면 영구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LOL 처럼요. 부스터 성능도 미묘하구요. LOL도 그렇고, 북미는 아직 낭만이 남아있나봅니다.


4. 출시 일정과 파운더즈 팩

일단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은 6월 4일 정식으로 오픈합니다. 아직 한달 가량 남은 셈이죠. 하지만 출시 전에 파운더스 팩을 구매하면 정식 오픈 전부터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19.99 짜리 스타터 팩은 2일, $59.99 짜리 프리미엄 팩은 4일, $199.99 짜리 얼티밋 팩은 무려 7일 전부터 게임을 할 수 있죠. 특히 얼티밋 팩은 출시 시점 기준 전 캐릭터를 주는 데다 베타 키도 주기 때문에 제법 푸짐한 편입니다만, 앞으로 클베를 얼마나 더 할지는 모르겠네요.

저같은 경우는 아이언맨 + 헐크 + 캡틴 아메리카 + 미스 마블, 그리고 캐릭터당 스킨 2개씩이 포함된 어벤져스 어셈블 팩을 구매했습니다. 로마노프 동무나 토르, 호크아이가 빠진 건 아쉽지만 각 팩 마다 일정액의 게임 머니를 끼워주는 데다 사전 예약시 보너스 머니도 얹어주는지라 나중에 그걸로 구매하려고 생각중입니다.

스타터팩은 캐릭터 1종이 기본이고 프리미엄팩은 4종이 기본입니다만, 1종 캐릭터에 스킨을 아주 듬뿍 얹은 프리미엄 팩도 있습니다. 특히 최근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언맨은 영화에 등장했던 스킨 6종을 묶은 무비 스타 팩과 만화에 등장했던 스킨 6종을 묶은 아머리 팩을  따로 팔고 있습니다. 단, 이번 아이언맨3에 나온 Mk42 스킨은 얼티밋 팩 한정이라 저 스킨 하나 때문에 얼티밋을 고려하는 지인도 있습니다.. (얼티밋 한정 스킨엔 헐크와 울버린도 있습니다만 여러분의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생략합니다...)

TM & ⓒ2012 Marvel & Subs. All rights reserved. ⓒGazillion, Inc. All Rights Reserved.


5. 하반기 MMORPG의 다크호스

개인적으로 원작을 둔 게임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캐릭터성에만 집착해 게임으로는 반쪽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은 캐릭터성이 게임성을 잡아먹기는 커녕, 양자가 서로를 끌어주는 매우 이상적인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엔드게임까지 해본 것은 아니라 만렙을 찍은 뒤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그 과정은 매우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설령 구공온처럼 만렙 컨텐츠가 없다고 하더라도 디아블로가 가진 파밍이 있고, 다양한 캐릭터가 있으며, 구공온과 달리 게임 진행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에 $59.99가 딱히 아까울 것 같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반기 MMORPG의 다크호스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by 고금아 2013. 4. 30.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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