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 구매가 어떻게 게임 산업을 망치는가' 에 대한 반론을 게제했습니다만, 원문을 번역 공유하셨던 윤지만님이 이에 대한 재반론을 기고하셨기에 저 역시 재반론합니다.


또한 고품격 게임 기획 포럼인 GDF에서 관련 주제에 대해 다른 분들도 여러 의견을 주셨으니 함께 봐주셨으면 합니다.



아스팔트 7에서 게임의 모든 요소를 언락하는데는 3,500달러가 필요하지만,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3,500달러를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어떤것을 프리미엄으로 제공할지 결정하는 개발사들이 점차 아스팔트7, 혹은 던전 키퍼와 같은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특정 개발사가 아니라 모바일 게임 산업 전반이 그러한 경향을 갖는다는 것이다. 결국 예전에 비해 지금이 그러하듯, 앞으로는 일반적인 플레이어가 적당히 만족할만한 선의 기준이 올라가 버리게 된다. 지금은 던전 키퍼 과금 정책에 분노하던 사람들이 앞으로는 던전 키퍼의 과금 방식에 적응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런 것은 게임의 본래 목적인 ’재미’를 저하시키고, 산업 전체에 해가 된다. 이런 얘기도 있다.

첫째, 언락 컨텐츠를 심어놓고 과금을 유도하는 모델과 던전 키퍼처럼 사실상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제약하는 모델은 서로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둘째, 개발사들이 모델을 가혹하게 가져가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시장에서 작동하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돈을 지불하는 것은 소비자이기 때문이지요. 재미가 있다면 돈을 쓰면서 하는 것이고, 재미가 없다면 공짜로도 안하는 것이 게임이지요. 던전키퍼는 그 멍청한 과금모델 덕분에 탑 페이지 버프를 받고서도 매출 순위 164위입니다. 과연 이 모양을 보고도 다른 회사들이 계속 저런 모델을 유지하고, 모든 게임이 그런 모델을 유지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짜증을 내면서도 그에 적응하게 될까요? 전 회의적입니다.


영화를 보여주기 전에 티켓을 팔아먹는 사람들을 당장 감옥으로 보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들을 감옥에 보내고 영화관엔 무료입장, 영화가 시작하고 5분 후 1차 과금, 클라이막스에서 2차 과금, 엔딩을 보려면 3차 과금을 하자. 영화 전부를 다 보려면 3,500달러가 들지만, 영화를 계속 볼지 말지를 결정하는건 관람객의 몫이니 괜찮다.[1]

'공짜'라고 해놓고 인 앱 결제를 유도하는 것은 '사기'라기 보다는 오히려 뚜껑을 까보지도 못하고 지불부터 유도하는 기존의 리테일 구조에 비해 플레이어에게 더 유리한 구조일 수 있다는 논조로 '리테일이야말로 사기'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토막으로 다뤄지는 군요. 일차적으로는 제 필력이 부족한 탓이겠습니다만, 전체 맥락에서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혹자는 데모나 트레일러, 리뷰가 있다는 반박을 하시는데 리뷰는 타인에 의한 간접 경험이고 트레일러와 데모는 실제 컨텐츠를 알 수 없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광고이지만 이미 공급자 중심으로 편집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경험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요.

말씀하신 것과 같이 영화 한편에 3천 5백불짜리 F2P 모델에 대해선 제가 꾸준히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저런 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공급자의 자유이지만, 실제 지불하고 보는 것 또한 관람객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즉, 시장이 판단할 문제라는 거지요.  

거듭 강조합니다만 게임을 포함한 문화컨텐츠는 자유경쟁시장에서의 기호상품입니다. 어떤 악독한 수익모델을 채용한다고 해도 사용자가 이를 거부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던전키퍼 모바일 처럼요.


요지는 게임의 수익을 위해 게임의 본래 목적인 “재미”를 놓치고 있는 게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앱 구매 덕분에 게임 산업이 커졌다고 말하는 것은 Thomas Baekdal 글의 포인트를 완전히 놓치고 있는 것이다. Thomas Baekdal은 인앱 구매가 게임성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그래도 수익이 늘어났다고 반박하는건 제대로 된 반박이 아니다[2].


게임의 수익을 위해 게임의 본래 목적인 "재미"를 놓치는 게임이 많든 적든, 어쨌든 소비자는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돈을 쓸 겁니다. 시장은 그에 따라 움직이겠죠. 그러니 특정 게임이 괜찮은 컨셉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수익 모델 때문에 망가진 것을 아쉬워할 수는 있어도, F2P가 전체 게임의 재미를 떨어트린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시장이 응징한다'라고만 쓰지 말고 좀 더 구체적으로 기술할 것을 그랬나봅니다.

그리고 "수익"(사실 전 정확하게는 "시장"을 언급했습니다)으로 반박하는 이유는, F2P가 게임의 재미를 해친다는 주장은 실제로 그래서 게임의 재미가 얼마나 해쳐졌는지 검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재미있는 게임에 대해 돈과 시간을 지불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할 때, 시장의 크기가 폭발적으로 확장되었다는 것은 사람들이 충분히 재미를 느꼈다는 것을 방증할 수 있겠죠. 시간 뿐만 아니라 돈까지 펑펑펑 쓸만큼 말입니다.


-추신-

기왕 반론을 하실 거였으면 제게 트위터 멘션이든 댓글이든 남겨주셨으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원문에서 트랙백, 코멘트 모두 막혀있는 관계로 트위터로 멘션 드리겠습니다.

by 고금아 2014. 2. 4. 14:58
  • 꿀잠 2014.02.04 18:13 ADDR EDIT/DEL REPLY

    인앱 구매가 게임 산업을 망친다는 글을 읽고 제가 동조한건. 최근 대부분의 게임 스타일이 비슷비슷 하다는데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인앱을 넣어서 돈을 벌기 "위한" 게임을 만든다는 거죠. 카드 뽑기, 팜 키우기 등등등. 인앱 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게임의 아류작들만 차고 넘치죠. 그 부분에서 인앱이 게임 산업을 망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고금아 2014.02.04 18:50 신고 EDIT/DEL

      거시적으로 보자면 비슷하지만, 사실 후발주자로 모방한 게임들 중 성공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기존 게임에서 개량된 재미를 주기 때문에 생존하기도 합니다. 뭐 그렇게 점진적으로 발전해나가는 거지요.

      물론 애니팡2와 같이 안면몰수한 케이스도 존재하긴 합니다만..

  • 음.. 2014.03.12 22:47 ADDR EDIT/DEL REPLY

    미래기대이익에 대해선 생각해 보셧는지요. ?
    지금은 1000원의 가치가 있다 판단하고 1000원을 투자 했습니다. 헌데 시간이 지나니 10000원을 투자해야 합니다. 고민 합니다.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선택은 당신 몫이나 하기 실으면 하지마?
    게임업체에서는 비용이 이만큼 들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장래의 불확실성을 선택이라는 문구로 포장하기엔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 고금아 2014.03.13 22:55 신고 EDIT/DEL

      미래기대이익이라..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서비스에 대해 과금하는 부분유료화 모델에서, 사용자가 지불하는 액수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받고자하는 욕구를 따라갈 뿐입니다. 따라서 비용이 얼마나 들 것인지는 말해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추산이 불가능하므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부분이지요.

  • 음.. 2014.03.14 22:25 ADDR EDIT/DEL REPLY

    그게 문재다라는 겁니다 부분 유료화 이니 얼마의 비용이 소요될지 소비자가 예측 하는것이아닌 게임사의 의도데로 흘러간다는 거죠 소비자는 안한다는 선택권말고는 없다는 거죠.. (이게 선택이라고 보사지는 않으리라 믿습니다) 패키지 6000원이면 확정일 금액을 지불하고 금전적 지출을 별로 고려할 팔요가 없다는것과 조금씩 지불하면서 6000원이 될지 60000원이 될지 알수 없고 기대했던 금액은 6000원 이었으나 회사의 요구는 60000원일때 소비자의 기대치는 6000원 입니다. 6000원이 아니였던 경우 그때부터 게임은 재미와는 멀어집니다. 강요만 남는다는거죠.. 미래 60000원일때의 소비자의 기대의 상실은 손실로 소바자에게 남습니다. 그리고 부분유료화 모델의 가장큰 단점이자 게임산업을 불태우고 소바자로서 재미가 반감되는 이유는 돈이면 해결된다는데 있습니다. 소수를 위해 다수를 희생 시킨다는건 독재국가에서나 하는일인데 게임에선 자주 일어나더군요 정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재미를 위한 게임인가요 일부를 위한 개임인가요.? 아이패드에서 하려니 오타가 심하내요 양해부탁드립니다

  • 고바라니 2016.10.15 01:22 ADDR EDIT/DEL REPLY

    시장 선택이 매우 불충분하게 작용하긴 하지만 (랭킹 등에 의해)
    유저에 의해 FTP 게임의 매출이 살아남게 될수있다는 얘기는 무리는 없어보입니다.

    FTP 인앱 결제 모델의 문제는 전혀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FTP 인앱 결제 모델은 모든 유저 총 과금액을 최대화 하는 방향으로 설계됩니다.
    2.결제 모델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게임 내의 모든 컨텐츠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방향으로 제작 됩니다.
    3.따라서 게임 내의 모든 컨텐츠는 모든 유저 총 과금액을 최대화 하는 방향으로 설계됩니다.


    패키지 게임시대의 게임들은 수익을 최대화 하기 위해 패키지가 많이 팔리는 게임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패키지가 많이 팔리려면 컨텐츠의 질이 가장 중요했고 그 다음으로는 양이 중요했죠. 컨텐츠의 질은 스토리, 그래픽 퀄리티, 캐릭터성, 조작감, 유기적인 게임 시스템이고 양으로는 최소한의 플레이타임을 담보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의 게임들이 유저의 감동이나 시스템의 참신함이 가장 강했죠. 모두 그런건 아니었습니다만.. 그리고 제작자의 의도나 주제를 전달하기에 가장 용이했습니다.

    정액제 시대의 게임들은 매출을 최대화 하기 위해 유저의 플레이 시간을 최대화 해야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질을 어느 정도 희생해도 좋았으며 플레이 시간을 극대화 하기 위해 1회적인 반전이나 극적인 스토리 구성의 비중은 매우 줄어들었습니다. 퀘스트, 업적, 인던 등 생산이 용이하고 반복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야 매출을 최대화 할 수 있었죠.

    이 3개의 유료 모델에서 매출을 최대화 하기 위해 제작자가 지향해야 하는 지점이 달라지고 이로 인해 게임 산업을 망친다고 생각합니다. FTP 는 게임이 무료인대신 인앱결제와 유저잔존율, 재방문율을 증대하기 위해 정액제 시대보다 반복 가능한 컨텐츠를 더욱더 극대화 하게 됩니다. (스태미너, 소탕권 등으로 매출) 또한 컨텐츠의 양과 질에 있어서 같은 자본력, 또는 개발력 투자대비 컨텐츠의 양이 더더욱 중요해집니다. 예를 들어 몬스터 길들이기에 몬스터가 20마리가 나와서는 매출이 성립되지 않는것이죠. 패키지 시대의 게임은 컨트롤할수있는 캐릭터는 1~2개면 충분했기 때문에 질을 더 올릴 수 있었고, 반복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에 주제나 제작자의 의도 전달, 반전, 1회적인 스토리에도 충분히 여력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게임의 플레이에도 중대한 기점이 되는데, 나는 의미있는 선택을 통해 의미있는 결과를 얻는다는 성취 대신 반복적인 시간 투자와 금액 투자로 이 과정을 뛰어넘거나 무시하게 됩니다. 인생의 행복과 보람이란 인간이 스스로 유의미하다고 생각한 행동을 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얻을 때 가장 그 양이 극대화 된다고 합니다. 바로 이 과정이 무시되고 거기에 더해서 배금주의 적인 사상이 추가 되는거죠.

    이런 과정을 통해 FTP + 인앱결제는 게임 산업을 망치게 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ㅇㅇ 2018.02.04 13:51 EDIT/DEL

      이 분의 말에 동의합니다. 인앱결제는 그 수익 구조 상 컨텐츠에 한계를 띄게 됩니다. 게임을 만들고 그 게임에 대한 값을 받는게 아니라 수익 모델을 설계하고 그 모델에 최적화된 게임을 만들어 갑니다. 시장에 맡긴다 하시는데 모든 소비자가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마트폰 시대 이후 인앱결제 게임이 폭증했고 많은 게이머들이 유입되었습니다. 이들은 그 전의 시스템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두 시스템을 비교해가며 각자의 문제점을 비판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많은 이전 세대의 게이머들은 이 구조에 불합리성을 느끼고 비난합니다. 인앱결제 구조가 많은 비난을 들으면서도 큰 수익을 내고 게임 개발사들이 앞다퉈 인앱결제 구조를 따라가는 이유입니다.

    • 고금아 2018.02.06 01:41 신고 EDIT/DEL

      정액제 게임들이 플레이 시간을 최대화해야 했던 것은 '매출의 극대화'로 단순화하기 보다는 서비스로서의 게임은 운영하기 위한 컨텐츠 생산 속도의 문제로 접근해야한다고 봅니다.
      몇년씩 개발하는 AAA 게임 조차 불과 수십시간이면 컨텐츠가 고갈됩니다. DLC로 컨텐츠를 추가한다고 해도 몇달 걸려 몇시간 분량에 그치죠. 패키지 게임과 같은 템포로 컨텐츠를 소비시킨다면 실시간으로 그 컨텐츠를 댈 수가 없습니다. 그 결과 6개월 ~ 1년 단위로 컨텐츠를 대규모로 업데이트하되, 컨텐츠가 시간을 태우면서 서서히 소진되도록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스타워즈 구공화국의 경우, 무려 2억달러를 들여 반전과 극적인 스토리 구성을 강조했습니다. 풀 컷씬에 풀 음성으로 구성한 120시간 분량의 스토리를 2개 진영의 4개 기본 클래스마다 별도로 배치하였습니다. 3개월이 지나자 부캐 스토리마저도 모두 고갈되어 가입자의 75% 이상이 이탈했고, 부분유료화 전환 이후 간신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확장팩들은 클래스 공통 스토리로 진행되고 있지요.

    • 고금아 2018.02.06 02:04 신고 EDIT/DEL

      정액제 시절에도 시간을 많이 쓰는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 사이에 컨텐츠를 소비하는 속도가 양극화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컨텐츠를 생산하는 속도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컨텐츠가 고갈된 시점부터 새로운 컨텐츠가 공급되기 까지의 간극을 길드 등의 커뮤니티로 벌충하게 하곤 했지요.

      하지만 F2P에서는 지출하는 자금에도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양극화가 더더욱 심해질 수 잇습니다. 여기에 유저가 쓰는 돈과 시간에 대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유료화 모델이 게임 디자인과 결합하곤 하죠.

      물리 시간을 잡아 늘려놓고 스태미너 소탕권을 팔아 매출을 극대화한다고 하셨는데 사실 스태미너 소탕권 팔아서는 별로 돈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진화석 100개 필요한데 하루에 1개만 얻을 수 있게 한 뒤에 10개에 10만원 이런 패키지 판매가 주류죠. 이렇게 시간을 통해 컨트롤 하는 것은 한국의 게임들이 무과금 사용자에게도 기회를 열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경우는 물리적 시간을 틀어막지 않는 대신 아예 돈을 안내면 캐릭터를 얻을 수 없게 하는 식으로 지출의 효용을 창출해내지요.

      하지만 본질적으로 게임은 사치재이며, 재미가 없다면 버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 시장은 시간을 틀어막는 모델을 선택했고 일본 시장은 기회를 제한하는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과금 유저건 무과금 유저건 돈과 시간을 투자한 만큼의 재미를 얻고 있기 때문에 성립하고 있고, 운영되고 있는 것이죠.

      의미 있는 선택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얻는 성취가 게임의 재미라는 것은 굉장히 고전적이고 좁은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이브 운영을 전제로 한 게임들은 F2P건 정액제건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지불한 돈/시간에 대해 어떠한 즐거움을 돌려주는 서비스에 가깝습니다. 애초에 지향점이 다른 것이죠. 말하자면 야구선수 이대호를 두고 축구팬이 저렇게 배가 나와서 무슨 프로선수냐고 비난하거나, 축구 선수 메시를 두고 농구팬이 키가 너무 작아서 프로가 될 수 없을 거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랄까요.

    • 고금아 2018.02.06 02:18 신고 EDIT/DEL

      다만 F2P 게임의 BM이 게임 디자인에 깊이 맞물려있고, 국내 게임계에서 BM이 변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게임 디자인이 사실상 템플릿에 가까울 정도로 획일화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저도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녀전선에 기대를 걸기도 했습니다만, 시장은 그 획일화 된 게임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여하튼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전통적 의미의 콘솔 게임과 인앱 결제 모바일 게임은 같은 '게임'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성격이 다른 상품이며 서로 경합한다고 보기 힘듭니다. 콘솔 겡미엔 콘솔 게임의 재미가, 모바일 게임엔 모바일 게임의 재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인앱 결제를 전제로 한 모바일 게임과 경합해서 타격을 입은 쪽은 온라인 게임 시장입니다. 하지만 이쪽도 사실 원래부터 쏠림현상이 심해 다양성이 있던 시장이라고 보긴 힘들고, LOL이나 오버워치 같은 PVP 기반이 아닌 PVE 게임들은 사실상 노가다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어찌 보면 결제 제한이 있어 돈 내고도 노가다 해야 하는 온라인 PVE 게임보다는 돈 내면 노가다를 피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 사용자에겐 더 좋을 수도 있겠네요.

      F2P 온라인 게임이 F2P 모바일 게임에 경합해서 쪼그라들긴 했지만 두 시장의 합계는 커지면 커졌지 더 줄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앱결제가 게임 시장을 망친다고 주장하신다면.. 뭐 한 6년 쯤 더 지켜보는 건 어떨까요?

  • ㅇㅇ 2018.04.10 09:55 ADDR EDIT/DEL REPLY

    연구소 님은 소비자의 선택에 많은 걸 기대고 계시고 이들이 언제나 현명한 선택을 할 거라 생각하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다른 글에 비슷한 의견을 본 것 같습니다만 모바일 게임이라는 새로운 게임 시작이 개척되고 기존엔 게임에 관심이 없고 게이머가 아니었던 사람들이 게이머의 길로 전향해왔습니다. PC나 콘솔 게임 같은 기존부터 존재했던 게임 시장과 비교해보면 모바일 게임 마켓엔 주부, 회사원, 그리고 여성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이전의 게임들이 어땠는지, 얼마만큼의 금액으로 얼마만큼 많은 컨텐츠를 보여줬는지 알 지 못합니다. 마치 90년대 후반 도스 시대가 막을 내리고 윈도우 시대에 수많은 일반 사용자들과 더불어 새로운 PC 게이머들이 유입해서 처음으로 "발더스게이트"를 접해보고 그 자유도에 놀라 까무러친 나머지 지금까지도 최고의 게임으로 뽑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그 전부터 웨이스트랜드, 울티마 같은 서양 RPG를 접해왔던 그 이전 시대의 게이머들은 발더스게이트가 네러티브를 위해 자유도를 희생한 JRPG라며 비판합니다. 새로 유입된 PC 게이머들은 그 이전의 게임을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줄어든 자유도도 그들에겐 충분히 커보였던 것입니다. 그들이 그 이전의 게임을 접해봤다면 아마 조금 다른 의견을 냈을지도 모릅니다.

    마찬가지로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시대에 맞춰 새로운 게이머들이 유입되었습니다. 콘솔과 PC게임 시장도 소폭 성장은 계속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콘솔 게임 시장을 뛰어넘는 크기로 어마어마하게 자랐죠. 이들을 위한 게임도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그들 이전 시대의 게임들이 어땠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현재 주어진 따끈따끈한 게임들을 보며 게임이란 원래 이런 거구나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던전 키퍼가 괴상한 과금 모델을 도입해도 아 던전 키퍼는 원래 이런 게임이구나, 아스팔트7이 고작 디지털 차 몇대를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 팔아도 아 원래 레이싱 게임은 다 이렇구나, 블록버스터 MMORPG랍시고 게이머는 그저보기만 하고 캐릭터가 알아서 이것저것 파괴하다 지 혼자 지쳐 나자빠져서는 그 놈 일으켜 세워서 계속 싸우게 하려면 시도때도 없이 결제해야하는 게임을 봐도 아 원래 이런게 블록버스터 MMORPG구나. 라고 생각할 뿐이란거죠.

    그러나 저를 포함한 많은 기존 게이머들이 하고 싶은 말은 "원래 게임은 그렇지 않았다" 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 시대에 유입된 게이머는 게임 시장을 뻥튀기 시킬만큼 엄청난 숫자이고 "원래 게임은 그렇지 않았다" 라는 발언은 이 쏟아져 들어오는 새로운 물결에 소리없이 잠식되었고 결국 게임은 원래 그런 것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들이 사랑해왔던 게임들은 사라져가고 그 자리를 원조인 "척"하는 이렇게 열화된 게임들 속에서 기존 게이머는 발 디딜 곳이 없습니다. 게임은 영원히 열화되어가기만 해야하는 것일까요. 연구소 님이 반박하신 저 글은 아마 저같은 게이머들 중 한 명의 한탄이 아닐까 합니다.

    • 고금아 2018.04.11 15:54 신고 EDIT/DEL

      소비자가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현명하다 아니다를 판가름하는 것 조차 오만이라고 볼 수 있겠죠. 생태계에서 생물이 진화하거나 도태되는 것이 생물이 현명한 선택을 내려서가 아니라, 경쟁 속에서 이루어지는 결과일 뿐인 것처럼 게임도 같은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더 재미가 있으면 살아남고, 이어지고 뭐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실 20년 전 온라인 게임이 도입될 때에도 비슷한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엔딩이 없다니 게임이 아니다, 노가다 프로그램이다, 전투가 붙은 채팅 클라이언트다. 뭐 그런 거였죠.

      누군가에겐 음악은, 롹은, 영화는, 만화는 원래 그런 것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죠. '요즘 애들 버릇없다'와 함께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명제일지두요.

      그래도 게임은 GOG에서 구작을 구할 수도 있고, 인디 쪽에선 과거의 '원래 게임은 이랬던' 테이스트의 게임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지요. 설렁탕은 중국집 보단 설렁탕 집이 더 잘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