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열심히 재미있게 즐겨온 콘트라 리턴입니다만, 이제 슬슬 접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게임을 접기 전에 수익구조에 대해서 한번 정리해볼까 합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소개가차에서 꽝의 가치를 높이는 특이점은 이전에 한번 정리한 바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전반적인 수익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1. 게임의 기본적인 과금 요소

구분 

항목

 설명

 영웅

 조각

 조각을 모아 신규 영웅 획득, 기존 영웅 각성(성급 성장)

 스킨

 스킨 언락으로 매력치 상승. (매력치 -> 매력레벨 -> 능력치)

 무기

 조각

 조각을 모아 신규 무기 획득, 기존 무기 성급 성장

 부품

 부품을 모아 등급 상향. 모험스테이지 드랍을 위해 행동력 추가 구매

 스킨

 스킨 + 조각으로 각성 (능력치 상승, 스킬 변화)

 펫

 조각

 조각을 모아 신규 펫 획득, 기존 펫 성급 성장

 리셋권

 펫 능력치 랜덤 뽑기

 기타

 자원 구입

 골드 등 자원 및 행동력 구입 (누진제 적용)

 추가 보상 구입

 일간 제한 걸린 컨텐츠에서 보상을 추가로 획득 (누진제 적용)

 VIP

 자원 구입 / 추가 보상 구입 기회 확장
 특정 무기 / 영웅 확정 구매 가능
 소탕권


콘트라 리턴의 기본적인 과금 요소는 위와 같이 정리됩니다. 기본적으로는 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성장 컨텐츠에 필요한 자원을 끌어모으는 수직 성장 구조의 게임이며, 그 중에서도 영웅 - 무기 - 펫 3가지가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됩니다. 성장 컨텐츠로는 이 외에 장비, 소환무기 등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과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는 않기 때문에 위 표에선 생략했습니다.


2. 무기 일반 가챠

가장 기본이 되는 무기 가챠입니다. 무기 혹은 무기 조각을 얻는 것이 핵심이며, 꽝으로 골드나 무기의 레벨을 올리는데 드는 경험치 아이템, 부품 아이템 등이 떨어집니다.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10장째는 무기(이미 보유한 무기가 걸렸을 경우는 조각 20개)가 보장됩니다.

얼마전 트위터에서 10연 보장 가챠를 구현하는 방법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가장 쉬운 것은 일반 10장에다가 최소 한도가 높은 1장을 섞어 10+1 장으로 구현하는 것입니다만, 중국 게임들은 대체로 일반 9장에 보장 1장을 차례로 지급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단가차를 사도 10장째엔 무조건 보장이 나오는 거지요. 위 스크린샷의 경우 4장을 더 사면 4장째엔 무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10+1 구성에서 10연가차의 핵심 상품은 기본으로 깔리는 10장이 아니라 +1장으로 지급되는 보장 가챠에 있습니다. 따라서 판매용과 동일한 무료 가차를 10장이 아니라 20장 30장을 준다고 해도 유상 10+1 가차 1회 보다 가치가 떨어지게 되지요. 반면 중국식 구성은 무과금이라고 해도 어쨌든 회당 쿨타임 48시간 X 10번 = 20일에 무기를 1개는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카운트는 유상 구입 / 무상 구입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과금 사용자에게도 동일한 혜택을 줍니다.

이 10장째는 보장이라는 시스템은 무과금 / 저과금에 호의적이기도 합니다만, 게임 내 젬의 가치를 높이는데도 영향을 끼칩니다. 단가챠와 10연가챠가 분리된 10+1 구성에선 단가챠는 사실 아무런 의미도 없고, 10연가차만이 의미를 지닙니다. 만일 10연 가챠가 3000젬이라면, 젬의 가치는 3000젬을 넘느냐 못넘느냐에 따라 크게 요동치죠.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100젬이든 2999젬이든 어차피 10연을 못사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반면 10장째 보장에선 단가챠를 사면 저 보장이 가챠 1회씩, 혹은 무료 가챠 2일씩 당겨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때로는 단 300젬으로 무기를 획득할 수 있는 순간도 오겠지요. 그래서 게임 내에서 보상으로 혹은 이벤트로 지급되는 소액 젬들이 보다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되고 사용자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게 됩니다. 물론 전반적으로 누진제를 기반으로 해서 소액젬들이 효용이 큰 것이 중국 게임들의 특징이긴 합니다.


3. 무기 한정 가챠

이전, 꽝을 활용하는 방법 포스트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콘트라 리턴에선 무기들이 오렌지색S, 보라색S, 보라색A 등과 같이 태생 등급이 명확히 나눠져 있습니다. 당연히 태생 등급이 높을수록 좋지만, 일반 가챠에선 구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아무리 고과금이라고 해도 일반 가챠를 계속 돌리는 건 굉장히 무의미해 보입니다. 오렌지색은 정말 더럽게 안나오고, 그나마 귀한 보라색S를 6성까지 키워도 오렌지 S 3성보다 못하거든요. 그래서 오렌지색 장비를 위한 스페셜 한정 가챠가 존재합니다. 보통 1~2주 단위로 오렌지색 S 무기 하나를 꼽아서 구성하지요. (위 스크린샷은 황금AK 때였고, 이 뒤로 황금개틀링건, 황금M4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한정 가챠는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은 구성을 띄고 있습니다. 행운권 80장을 쓰면 1번 굴릴 수 있고, 5연은 조금 할인해줍니다. 최근엔 50장으로 줄긴 했습니다만, 1회차의 단가는 50젬으로 동일합니다. 일반 가챠가 168젬이기 때문에 굉장히 저렴해보입니다만 여기엔 몇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우선, 저 UI 부터가 함정입니다. 말판 처럼 꾸며놓고, 하이라이트가 말판들을 시계방향으로 훑다가 멈추기 때문에 황금 AK 당첨 확률이 1/14인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과의 종류가 14가지인 것이지 확률이 1/14인 것이 아닙니다. 확률이 더럽게 낮아요. 제가 저걸 한 500개쯤 굴려봤는데 황금AK 파편도 한번 못걸리고 스크린샷에선 이미 당첨되었다는 도장이 찍혀있어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오른쪽 구석의 보라색S 하나 걸리게 전부입니다.

둘째로, 몇번을 굴리든 보장이 없습니다. 뽑을 때 마다 행운치라는 숫자가 올라가고, 행운치가 높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올라간다고는 합니다만, 그래서 1점당 얼마가 올라가는지는 공표하고 있지 않지요. 그래도 행운치가 좀 더 올라갔으니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더 돌려 봅니다만 여전히 손에 쥐는 건 꽝입니다. 그런데 행운치가 올라갔으니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의 순환이 반복되지요.

정리하자면

1) 단가는 싸다

2) 어쨌든 게임 내에서 가장 희귀한 오렌지S 등급 무기가 걸려있다.

3) 확률이 높아보인다. (사실은 보기보다 확률이 굉장히 낮다)

4) 하지만 사실은 보장이 없고, 한번 발을 들이면 손절하고 털고 나오기 힘들다.

기존 한정 가챠가 일반적인 과금 사용자를 위한 컨텐츠라면, 이 한정 가챠는 이미 차상위 아이템(보라색)은 필요 없는 최상위 과금자를 대상으로 아주 영혼까지 착실하게 공략하는 사악한 과금 시스템입니다.


4. 영웅 한정 가챠

그 다음은 영웅 한정 가챠입니다. 콘트라 리턴에선 여러 영웅이 존재하는데, 무기와 마찬가지로 S급, A급, B급으로 나뉩니다. 이 중 S급 영웅들은 특정 영웅 기간 한정 가챠로만 판매됩니다. 위 스크린샷은 첫번째 한정 영웅이었던 에이전트 18호 기간 한정 가챠입니다.

오른쪽에 보면 한정 가차를 1회 혹은 5회씩 구입해서 개봉할 수 있지요. 일반 가챠와 이 한정 가챠의 차이점은 2가지 입니다. 일단 쌉니다. 일반 가챠가 1회 168젬인데, 이 스페셜 가챠는 앞서 소개한 무기 한정 가챠와 마찬가지로 단돈 50젬입니다. 그리고 무기 한정 가챠와 마찬가지로 확률이 희박하고 10연 보장 같은 게 없습니다. 제가 400개 뽑는 동안 딱 한번 조각 20개 구경한 게 전부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희박한 가챠를 왜 뽑느냐? 물론 기본적으로는 저 S급 영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저 한정 가챠 뿐이기 때문입니다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구입 횟수에 의한 확정 보상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아래에 보시면 20, 60, 136, 200, 300 이라는 숫자와 '이미 수령했음' 이라는 문구가 보일 겁니다. 해당 횟수 만큼 뽑으면 고정 보상으로 영웅 조각을 조금씩 주는데, 136개까지 받는 조각을 모두 합치면 조각이 50개가 되어서 딱 캐릭터 1개가 만들어집니다. 여기까지 들어가는 비용은 대략 680위안, 우리 돈으로 11만6천원 가량이 됩니다. 딱 11.6만원만 내면 새 S급 영웅이 손에 들어오는 거지요. 참 저렴하지요?

사람마다 지불할 수 있는 의욕과 한계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사용자가 낼 수 있고 내고 싶은 만큼 받는다는 것이 부분 유료화의 핵심인데, 고작 11.6만원만 받고 만족할 수 있을 리가 없겠죠. 특히 중국 게임이 말입니다. 그래서 왼쪽을 보시면 확정 보상 외에, 구매 랭킹 보상이 있습니다. 이 한정 가차를 구매한 횟수에 따라 랭킹을 세워서 추가 보상을 주는 거지요. 1위에겐 18호 조각 120개 + 스페셜 스킨이 주어집니다. 18호 조각도, 스페셜 스킨도 다른 곳에선 얻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조각 120개를 모으면 풀 각성이 되고, 스페셜 스킨으로 추가 매력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18호 완전 정복 세트를 경매에 붙임 셈입니다. 2~3등 18호 조각 70개, 4~5등 18호 조각 30개 다 의미 없습니다. 120개 먹고 풀각성을 찍어야 스킬이 바뀝니다. 그 이전 단계 각성의 스탯 상승은 정말 무의미합니다. 1등이 되어야만 합니다. 전 위 이벤트에서 1위를 노리고 달렸으나 막판에 젬이 떨어져서 충전하는 사이 이벤트가 종료되는 바람에 2위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한정 가챠 + 랭킹의 조합은 KOF98UM에서도 오로치, 쿠라 이벤트 등으로 먼저 선보인 바 있습니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있습니다. 오로치 가챠 등은 사실상 일반 가챠와 동일한 가챠를 판매하면서 (동일한 가격, 10장 중 1장은 캐릭터 보장) 랭킹 이벤트를 붙이는 형식입니다. 극소수만 랭커 보상을 통해 최고 상품을 얻는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캐릭터도 얻을 수 있는 오로치 가챠와 달리 이 한정 가챠에선 소환무기 조각 등이 나오기 때문에 부산물의 만족도가 크게 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 가격도 낮고, 대신 12만원 이라는 낮은 천장을 설치한 겁니다. 그래서 1) 136개 구매 확정 보상으로 신규 영웅 획득에 만족하는 계층 (대략 12만원 선) / 2) 20위권 내의 추가 보상을 원하는 계층 (대략 20만원 선) / 3) 풀각성 + 스페셜 스킨을 원하는 최상위 계층 (대략 40만원 이상) 이렇게 구매자를 3개 계층으로 나눠 공략합니다. 일단 제가 속한 서버에선 450개 정도면 1등이었는데, 다른 서버는 모르겠네요.


5. 영웅 / 펫 직접 판매

그런데 콘트라 리턴에서 사용자가 영웅을 획득하는 것은 매출 뿐만 아니라 게임의 운영 측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일입니다. 게임의 주력 상품인 무기가 이미 정형화되어있는 상태에서 신규 영웅을 계속 투입해서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운영의 핵심이거든요. 그래서 무과금 / 저과금 사용자도 영웅을 계속 획득할 필요가 있지요. 그래서 S급이 아닌 A급 영웅들은 저렴하게 젬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의 흰곰 같은 경우 1480젬인데요, 10연가차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전 VIP 혜택 때문에 20% 할인 받아 1184젬입니다.) 게임 내 무료로 지급되는 젬도 잘 모으면 하루 100젬 가까이 되고, 월정액 서비스로도 하루 200젬 가량 들어오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액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기간 한정 판매이기 때문에 나오면 무조건 사야 하고, 젬이 부족하면 젬을 구입해서라도 사야 하는 물건이죠.

펫의 경우는 옆에는 S급 펫도 단돈 980젬에 팔고 있는데요, 펫은 영웅보다도 더 게임 핵심이 아닌지라 더 싸게 팔고 있습니다. 단, 펫은 조각을 모아 성급을 올려야만 능력치 상한도 오르고 추가 펫 스킬 슬롯이 늘어나기 때문에 980젬으로 하나 얻는 것으로는 큰 효과를 누릴 수 없습니다. 뒤에 좀 더 비싸게 파는 조각들을 더 사모아야 하죠. 들어오는 것은 마음대로 지만 나갈 땐 아닌 법입니다.


6. 기간 한정 현금 패키지 판매

일반 가챠든 한정 가챠든 펫 / 영웅 직접 판매든 기본적으로는 젬을 소비하도록 되어있습니다만, 현금을 받고 직접 판매하는 패키지도 존재합니다. 다만 단가와 구성이라는 측면에선 한국의 패키지 판매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현금 패키지의 핵심 상품은 영웅의 스킨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영웅의 외견을 바꿔주는 꾸미기 아이템입니다만, 여기에 약간의 보너스가 붙어있습니다.


각 스킨에는 매력치라는 수치가 있어서, 스킨을 해금할 때 이 매력치가 계정에 더해집니다. 그리고 누적된 매력치에 대해 매력 레벨이 메겨지고, 매력 레벨에 대해 스탯 보너스를 획득합니다. 위 스크린샷에 보이는 스킨은 400점의 매력치를 더해주고, 현재 제 매력 레벨은 15레벨이며 공격력 2786 방어력 2786 생명력 8374를 받아 전체 전투력에 25090점의 보너스를 받고 있습니다. 2700까지 올리면 16레벨로 올라가겠죠. 제가 게임 상에 존재하는 영웅 & 스킨 중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데도 보너스는 25000점 정도입니다. 전체 화력 63만점 중 대략 4% 정도에 해당합니다.

전투력 비중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게임 내에서 스킨은 기본적으로 치장형 아이템입니다. 그리고 치장형 아이템이기 때문에 현금으로만 팔아도 될 정당성을 확보합니다. 여기에 약간의 영웅 조각을 끼얹고, 매력치에 의한 스탯 보너스를 약간 더함으로써 단순히 이쁘니까 외에 과금사용자들이 현금을 내고 구입할 이유를 제공해줍니다. 하지만 여전히 치장형 아이템이기 때문에 가격은 5천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여기서 패키지 아이템에 대한 첨언을 드리자면, 콘트라 리턴의 현금 패키지가 굉장히 저렴하긴 하지만 대체로 중국의 패키지 아이템의 가격이 한국보다 낮습니다. 한국에선 10만원짜리 패키지 없는 게임을 못본 것 같은데 제가 중국 게임에서 본 패키지 가격 상한은 대략 168위안 (3만원 상당) 이었습니다. 이는 패키지를 구성하는 방법과 문화적 관습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패키지는 기본적으로 양적 공급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루에 1개씩 나오는 XX결정을 X 만원에 XX개 판매 이런 식으로 패키징하죠. 이런 양적 공급에는 당연히 많이 사면 깎아준다는 관습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이런 아이템의 구매 단가를 비교해보면 오히려 돈을 많이 쓴 사람이 적게 쓴 사람보다 더 싸게 사는 현상이 발생하고, 우선 가장 비싼 패키지(가장 효율이 좋은 패키지)를 산 다음 덜 비싼 패키지(더 효율이 나쁜 패키지)로 내려갑니다. 그래서 가장 비싼 패키지가 가장 잘 팔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중국의 경우는, 반대로 살수록 가격을 높이는 누진제가 기본입니다. 게임 행동력 50점을 구입하는데 처음엔 10젬 들지만 몇번 사다 보면 50젬, 100젬, 200젬으로 계속 올라가죠. 이런 구성은 과금의 최소 단위가 낮기 때문에 무/소/중/고과금 전체를 대상으로 장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 한국식 패키지의 경우, 중/저가 패키지는 효율이 낮기 때문에 최고가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은 사람에겐 매력이 없습니다.) 첫 단계에선 과금 대비 효율이 좋기 때문에 과금 전환율도 높일 수 있구요. 하지만 중/고과금을 넘어서게 되면 효용을 높이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높아집니다. 이를 통해 고과금자와 무/저과금자의 격차를 어느 정도 줄이거나, 그 격차에 대해 확실한 과금을 징수할 수 있게 됩니다. 가격차별화라는 측면에서 봤을 땐 이 구조가 훨씬 우수하다고 볼 수 있죠.

여하튼 이런 관점에서 중국식 패키지는 게임의 주력 매출원이 아닌, 일종의 이벤트성 특판 상품입니다. 제한을 걸어서 가성비가 좋은 패키지를 판매함으로써 개별 판매 단가는 낮더라도 전체 유저에게 두루 과금할 수 있는 상품이죠. 무/저과금자에겐 정말 반드시 사야 할 쿨매입니다. 이미 가진 것이 많은 고과금자에겐 무/저과금자들보다는 효용이 떨어지지만 어쨌든 가성비가 좋기 때문에 무조건 사야 합니다.

특판 치고 5천원 ~ 3만원이면 너무 싼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인구가 깡패입니다. 콘트라 리턴의 경우 일일 DAU가 2백만 쯤 되는 것 같더군요. 그 중 10%만 산다고 쳐도 20만명이고 5천원씩 받고 팔면 10억원입니다.



7. 펫 능력치 리셋

펫 자체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기간 한정 특별 상품으로 젬 고정가에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대신 펫을 키우는데는 좀 더 많은 과금이 필요합니다. 각 펫은 공격, 명중, 크리티컬, 방어무시 4가지의 속성과 최대 4칸의 스킬 슬롯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 스킬 슬롯은 최초 2개만 열려있다가 조각 모음으로 성급을 올려야 추가로 열립니다. 슬롯을 뚫었다고 스킬이 바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펫 능력치 리셋을 해야 합니다.

펫 능력치 리셋 기능은 위 4개 능력치 + 스킬 슬롯의 내용을 무작위로 바꿔줍니다. 이게 결과가 누적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바뀌는 리셋이기 때문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 적당할 때 멈추고 빠져나오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리셋권으로도 돌릴 수 있지만 리셋권은 직접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새 펫 나왔다고 신나게 돌리다가 결국은 젬으로 돌리게 됩니다. 다만 각각의 능력치에 대해선 '확정' 옵션을 걸어서 리셋되지 않도록 지정할 수 있습니다만, 확정 옵션을 건 항목이 늘어날수록 소모되는 리셋권 / 젬의 양이 2배씩 늘어납니다. 그리고 설령 능력치 4종을 모두 랜덤으로 묶었다고 해도 스킬에는 확정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스킬작 까지 하려면 막대한 리셋권 혹은 젬이 소모됩니다.

어쨌든 위 스크린샷 처럼 적당한 선에서 멈추고 확정 옵션 걸다 보면 가진 리셋권을 다 털어먹는 선에서 적당히 타협하고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만 그 뒤엔 새 펫이 나온다는 것이 함정이죠. 아, 펫은 대표 펫 1마리에 보조 펫 3마리까지 총 4마리를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새 펫이 나왔다고 기존 펫이 완전히 쓸모없어지진 않습니다.


8. 누진제 기반의 추가 기회 상품들

이상은 게임의 핵심 토큰에 대한 유료화 모델이었고, 이번엔 게임 컨텐츠에 대한 유료화 모델을 살펴보겠습니다. 뭐 기본은 기존 중국 게임들과 같이 소액 젬 서비스에 누진제를 걸어서 초반엔 꿀가성비로 유인하지만 욕심을 부리면 창렬하게 털리는 구성입니다.

다만 특징이 있다면 일간 플레이 제한이 걸린 컨텐츠가 상당히 많고, 해당 컨텐츠에 대해선 추가 플레이 기회를 파는 것이 아니라 추가 보상 기회를 판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특히 매일 요일별로 정해진 특정 무기로 3번 플레이하는 군계대수의 경우, 난이도에 따라 보상이 바뀌는데 오렌지S급 무기 조각들은 보통은 도달하기 힘든 최고 난이도에서만 보상으로 주어집니다. 그런데 일주일에 두번, 최고 무기를 1회 사용할 수 있는 티켓을 지급해주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번은 오렌지S급 조각을 얻을 수 있는 난이도에 도전해서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만일 오렌지S조각을 못얻었거나 더 얻고 싶다면 위에 나오는 추가 보상 구매를 사용해서 돈을 계속 밀어넣어야 합니다. 대략적으로 끝까지 땡기면 하루에 10연가차 2회분은 소모하는데, 못해도 보라색 S급 조각이 나오기 때문에 무조건 당기는 게 남는 장사입니다.


위 스크린샷의 현상모식은 이런 과금을 2중으로 걸어둔 컨텐츠입니다. 우선 임무가 랜덤하게 정해지는데, 별 갯수에 따라 난이도엔 변화가 없지만 보상이 높아집니다. 특히 5성이 되면 4성급 무기 조각과 가장 높은 단계의 펫 경험치권, 펫 조각이 떨어지지요. 1성에선 그냥 쓰레기 보상이 들어옵니다. 현재 받은 미션 보상이 마음에 안들면 젬을 조금 내고 다시 리셋할 수 있습니다. 리셋 비용은 10젬으로 시작해 점점 높아지죠. 그리고 이왕 좋은 성급으로 도전했으면 다시 젬을 내고 추가 보상을 받을 수도 있구요. 기본 제공 5번을 다 하고 났더니 다음 미션으로 5성이 떴다.. 그럼 다시 추가 플레이 기회를 30젬 내고 삽니다. 추가 기회는 유상 리셋이 불가능합니다.

눈이 밝으신 분이라면 위 스크린샷에서 '소탕권'을 발견하시고는 '이제 중국에선 소탕권 안판대매!!' 라고 버럭 하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콘트라 리턴엔 소탕권이 있습니다만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바로 그 소탕권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모험모드는 기존 텐센트 게임과 마찬가지로 소탕권 없이, 추가 비용 없이 그냥 소탕을 지원합니다. 요즘은 50회 자동 소탕까지 지원합니다.


저 소탕권은 일일 2인 코옵 PVE나 위의 현상모식, 군계대수와 같이 일간 플레이에 제한이 걸려있는 컨텐츠에만 사용됩니다. 그리고 따로 판매하지도 않고 VIP 보상이나 월정액 보상 등으로만 지급되는데 대략적으로 하루에 쓰는 것 보다 더 줍니다. 괴로운 플레이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귀한 서비스가 아니라, 한달에 한 3만원 내면 하루에 한 20분 정도의 일일 컨텐츠를 아껴주는 수준인 거죠. 거듭 말씀드리지만 도탑전기에서 보셨던 게임 기본 모드에 대해 소탕권이라는 아이템으로 제한을 거는 것은 이제 중국에서 멸종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탕권 파는 것 보다는 행동력을 재빨리 소진시키고 행동력을 더 파는 쪽이 사는 사람의 만족감도 높고 파는 입장에서도 매출이 더 나오니까요. (설마 아직도 출시 3년이나 지난 도탑전기를 놓고 중국 게임을 논하는 사람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혹시나 해서 첨언드립니다. KOF98UM도 도탑이랑 얼마 차이 안납니다..)


여하튼 그리고 이 모든 체계를 감싸는 VIP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로는 VIP 레벨이 오를 때 마다 저 자잘한 소액 젬 서비스들을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늘어납니다. 물론 누진제가 붙어서 뒤쪽 단계의 단가는 계속 올라갑니다. 군계대사나 현상모식 추가 플레이 이런 건 뭐 끝까지 땡겨 써봤습니다만, 행동력이나 골드 구매 같은 경우는 도저히 엄두가 안나더군요. 추가로 현상모식에서 무료로 임무 리셋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보통은 무료 3번 다 땡겨쓰고 나서 젬을 끌어쓰지요..

또한 각 VIP단계에 도달할 떄 마다 VIP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보라색S 레이저총을 구입할 수 있게 되고, 50만원 선에선 오렌지 S급 유탄발사기 1기(3성), 100만원에선 S급 영웅 하나, 160만원에선 앞의 S급 유탄 발사기를 4성으로 올릴 수 있는 조각이 지급됩니다. 중국 게임들이 늘 그렇듯이 없다고 못할 건 아닌데 있으면 참 좋은 물건들입니다.



9. 정리-1. 중국 게임 과금의 기본 방향

콘트라는 이미 KOF98UM - 나루토 - 드래곤볼 등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던 텐센트의 과금 노하우를 기반으로, 게임 특성에 맞게 일부에 변형을 가한 과금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누진제를 게임 전체에 적용시켜 소액젬의 활용성을 높이고 부수적으로 게임 내 내 보상으로 지급되는 젬에 대한 가치를 높임으로써 무/소과금에 친화적인 중국 게임의 대표적인 특성을 따라갑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위와 같은 모양이 될 것입니다. 양적 할인에 의한 패키지에 기반하는 게임들은 비용이 증가할수록 효용이 더 크게 증가하는 곡선을 띕니다.(녹색 선) 이런 체계는 2가지의 구조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는데요, 첫째는 비용대비 효용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무/저과금과 고과금자의 격차가 계속해서 크게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고과금자가 매출의 핵심이라고 하더라도 게임을 유지하기 위해선 무/저과금자가 필요한데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진다면 게임 내 생태계가 흔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눈에 띄게 무/저과금자이 따라잡을 수 있도록 무상 보상을 찔러주게되면 반대로 고과금자가 누리는 효용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지요.

두번째는 효용이 일정 정도에 이르기 전에는 투입한 비용에 비해 효용을 느끼지 못하는 구간이 존재하게 되고, 따라서 중/소과금 매력이 배제된다는 점입니다. 아까 3만원 패키지 10만원 패키지의 예를 들었는데요, 10만원 이상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은 10만원 사고도 돈이 남아서 (그리고 구매 제한에 걸려서) 3만원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지만 3만원 밖에 못쓰는 사람은 3만원 패키지를 사기에 10만원 패키지보다 효율이 낮기 때문에 3만원 패키지 구매를 꺼리게 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전체 과금 구간 중 일정액은 본래 지불 여력 / 의사보다도 낮은 매출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과금 비효율은 가챠 중심 게임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욱 거친 형식으루요. 아무리 가챠가 지불한 비용 보다 더 나은 결과를 지급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 입장에선 본인이 원하는 그것이 아닌 이상 꽝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낮은 확률을 뚫고 획득하기 전까지는 얼마를 투입하든 핵심 상품을 손에 넣지 못한 이상 사용자가 느끼는 효용은 0에 머무릅니다. 돈을 쓰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게 되는 것이죠. (뭐 반대로 그래서 오기로 더 쓰게 되는 효과도 있을 수 있긴 하겠습니다만, 저는 지속가능한 장사를 위해선 얼마를 쓰든 돈을 쓴 만큼 행복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1등상의 효용이 굉장히 크고, 확률이 굉장히 낮게 잡힌다면 극단적으로는 3천만원을 내나 한푼도 안내나 모두 함께 평등한 상황도 오게 됩니다. (그럼 애초에 지르지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긴 한데, 실질적인 확률이 아무리 낮더라도 보상이 충분히 좋으면 이 확률의 희박성이 무시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출처를 까먹었네요.)

반면 중국 게임들이 채택하고 있는 누진제 기반의 과금 체계는 처음엔 비용 대비 효용이 크게 증가하다가 점차 효용 증가세가 감소하는 모양을 띄고 있습니다.(붉은색 선) 단적으로 말하자면 4성 손오공을 얻기는 어렵지 않지만, 7성으로 키우기는 많이 어려운 상황인 것이죠. 이 구조에선 중/소과금에서 효율이 극대화되어 소액 구매를 해도 사용자 만족도가 높고, 따라서 구매 전환율이 높아집니다. 흔히 농담처럼 이야기하죠. 10억 인구에 100원씩만 걷어도 1천억원이라구요. 그리고 얼마를 쓰든 과금에서 효용을 느끼지 못하는 구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중국 게임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요. 얼마를 쓰든 일단 돈을 쓴 이상 행복하다.

그렇다면 반대로 모바일 장사의 핵심이 되는 고과금자 유치에 불리하지 않은가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만,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효용의 증가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분명히 효용은 증가하고 있고, 더 쓰면 남들보다 더 앞서나갈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미 이 구간에 들어오면 합리적인 구매는 고려되지 않고 있거나, 돌고래 이하와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동작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사실 이 부분은 한/중 문화 차이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플레이해본 중국 게임은 과금 뿐만 아니라 게임 내 모든 요소에서 '차이'의 크기 보다는 '존재'와 '빈도'에 더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다면 성장한다. 100시간에 100점 오를 거면 1시간에 1점씩 100시간 오르게 해달라는 인식이죠. 이전 중국 모바일 게임과 캐쥬얼 게임 디자인 에서도 보여드렸지만 며칠 걸려 크리링 67레벨을 68만들었더니 총 능력치는 0.4% 오르더군요. 하지만 어쨌든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성장하려 하고,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돈을 씁니다.

반면 한국은 성장이든 과금이든 차이의 '크기'가 충분하지 않다면 - 즉 효용이 충분하지 않다면 동기를 부여받지 못한다는 인상입니다. 100점 오른다고 하면 100시간 노가다할 수 있지만 1시간에 1점 오르는 걸 100시간 하라면 못한달까요. 과금도 마찬가지로 화끈하게 벌릴 수 있어야 화끈하게 쓰지, 쪼잔하게 여러번 질러서 쪼잔하게 앞서나가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근데 사실 이건 유저가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개발자들이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요. 뭐 KOF98UM이 그래도 꾸준히 순위를 지키고 있는 반면 사드 이전에 중국에 진출한 게임들의 성과가 나빴던 것을 보면 그래도 역시 중화 모델이 더 우수하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긴 합니다.


10. 정리2 - 콘트라의 과금 구조 특성

일반적인 중국의 RPG 게임들은 초기엔 당장 캐릭터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가챠가 고효율을 보장하고, 적당히 캐릭터가 모이면 행동력 및 보상 추가 구매로 갔다가, 누진제로 인한 비용 증가로 비용 대비 효용 증가가 둔화되는 시점에서 다시 가챠로 돌아가는 구성을 띄고 있습니다. 행동력 판매 자체의 매출은 높지 않더라도, 고과금 사용자에게 가챠 구매의 합리성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다만 콘트라의 경우는, 캐릭터가 아닌 '무기'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타 게임 대비 상품의 매력이 떨어지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장이 12만원인 영웅 가챠라거나, 저렴하지만 비용은 사실 높은 무기 한정 가챠 등 굉장히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런 시도는 크게 2가지의 큰 테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1) 박리다매 (Feat. 현금박치기)

2) 고과금자를 향한 맞춤형 공략

영웅의 경우, 좋기 때문에 무슨 돈을 들여도 얻어야 하는 그런 킹왕짱 상품은 아닙니다만, 반대로 조금만 돈을 쓰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상품으로 배치합니다. 물론 무과금 / 저과금으로는 영웅 한정 가차에서 S급 영웅을 얻긴 힘들겠습니다만, 반대로 12만원만 내면 남들이 못가진 무언가를 가진 특권층이 될 수 있지요. 그리고 A급 영웅은 무과금으로도 획득이 어렵지 않아서 거의 누구나 새 캐릭터에 의한 새 플레이를 즐길 수 있지요.

그리고 중간 중간 스킨을 싸게 현금으로 팔아서 소과금 / 중과금으로 전환시키고 현찰을 땡깁니다. 이게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가차든 확정 상품이든 젬으로 팔 경우엔 항상 게임 내 기본 제공되는 무료젬이 혼입되어 실제 매출 발생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박리다매 전략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단가를 희생해서라도 전체 규모로 더 큰 매출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젬으로 팔아선 싸게 팔기만 하고 큰 재미를 못볼 우려가 있지요. 하지만 스킨 패키지는 단가 자체는 5천원으로 낮지만 현금 상품이기 때문에 확실히 현금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기본판은 박리다매를 깔아놓지만 그렇다고 모바일 게임 매출의 핵심인 고과금자 시장을 완전히 포기한 것도 아닙니다. 한정 외형의 랭킹 보상이나 S급 무기 한정 가챠 등은 소/중과금자 입장에선 무의미해보일 수 있지만 고과금자 입장에선 충분히 필요한 물건을 괜찮은 가격에 팔아주는 맞춤형 상품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상품 매력이 낮기 때문에 단가도 높지 않다는 점이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게임 구조상 더 이상을 생각하긴 힘들어 보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전민돌격(백발백중)과 같은 스튜디오의 게임이고, 총을 기본으로 삼고 캐릭터를 부가 요소로 삼는다는 점에선 백발백중과의 차이점을 살펴봐도 좋을 것 같은데 제가 전민돌격을 플레이하지 못해서 비교/대조를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쉽습니다.


by 고금아 2017. 10. 22. 20:07

0. 가챠라는 시스템

최초 정액 기반의 요금제에서 부분 유료화라는 과금 형식이 창설된 이후 기간제 부스트 서비스, 종량제 아이템, 기간제 아이템 등 다양한 시스템이 고안되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고객의 지불 의사와 한계에 맞춰 최대한의 과금을 끌어내는 가격 차별화의 측면에서 볼 때 현재까지 가장 효율적인 모델은 확률형 아이템 판매 - 가챠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방식이 가지고 있는 사행성에 대한 이슈가 있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는 가챠라는 시스템을 운용하는 방식에 따른 문제이지 가챠 자체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매우 낮은 확률로 얻는 결과물 - 이하 SSR이라 칭하겠습니다 - 이 있어야 깰 수 있는 스테이지가 있다거나 PVP 중심이라 해당 아이템을 못가진 자는 계속 밟혀야 하는 등 게임 진행에 아주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게임에선 가챠는 사용자를 쥐어짜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게임은 자연스럽게 도태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더군요.

반면 SSR이 강하긴 해도 게임 진행상 필수는 아니라면, SSR은 자기만족을 위한 기호품 내지 사치품에 머무르게 되며, 확률형이라는 형태로 이를 구입하고 말고는 사용자의 의사에 맡긴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가챠로 얻는 SSR을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이 경우에도 가챠는 일종의 선택형 시간 단축 서비스에 머무르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SSR을 소비자의 선택적 기호품의 영역으로 배치한다고 하더라도, 가챠는 기본적으로 원하는 상품에 대해 지불할 비용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없고, 원하는 것을 얻을 때 까지의 비용이 모두 매몰비용이 된다는 점에서 가챠가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임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낮은 확률을 딛고도 가챠를 사도록 가챠의 매력을 높이는 방법이 여러가지로 연구되고 있지요.

이런 관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게임 2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최근 플레이하고 있는 '콘트라 리턴'(이하 콘트라)과 '우타 마크로스'(이하 우타마크)인데요, 전자는 횡스크롤의 런앤건 스타일 슈팅 게임이고 후자는 마크로스의 캐릭터와 노래를 베이스로 한 리듬 게임으로 공통점이 눈꼽만큼도 없어 보입니다만, 시스템적으로 '꽝'의 효용을 높임으로써 가챠의 매력을 보완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 콘트라 리턴

1-1. 왕후 장상의 씨를 나눴다.. 왜?

콘트라 리턴 게임 자체는 이전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코나미의 고전 명작 콘트라를 소재로 만든 모바일 슈팅-RPG 게임으로 전민돌격(한국명 백발백중)과 유사하게 총기의 조각을 모아서 총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메타 게임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총기의 조각을 모아서 새로 획득하거나 별 갯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데 이 조각은 영웅던전에서 얻을 수도 있고, 가챠에서 얻을 수도 있지요. 가챠에서 새로운 총기를 얻을 땐 아이템 자체가 떨어지고, 이미 갖고 있는 총기가 중복 당첨되었을 땐 조각으로 줍니다. 이 구조 자체는 도탑전기에서 확립된 것이지만, 한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오렌지색 SS -> 오렌지색 S -> 보라색 S -> 보라색 A 등으로 각 총기 별로 태생적인 등급을 구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챠로 물건을 판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가챠에서 나올 수 있는 물건의 갯수, 즉 가챠 풀의 크기입니다. 아무리 상품을 확률로 판다고 하더라도, 나올 수 있는 결과의 경우의 수가 적다면, 확률은 금방 정복되어버립니다. 예를 들어 SSR이 나올 확률은 5%인데 SSR이 4종류 밖에 없다면 개별 SSR의 확률은 1.25%이고, 가챠를 80번만 뜯으면 얻을 수 있게 되는 거지요. 그렇다고 SSR의 확률을 1%로 낮추게 되면 아예 SSR 획득 자체가 어려워서 사용자가 그냥 포기해버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SSR 획득 자체는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지만 그 중 내가 원하는 SSR을 얻기는 어렵게 만들어서 Near-Miss 상황을 계속 만드는 것이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는데 유리합니다.

일본의 가챠 게임들은 캐릭터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계속 더해나감으로써 이런 가챠 게임의 구조를 유지해나가고 있습니다만, 도탑 전기나 나루토, KOF98UM과 같은 IP 기반 중국 RPG 게임들은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숫자가 이미 제한되어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캐릭터의 수는 이미 한정되어있는데 손오공은 원래 쎄니까 SSR, 야무치는 약하니까 R 이런 식으로 쪼개버리면 각 등급 별로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의 수가 정말 제한되는 거지요. 그래서 이들 게임들은 캐릭터의 등급을 없애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스킬이나 특성 등에 따라서 실제로는 좋은 캐릭터와 나쁜 캐릭터가 갈리겠지만, 적어도 시스템적으로는 모두 대등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누굴 뽑아도 SSR인 것이고, 그 중 내가 원하는 SSR을 얻기가 힘들어지는 거지요.


하지만 이것도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어느정도 있을 때에나 성립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대륙의 에반게리온의 경우 처럼 원작에 등장하는 에바와 파일럿 함쳐서 10개도 안되는 상황에선 원작에 나오지도 않던 X30호기니 R15호기와 같은 가상의 기체를 끼워넣어도 가챠를 운용할만큼의 수량이 나오지 않는 거지요. 그래서 등급을 아예 나누어 SSR에 해당하는 오렌지색 3성 기체들의 획득 확률이 낮은 명분을 확보하고, SSR들을 끝없이 쌓아올리는 구성을 취합니다.


콘트라 리턴 역시 위 에반게리온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물론 총기 아이템 막 찍어내는 거야 어려울리 없겠습니다만, 각각의 총기들에 대한 차별화에서 문제를 안고 있는 거지요. 게임 상의 총기들은 돌격소총, 저격총, 로켓포, 분사기, 기관포 5가지로 나뉘는데, 여기서 이미 총기들의 특성과 그로 인한 게임플레이가 거의 완전히 결정나버립니다. 캐릭터 게임이라면 힐러 중에도 즉시 힐을 주는 캐릭터, DOT 힐을 주는 캐릭터, 힐 량은 적지만 쿨이 짧은 캐릭터 등과 같이 여러 방법으로 분화할 수 있겠습니다만, 총기 갖고는 그런 식의 차별화를 할 여지가 없지요. 물론 FPS에서는 데미지, 탄창 갯수, 정확도 등으로 분화를 합니다만, 콘트라 리턴은 횡스크롤 슈터거든요. 총알이 앞으로 한발 나가느냐 3방향으로 나가느냐 스플래쉬 데미지가 있냐 없냐와 같은 정도가 아닌 차별성을 구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차별성은 이미 총기 종류에서 쪼개졌구요.

특성에 따른 수평적 차별화가 힘들기 때문에 수직적 차별화를 꾀할 수 밖에 없는 거지요. S는 A보다 강하고, 같은 S라도 오렌지S가 보라색S보다 구하기도 힘들고 더 셉니다. 하지만 조각 모음에 의한 성급 성장 (일본식으로 말하자면 한계돌파가 되겠죠)가 게임 내 주된 성장축이기 때문에 보라색 S도 조각 모아서 6성 만들고 부지런히 강화하면 조각을 못모아서 3성에 머무른 오렌지S보다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오렌지S 조각 모아서 4성 5성 만들면 가볍게 보라색S를 제쳐버리겠지만, 이건 돈이 정말 정말 정말 많이 들어가는 길입니다.


1-2. 수평 성장을 유도하는 장치들

아까 한 카테고리 내에서 개별 총기에서의 차별화는 힘들다고 해도 총기 유형 별로는 특성이 강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콘트라 리턴은 수평 성장의 동기 부여가 약해진다는 또다른 문제를 안게 됩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수집할 이유가 줄어든다는 거지요. FPS와 마찬가지로, 총기의 특성과 플레이 경험이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이 아닌 총기는 얻을 필요가 없어지는 겁니다. 저격 플레이를 좋아하는 유저는 저격총을 선호하고, 저처럼 닥돌을 좋아하는 유저는 SMG나 돌격소총을 좋아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SSR이라고 해도 자기가 좋아하는 유형에 안맞으면 별 감흥이 없어지고 그만큼 가챠 만족도가 떨어지고, 결정적으로 신상품을 투입해도 그게 자신이 선호하는 유형의 총기가 아닐 경우 스킵해버릴 가능성도 큽니다.

콘트라 리턴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평 성장을 유도하는 장치들을 보강해 넣었는데,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위 스크린샷에 있는 일일 컨텐츠 '군계대수军械大帅' 입니다. 이 컨텐츠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각각 정해진 유형의 무기로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샷은 수요일인데, 수요일은 로켓포의 날이군요. 해당 유형 무기의 성장 정도에 따라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 당연히 난이도가 높아지면 보상이 좋아집니다. 저난이도에선 저등급 무기의 조각이, 고난이도에선 고등급 무기의 조각이 나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번 3일차 7일차엔 최고 무기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티켓을 줘서 무/저과금자도 고등급의 조각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라지만, 실제로는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누진제 먹여서 팔기 때문에 실제로는 고과금 유저들에게 일주일에 2번 3만원씩 뜯어가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또한 5개 유형별로 무기를 1개씩 등록해두면 추가 스탯을 주는 무기 코어(武器核芯) 시스템도 있습니다. 게임에 직접 들고 들어가는 무기는 2종 뿐이고 실제로는 이 두 무기만 육성하게 되는데, 나머지 총기들도 적어도 유형별로 1개씩은 꾸준히 성장을 시키도록 유도하고 있지요.


1-3. 모든 꽝들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무기 도감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군계대수든 무기코어든 종류별 1개씩의 최강자를 모으도록 유도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 최강자가 아닌 나머지 아이템은 어떠한 의미도 부여받지 못합니다. 말 그대로 꽝인 것이죠. 물론 가챠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원하는 물건이 아니면 다 꽝이긴 합니다만, 가챠를 지속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선 꽝은 꽝이지만 아주 꽝은 아닌, 절반 정도의 성공이라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는 쪽이 중/저과금 사용자의 공략에 유리합니다. 그래서 도탑전기류 게임들은 아까 언급한 것 처럼 원하는 것이 아니어도 어쨌든 동급 캐릭터라는 식으로 위안삼을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하거나, 캐릭터 수집에 대해 보너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비인기 캐릭터의 수집을 성장 축으로 끼워넣음으로써 꽝에 게임적 의미를 부여하고 사용자의 멘탈 데미지를 케어합니다.


이와 유사하게 콘트라 리턴은 무기 도감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꽝에 게임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도감은 총 5가지의 총기 유형별 도감으로 나뉘고, 현재 가지고 있는 총기와 아닌 총기를 보여주며 총기를 더 많이 수집할 수록 보너스를 줍니다. 여기까진 사실 일반적인 도감 컨텐츠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겉보기에는 말이죠.


하지만 실제 도감의 동작은 굉장히 독특합니다. 보통은 도감은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도록 유도하거나, 수집한 항목의 갯수를 바탕으로 보상을 주곤 합니다만 콘트라 리턴의 도감은 도감 경험치에 의해 도감 레벨이 오르고, 도감 레벨이 오르면 스탯 보너스가 증가한다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도감 경험치는 새로운 총기의 획득, 기존 총기의 성급 성장에 의해 획득할 수 있습니다. 경험치 -> 레벨 -> 보너스의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이 도감 내에서는 최 하급인 녹색 C급도 어느정도의 가치를 지닙니다. 물론 같은 성급에 대해서도 등급이 높을 수록 경험치가 높긴 합니다만, 어쨌든 낮은 등급이라도 경험치가 발생하고, 때로는 경험치 획득으로 인해 도감 레벨이 오르고 보너스 스탯을 받는 긍정적인 경험을 줍니다.


획득 자체에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급 성장에 대해 보상을 준다는 점에선 데스티니6의 도감 시스템과 유사해보입니다만, 사용자 경험은 굉장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콘트라 리턴의 성급 성장은 하다 보면 얻어걸리는 것이지, 이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하는 컨텐츠는 아닙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조각들은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어있고, 충분히 모이면 그냥 성급을 올리면 됩니다. 특정 아이템의 조각을 모으기 위해 자원을 추가로 사용하는 방법도 제한되어있지만, (영던 일일 제한 리셋이라거나 가차 구입이라거나) 이를 하급 아이템이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성급을 높이는데 들어가는 자원은 해당 아이템에만 관여할 뿐, 다른 아이템과는 공유되지도 않지요. 그래서 그냥 별 생각없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으면 잡템 조각이 쌓이고 빨간불 들어와서 들어가보면 어라 성급이 올랐네? -> 도감 경험치가 올랐네? -> 도감 레벨이 올랐네? -> 전투력이 올랐네? 이렇게 가끔 찾아오는 선물 처럼 받아들여집니다. 도감에서 보상을 받기 위해 뭔가를 희생하거나 할 필요 없이 말이죠.

보상의 종류 또한 다르죠. 데스티니6는 위 스샷 처럼 골드나 젬과 같은 자원을 돌려줍니다. 제가 데스티니6를 많이 플레이해보지 않아서, 저 잡캐를 6성으로 진화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350젬에 4500골드보다 큰지 작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주력캐라면 어차피 6성을 가야하니 겸사겸사 개평 받아 간다고 생각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잡캐를 저 젬 벌겠다고 자원 쏟아 키울 것 같지는 않네요. 반면 콘트라 리턴은 영구적인 스탯 보너스를 주기 때문에 훨씬 효용이 큽니다. 한창 성장이 정체되어있을 때 잡템 얻었더니 도감 경험치가 오르고 도감 레벨이 올라 전투력이 올라갔다. 그래서 새 스테이지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등과 같이 훨씬 좋은 경험을 줍니다.


1-4. 구조적 문제를 캐주얼하게 극복하다

지난 IGC 강연에서의 주제는 '중국 게임의 캐주얼함' 입니다. 멘탈에 데미지를 주지 말고 살살 달래가면서 끌고 가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도탑전기의 BM과 메타 구조도 같은 기조에 서있었구요. 콘트라 리턴은 그동안 도탑전기가 플레이어 멘탈 데미지를 케어하기 위해 발전시켜온 대부분의 요소들을 사용할 수 없거나 사용하기 힘든 불리한 구조를 가진 게임입니다만, 이를 매우 영리하게 보완해냈습니다.

특히 제가 높이사는 부분은, SSR의 가치를 높여 고과금자를 대상으로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N이나 R등 꽝에 해당할 바닥의 가치를 높임으로써 전체 유저에 대해 가차 상품의 매력을 높였다는 점입니다. 원하는 것이 안나와도 적당히 멘탈 데미지를 덜 받고 적당한 성공으로 위안받으며 또 한편으로는 더 큰 성공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부추기는 것이 중국식 가챠의 핵심이라고 할 때, 꽝에 대한 데미지가 적다는 부분에 대해선 오히려 기존의 나루토나 드래곤볼 보다도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본질적으로 캐릭터 보다 만족도가 낮을 수 밖에 없는 장비 장사임에도 말이죠.


2. 歌マクロス 우타 마크로스

두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일본의 歌マクロス(우타 마크로스, 이하 우타마크)입니다. 마크로스 시리즈의 캐릭터와 노래를 소재로 한 리듬 액션 게임이죠. 팬심으로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긴 합니다만, 사실 리듬액션 게임 자체만으로 놓고 보면 배경 화면이 너무 화려해서 노트가 잘 보이지 않는다거나 구질구질한 노트가 등장하는 등 평가가 미묘한 구석이 있는 게임입니다만, 뭐 나쁘진 않습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구성은 지금 가장 잘나가는 모바일 리듬액션 게임인 아이돌마스터와 유사합니다. 가수들을 모아서 유닛을 구성하고, 이 유닛들을 데리고 게임에 들어갑니다. 노트에 맞춰 입력하면 점수를 받고 유닛들이 자동으로 스킬을 발동하곤 합니다. 특별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가수가 메인 상품이 아니고, 가챠에서 가수를 뽑지 않는다는 점만 빼면 말이죠. 네, 이 게임도 가챠에서 캐릭터를 팔지 않습니다.


2-1. 캐릭터는 장식일 뿐입니다.

가챠에선 양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마크로스는 캐릭터의 수량이 적은 IP입니다. 파일럿이나 뭐 조연까지 끼면 조금 늘 수 있겠지만, '가수'라고 한정지어버리면 민메이, 바사라, 밀레느, 쉐릴님, 배추벌레, 아귀, 왈큐레 4명 해서 총 10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챠 장사를 할 수 없지요. 초사이어인 손오공을 빨간 손오공 노랑 손오공 찢어진 손오공으로 뿔려서 장사한 드래곤볼 폭렬 격전 처럼 얼굴에 철판 깔고 양을 뿔리는 시도도 생각해볼만 합니다만, 이 게임에선 가수가 중앙에 3D로 나와서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캐릭터 베리에이션 하나하나가 다 돈이란 말이죠. 그래서 이 게임은 고심끝에 가챠를 해체하지 못하고, 원작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을 가챠로 파는 무리수를 둡니다. 게임 내에선 '플레이트' 라고 부릅니다.



캐릭터 자체도 약간의 속성과 스탯 보너스를 가지긴 합니다만, 게임의 핵심이 되는 스킬도, 스탯도 모두 플레이트에 부여되어있습니다. 특히 플레이트 내부에 있는 메인 보드에 일종의 스킬트리 형식으로 여러 스탯 보너스가 깔려있고, 게임을 플레이해서 얻는 자원들을 소비해서 각각의 보너스들을 해금하는 형식으로 성장합니다. 플레이트의 희귀도는 별의 갯수로 표현되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보드가 더 길어집니다. 스킬트리 형식이라고 해도 선행 노드를 언락해야 후행 노드가 언락될 뿐, 한쪽 루트를 파면 다른쪽을 파기 힘들어진다거나 하는 구성은 아닙니다.


그래서 게임의 핵심이 되는 대부분의 항목은 플레이트에 모여있고, 캐릭터는 플레이트를 담는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도 각각의 캐릭터와 상성이 맞는 플레이트가 있고 안맞는 플레이트가 있다는 것과 같이 캐릭터가 게임적으로 아주 무의미하진 않습니다.


2-2. 꽝이 모여서 캐릭터와 발키리를 얻는다

캐릭터가 아닌 플레이트를 판매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은 위에서 설명 드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게임의 핵심 요소가 담겨있다고 하더라도, 플레이트는 캐릭터에 비해 수집 욕구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주력 상품은 플레이트이지만, 플레이어의 수집 대상은 캐릭터의 옷과 발키리로 나눠집니다. 플레이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판매되는 형식이죠


게임 상엔 플레이트와는 별개로 '에피소드'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특정 캐릭터의 특정 의상이나 특정 발키리와 연결되어있지요. 예를 들어 위 스크린샷에 있는 What'bout my star?라는 에피소드를 완수하면 셰릴님의 의상을 한벌 얻는 식입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각각의 에피소드엔 에피소드 포인트가 있고 에피소드 포인트가 일정량이 될 때 마다 보상을 지급합니다. 그리고 컴플릿에 도달하면 의상이 해금되지요.발키리 에피소드면 발키리가 해금됩니다.


그리고 각각의 에피소드 포인트는 관련된 플레이트의 수집과 육성으로 획득합니다. 각 플레이트는 특정한 에피소드에 속하고, 한 에피소드엔 복수의 플레이트가 연결되어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플레이트의 노드들 중 '에피소드' 노드를 열면 에피소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지요. 이게 플레이트의 조합 완성으로 컴플릿 되거나, 해당 에피소드의 모든 플레이트를 다 끌어모아야 컴플릿에 도달할 수 있다면 얄짤없이 컴프 가챠에 걸립니다만, 실제로는 포인트 형식이고 목표점이 전체 플레이트를 다 모아야 할 만큼 크지는 않기 때문에 컴프 가챠 요소는 아닙니다. 이미 에피소드를 완성한 이후에도 연관된 플레이트의 에피소드 포인트를 얻으면 아무 에피소드에나 포인트를 더해줄 수 있는 만능 포인트로 전환해주기도 합니다.


2-3. 플레이트의 매력 보완 계획

하지만 아무리 게임의 핵심 스탯을 담고 있고, 많이 모으면 의상을 해금할 수 있다고 해도 이 플레이트 나부랭이 자체가 가지는 매력은 캐릭터에 비해 훨씬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그 외에 추가적인 장치들로 플레이트의 매력을 보완하는데요. 예를 들어 이미 갖고 있는 플레이트를 중복으로 얻을 경우 그자리에서 바로 성급을 1단계씩 올려줍니다. 흔히 말하는 한계돌파죠. 보통 이 한계돌파는 제일 좋은 SSR 에서나 의미가 있습니다만, 우타마크에선 조금 다릅니다. 1성부터 한계돌파로 계속 올라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급이 올라가면 노드 트리가 확장되거나, 추가 에피소드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시크릿 보드가 열리는 등의 특전이 있습니다. 그래서 낮은 성급의 중복이 떠도 에피소드 해금에 도움이 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뭔가 돈내고 사기엔 다소 아쉬운 구석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1일 3회, 가챠를 공짜로 뽑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우정 포인트와 같은 자원 소모 없이, 그냥 하루에 세번 들어오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시간이 4시~12시, 12시~20시, 20시~4시로 흩어져있기 때문에 한번에 몰아서 받을 순 없고, 꾸준히 들어오기만 하면 됩니다. 에너지 충전 한계가 작기 때문에 틈틈히 자주 들어와야 하는 게임 특성상 그렇게 무리한 요구는 아니구요, 중국 게임에서의 밥타임과 같이 주기적으로 사용자에게 특정 시간에 접속하는 습관을 심어준다는 측면에서 리텐션 유지에 아주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플레이트의 가치만 높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2-4. 가챠 계의 데칼챠, 데칼 가챠

처음 우타마크를 플레이했을 때 가챠 화면을 보고 정말 뿜었습니다. 가챠가 아닌 데칼 가챠라니요. 그리고 가챠를 돌린 다음에 또 한번 뿜었습니다. 캐릭터도 아닌 장면 따위를 가챠로 팔다니 이거 정말 데칼챠구나! 그런데 게임을 조금 플레이하면서 컨텐츠를 들여다보니 이게 정말 캐릭터를 팔 수 없는 게임에서 뭐든지 팔려고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3. 정리

사실 가챠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건 캐릭터입니다. 게임적 의미를 부여해 가챠 풀에 추가하면서도 전체적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쉽고, 또 게임적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캐릭터 고유의 매력으로 상품화 할 수도 있지요. 캐릭터 가챠가 흔히 말하는 왕도라면 콘트라 리턴이나 우타마크의 경우는 사도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사도라고 하면 이 두게임은 억울할 수 도 있겠네요. 보통 사도라고 한다면 부작용은 있지만 효과가 확실하거나 쉽고 빠른 길이어야 하는데, 이 두 게임은 굉장히 어렵고 힘든 길을 걷고 있으니까요.

나라도 다르고, 게임 장르도 다릅니다만, 이 두 게임이 캐릭터가 아닌 물건을 가차로 팔기 위해 선택한 방향은 가차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꽝에 대해서 시스템적으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멘탈 데미지를 줄여주고 유의미한 보상을 준다는 점에서 일치하고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과금 관련 쪽을 연구하고 고안하는 게 직업이긴 합니다만, 사실 제가 추구하는 방향은 '수익의 극대화'가 아니라 '행복 과금'입니다. 얼마를 쓰든 사용자가 행복하고, 행복한 만큼 쓴다면 그게 공급자 / 사용자 모두를 만족하는 궁극의 길이 아니냐는 거지요. 뭐 지리산에서 도닦는 이야기로 보이긴 합니다만, 사실 가챠는 이 '행복과금'을 이루기엔 그다지 좋은 도구는 아닙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가 꽝, 실패로 끝나니까요.

요즘 가차에 대한 소비자 여론이 적어도 인터넷 상에선 꽤나 험악해 보이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건 가차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가차의 운영 방침상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를 써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얻어봤자 키우는데 하세월이다, 기껏 키워서 쓸만해졌더니 더 쎈게 나왔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면 예쁜 여자가 줄을 선다던데 막상 S대 가봤자 그런거 없더라..는 이야기 처럼, 고난의 길인데 그걸 해낸다고 뭔가 딱히 행복해지지도 않는 거지요.

그래서 제가 요즘 생각하고 있는 것은 가챠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인데, 그 중 아래쪽 즉 꽝에 대한 행복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콘트라와 우타마크의 사례가 재미있어 소개드렸습니다. 캐릭터 중심의 게임에서도 유저 불행도 관리 측면에서 충분히 도입해볼만한 디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4. 광고

그러고보니, 제가 이번 IGC2017에도 강연을 합니다. 'HIT 일본 진출기'라는 제목 그대로, 거창한 노하우 전수 까지는 아닙니다만, 한국 특화 게임인 HIT를 일본에 팔기 위해 했던 했던 고민들과 그 결과로 나온 디자인들, 그리고 이를 실행한 경과 등을 소개합니다.


2017년 9월 1일 14:20,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3층 강의실을 찾아 주세요.

http://igc.inven.co.kr/detail.php?code=Y29kZTM4




by 고금아 2017. 8. 27. 21:33


그간 격조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몇달은 된 것 같네요. 기본적으로는 그동안 일이 매우 바쁘기도 했습니다만, 제가 일본 시장에 게임을 팔고 있다 보니 중국 게임에 관심을 가지기 힘들기도 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일본 게임을 또 열심히 한 건 아닙니다만) 무엇보다도 굳이 블로그를 쓸 만큼 흥미로운 게임을 찾지 못한 것이 그동안 업데이트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최근 중국 게임 차트를 보고 있으면 좀 재미가 없습니다. 몇달간 넷이즈 음양사와 텐센트의 왕자영요 정도를 제외하면 IP기반의 MMORPG가 계속해서 차트 상위권을 틀어막고 신규 게임이 들어오질 못하고 있었거든요. 비MMORPG로 상당히 선전하던 텐센트도 전민투전신이나 가두농구(프리스타일 모바일)이 부진하면서 이미 출시한지 1년 가량 지난 나루토, 전민비기대전, 왕자영요 외에 새 게임을 순위권에 올려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대륙의 대세는 MMORPG인 것 같은데 MMORPG를 파보긴 싫어서 (언어 장벽도 크고, 기본적으로 켜놓기만 하고 있는 게임은 폰을 묶어놓고 있어야 해서 싫어합니다.) 방황하던 차에, 간만에 텐센트가 신작을 하나 신작을 10위권 내에 올립니다. 3~40대라면 누구나 기억할 바로 그 이름, '콘트라'로 말이죠. (정확히는 콘트라:귀래(归来) 지만, 여기서는 콘트라 리턴 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콘트라 여서가 아니라 MMORPG가 아니여서 반가운 마음에 설치를 하고 보니.. 이건 글을 쓰지 않으면 안될 게임이더군요.


0. 콘트라가 모바일로 돌아오다


일단 원작 콘트라에 대해선 위 동영상으로 모든 설명을 대체하겠습니다. 요즘은 세가가 콘솔 하드웨어 사업을 했다는 사실도 잊혀진 시대라고는 하지만 저 자신이 사실 콘트라의 팬이 아니었기 때문에 딱히 뭐라 덧붙일 말이 없네요. 여튼 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사방으로 총을 쏘면서 달리고 구르고 점프하는 정신없는 게임을 모바일로 어떻게 옮겨뒀는지 너무나 궁금해서 일단 설치해보았습니다.

iOS 다운로드 (중국 계정 필요)

AOS 다운로드


1. 캐주얼하면서도 리드미컬하게 이식한 기본 플레이

일단 콘트라를 모바일로 옮겼다고 할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조작과 난이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원작 콘트라 자체가 일단 컨트롤이 빡셉니다. 당장 총을 쏘는 것 부터 앞으로만 쏘는 게 아니라 상하좌우 대각선까지 방향을 잡아줘야 하고 플레이어 캐릭터도 한쪽 방향으로만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상하좌우 움직이면서 아래로 숙이고 위로 점프하는 등의 다양한 동작을 정교하게 입력해야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게다가 고전 답게 적들은 많고 죽기는 쉬워서 사실 전 원본 영상에서 나오는 백뷰 시점은 구경도 못해봤어요. 그런데 위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콘트라 리턴은 원작 만큼 그렇게 빡세게 어려운 게임은 아닙니다.


일단 위 스크린샷을 보시면 적에게 십자선이 붙은 것이 눈에 띌 겁니다. 공격 버튼만 누르고 있으면 자동으로 조준을 해줍니다. 일단 이것 만으로도 게임이 쉬워집니다만, 콘트라 리턴의 핵심은 플레이어 캐릭터 머리 위에 있는 녹색 HP바에 있습니다. 원래 콘트라는 그 시절 게임이 다 그렇듯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굉장히 가혹한 게임이었습니다. 총알을 단 한발맞 맞아도 죽기 때문에 총알을 피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위로 뛰고 아래로 엎드리는 게임이었죠. 그리고 그러다가 실수로 구멍에 떨어지면 죽고 전기가 흐르는 발판을 밟으면 죽는, 게임 내내 하이 텐션을 유지하는 게임이었어죠. 하지만 HP라는 개념이 추가되면서 게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하지만 콘트라 리턴은 실수를 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게임입니다. 일반 몹의 공격 쯤 한발 맞는다고 죽지 않아요. 보다 나은 성적을 위해, 조금 덜 맞기 위해 뛰고 구를 순 있을 뿐, 원작처럼 절박하게 플레이할 필요가 없어요. 지형도 마찬가지인 것이, 구멍이나 전기를 밟아도 HP가 조금 깎일 뿐, 바로 게임이 끝나진 않아요. 그래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계속 긴장해야하는 게임이 아닌, 더 빨리 더 많이 죽이면서 밀고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긍정적인 에너지의 게임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작의 콘트라가 갖고 있는 뛰고 총을 쏘는 즐거움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복층구조와 대각선 전투라거나, 점프 액션이 필요한 구간 등 원작에서 뛰고 쏘면서 재미있었던 구간이 콘트라 리턴에도 남아있습니다. 단지 원작처럼 게임 내내 하이텐션을 유지하지 않고, 무난하게 플레이하는 구간 사이사이에 이런 장면들을 포인트로 배치해서 해당 구간을 플레이하는 것에 대한 재미를 기억에 남기면서도 전체적인 스트레스를 낮추고 있지요.


그리고 때로는 경사로를 미끄러져 내려가거나 뒤에서 불기둥이 쫓아와서 빨리 진행하지 않으면 죽는 등, 원작보다도 뛰면서 쏘는 재미를 더 잘 살린 스테이지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런 특징적인 스테이지들을 중간중간 섞어 가며 사용하고 있어서 여러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면서도 질리지 않고 신선함을 유지합니다.


한편 보스전은 콘트라의 오리지널리티를 상당히 강조한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 처럼 다관절 촉수가 있다거나, 맞으면 많이 아파서 잘 피해야 하는 공격이 있다거나, 위에서부터 큰 다리로 찍어누른다거나, 특정 공격은 엎드려서 피해야하는 등의 패턴과 기믹을 구현해놓았습니다. 물론 HP가 있어서 원작처럼 아주 살떨리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발 한발 맞으면 치명적인 공격 패턴을 읽어서 공략하는 재미는 여전합니다.


2. 기본 모험모드

기본 모험 모드는 전형적인 도탑전기류 구성을 띄고 있습니다. 여러 스테이지가 묶여서 하나의 지역을 이루고,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다음 스테이지를 언락할 수 있는 흐름이죠. 스테이지 클리어 성적에 따라 별을 부여하고 한 지역에서 이렇게 모은 별의 갯수에 따라 3번 보상을 부여합니다. 뭐 딱히 설명이 필요하진 않겠죠.


각 스테이지에선 지정한 아이템이 떨어지고, 이 장비들을 모아서 성장시킵니다. 그리고 한번 3별로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당연히 행동력이 되는 한 무제한 소탕입니다. 제가 여러번 거듭거듭 강조합니다만 대륙에서 소탕권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사라졌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편하기도 하지만, 플레이 시간으로 사용자를 괴롭혀 가차로 유도하는 것 보다는 행동력을 신속하게 소모시킨 뒤, 재구매 가격에 누진제를 적용해 가격을 계속 높여나가는 쪽이 더 유료화 효율이 좋기 때문입니다. 누진 구간에선 소/중과금 사용자의 구매의사 / 구매력 한도까지 지불하게 유도하고, 비용이 일정 이상 올라가게 되면 오히려 가차의 가성비가 좋아져 고과금 / 초고과금 사용자들에게 가차를 매력적인 상품으로 포장해 팔 수 있습니다.

다만 각 스테이지마다 별을 획득할 수 있는 규칙이 조금씩 달라서 기존의 나루토나 드래곤볼처럼 아주 쾌적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해 약간 불만족스럽습니다. 대신 각 별의 달성 조건과 현재 달성 여부를 플레이 도중에 계속 표시하고 있긴 합니다. 이는 딱 구룡전(백전백승) 스타일인데요, 사실 콘트라 리턴은 그 구룡전을 만든 Timi 스튜디오 작품이긴 합니다.


3. 다양한 PVE 모드

콘트라 리턴 역시 다른 중국 모바일 RPG들 처럼 기본 모험 모드는 일단 파밍에 들어가는 순간 부터는 모험 모드는 소탕으로 해소시키고, 일간 플레이 제한을 걸어 플레이 시킴으로써 기본적인 플레이 타임을 확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컨텐츠는 각각 특정한 성장 컨텐츠에 필요한 자원과 연결되어있어 플레이 할 당위성을 보장하는 한편으로, 해당 성장 컨텐츠에서의 성장 속도를 제어하며 기본 한도를 초과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에겐 가차를 구매할 이유를 제공합니다.

도전 메뉴엔 위와 같은 4개 모드가 있는데, 저는 현재 왼쪽 2개까지를 오픈한 상태입니다.

첫번째는 보스 도전인데, 도탑전기나 킹오파98UM의 영웅던전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행동력을 먹고, 일일 플레이 횟수에 제한이 있으며, 보상으로는 아이템의 조각을 줍니다. 3별로 클리어하는 것에 대해 추가 보상도 있고 소탕도 됩니다.


두번째는 2인 코옵 모드입니다. 나루토 때와 마찬가지로, 랜덤하게 매칭된 상대와 팀을 이루어 (친구를 초대해서 수동으로 파티를 꾸릴 수도 있습니다.) 진행합니다. 나루토에선 스테이지를 물리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적들을 다 잡으면 다음 스테이지로 함께 보내는 방식으로 두사람이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했는데 콘트라 리턴에선 너무 멀어진다 싶으면 3,2,1 카운트 이후에 강제로 순간이동 시켜줍니다. 협력 플레이를 위해 음성 채팅도 지원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긴 합니다만, 제가 중알못이라 사용해보진 못했습니다.


뭐 그 외엔 대체로 중국 게임엔 당연히 있어야 할 요소들입니다. 일단 위를 보시면 무한의 탑이 있는데 이전 게임들의 무한의 탑 보단 또 좀 더 캐주얼합니다. KOF98UM이나 드래곤볼, 나루토의 무한의 탑은 시작시부터 체력이 계속 깎여 나가고, 스테이지 클리어 실패하는 순간 끝나는 형식이라 집중도도 높고 피로감도 큽니다. 콘트라 리턴의 무한의 탑은 매 판 체력과 쿨타임이 리셋되고 스테이지 클리어에 실패하더라도 바로 도전이 끝나지 않고 해당 스테이지를 계속 재도전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도전 종료를 직접 선언하기 전까진 계속해서 캐릭터 / 무기도 바꿔보면서 시도할 수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 멈추겠다고 선언하면 1층부터 마지막 클리어 한 층 까지의 보상을 몰아받는 구성이죠. 클리어 실패하더라도 캐릭터 / 무기를 바꿔 가면서 계속해서 트라이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골드나 경험치를 주는 일간 보너스 스테이지 등이 있습니다. 레벨이 오르면 상위 난이도에 도전할 수 있고, SSS 급으로 클리어하면 소탕도 가능합니다. 뭐 아주 기본적인 컨텐츠죠. 골드 스테이지의 경우 날아오는 드럼통이나 적을 쏘면 골드가 마구 쏟아지는데 이 때 타격감과 골드가 빨려 들어오는 느낌이 아주 찰집니다.


한편 요일 던전과 같은 스테이지도 존재하는데요, 요일별로 컨텐츠를 쪼개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보통 요일 던전이라고 하면 컨텐츠를 두고 보상을 달리가져가는데 (월요일은 불의 정수, 화요일은 물의 정수...) 콘트라 리턴의 요일 던전은 요일마다 보상은 같은데 사용하는 무기 유형이 달라집니다. 위 스크린샷 보시면 수요일은 로켓 런처의 스테이지입니다.

게임을 종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결국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기 때문에, 공급자 입장에선 새로 수집할 캐릭터를 추가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횡적으로 확장하는 편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용하기에 유리합니다. 세븐나이츠나 확밀아, 그랑블루 판타지 등과 같이 복수 캐릭터를 운용하는 게임들은 속성이라거나 캐릭터들 간의 스킬 조합과 같은 다양한 장치들로 사용자에게 여러 캐릭터들을 보유할 동기를 부여합니다. 하지만 나루토나 콘트라 리턴 같이 캐릭터 1개로 플레이하는 게임들은 일단 충분히 강하고 마음에 드는 캐릭터 1개를 확보하고 나면 다른 캐릭터로 갈아탈 동기를 부여하기가 힘듭니다. 특히 콘트라 리턴과 같은 슈터들은 무기가 게임 플레이 자체를 바꾸기 때문에, 자신이 선호하지 않거나 익숙하지 않은 무기를 확보하고 운용할 동기가 더더욱 부족하지요.

콘트라 리턴은 이를 일일 던전과 무기를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회피합니다. 일주일 내내 보상을 최대한으로 획득하기 위해선 각 요일에 대응하는 무기들을 최소 1개씩은 가져야 하고, 그것도 가능한 성능이 좋은 것들로 확보해야 하는 거지요.



3. 대결의 재미와 성장의 재미를 각기 강조하는 PVP 모드

지난번 나루토 때와 추구하는 핵심 재미에 따라 PVP를 쪼개놓은 것을 극찬한 적이 있습니다. 실시간 동기식 PVP는 항상 비등비등한 상대를 매칭시켜서 대결 자체의 재미를 강조하고, 이런 실시간 대결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유저들에겐 만만하게 이길만한 상대를 골라 지목해서 스탯빨로 찍어누르는 비동기식 PVP를 제공하는 구조였죠. 액션성이 없던 드래곤볼은 비동기PVP만을 제공했습니다만, 콘트라 리턴은 나루토와 같은 방식으로 동기식 PVP(좌상단의 경기竞技)와 비동기식 PVP(좌하단의 뢰태擂台)를 제공합니다.


일단 비동기PVP는 그닥 흥미롭지 않습니다. 추천해주는 상대 중 만만한 상대 지목하고 전투는 완전 오토이고. 뭐 딱히 특출난 구석은 없어요. 특히 이게 정말 단순한 구조의 맵에서 1:1로 총싸움을 하는데 AI 모드다 보니 사실 가만히 서서 서로 총알만 주고 받아 보는 재미 조차도 없습니다. 나루토의 적분새는 여러 캐릭터가 서로 스킬쓰는 걸 지켜보는 맛이라도 있었는데 말이죠. 비겁한 콘빨 승부보다 정정 당당한 스탯(돈과 시간) 승부를 좋아하는 저조차도 딱히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동기식 PVP 쪽은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동기식 PVP에는 현재까지 제가 찾은 것만 3가지의 모드가 존재합니다. 1:1 결투는 비동기 PVP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맵이 단순하고 변수가 적어서 큰 재미가 없지만 나머지 2개모드가 재미있어요. 일단 위 스크린샷의 '영웅전장' 부터 보시죠. 각 플레이어가 자기가 가진 캐릭터 3명씩을 데리고 들어가는 모드입니다. KOF 처럼 순서를 정해서 첫번째 캐릭터가 죽으면 두번째를 불러오고, 이렇게 해서 상대 팀을 모두 전멸시키면 이기는 모드입니다. 일단 여기서 어떤 캐릭터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들어가고, 또 캐릭터가 바뀌면서 게임 플레이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이 영웅전장은 단순한 태그 매치가 아니라, 양 선수 모두를 공격하는 중립 성향의 NPC와 각종 버프 아이템이 깔려있는 전장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가운데엔 LOL의 바론 처럼 잡기 힘들지만 잡고 나면 아주 쎈 버프를 주는 대형 NPC도 있구요. 군데 군데 발판 등으로 가로막혀있는 맵을 누비면서 버프를 먹고 NPC를 잡고 상대를 사냥하는 등 단순 1:1 매치보다 다양한 상황과 전략성이 있는 상큼한 PVP 모드입니다. 콘트라로 꾸민 1:1의 미니 AOS랄까요. (Timi는 구룡전에도 PVP에 AOS를 접목한 전례가 있지요. 아니 그 전에 이미 왕자영요를 만든 스튜디오이기도 합니다만)


한편 1:1 외에 3:3 단체전도 준비되어있는데, 이 단체전은 점령전의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FPS의 King Of The Hill 모드가 되겠네요. 화면 가운데에 점령 지점이 있고 이 지점을 점유하고 있는 팀은 계속해서 포인트를 얻게 됩니다.  로딩화면에서 보시는 것 처럼 양쪽 끝의 각 팀 스폰 지점에서 점령 지점으로 이동하는 경로가 다양하고, 또 중간 중간 아이템이나 슈퍼 점프 등이 있어서 다채로운 상황이 펼쳐질 것을 기대하긴 했습니다만, 그런 일은 잘 없고 대부분은 가운데서 개떼로 몰려 한타치다 죽는 군요..  이전에 본 적도 없고 다시 볼 일도 없는 생면부지들에게 팀플 하라고 하면 개판된다는 건 만고 불변의 진리입니다. 뭐 그래도 합 잘 맞으면 정말 제작사가 의도한 대로 재미납니다.

나루토도 탁월한 타격감과 '회피'를 사용한 전략성으로 상당히 재미있는 동기식 PVP를 제공하긴 했습니다만, 콘트라는 사격을 소재로 꽤 재미있는 동기식 PVP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왕자영요, 크로스파이어 모바일 등을 통해 쌓아올린 노하우가 결집되어있다고 할까요.

아참, 앞서 공정한 동기식 PVP와 스탯빨의 비동기식 PVP라고 했지만, 사실 이런 동기식 PVP가 스탯을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정함' 이라는 것이 스탯을 무시하거나 강제로 보정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성적에 맞춰 비슷한 상대를 골라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계속 이겨서 위로 올라가려면 스탯은 기본으로 깔아야 하거든요.


4. 수집하고 성장하는 재미

기본 게임 메카닉을 설명했으니 이번엔 이를 둘러싸고 있는 메타 게임 구조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죠. 기본적으로 콘트라를 구성하고 있는 성장축은 캐릭터와 무기로 나뉩니다. 기본적으로 원작이나 콘트라의 다른 속편에 나왔던 캐릭터들이 있고 그 외에 콘트라 리턴의 오리지널 캐릭터가 다수 있습니다. 현재의 총 수량은 10종으로 보이네요. 무기 또한 돌격소총, 로켓 런처, 화염방사기 등 5개 유형으로 총 39종으로 다양하게 준비되어있습니다. 이들 캐릭터와 무기를 모으고 육성하는 것이 기본적인 성장 요소입니다.


다만 이 캐릭터와 무기엔 약간의 대륙적 센스가 강하게 들어가있는데요.. 오리지널 캐릭터 외에 여캐 등 다른 캐릭터들이 추가되는 건 뭐 예상했습니다만, 위와 같이 곰이 나올 줄은 몰랐네요.. 무기들의 디자인을 봐도 뭔가 실존하는 총기의 이름을 따고 있고 디자인 적으로도 실제 총기의 흔적이 남아있긴 한데 뭔가 알 수 없는 SF 센스로 마개조 된 모양입니다. 인간형 추가캐도 그렇고 무기도 그렇고 딱 크로스파이어, 크로스파이어 모바일, 역전 등에서 보던 중국식 스타일이에요. 일본이 IP가 발전한 만큼 IP 홀더가 주는 제약이 꽤 빡빡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코나미가 참 용케 이런 변형을 허가했다 싶습니다. (사실 그 바닥도 돈을 왕창 많이 주면 마음대로 할 수 있기는 하다고 하네요.)


기본적으로 각 캐릭터는 생존력, 이동속도, 내구성 등 6가지 항목에 대한 속성치로 느린 탱거라거나, 체력은 약하지만 재빠른 딜러와 같은 성격을 부여받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캐릭터마다 2개씩 배치된 액티브 스킬이 함께 엮여서 캐릭터에 따라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제공합니다. 물론 소총으론 원거리에선 콕콕 찍어 쏘고 화염 방사기 들면 가까이 달려드는 것 처럼 무기를 바꾸는 것으로 또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지죠.


계정 레벨 오를 때 골드 써서 스킬 레벨 올리고, 조각 모아서 성급 올리는 건 뭐 기본적인 사항입니다만, 스킬과 무기가 또 엮여있다는 점도 포인트입니다. 캐릭터 별로 특정 무기만 장착할 수 있다거나, 특정 무기를 장착할 수 없다는 당의 강력한 제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특정 캐릭터와 특정 무기를 같이 갖고 있으면 보너스를 주는 개념은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 왼쪽 하단에 3개의 아이콘이 보일텐데요, 이는 패시브 스킬들로 특정 총기를 보유하면 언락됩니다. 지금은 AKX돌격소총이 있기 때문에 가장 좌측의 패시브 스킬을 획득한 겁니다. 이 캐릭터의 능력을 모두 사용하기 위해선 다른 무기 2개도 확보해야 하는 거지요. (보유만 하고 있으면 장착하지 않아도 효과를 받습니다.) 말이 패시브 스킬이지 실제로는 3발 쏘던 유탄발사가 5발 나가는 식으로 스킬 자체를 대폭 파워업 해주기 때문에 할 수 있다면 무조건 언락 해야 합니다.


총기의 성장은 기본 도탑전기류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플레이가 아닌, 경험치 아이템을 먹여서 레벨을 올리는 정통(精通), 모험 스테이지에서 드랍되는 아이템을 모아서 성장하는 진계(进阶), 조각을 모아 성급을 올리는 승성(升星) 성장축, 그리고 레벨 오를 때 골드로 올리는 개조(改造)가 준비되어있습니다. 당연히 진계에서 부족한 아이템을 탭 하면 해당 템이 드랍되는 스테이지로 바로 보내주고, 10회 소탕만 누르면 갯수가 채워질 때 까지만 돌고 멈춰줍니다.


다만 여타 도탑전기류와 다른 점은 영웅이든 무기든 기본적으로 태생 등급이 완전히 구분되어있다는 점입니다. 드래곤볼이든 KOF98UM이든 도탑전기든, 기본적으로 색상으로 표현되는 등급(녹색 -> 녹색+1 -> 녹색+2 -> 청색)과 별의 갯수로 표시되는 성급(1성, 2성..)이 완전히 열려있는 형식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 더 귀하고 강한 캐릭터가 있을 순 있어도 기본적으로는 성급과 등급 모두 성장시킬 수 있고, 성급과 등급이 동일하다면 종합 성능도 유사하다는 구조였죠. 

하지만 콘트라는 진계나 성급과는 별개로 S부터 D까지 등급을 나눠놓았습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이죠. 하위 등급도 성장시키면 강해지지만, 높은 등급은 성장 안시켜도 강하고 성장 시키면 더더욱 강해집니다. 등급이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진계는 등급이 아닌 0부터 시작하는 진계 레벨로 표현됩니다.

사실 기존의 도탑전기류 처럼 모두가 공평한 형식 보다는 SSR과 R과 같이 당첨과 꽝이 완벽하게 구분되는 형식이 가차를 팔기에 더 유리합니다. 하지만 캐릭터가 강한 IP에 기반한 게임들은 전체 캐릭터의 수가 한정됩니다. 드래곤볼 폭렬격전처럼 빨간 손오공 파란 손오공 놀이를 하지 않는 이상, 그런 식으로 당첨과 꽝을 나누기엔 캐릭터의 수가 부족한 거죠. 그래서 그동안 도탑전기류 게임들은 수집보다는 조각모음이라는 형태를 띈 한계돌파를 계속 쌓아 올라가는 수직 성장 중심의 게임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이런 수직 성장 중심의 게임들은 나중에 신 캐릭터를 추가할 경우, 획득하는 비용 뿐만 아니라 기존 캐릭터 만큼 육성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함께 폭증해서 매출원으로 던진 신캐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반면 콘트라는 일단 영웅 / 무기에서 IP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숫자를 계속 늘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강한 영웅/무기와 약한 영웅/무기를 쪼갤 여력이 생기는 거죠.


그리고 나루토의 소환수와 완벽히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슈퍼무기가 있습니다. 횟수가 제한된 특정 컨텐츠를 플레이하면 얻는 점수와 골드를 태워서 레벨을 올리는데 1 레벨은 또 4등분 되어있고 1/4 올릴 때 마다 레벨이 오릅니다. 하나를 끝까지 키우면 다음 무기가 순차적으로 열리고, 처음엔 1마리만 데려가다가 점점 더 많이 데려갈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콘트라 리턴의 메타게임 구조는 텐센트가 KOF98UM부터 나루토, 드래곤볼을 거치면서 발전시켜온 모델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복수의 성장축을 동시에 운용해서 지속적으로 성장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되, 각 컨텐츠에 필요한 자원 공급엔 제한을 걸어서 최종적으로는 가차를 사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본 성장축을 영웅과 무기 양쪽으로 운용하고 있는 점이 다른데요,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자니 생산 비용이 너무 비싸고 무기를 중심으로 하자니 유저가 느끼는 매력이 낮다는 점에서 양자를 동시에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5. 유료화 모델

뭐 메타가 유지되고 있으니 당연한 이야기겠습니다만, 기본 수익 모델 역시 기존의 텐센트 표 도탑전기 게임을 아주 충실하게 다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콘트라 리턴에서 아주 눈에 띄는 유료화 모델은 찾기 힘드네요. 뭐 굳이 찾자면 자기 계정의 프로필 사진을 장식하는 테두리도 팔고 있더라는 것과 (위 스샷의 파란 테두리는 가차 1개 살 때 마다 1일씩 연장됩니다... 666 붙은 황금 테두리는 '지존' 이라고 해서 얼마 이상 쓰면 쓸 수 있는 물건이구요) 길드 미션 중에 젬 쓰기가 있다는 정도일까요. (매일 그 길드에 속한 사용자가 사용한 젬의 총량이 일정 기준이 되면 보상을 줍니다.)


다만 가차 장사의 경우 젬으로 뽑는 것이 아니라 젬으로 총알을 사서 총알로 가차를 돌리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가두 농구 역시 유상젬과 무상젬을 완전히 구분했는데요(가차는 무상젬으로 구입. 유상젬은 무상젬으로 전환 가능). 최근에 중국쪽에서 가차 관련 규제가 들어오면서 젬으로 바로 구매하지 않고 한 단계 거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만 정확하진 않습니다. (가두농구는 기본 상품 구성 자체가 유상젬 / 무상젬 용으로 엄격하게 구분짓기도 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IP 기반 게임은 가차 연출 보는 것도 재미인데, 콘트라 리턴은 바로 위 화면이 가차 개봉 연출입니다. 저 상황에서 빌이 총을 쏘면 총알이 상자를 까부수고 아이템이 드랍됩니다.


최근 규제가 생겨서 중국에선 소환권 확률도 공지해야한다고 들었는데, 위 스샷처럼 확률까진 안나오고 나올 수 있는 항목들만 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캐릭터 조각을 주목하셔야 하는데요. 도탑전기류에선 유료 가차 10개를 돌리면 캐릭터(이미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일 경우엔 조각 20여개)를 보장해줬는데, 콘트라 리턴에선 무기를 보장해줍니다. 그런데 캐릭터 조각은 무기가 아닌 도구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가차 돌려서 무기 조각 얻기는 쉬운데 캐릭터 조각 모으기는 더 어렵다는 이야기죠. 아마도 캐릭터 수량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본적으로 젬을 판매하되, 각 젬 상품별로 처음 구매할 땐 보너스를 강하게 걸어서 일단 첫 지불을 유도하고, 항목별로 하나씩을 다 사게 만드는 테크닉은 뭐 표준이니 당연히 들어가있구요. VIP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두 농구 때엔 특이하게 사용한 젬 수량으로 VIP 메기는 시도가 있었습니다만, 다시 보편적인 방식인 충전에 사용한 현금 액수 기준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두농구의 VIP가 별로 반응이 안좋았나 봅니다.


한달간 일정량의 젬과 아이템, 행동력을 공급해주는 월카도 당연히 탑재되어있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이런 월카를 현금으로 직접 판매하는 반면, 텐센트는 현찰로 얼마 이상을 쓰면 자격을 부여해주는 형식을 꾸준히 취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직접 구입하는 것 보다는 돈을 쓰고 싶은 곳에 쓰고 덤으로 챙겨받는 쪽이 더 끌리겠지요.


한국도 많은 게임들이 이런 월카 상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중국 게임들의 월카들 만큼 매력이 높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이는 월카라는 상품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이 갖고 있는 '돈 쓰는 재미' 자체에 관한 문제입니다. 콘트라 리턴을 포함해서, 중국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가차 외에도 젬을 쓸 수 있는 서비스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들은 대체로 가격은 낮고, 효과는 푸짐하죠.

예를 들어 위 스크린샷은 2인 코옵을 마치면 나오는 보상 화면인데요, 8개의 보상 중 2개 까지는 무료이고 더 받고 싶으면 젬을 내게 합니다. 코옵은 하루에 3판만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보상 1개를 젬 내고 추가 수령하는 건 꽤 의미가 커요. 그런데 이 추가 보상은 10젬부터 시작하지요. 160원 푼돈입니다. 그 외에 비동기 PVP에서 쿨타임을 줄이는데 10젬, 상대 목록을 갱신하는데 5젬 등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를 주는 서비스가 많기 때문에 10가차 3만원씩 쏟아붓지 않더라도 월카에서 매일 주는 100젬, 200젬 정도만 있어도 한달 내내 아주 재미있고 풍요롭게 게임을 할 수 있어요. 일단 이렇게 소량이나마 젬을 쓰면서 플레이하는 버릇을 들이면 게임을 지우면 지웠지 플레이하는 이상은 무조건 월 3만원은 갖다 바치게 됩니다.

반면 제가 느끼기엔 한국 게임들은 가차 이외엔 이렇게 소량 젬 서비스가 없거나, 있다고 해도 돈쓰는 재미를 느낄만큼 강력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뭐 사실 이해는 갑니다. 돈쓰는 재미라는 건 결국 가성비가 좋다는 건데, 가성비가 좋으면 반대로 유저가 돈을 덜 쓴다는 거니까요. 중국 게임은 이런 서비스들에 구매할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누진제를 걸어서 젬을 쓸수록 가성비를 낮추고 최종적으로는 가차로 유도합니다만, 누진제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죠. KOF98UM이 그래도 잘 버텨주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인이 누진제를 싫어한다고 보긴 어렵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 뭐 이 바닥이 원체 보수적이잖습니까.

뭐 어쨌든, 제가 지금 100위안(1.6만원) 채워서 딱 VIP4레벨까지 왔는데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단돈 6위안(1천원)으로 VIP 1레벨 보상으로 A급인 AKX 총 한자루 얻은 것 부터 시작해서 4레벨까지 오는 동안 얻은 조각으로 3성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월카 활성화 되었고, 게임 중 보상으로 받은 젬에 첫 구매 더블 젬 합쳐서 돌린 가차에선 S급 총도 한자루 더 얻었지요. 쓰레기 총도 몇 더 얻었는데 이게 또 처음 얻으면 도감에 올라가고 보상이 떨어지구요 (이건 데스티니6에도 있어서 좋아했던 요소입니다만)  그리고 아까 무한의 탑 같은 경우도 VIP 레벨이 올라가니 자동 소탕으로 데려다주는 층 수가 늘어났어요. 16만원도 아니고 딱 1.6만원 썼는데 아주 대접 잘 받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계정에 위안화가 떨어지지만 않았어도 더 질렀을 텐데 못질러서 좀 아쉽네요.



6. 3박자를 고루 갖춘 갓게임


사실 기존에 성공한 게임의 IP를 가져다가 플랫폼을 옮겨서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는게 말로는 그럴듯해 보이는데 실제로 해보면 진짜 X같습니다.(경험담입니다.) 게임의 형식 및 내용과 플랫폼은 서로 뗄 수 없이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어서 플랫폼을 바꾸는 순간 원래 성공한 게임들의 장점들이 잘 살아나지 않거나, 심지어 마이너스가 되기도 하지요.

그런데 어딜 손보려고 하면 또 화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원래의 IP홀더부터 시작해서, 해당 IP의 팬들 (이 팬들은 매우 높은 확률로 나의 XX는 그렇지 않다거나 당신이 손보려는 바로 그 부분이 그 게임의 핵심 재미라고 외치는 원리주의자들이며, 반드시 개발팀 내에 1명 이상 분포하고 있음.), 손 볼 필요 없이 내기만 하면 되는데 왜 굳이 엉뚱한 일을 벌이냐는 경영진까지 말이죠. 고칠 곳 안고칠 곳 파악하는 감각도 중요하지만, 이를 밀어붙일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콘트라 리턴은 정말 플랫폼 전환의 모범사례입니다. 남겨야 할 핵심 재미와 플랫폼 특성상 버려야 할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해내서 정말 모바일에서 재미있는 콘트라를 만들어냈어요. 그리고 여기에 몇년간 발전시켜온 성장 구조와 BM을 콘트라에 맞춰 소폭 변형해 성공적으로 이식해냈죠. 그래서 매 판 매 판 플레이 하는 재미가 있고, 계속 플레이 하면서 성장하는 재미가 있으며, 돈을 쓰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세가지를 다 갖추고 있다면, 갓 게임이 아닐까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훨씬 훠어얼씬 잘 만들었고 재미난 게임입니다. 꼭 한번 해보시길 권해요. 중국어 몰라도 빨간점만 따라 누르면 되는 거 다 아시잖아요.



by 고금아 2017. 6. 2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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