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왔네..가 아니라


올해 IGC에도 참전합니다.



아래 책에서 논하고 있는 캐주얼한 유저를 위한 디자인을, 그동안 지켜봐온 중국 게임의 사례와 연관지어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참고로 작년엔 "스마트 모네타이제이션 고객의 이성에 기반한 차세대 부분 유료화 모델"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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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6.08.29 22:06

최근 차트에 진입한 게임 중 전민투신전과 설영영주를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둘 다 레이븐, HIT 와 같은 액션 RPG 게임이죠. 물론 RPG의 메타게임은 도탑전기로 완성된 중국식 non-MMO RPG 양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일전에 나루토를 소개하면서 소탕 시스템이 이전 세대인 KOF98UM이나 도탑전기 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그  시스템 조차도 어느새 구식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소탕 시스템에 대한 변천을 간단하게 소개할까 합니다.


출시 순서대로 KOF98UM -> 나루토 -> 드래곤볼 및 전민투신전 순입니다.


1. KOF98UM


국내에는 가장 최근에 들어온 도탑전기류 게임이죠. 오리지널 도탑전기에 비해 여러 부분에서 개선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 게임을 연구하는데 상당히 좋은 교보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국 기준으로는 이미 출시한지 1년이 넘은 게임으로, 지금은 KOF98UM이 도탑을 개선한 것 이상으로 뒤쳐진 게임입니다. 그래서 더욱 좋은 교보재이기도 합니다.




소탕에 대한 UX 기본 흐름은 동일합니다. 우선 현재 수량이 부족하지만 추가로 입수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는 곳엔 + 마크가 붙어있습니다. 눌러보면 해당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던전의 목록이 나타나고, 여기서 바로가기를 눌러 해당 던전으로 갈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를 통해 던전으로 들어오고, 던전엔 소탕 버튼이 있습니다. 1회 10회 50회 원하는 횟수를 클릭하면 해당하는 횟수 만큼 돕니다. 소탕권의 제약을 없애고 소탕을 기본 시스템 화 함으로써 행동력 소비를 촉진시킴으로써 행동력 가격에 누진제를 붙여 중과금 유저들에게서의 매출 효율을 높이고 고과금 유저들에게 가차의 매력을 높여주는 기존 도탑 전기 구조를 완성한 것이 KOF98UM의 놀라운 진화입니다. 하지만 내가 어떤 아이템이 얼마나 필요해서 이 던전에 왔는지에 관한 정보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소탕이 진행되는 동안 원래 얻고자 했던 아이템을 얼마나 얻었는지는 표시해줍니다. 하지만 단지 표시만 할 뿐 소탕 진행은 계속 유지됩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저는 자수정 보석 5개 필요했지만 10회 소탕을 한 결과 9개를 얻었습니다. 4회분은 행동력을 낭비한 셈이 되겠죠. 만일 50회 소탕을 눌렀다면...


사실 위에서 빨간색으로 강조한 부분들은 KOF98UM을 플레이할 당시엔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설명할 후배 게임들에 비교하면 정말 말도 안되는 불편함으로 인식됩니다.



2. 나루토


이전에도 소개한 바 있는 나루토입니다. 올해 초에 출시되었죠. KOF98UM과는 6개월 가량의 텀이 있습니다.


 역시 기본 구조는 KOF98UM과 동일하게 채워넣을 아이템에 + 마크가 표시되고, 누르면 필요한 아이템과 각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스테이지 목록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 부터 진화를 보여줍니다.



우선, 플레이어를 던전 화면으로 보내지 않고, 기존 UI 상에서 바로 소탕 기능을 이전의 아이템 화면 위로 불러내버립니다. 기존에 던전 화면으로 보내는 게임들은 UI / UX 흐름이 꼬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동일한 '뒤로' 버튼인데 보통은 누르면 메인로비로 가지만 아이템 메뉴를 통해 왔다면 아이템 메뉴로 돌아가야 하는데 가끔은 또 이게 꼬여서 메인으로 가기도 하는 등등이죠. 나루토는 과감하게 소탕 메뉴를 오버레이로 처리해버려서 이전 단계인 아이템 메뉴가 뒤에 비쳐보이고 이 소탕 메뉴만 지움으로써 쉽게 이전 단계로 돌아갑니다.


또한 화면 내에 어떤 아이템을 몇개 모아야 하는지, 현재까지 몇개 모았고 몇개를 더 모아야 하는지가 분명하게 표시됩니다. 플레이어는 저 정보를 바탕으로 5회 소탕을 할 지 1회 소탕을 할 지 선택하게 되지요.



3. 드래곤볼 용주격투


나루토로부터 다시 4개월 뒤에 출시되었습니다. KOF98UM이 약간의 리듬액션 게임 요소를 넣고, 나루토가 액션 을 강조한 반면, 다른 요소를 모두 배제하고 철저하게 도탑전기의 전투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발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역시 시작은 동일합니다. 필요한 아이템을 누르면 얻을 수 있는 던전의 목록이 나옵니다.


역시 나루토와 마찬가지로 소탕 UI를 팝업 형식으로 이전 UI 위에 띄웁니다. 그런데 소탕 버튼은 1, 10, 50회 3가지인데 아까 나루토에서 칭찬했던, 필요한 아이템의 종류와 수량을 표시하는 기능이 없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걸까요 퇴보한 걸까요?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시스템의 진보로 해당 정보를 출력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일단 50회 소탕을 눌러 보죠.


자동 소탕을 진행하면 어떤 아이템이 핵심인지, 해당 아이템이 몇개 필요한지 그리고 현재 몇개나 모았는지 표시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필요한 만큼 다 모으면 자동으로 소탕을 멈춰줍니다. 그래서 절대로 행동력을 낭비하지 않게 해주죠. 생각하고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50회 소탕 누르면 끝입니다. 50회 눌렀는데 다 못모았다.. 그럼 다시 한번 50회 소탕 누르면 되지요.




4. 전민투신전


7월 말에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작입니다. 뭔가 주인공 PC는 정통 RPG 처럼 진짜 아이템을 갈아끼는 형식인데 추가 NPC들은 도탑전기식으로 성장하는 괴악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플레이 중인데 아직 구조가 잘 파악되지 않는군요. 어쨌든, 여기서 도탑처럼 성장하는 부분을 보도록 하죠.




아이템 클릭하면 얻을 수 있는 던전 목록이 나오는 등은 동일합니다.



아쉽게도 스테이지 선택 화면으로 보내버리기 때문에 UI가 가끔 꼬이거나 하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UI 잘 보시면 소탕 횟수를 선택하는 버튼이 없습니다. 큼직히 [체력으로 소탕] 버튼이 있고 왼쪽에 [자동 소탕]을 선택할 수 있는 체크 박스가 있지요.



말 그대로 입니다. 자동 소탕을 키고 소탕을 누르면 해당 아이템을 다 모으거나 체력이 다 될 때 까지 그냥 자동으로 쭉 소탕합니다. 횟수를 고를 필요 조차 없습니다. 정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버튼만 누르면 모든 것이 다 알아서 진행됩니다.




5. 진화의 흐름과 속도


KOF98UM에서 소탕권을 기본 시스템 화 하고, 나루토에선 필요한 아이템의 갯수를 표시해주며, 드래곤볼에선 아예 필요한 아이템을 다 모으면 소탕을 멈춰주더니 전민투신전에선 아예 회차도 선택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필요한 만큼 소탕시켜 줍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아이템을 모으고 성장하는 재미일 뿐, 이미 3성으로 클리어한 스테이지를 다시 시간을 들여 클리어 해야한다거나 거기서 아이템을 몇개 모아야 할지 기억하고 몇번을 소탕해야 결정하는 것은 재미도 게임성도 아닌 그냥 불편사항이고 이를 최대한 삭제해서 유저가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즐기고 가능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자주 많이 받도록 하는 것이 쭉 이어져오고 있는 흐름입니다. 사실 소탕 시스템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컨텐츠에도 위와 같은 흐름이 쭉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언급한 바 있는 n성과 n+1성 사이에 단계를 추가한다거나, 스킬 포인트를 1분에 1점씩 차게 하는게 아니라 그냥 레벨만 오르면 바로 레벨 한계와 골드가 허용하는 만큼 올릴 수 있게 하는 등 말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무서운 건, 이 모든 변화가 단 1년 사이에,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단위로 이루어졌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루토나 드래곤볼을 해보지도 않고 그냥 도탑전기에다가 IP만 씌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건 엄청난 착각입니다. 서든이나 오버워치나 똑같은 총질 게임이라고 보는 것과 같아요. IP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부 게임도 상당히 잘 만들어져있습니다. IP만으로 잘 될 것 같으면 반다이의 드래곤볼 도칸은 왜 순위가 그꼬라지겠습니까.


그러니 중국 쪽 시장을 노린다거나 중국 게임을 벤치마킹 한다면 이미 낡아버린 도탑전기나 KOF98UM을 보실 게 아니라 가능한 최신 게임을 해보시고 차이를 느껴보셔야할 겁니다. 어차피 중국 게임들은 글자 몰라도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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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6.08.06 17:44

최근 드래곤볼 용주격투를 플레이하는 중, 흥미로운 지점이 있어서 공유합니다.


카드 단위로 캐릭터를 수집하고 합성하는 일본계 카드 게임과 달리 도탑전기는 조각을 단위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죠.

성급 

조각 단위 (조각의 수)

 필요 당첨 수

 3

 60

 1

 4

 80

 2

 5

 100

 4

 6

 125

 6

참고로 도탑전기류의 가차는 일반적으로 10연가차시 온전한 캐릭터 하나를 보장하는데, 그래서 뽑힌 캐릭터가 이미 있는 캐릭터일 경우는 일정 갯수의 조각으로 전환해줍니다. 드래곤볼의 경우 21장으로 바꿔줍니다. 그래서 한 캐릭터의 성급을 올리기 위해서 가차에서 해당 캐릭터에 당첨되어야 하는 횟수는 계속 증가합니다.

이와 같이 같은 캐릭터를 서로 누적시키는 성급(星級) 성장에 있어서 재료가 되는 아이템의 양을 보다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은 꽤 큰 장점입니다. 플레이어가 절망할 정도로 캐릭터의 당첨 확률을 낮추지 않아도, 아니 플레이어가 기분 좋을 정도로 당첨 확률을 높여 놓아도 실제로 해당 캐릭터의 성급을 끝까지 성장하기는 어렵도록 유지할 수가 있지요.

그런데 이 성급 성장에는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일정 단계 이상을 지나면 요구 조각 수가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성장의 주기가 급격하게 길어진다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중국 시장은 한국에 비해 플레이어들의 인내력이 낮습니다. 주기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지 못하면 - 설령 그게 HP 1점씩 오르는 거라고 해도 - 목표를 상실하고 이탈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탑전기류 게임에선 성급 성장 외에 등급 성장 (흰색 -> 녹색 -> 녹색+1 -> 녹색+2...)이나 아이템, 스킬 등 다양한 성장 컨텐츠를 병렬로 배치해 어느 한 축의 성장 주기가 늘어지더라도 다른 성장 축에서 성장 피드백을 주도록 배치하고 있지요.

하지만 가장 결정적으로 매출을 올려주는 컨텐츠는 성급 성장이기 때문에, 성급 성장의 주기가 길어지고 사용자가 성급 성장을 사실상 포기하게 되는 건 개발사 입장에서 그렇게 달가운 상황은 아닙니다.

그런데 드래곤볼은 성급 성장 시스템을 살짝 비틀어서 이 문제를 개선하고자 합니다.


우선 첫번째는 성급 성장에서 각 성급 사이에 중간 단계를 설치한 것입니다. 좌측 스샷의 무천도사를 보시죠. 화면 상단엔 별 5개 중 2개가 차있는데 그 아래엔 별 7개 중 4개가 차있습니다. 그리고 캐릭터 아이콘엔 별 4개가 떠있지요. 이 무천도사는 기본적으로는 4성입니다. 4성에서 5성이 되기 위해선 캐릭터 조각 100개가 필요하지요. 기존의 도탑류 게임에선 0개를 모았을 때 부터 99개를 모았을 때 까진 캐릭터에 아무런 변화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완성이 눈에 보이는 단계가 되기 전까지는 딱히 조각을 더 모아야겠다는 동기를 부여받기 힘듭니다.

하지만 드래곤볼은 0개에서 100개 사이를 20개 단위로 쪼개놓았습니다. 매 20개를 모을 때 마다 성장을 하도록 구성했죠. 그래서 저 무천도사는 4+2/5성이 되는 거지요. 우측의 초사이어인 오공은 4+1/4성인 거구요.

이 구조는 성급 성장의 기본적인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피드백 주기가 지나치게 길어진다거나 목표가 너무 멀어서 동기부여를 받지 못한다는 단점을 완화시켜줍니다. 보다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던져줌으로써 꾸준히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목표를 잘게 쪼개서 던져주는 것은 텐센트 게임의 최근 추세입니다.


 

 

이것 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최근엔 '도감' 시스템을 추가했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이와 유사하게 캐릭터의 조합에 의한 보너스를 부여해서 특정 캐릭터들을 수집 육성하게 하는 장치는 존재했습니다. 예를 들어 손오공의 경우 베지터를 갖고 있으면 A 스킬을, 크리링을 가지고 있으면 B 스킬이, 무천도사가 있으면 C 스킬이 언락되는 식이었죠. KOF98UM의 숙명과 유사합니다.

도감은 비슷하게 캐릭터들을 일정 그룹으로 묶어두고 다 같이 보유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만, 보유에 더해 성급 성장까지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많은 캐릭터를 보유할 수록, 그 캐릭터들의 성급이 높을 수록 속도 보너스를 받습니다. PVP에서 선공 여부를 결정하는 '속도'는 상위 랭커들에겐 굉장히 중요한 속성이죠. 그래서 저과금 / 초보 유저들에겐 그냥 성장 컨텐츠가 하나 늘어난 것 뿐이지만 상위 랭커들에겐 주력으로 상요하는 최강의 카드 6장을 최고로 키우는 것 외에 다른 캐릭터들도 수집하고 육성해야 할 - 돈을 써야 할 - 이유를 제공해줍니다.

그리고 상단의 저 보물 상자와 막대 그래프.. 캐릭 하나 1성 오를 때 마다 진도가 차오르고 진도가 얼마 이상 차오르면 보상을 줍니다. 정말 구석구석 꼼꼼하게 촘촘하게 보상을 걸어둡니다.

최근 검색해보니 블소 모바일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 같습니다. 사실 시스템 면면을 따져보면 블소 모바일은 도탑전기 모델에 굉장히 충실합니다. 하지만 그 모델이, 그 시스템이 추구하는 재미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이 정말 큰 패착이었습니다. 중국 유저들은 플레이하는 재미가 아니라 키우는 재미로 플레이한다는 거죠. 뭐 사실 RPG류가 다 그렇긴 합니다만, 한국이 효과가 크면 주기는 길어도 버틴다는 멘탈리티인 반면 중국은 조금만 지루해도 퓨즈가 나가는 개복치 멘탈입니다. 그래서 성장의 피드백 주기를 가능한 짧게 가져가고, 가능한 빨리 당장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던져줘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드래곤볼이 도탑전기 류 RPG의 성급 성장에 가한 이 개량은 작지만 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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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2016.05.1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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